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세수 확보·투자 유치 위해
관세 압박·對中견제정책 유지할듯
반도체 공급망 통상압박 가능성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했지만 한국을 향한 미국의 경제 안보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관세로 대규모 해외투자를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의 협상 방식이 민주당에도 유효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민주당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에 따른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안보 현안까지 맞물리면서 한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난 6일 니어재단이 개최한 미국 중간선거 관련 긴급 라운드테이블에서 외교안보·경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도 관세를 통한 투자 유치와 대중국 견제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약화하더라도 미국에 실익을 가져다준 정책까지 민주당이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해외투자를 유치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투자를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5년 관세 수입은 미국 연방정부 수입의 약 4%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세수 확보와 투자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만큼 민주당도 이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트럼프식 압박 외교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미국이 장갑을 끼고 상대를 때렸다면 트럼프는 맨주먹으로 때렸다"며 "한번 맨주먹을 써보니 꽤 먹히는 게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규모 대미투자 약속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도 기존 성과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법적 제약을 거치면서 오히려 정교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자 국가안보를 근거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유지하고, 불공정 무역관행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 확대에 나섰다. 이 교수는 앞으로 특정 국가와 품목을 겨냥한 선별적 관세가 민주당 집권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미국 민주당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움직임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텍사스의 지나 이노호사, 조지아의 키샤 랜스 보텀스 등 민주당 주지사 당선인들이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중단을 공약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다만 김 교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을 고려하면 미국이 자국의 AI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규제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의 통상 압박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한국과 대만이 미국 AI 기업에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면서도 미국 현지 생산에는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이 1986년 일본에 반도체 시장 개방과 덤핑 방지를 요구하는 협정을 체결하고 이듬해 일부 일본산 제품에 100% 보복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도 유사한 통상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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