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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한달 아직도 '검찰청' 그늘 밑…갈길 먼 중수청·공소청

공소청, 보완수사 요구 늘리고 경찰 영장 신청 기각 비율 높여 준비미완 중수청, 조기안착 TF 가동…'진짜 1호 인지수사' 아직

개청 한달 아직도 '검찰청' 그늘 밑…갈길 먼 중수청·공소청
공소청, 보완수사 요구 늘리고 경찰 영장 신청 기각 비율 높여
준비미완 중수청, 조기안착 TF 가동…'진짜 1호 인지수사' 아직

개청 한달 아직도 '검찰청' 그늘 밑…갈길 먼 중수청·공소청
공소청·중수청 개청 한달…검찰청 표지판은 그대로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 지 2일 한 달을 맞았으나 양 기관은 여전히 혼란 상태이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늘리고 영장 청구율을 낮추며 한껏 신중해졌고, 중수청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수사와 조직 안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도 전국 수백 곳의 도로표지판과 안내판이 예산문제에 따라 '검찰청'으로 남아있듯 후신 기관인 공소청과 중수청이 검찰청 그늘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개청 한달 아직도 '검찰청' 그늘 밑…갈길 먼 중수청·공소청
출범 한 달 맞은 공소청 (출처=연합뉴스)


◇ 할 수 있는 건 보완 요구뿐…신중해진 공소청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적용된 개정 형소법은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권 대신 피해자나 피의자의 의견을 듣고 자료를 확보할 '사실관계 확인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통해 확보한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 증거로 쓰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검사들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도 기소와 공소 유지에 쓸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사건에 필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어도 손쓰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검사는 재판장으로부터 세금계산서 합계표 일부가 누락됐으니 다음 기일에 내 달라고 요청받고 국세청에서 제출받아 법정에서 내려 했지만, 재판장에게서 '검사가 직접 받아서 제출할 수 없으니 사실조회나 문서제출 명령을 신청하라'는 답을 들었다.

검사의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면서 보완수사 요구는 부쩍 늘었고, 경찰이 신청한 영장 중 검찰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반려되는 것의 비율도 높아졌다.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보완수사 요구는 올해 1∼9월 평균 75건이었으나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첫달인 10월에는 94건으로 약 25.3% 늘었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공소청이 불청구한 비율은 지난달 2∼24일 36.2%로, 올해 1∼9월 평균인 22.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체포영장 불청구율은 8.4%에서 21.0%로, 압수수색 영장 불청구율은 2.8%에서 11.7%로 급등했다.

수도권 지방공소청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수사에는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이 같은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고, 한 차장검사는 "당사자를 면담하고 자료를 받아도 (재판에 쓸 수 없어서) 기소 결정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청 한달 아직도 '검찰청' 그늘 밑…갈길 먼 중수청·공소청
중수청 출범 한달…인력·시스템 완성은 내년 돼야 (출처=연합뉴스)


◇ TF 구성하고 속도 내는 중수청…조기 안착에 '사활'
중수청은 출범 2주 만인 지난 15일 임명된 김지용 초대 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조기 안착을 강조하며 인력·시설·시스템 정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중수청 관계자는 "TF가 수시로 점검 회의를 통해 과제별 추진 상황과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보완 필요한 사항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제의 신속한 이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중수청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 수요를 파악하고 수사 인력을 조속히 충원할 계획이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조속히 전면 개통해 사건 접수, 배당, 처리, 통보 등 주요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게 하고, 청사 공사 등 사무 공간 조성을 마무리하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다만 이처럼 안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아직 조직이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대표적으로 인력 문제를 살펴보면 중수청의 정원은 2천874명이지만, 실제 개청 시점의 인원은 약 1천900명으로 66%가량을 채우는 데 그쳤다. 지방중수청 가운데 가장 인력이 부족한 광주는 정원 24명에 현원 140명으로 충원율이 58.3%에 불과하다.

킥스는 사건 이첩 수신, 접수,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이용할 수 있으며 사건 처리와 형사사법포털 등 나머지 기능은 올해 12월에야 열릴 예정이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지방중수청이 함께 쓰는 르네스퀘어 건물은 여전히 사무 공간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지상 17층 가운데 6개 층만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팎에서 어떤 사건이 될지 관심받고 있는 '진짜 1호 인지수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중수청이 첫 인지 사건으로 주목도가 높은 중대 부정부패나 비리,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범죄를 수사해 성과를 보여줘야 국민적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수청은 이미 몇몇 사건 피의자를 구속하고 일부는 공소청에 송치했지만, 이는 모두 마약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사건으로 기관의 이름에 걸맞은 수사는 사실상 아직 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수청 관계자는 "조직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기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력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단기 및 중장기 중점 과제를 선정해 안정적인 수사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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