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기조 유지' 메시지
의회승인 없이 가능한 정책 점검
민주당 압도적인 승리 아니라면
관세·이란전쟁 등 변화 없을 듯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핵심 참모들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국정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백악관은 이미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대비해 의회 승인 없이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않는 이상 관세와 이란 전쟁, 이민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포스트의 '팟 포스 원(Pod Force One)'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아마 나는 '미스터 거부권(Mr. Veto)'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두 달 정도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아마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최근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더라도 외교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의회가 외교정책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지만 정책의 중심은 행정부에 있다며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민주당의 승리에 대비한 대응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등이 백악관 법률고문실과 함께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점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대통령의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218석, 상원 53석을 확보하고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4석을 추가 확보하면 다수당이 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우세하지만 상원은 접전이다.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는 어렵다. 거부권을 뒤집으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미국인들이 기대하는 생활비 부담 완화가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지만 오랜 기간 대통령에게 상당한 권한이 위임됐다. 군사행동 역시 역대 대통령들이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의회의 통제력이 약화됐다.
물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청문회와 소환장 발부 등을 통해 행정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수 있다. 상원까지 장악하면 고위 공직자와 연방판사 인준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정책을 즉각 바꾸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고 정치적 부담을 높이는 수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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