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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딸입니다" 낯선 여성의 전화…8년 만에 밝혀진 탈북민 남편 [헤어질 결심]

"남편 딸입니다" 낯선 여성의 전화…8년 만에 밝혀진 탈북민 남편 [헤어질 결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8년간 함께 산 남편이 '조선족'이 아닌 북한에 처자식을 두고 온 '탈북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의 사연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남편은 아들의 학자금 명목으로 모아둔 공동 적금 4000만 원까지 몰래 해지해 북에 있던 딸을 데려오는 브로커 비용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족'인줄 알았던 남편, 딸 '탈북' 위해 4000만원 적금 털어써

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거짓 신상과 일방적인 공동재산 처분으로 혼인 무효를 고민 중인 아내 A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A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서른 살 무렵 같은 마트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 남편은 자신을 "중국 연변 출신의 조선족이며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부모님은 중국에서 돌아가셨다"고 소개했다. 성실한 모습에 호감을 느껴 2018년 결혼한 두 사람은 이듬해 아들을 낳았고, 남편이 마트를 인수해 운영하는 등 평온한 가정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걸려 온 전화 한 통으로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한 젊은 여성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얼마 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남편의 친딸"이라고 밝힌 것이다.

A씨의 추궁 끝에 남편은 진실을 털어놨다. 남편은 조선족이 아니라 2012년 입국한 탈북민이었으며, 북한에 있을 당시 결혼식을 올린 배우자가 있었고 그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는 고백이었다. 더욱이 남편은 부부가 아들의 학자금 마련을 위해 함께 모아오던 공동 적금 4000만 원을 상의 없이 해지해 탈북 브로커에게 건넨 상태였다.

A씨는 "내가 알고 믿어온 남편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며 "큰돈을 쓰면서 한마디 상의조차 없었다는 사실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 결혼을 무효로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변호사 "혼인 무효는 해당 안돼... 혼인 취소 청구는 가능"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현호 변호사는 단순히 출신과 과거를 숨겼다는 이유만으로는 '혼인 무효' 판결을 받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혼인 무효는 당사자 일방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혼인신고가 이뤄지는 등 애초에 '혼인의 합의' 자체가 결여된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상호 동의하에 혼인신고를 마쳤으므로 무효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이 변호사는 민법상 '사기에 의한 혼인 취소'나 '재판상 이혼' 청구는 가능하다고 짚었다.
"신상을 숨긴 사실이 혼인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기에 해당한다면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며 "특히 북한에서의 혼인이 법률혼으로 인정되는지,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상 이혼 특례 절차를 밟았는지 따져 중혼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단 해지된 적금 4000만 원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남편이 공동재산을 일방 처분한 사정은 기여도 산정 시 참작될 수 있다"며 "만약 브로커 비용을 대기 위해 남편이 추가로 빌린 부채가 있다면 일상가사와 무관한 개인 채무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