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대미투자
트럼프 보호무역 기조 지속
정책 전면 전환 가능성 낮아
투자 합의 수정 여부 불투명
산업부 "협력·파트너십 강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부과 권한이 여전히 행정부에 있는 데다 자국 제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은 양당의 공통된 정책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 약속한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사업 선정과 집행 과정에서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세압박 지속 전망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장악했던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탈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야당이 주도하는 의회와 통상·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의회 권력구도 변화가 곧바로 관세정책의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에 따른 관세는 행정부가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기존 관세를 즉각 철회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미국 내 생산 확대와 핵심 산업의 공급망 자국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 축소가 양당의 공통된 정책 목표라는 점에서다.
한국무역협회 조성대 통상연구실장도 지난달 열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전망 및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양원을 되찾더라도 행정명령을 통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호무역 기조가 유지되는 것과 별개로 한국에 대한 개별 통상압박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의 당면 현안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진행 중인 구조적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다.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이 조사대상에 포함된 만큼 추가 관세가 제시될 경우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부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공화당보다는 전통적으로 통상압력에 좀 강경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같은 경우 미국 공장에 투자를 더 확대해 무역흑자를 줄이는 쪽으로 압력이 심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억달러 대미투자, 의회 견제 변수
한국이 약속한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도 새로운 의회 권력구도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기존 투자합의 이행 과정에도 정치적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톰 오를릭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한 '2026 미국 중간선거 및 거시 전망 웨비나'에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 견제에 집중하면서 미국 정부의 민간기업 지분 취득과 외국 기업의 투자합의를 더 엄격하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한미 투자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는 미국 측이 사업 선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구조인 만큼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경우 투자사업 추진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미 통상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아웃리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 간 합의사항을 토대로 대미 전략투자를 지속 추진하고, 경제안보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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