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준 사회부 기자
5분이면 끝날 일이 보름이나 걸릴 수 있다는 현직 검사의 지적이 나왔다. 최근 야간주거침입절도 사건에서 범행 당시 일몰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다. 일몰 시각은 적용 혐의와 처벌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검사가 직접 확보한 자료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했다는 것이다. 간단한 사실 확인에도 기관 간 협의와 결과 통보라는 절차가 뒤따른 셈이다.
지난달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78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바뀌었지만, 시행 한 달을 넘긴 지금 현장에서는 업무 혼선과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시간만이 아니다.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된 뒤 추가 증거를 제출하려는 당사자가 접수기관을 두고 혼란을 겪는 사례도 전해진다. 경찰은 이미 송치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공소청은 증거 활용의 제약을 이유로 접수에 난색을 보인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권한은 나눴지만 국민이 찾아가야 할 창구는 모호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보완수사 요구는 1만2465건에 달했다. 같은 달 2일부터 26일까지의 요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2% 증가했다. 물론 요구 건수 증가만으로 사건 처리 지연을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도 추가 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무 부담을 감당하는 것과 국민의 불편이 줄어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권한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변화다. 시행 초기의 혼선만으로 개혁의 성패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관 사이에서 사건이 오가고 증거 제출마저 번거로워진다면 그 부담은 결국 사건 당사자에게 돌아간다.
경찰이 수사실무지침을 마련하고 현장 교육을 해 왔으나, 지침을 만드는 것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사건 당사자가 추가 증거를 어디에 제출하고, 처리 경과는 어디에서 확인해야 하는지 명확히 안내받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기관마다 안내가 다르다면 국민은 같은 사건을 두고 여러 차례 발걸음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을 줄일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조직의 권한을 나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형사사법 서비스를 받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기관별 자료 접수기준과 사건 처리 절차에 혼선이 없는지 살피고, 확인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수사기관의 권한은 나눌 수 있지만, 그 사이에서 국민이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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