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과열 경계심도 커져
수출 다변화·산업체질 개선 시급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사모투자회사 블랙스톤이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상장 이후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애초 예상했던 투자등급이 아닌 '상위' 투기등급(BB)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AI 투자를 이끌어온 빅테크와 선도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 호황을 누리는 한국 경제도 향후 닥쳐올 수 있는 AI 버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글로벌 AI 산업에 자금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사모투자회사 블랙스톤이 투자자들에게 앤스로픽이 상장 이후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애초 예상했던 투자등급이 아닌 '상위' 투기등급(BB)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당초 목표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금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글로벌 빅테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메타는 AI 부문의 수익화 지연으로 2028년까지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메타의 신용등급(AA-)은 유지했지만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지난 3·4분기 기준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오라클 등 5개 빅테크의 투자 약정액은 3조달러에 달했다. 반면 이들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15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익모델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와 AI 칩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수익창출은 더디다. 증권업계는 AI 수요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빅테크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AI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자금경색 조짐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 2·4분기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한국 경제도 AI 버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자금사정 악화로 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면 반도체 수요와 수출도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도 작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수출 둔화는 기업 실적 악화와 투자위축, 세수 감소는 물론 국내 자산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피크아웃 충격 우려에 대비해 철저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와 일시적 세수 증가에 기대어 팽창예산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AI 투자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세수결손에 대비해 재정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
반도체·IT 대기업과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상시 점검하고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도 다변화해야 한다. 호황이 영원할 수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산업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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