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권 이슈에 대한 관치금융을 넘어선 정치금융이라는 지적에 대해 "금감원장으로서 발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17일 해명했다. 특히 가계대출과 관련해서는 "은행 및 소비자들이 힘들었다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가계대출 추세를 꺾지 않았으면 금리인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꺾기 위해 불가피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원장을 향해 여야 의원들 모두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치보다 무서운 정치금융이라는 지적이 당연한 것 같다"며 "원장이 구두개입해서 효과가 있었나. 금리는 오르고 가계대출이 급증했다"고 비판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도 "금감원장의 빈번한 구두개입이나 정부 정책 방향과 반대되는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금감원의 재량권을 넘은 행위이고,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송구하다는 뜻을 나타내면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7~8월 가계대출 급증 상황에서 과점적 형태의 은행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구두개입한 것"이라며 "개입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잘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그때 가계대출 추세를 안 꺾었으면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도 어려웠을 것이고, 국내 경제상황은 더 힘든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등에 대한 발언이 월권행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두산 건에 대해서는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한 것은 맞지만 그 건에 대해 두산이 이렇다 저렇다 발언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서도 "사후적인 검사만으로 얘기하기에는 당국의 역할과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조사 착수 이 원장은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삼부토건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이상거래 심리 결과가 넘어왔다"면서 "넘어온 것 자체가 조사 시작의 단초가 되기 때문에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사 일정 및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원장은 검찰이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가 없다고 판단,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는 "답변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측이 직접 조사심리를 한 후 이첩한 사건이 아닌 상황에서 불기소 결정문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시장교란 행위나 투자자 신뢰를 저하하는 각종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이 원장은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포괄적주식교환을 철회한 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분할합병은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두산이 주주가치 환원 가치에 맞게 증권신고서를 수정할 것을 기대 내지는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두 차례에 걸쳐 두산 측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회사는 물론 주주도 명시해 주주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으나 구체적인 개정 내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내 공론화 과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정부 안에서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체 상법 체계를 봐야 될 부분도 있고, 또 하나는 배임죄로 처벌받을 우려도 있는 만큼 균형 있게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동찬 김미희 김태일 기자
2024-10-17 18:38:31[파이낸셜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금융감독원이 대출 금리 등에 부당 개입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때 가계대출 추세를 꺾지 않았으면 금리인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장 말 한마디에 금리가 왔다갔다 하는 건 관치금융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이라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금리인상 등 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출 실수요까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원장은 은행들의 무분별한 금리인상을 지적하며 실수요자 보호를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8월에 저희가 은행 가계대출과 관련해 발언을 세게 한 이유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은 원래 가계대출을 연도별 포트폴리오 관리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은행들은 올해 중반부터 부동산 급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하자 자산 확대의 유혹에 못 이겨 원래 계획보다 아주 빨리, 더 많이,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늘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4~5개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정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완전 경쟁적이지 않은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며 "당시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 규모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늘어나는 추세에 편승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개입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잘 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그 때 가계대출 추세를 안 꺾었으면 최근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인하도 어려웠을 것이고, 국내 경제 상황은 더 힘든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동찬 기자
2024-10-17 16:10:27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해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전방위적 가계대출 억제방안을 연말까지 지속할 방침이어서다. 금융당국도 금리인하가 부동산 매수 심리에 다시 불을 지피지 않도록 은행들에 가계대출 잔액을 철저하게 관리해줄 것을 당부한 상황이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당분간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1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높인다. KB국민은행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0.16%p, SC제일은행은 상품 종류에 따라 0.05~0.25%p 올리기로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11일 연 3.161%에서 이달 10일 연 3.319%로 뛰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역주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속에 7~8월 5대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고, 지난달 말에도 일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 목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리자 다른 은행들도 가계대출 쏠림 방지를 위해 다 같이 높인 바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금리인하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계대출을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은행들로서는 주담대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누가 먼저 내리지 않고서는 못 내릴 것"이라면서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전방위적 대출 억제방안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이 상태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가계대출 총량제 목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10-13 19:17:08#OBJECT0#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해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연말까지 지속할 방침이어서다. 금융당국도 금리인하가 부동산 매수 심리에 다시 불을 지피지 않도록 은행들에 가계대출 잔액을 철저하게 관리해줄 것을 당부한 상황이다. 은행들이 금융당국 압박 속에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당분간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1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높인다. KB국민은행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0.16%포인트, SC제일은행은 상품 종류에 따라 0.05~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때문이다. 국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11일 연 3.161%에서 이달 10일 연 3.319%로 뛰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역주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속에 7~8월 5대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고, 지난달 말에도 일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 목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리자 다른 은행들도 가계대출 쏠림 방지를 위해 다같이 높인 바 있다. 이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1일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90∼5.780%에 형성됐다. 석 달 전(연 2.840∼5.294%)보다 하단 금리가 1%포인트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금리인하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계대출을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은행들로서는 주담대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누가 먼저 내리지 않고서는 못 내릴 것"이라면서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전방위적인 대출 억제 방안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연말까지 이 상태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가계대출 총량제 목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8068억원으로, 지난달 말(730조9671억원)보다 1603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7월(7조1660억원), 8월(9조6259억원) 이후 9월에 5조6029억원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주담대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3조8853억원으로, 9월 말(574조5764억원)보다 6911억원이 축소됐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10-13 16:29:26[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8월에 내리지 않은 것이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금리 인하를 안했음에도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런 부분도) 예상한 건지 물어봐달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8월에도 내부에서 금리 인하가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 당시 서울아파트실거래가 연율 20% 급등했고 부동산 가격이 조절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갈 조짐이 있었다”며 “금리 인하가 주택가격 심리를 추가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얘기해서 거시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11 11:38:17[파이낸셜뉴스] KB국민은행이 최근 일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대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0.20%p 인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내달 4일부터 최대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9월 30일 밝혔다. 우선 주담대 상품인 'KB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형)' 금리는 0.20%p 인상한다. 전세대출 금리는 보증기관에 따라 0.15~0.25%포인트 올린다. 'KB 주택전세자금대출(HF)' 'KB 전세금안심대출(HUG)' ' KB 플러스전세자금대출(SGI)'의 금리를 각각 0.25%p, 0.20%p, 0.15%p 상향 조정한다. 신용대출 상품 'KB 온국민 신용대출'과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금리는 0.20%p 높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특정 은행 쏠림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내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20%p, 전세자금은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p 올린다. 우리은행도 1내달 2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5년 변동은 0.20%P △신규 코픽스 6개월·12개월 기준 0.20%P △신잔액 코픽스 6개월·12개월은 0.15%p 각각 인상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9-30 12:49:42이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4조원에 그쳐 증가 속도가 크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4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정책모기지를 합산해 '신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을 별도로 집계한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8466억원이 늘어 아직 '영끌' 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를 높일 지 고심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49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보다 4조1276억원이 늘었다.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에 비하면 4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도 4조5457억원이 늘어나 역대급 증가액을 기록한 8월(8조9115억원)의 51%에 그쳤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보다 1295억원 뒷걸음쳤다. 8494억원이 불어났던 8월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생활안정자금,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실수요 목적이 아닌, 대출 한도를 집중적으로 줄인 결과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용 신규 주담대 총액은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대출, 집단대출, 정책모기지 주담대를 합산한 것으로 은행권이 '영끌' 추이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달 신규 주택구입용 일일 주택담보대출 평균은 약 3018억원으로 8월(3595억원)보다 취급액이 16% 줄었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DSR 2단계 실행 전인 7~8월에 주택 계약을 하고, 대출 실행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았는데 추석 이후 실제 잔금을 치른 것"이라면서 "오는 11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시그널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비가격적 가계대출 관리방안 주문 이후 멈췄던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다음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20%포인트, 전세자금은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포인트 올린다. 우리은행도 10월 2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5년 변동은 0.20%P △신규 코픽스 6개월·12개월 기준 0.20%P △신잔액 코픽스 6개월·12개월은 0.15%P 각각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등의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7월과 8월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다가 금융당국의 비판에 유주택자의 주담대 대출을 중단하고 주담대 한도를 줄이는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한은이 피벗을 시작하면 주택 구입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시장금리 하락을 막을 수 없어 대출금리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은 할 수 없었지만 일부 은행이 시작하면 다른 은행은 실수요자들이 조금이라도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9-29 18:36:18[파이낸셜뉴스] 이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4조원에 그쳐 증가 속도가 크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4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정책모기지를 합산해 '신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을 별도로 집계한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8466억원이 늘어 아직 '영끌' 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를 높일 지 고심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49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보다 4조1276억원이 늘었다.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에 비하면 4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도 4조5457억원이 늘어나 역대급 증가액을 기록한 8월(8조9115억원)의 51%에 그쳤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보다 1295억원 뒷걸음쳤다. 8494억원이 불어났던 8월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생활안정자금,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실수요 목적이 아닌, 대출 한도를 집중적으로 줄인 결과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용 신규 주담대 총액은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대출, 집단대출, 정책모기지 주담대를 합산한 것으로 은행권이 '영끌' 추이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달 신규 주택구입용 일일 주택담보대출 평균은 약 3018억원으로 8월(3595억원)보다 취급액이 16% 줄었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DSR 2단계 실행 전인 7~8월에 주택 계약을 하고, 대출 실행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았는데 추석 이후 실제 잔금을 치른 것"이라면서 "오는 11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시그널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비가격적 가계대출 관리방안 주문 이후 멈췄던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다음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20%포인트, 전세자금은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포인트 올린다. 우리은행도 10월 2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5년 변동은 0.20%P △신규 코픽스 6개월·12개월 기준 0.20%P △신잔액 코픽스 6개월·12개월은 0.15%P 각각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등의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7월과 8월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다가 금융당국의 비판에 유주택자의 주담대 대출을 중단하고 주담대 한도를 줄이는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한은이 피벗을 시작하면 주택 구입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시장금리 하락을 막을 수 없어 대출금리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은 할 수 없었지만 일부 은행이 시작하면 다른 은행은 실수요자들이 조금이라도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9-29 16:31:47최근의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한국은행이 재차 경고음을 울렸다. 지난 5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가계부채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시간에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이 꺾일 가능성도 크지 않아 향후 피벗(통화정책 전환) 속도는 안갯속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금리인하가 성장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가 향후 피벗을 결정할 최대 변수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은이 이처럼 금융안정 리스크를 강조하는 이유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서울의 명목 주택가격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의 고점을 90%가량 회복했다.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은 전고점을 이미 넘어섰고,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 최근 5조~6조원의 가계대출이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오는 4·4분기 92.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해 1·4분기 기준 92.1%로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방은 주택가격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수도권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전체 주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굉장히 크다"며 "가계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폭이 차지하고 있어 그 부분을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이 경기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론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이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가져올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에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높아진 가계부채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12 18:26:22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잇단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해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들에 대한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25일 밝혔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대출금리를 수차례 인상한 것에 대해 "본인들이 예정한 가계대출 관리 스케줄에서 크게 벗어나자 금리 인상 등 손 쉬운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감독당국의 바람은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미리 체계적으로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은행들이) 이런 관리를 안 하고 손쉽게 금리를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부동산 시장 상황에 비춰 은행에 대한 개입을 세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특히 수도권 집값과 관련해서는 개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9월 이후에도 대출이 늘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에 실행한 부당대출과 관련해서는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감원이 이날 배포한 보도설명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여신감리부서는 지난해 9~10월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 보고했다.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께 감사 결과가 반영된 안건을 보고 받는 과정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은 부실 대출을 승인한 영업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에서야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올해 3월 감사 종료 및 4월 면직 처리 등 자체 징계 후에도 감사 결과를 금감원에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이 지난 5월 제보를 받아 우리은행 측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하고 나서야 감사 결과를 전달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 경영진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이 원장은 "새로운 지주 회장·은행장 체제가 1년 넘게 지속됐는데 이러한 수습 방식은 과거의 구태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서 검사·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상 보고해야 하는 내용이 제때 보고가 안 된 건 명확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이승연 기자
2024-08-25 1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