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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공세에 조원태 370억 맞불… 산은 '한진칼 지분' 변수

산은, 연내 지분 매각 검토 전망
호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
단순투자서 경영참여 전환 주목
내년 3월 주총이 경영권 시험대

호반 공세에 조원태 370억 맞불… 산은 '한진칼 지분' 변수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호반그룹이 최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7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 계획을 공개하면서다. 양측의 지분 확보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계기로 산은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지배구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총 370억5000만원 규모로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취득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약 21% 수준이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8월에도 약 12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주식 1만743주를 취득했다.

공시상 매입 목적은 '책임경영 강화'다. 한진칼 측은 호반의 지분 확대와 무관하게 상당 기간 준비된 거래라는 입장이다. 다만 호반이 최대주주 지위를 넘보는 시점에 매입 계획이 공개되면서 시장에서는 양측의 지분 경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은 10.58%, 누가 가져가나

호반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기존 조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가 근소했던 만큼 최다출자자 지위에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호반은 지분 보유 목적을 여전히 '단순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IB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는 산은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10.58%다. 오는 12월 예정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연내 산은의 투자금 회수 검토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인 매각 일정과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산은의 기본 원칙은 투자자금 회수 극대화다. 전량 또는 분할 매각이 모두 선택지로 거론된다. 호반의 직접 인수 외에 재무적투자자(FI)가 지분을 먼저 확보한 뒤 후속 거래를 추진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거래 추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에는 산은 지분의 전략적 가치가 다른 투자자보다 클 수 있다"며 "산은으로서는 매각가격뿐 아니라 거래 이후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주총, 경영권 장기전 시험대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경영권이 곧바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 등 우호주주를 확보하고 있고, 호반 역시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최다출자자 지위와 실제 이사회 지배력은 별개라는 분석이다.

IB 업계의 관심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로 향한다. 산은 추천 이사들의 임기 만료에 따른 이사회 재편 가능성이 맞물려 있어서다. 호반이 단순투자 기조를 유지할지, 주주제안 등을 통해 경영 참여에 나설지가 변수다.

여기에 산은의 투자금 회수도 기존 우호지분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호반은 추가 지분 확보 기회를 기다릴 수 있지만 조 회장 측은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를 위한 우호주주 관리가 과제로 남는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이번 매입만으로 경영권 경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산은 지분을 누가 어떤 구조로 인수할지에 따라 양측의 협상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한진칼 경영권의 향방은 산은의 엑시트 전략과 호반의 다음 행보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3월 주총은 최대주주와 실제 경영권이 분리된 구도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