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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발차' 한 달에도 미완의 중수청...'중대범죄' 수사는 언제 [공소청·중수청 출범 한달]

마약·보이스피싱 수사 성과에도 기업·경제범죄는 초기 단계
수사정보 조회·특활비 등 제약...지휘체계·내부 규정 정비 과제

'개문발차' 한 달에도 미완의 중수청...'중대범죄' 수사는 언제 [공소청·중수청 출범 한달]
중수청.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형 FBI'를 표방하며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한 달을 맞았지만 여전히 수사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마약·보이스피싱 사건에서 구속·송치 성과를 냈으나 기업 담합·금융범죄·기술유출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대범죄 수사는 아직 본격화하지 못한 모습이다. 전산체계 확충·수사비 확보, 지휘체계 정비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중수청이 공소청에 송치한 사건은 3건, 구속한 피의자는 6명이다. 실적은 마약(5명)·보이스피싱(1명) 사건에서 나왔다. 한 중수청 관계자는 "마약 사건의 경우 기존 검찰에서 하던 노하우를 가지고 온 분야인지라 연속성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과가 나온 마약수사 분야에서도 현장 제약이 적지 않다. 한 중수청 마약수사과 수사관은 "주민정보 조회 등 수사에 필요한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관계기관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 확인해야 한다"며 애로사항을 전했다. 또 그는 마약수사에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는 부족한 상황인 점을 들며 "위장매매나 잠복수사 등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경제범죄 수사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중수청에는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사모펀드 관련 횡령·배임 사건 등이 배당됐다. 이재명 대통령 등의 지뢰 매설 대응 관련 일반이적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의 라임·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등 주요 고발 사건도 접수됐지만, 대개 고발인 주장에 기초한 사건이라 실제 수사 착수 여부는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 수사부서의 지휘체계도 정비가 필요하다. 지난달 8일 기준 서울중수청 반독점수사국은 반부패수사국장이 국장 직무대리를 겸하고 있고, 산하 4개 과 중 2개 과도 과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제범죄수사국 역시 5개 과 중 3개 과가 직무대리 체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반독점수사국에만 80명가량이 배치돼 있어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과장 2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어떤 사건을 먼저 수사할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예산이 배정돼 내부 업무 절차를 갖춰가는 단계"라며 "기업·경제범죄는 사건을 선별하고 수사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수청은 전종민 차장을 중심으로 조기안착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수사 기반 정비에 나서고 있다. 각 지방청의 영상녹화조사실 구축을 완료했고 디지털포렌식 시설도 대부분 갖췄다는 입장이다.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다.
담합 사건의 자진신고자 형벌감면제도(리니언시) 운영을 둘러싼 공소청과의 협의가 대표적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중수청 수사관의 역할이 제한되는 점과 공무원의 직권남용죄가 직접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쟁점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직권남용은 공직자 관련 사건에서 폭넓게 적용되는 혐의인 만큼 수사 범위에서 제외되면 수사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