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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 연합 균열…히스패닉·흑인·청년층 이탈 [美중간선거]

트럼프 지지 연합 균열…히스패닉·흑인·청년층 이탈 [美중간선거]
미국 중간 선거일인 3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유권자들이 공공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2024년 백악관으로 복귀시켰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불과 2년 만에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히스패닉과 흑인, 청년층이 민주당으로 돌아선 데 이어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졸 학위가 없는 백인 노동계층에서도 이탈이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탈환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끌었던 유권자 연합의 균열을 꼽았다. 두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인종과 연령, 성별, 교육 수준을 가리지 않고 주요 유권자 집단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

가장 큰 변화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민주당과 공화당 간 지지 격차는 2024년 대선과 비교해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28%p 변화했다. 특히 30세 미만 히스패닉 남성은 양당 간 지지 격차가 민주당 쪽으로 무려 47%p 이동했다. 대졸 학위가 없는 히스패닉 유권자들도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33%p 변화했다.

WSJ의 분석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히스패닉 여성들은 이번 연방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화당 후보보다 36%p 더 많이 지지했다.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의 우위가 21%p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15%p 확대된 것이다.

히스패닉 표심의 변화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텍사스에서 두드러졌다. 텍사스 유권자의 약 25%를 차지하는 히스패닉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p 차이로 더 많이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히스패닉 유권자 사이에서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34%p 차이로 앞섰다. 양당 간 지지 격차가 2년 만에 35%p 뒤집힌 것이다.

흑인 유권자들도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NYT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들의 양당 간 지지 격차는 2024년보다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9%p 변화했다. 흑인 남성은 16%p, 흑인 여성은 5%p 이동했다. 특히 45세 미만 흑인 남성은 민주당 쪽으로 25%p나 이동했다. 이들은 2024년 대선 당시 공화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26%p 움직였던 집단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했던 흑인 남성들의 지지가 2년 만에 상당 부분 약화된 셈이다.

청년층에서도 민주당으로의 표심 이동이 뚜렷했다. NYT 분석에 따르면 30세 미만 유권자들의 양당 간 지지 격차는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32%p 변화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변화 폭이다. WSJ 역시 18~29세 유권자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 비중이 2024년보다 20%p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백인 유권자들의 변화도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대졸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후보의 우위는 약 20%p에 육박했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비대졸 백인 유권자들도 여전히 공화당을 더 많이 지지했지만 양당 간 격차는 크게 줄었다.

대표적인 지역이 오하이오다. 비대졸 백인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35%p 차이로 지지했지만 이번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의 우위가 17%p로 줄었다. 공화당의 우위가 2년 만에 18%p 축소된 것이다.

NYT 분석에서도 비대졸 백인 유권자들의 양당 간 지지 격차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14%p 변화했다. 아이오와와 오하이오에서는 각각 16%p, 캔자스에서는 12%p 이동했다.

WSJ는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진 가운데 이란 전쟁과 이민 단속 정책을 둘러싼 반발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이동했다는 것이 모든 집단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대졸 백인처럼 공화당의 우위가 유지됐지만 격차가 줄어든 집단도 있다. NYT의 분석은 연방 하원 선거 결과를 토대로 한 잠정 추정치이며, WSJ가 인용한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SSRS가 7개 주요 언론사를 대신해 실시한 유권자 조사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