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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출금해라" vs "그래도 믿는다"…바이낸스 해킹에 투자자 '혼란'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대규모 해킹 이후 출금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추가 피해에 대비해 자산부터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피해 자산을 보충하고 출금을 재개한 대응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다른 거래소도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자산을 어디에 보관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약 63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한 뒤 중단한 출금 서비스를 전날부터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바이낸스는 "피해 자산의 약 95%를 보충했으며, 손실을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출금 재개를 전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바이낸스에 자산을 계속 맡겨도 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해킹 조사 결과가 명확하게 나왔느냐"며 "출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만큼 우선 자산을 옮겨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세계 최대 거래소에서조차 해킹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용자 B 씨는 "바이낸스에서 자산을 다 빼면 어느 거래소를 써야 하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자 C 씨도 "바이낸스에서 출금한 투자자들이 돈을 어디에 더 안전하게 보관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개인 지갑이나 탈중앙화거래소(DEX)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용자 D 씨는 "이번에는 1위 거래소가 털렸다"며 "중앙화 거래소(CEX) 자체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라고 썼다.

이어 "현물 거래는 유니스왑, 선물 거래는 하이퍼리퀴드, 오래 들고 갈 비트코인은 셀프 커스터디를 이용할 것"이라며 거래 목적에 따라 자산을 나눠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셀프 커스터디는 개인 키를 거래소 등 업체에 맡기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해킹 피해 규모만으로 바이낸스의 파산 가능성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고 발생 자체와 이후 고객자산 반환 능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 E 씨는 "해킹은 심각한 사고이고, 출금 정상화와 준비금 검증도 당연히 확인해야 한다"며 "다만 위험을 경고하는 것과 근거 없이 공포를 퍼뜨리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썼다.

피해 자산 보충과 출금 재개가 오히려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용자 F 씨는 "바이낸스가 72시간 이내에 이 문제를 처리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이 얼마나 탄력적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바이낸스 추적 지갑에선 자금 순유출이 관측됐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바이낸스 지갑의 순유출액은 67억 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추적 지갑의 보유자산 평가액은 1291억 900만 달러로, 순유출액은 이 금액의 약 5.2%에 해당한다.

다만 이는 디파이라마가 추적한 지갑의 순유출액으로, 고객의 총 출금액이나 해킹 피해액을 뜻하지 않는다. 보유 자산 평가액도 바이낸스의 자기자본이나 손실 보전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재원과 구분해야 한다. 해당 수치만으로 고객 이탈 규모나 거래소의 지급 능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소의 보관·반환 능력을 신뢰할지, 직접 자산을 관리하는 위험을 감수할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에 보관하면 보안과 출금 서비스 운영을 사업자에게 의존하게 된다.
개인 지갑으로 옮기면 이용자가 개인 키와 복구 문구를 직접 관리해야 하며, 이를 잃거나 피싱에 노출되면 자산을 잃을 수 있다.

바이낸스는 조사가 완료되면 사고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출금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준비금 검증이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