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공화당 참패
이란 전쟁發 고물가에 민심 폭발
텃밭 텍사스·캔자스 줄줄이 내줘
민주, 하원 최대 257석 가능성
20년만에 주지사도 과반 확보
'패배인정' 트럼프 협치 밝혔지만
정책 거부권 내세울땐 충돌 예고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웨스틴갤러리아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오른쪽)의 개표 관전 행사에서 TV 화면에 상원 선거 상황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 신예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낙점한 팩스턴을 꺾고 1988년 이후 처음으로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당선자가 됐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향방을 가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했다. 수십 년간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도 패배가 잇따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심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물가, 관세 정책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공화당에 대한 심판론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며 의회 권력구도를 뒤집었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과반인 218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훨씬 더 많은 231석을 확보했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어서 민주당의 하원 의석수가 최대 257석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54석으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초경합지는 물론 공화당의 오랜 텃밭까지 민주당에 넘어가면서 상원 권력구도가 뒤집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민주당의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승리하며 1998년 이후 2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을 배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로이 쿠퍼 전 주지사가 공화당 상원 의석을 빼앗았고, 조지아주에서는 민주당 현역인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마이크 콜린스 공화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의 핵심 텃밭인 텍사스주에서도 이변이 벌어졌다.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꺾으면서 텍사스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상원의원을 배출했다. 캔자스주에서도 1932년 이후 94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선출됐다. 여기에 아이오와와 오하이오, 메인, 미시간 등 주요 경합지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또 민주당은 주지사 선거에서도 잇달아 승리하며 20년 만에 주지사직 과반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오랫동안 주 정부를 장악해온 텍사스, 조지아, 아이오와, 오하이오 등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주는 현재 24개에서 내년에 최소 28개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국정운영에서는 상당한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감세와 관세, 이민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과 거부권을 적극 활용해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도 이미 의회 승인 없이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 역시 정책을 전면적으로 뒤집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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