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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고관절 '세대교체' 근거 나왔다...4세대 세라믹, 탈구·재수술 위험 낮아 [헬스체크]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국내 수술 7만5천여 건 분석

인공 고관절 '세대교체' 근거 나왔다...4세대 세라믹, 탈구·재수술 위험 낮아 [헬스체크]
정형외과 이영균 교수(왼쪽), 박정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 고관절 수술에 4세대 세라믹 관절면을 쓰면 3세대보다 수술 후 탈구 위험과 장기 재수술 위험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시행된 인공 고관절 치환술 7만5천여 건을 분석한 결과로, 신소재의 효과를 실제 임상 데이터로 확인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박정위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 조주희·강단비 교수팀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 인공 고관절 치환술 7만5475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세대 세라믹을 사용한 수술은 3만1923건(42.3%), 4세대는 4만3552건(57.7%)이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병원 유형, 수술 원인, 동반질환 등의 차이를 보정한 뒤 두 세대를 비교했다. 비교 항목은 수술 후 탈구, 인공관절 주위 감염·골절, 골반 쪽과 허벅지뼈 쪽 부품의 재교체, 전체 재수술 위험이다.

한 달 새 탈구 1.43배… 10년 성적표도 '4세대 판정승'

가장 먼저 차이가 드러난 것은 탈구다. 3세대 세라믹은 4세대보다 수술 후 30일 이내 탈구 위험이 1.43배 높았고, 이 격차는 수술 후 1년까지 이어졌다.

장기 성적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3세대는 4세대보다 골반 쪽 부품 재교체 위험이 1.43배, 전체 재수술 위험이 1.36배 높았다. 재수술 없이 인공관절이 유지된 10년 생존율은 4세대가 96.5%로, 3세대(94.9%)보다 높았다. 반면 인공관절 주위 감염과 골절 위험은 두 세대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퇴행성 고관절염 등으로 망가진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수술 기법만큼 중요한 것이 오래 버티는 재료를 고르는 일이다. 관절이 움직일 때 서로 맞닿는 관절면이 닳으면 미세 입자가 주변 뼈를 손상시키고 인공관절을 헐겁게 만들어 결국 재수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세라믹은 1970년대 처음 도입된 뒤 재료와 제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대를 거듭해왔다. 3세대 세라믹은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드물게 생기는 세라믹 파손이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를 보완해 파손 위험을 더 낮춘 것이 4세대다. 다만 재료 성능이 좋아졌다고 해서 수술 결과가 반드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인공관절 설계나 수술 방법과 잘 맞아야 실제 성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규모 직접 비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잘 깨지는' 약점 지운 4세대, 실전에서도 통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연령이나 질환을 가진 환자를 중심으로 4세대의 안전성을 확인해온 기존 연구와 달리, 국가 단위 대규모 자료로 3세대와 4세대의 임상 결과를 직접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정위 교수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에서 4세대 세라믹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4세대가 3세대보다 탈구와 재수술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2003년에 도입된 4세대 세라믹은 1994년부터 사용된 3세대보다 개별 환자의 추적 기간이 짧은 만큼, 장기적인 임상 결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균 교수는 "인공 고관절은 장기간 사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재수술 위험과 장기 예후를 함께 고려해 관절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환자가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절면 선택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고관절팀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퇴행성관절염 등 고관절 질환과 인공 고관절 치환술, 고관절 골절 수술 분야에서 국내외 학술지에 4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관련 수술을 5000건 이상 집도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