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견제 변수 떠오른 日
방위비 부담 증대 압박 '경계'
中, 고물가에 관세 휴전 기대감
"레임덕 트럼프, 관세 밀어붙일라"
통상갈등 우려 큰 유럽과 대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도쿄 홍채완기자 서혜진특파원】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자 각국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을 배제한 채 중국·러시아와 거래할 가능성을, 유럽은 관세 갈등 재발을 경계했다. 중남미에선 집권 세력의 정치 성향에 따라 미국의 지원 축소 우려와 무역 협상 개선 기대가 교차했고, 관세 전쟁 중이었던 캐나다는 자국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 中·러 美의회 견제 변수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의회 견제가 강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서두르다 일본을 배제한 채 북한·중국·러시아와 거래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방위비와 주일미군 주둔경비 부담을 늘리라는 압박도 경계하며 미국과의 소통을 서두르는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총리 관저 간부를 인용해 "의회가 움직이지 않게 되면 외교·안보 같은 다른 분야에서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것 아니냐"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좁아진 입지를 고려해봤을 때 고물가 우려 때문에 추가적인 대(對)중 관세 인상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동시에 반도체·인공지능(AI)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기조는 공화당·민주당 모두 초당적으로 합의한 부분이라 중국이 현 상황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러시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맺은 '경유 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와 관련, 카린 폰 히펠 영국 왕립 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새 의회가 경유 거래를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여러 인사들은 중간선거 직전 주내 항만 및 석유 터미널 운영업체들에 긴급 서한을 보내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선박의 입항을 전면 거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명백한 연방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허용하는 업체들은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 加 "펄쩍 뛰며 기뻐해"
유럽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분풀이가 유럽을 향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한 유럽연합(EU) 외교관은 유로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레임덕(다리 저는 오리)'보다는 '매드독(광견)이 될 수 있다.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현실적이며, 아무도 현재의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잠잠했던 미국과 유럽의 통상갈등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레임덕'이 '앵그리덕(화난 오리)'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안정성도 예측 가능성도 없다. 그가 유럽산 의약품과 기계 제품 관세를 밀어붙여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집권 세력의 정치 성향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아르헨티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트럼프 정부와 해빙 무드였던 베네수엘라 △페루 △콜롬비아 △칠레 △볼리비아 등 우파 정권들은 향후 정국의 흐름을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력한 고유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대중남미 정책이 하루아침에 뒤집히지는 않겠으나, 미국의 재정 지원 가드레일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이들 정부의 공통적인 우려다.
반면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브라질·멕시코 등 좌파 정부들은 겉으론 신중하면서도 은근히 반색하는 분위기다.
중남미 국가 외에도, 그간 트럼프 정부와 무역 전쟁을 벌여왔던 캐나다에선 환호성이 들렸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는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완패에 "캐나다의 승리"라고 자축하기도 했다. 온타리오주의 자동차·철강 산업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앞장서 반대해왔던 그는 "온타리오주 장관들에게 워싱턴으로 내려가 상·하원 의원들과 접촉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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