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아들을 살해한 50대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중증장애 아들 홀로 돌본 어머니 A씨는 지난 1월 경남 소재의 주거지에서 아들 B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중증 지적장애와 뇌병변을 함께 앓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했던 그는 배변 조절이 안 되는 데다 종종 발작까지 일으켜 간병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했다. 그는 사건 6년 전 무렵부터 뇌병변으로 인한 폐렴 증상으로 식도가 아닌 복부에 삽입한 위루관을 통해 음식물을 섭취해야 했다. A씨는 이런 아들을 태어날 때부터 대소변까지 받아 가며 밤낮으로 돌봤다. 그러다 우울증을 앓게 됐고 2022년에는 백혈병 진단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언제든지 죽음에 이를 것이라 생각한 A씨는 아들이 지낼 수 있는 시설을 알아봤으나 아들을 맡아 줄 마땅한 시설이 없었다. B씨에 대한 걱정으로 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 B씨는 남겨진 가족에게 자신이 겪어온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 B씨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고 마음먹고 범행 후 자신도 숨지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살인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동안의 헌신 공감" 재판부는 "살인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극악한 범죄"라며 "장애로 인해 A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던 B씨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생명을 잃게 됐는데 합당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 고통과 고뇌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지만 A씨는 누구보다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를 가까이서 지켜본 장애인 단체 직원과 지인, 유가족도 오랜 시간 홀로 피해자를 돌본 A씨의 고통을 말하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16 07:23:57[파이낸셜뉴스] 중병을 앓던 50대 아버지를 간병하다 방치해 숨지게 한 '간병 살인' 사건의 20대 아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23)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일부터 8일까지 아버지(당시 56세)에게 처방 약과 음식, 물 등을 주지 않고 방에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버지 B씨는 심부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 등의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치료비 부담으로 퇴원한 뒤 아들인 A씨가 간병했다. B씨는 왼쪽 팔다리 마비 증상으로 혼자서 거동이 불가능해 정상적인 음식 섭취가 어려웠는데, A씨가 방치하면서 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이 발병하며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존속살해 혐의를 부인하다, 검찰 수사에서 '아버지를 돌보면서 살기는 어렵겠다. 경제적으로도 힘드니 돌아가시도록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1, 2심은 "어린 나이로 아무런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B씨를 기약없이 간병해야 하는 부담을 홀로 떠안게 되자 미숙한 판단으로 범행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기각했다. 한편, 이 사건은 20대의 어린 나이부터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할 책임을 떠안아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면서 벌어진 '간병 살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A씨의 삶에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가 오롯이 담겨 있다"며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2-03-31 13:14:2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간병 살인' 사건의 피고인 강도영씨(가명)의 변호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질병이 가난으로, 가난이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했다. 27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강씨 측에 이메일을 보내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과 간병으로 고생하는 가족분들이 사각지대 없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고 뜻을 전했다. 강씨는 거동이 불가능한 아버지를 1년 넘게 홀로 간병하다 부친 사망 후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강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징역 4년을 선고했으며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메일에서 이 후보는 간병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강씨의 삶에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가 오롯이 담겨 있다"며 "가난의 대물림, 가족 한 명이 아프면 가정이 무너지는 간병의 구조, 그로 인해 꿈과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의 문제까지 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어떤 약속을 드린들 강씨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나"라며 "하지만 강씨 부자와 같은 분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권자의 삶을 지키는 대리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1-11-27 13:03:03[파이낸셜뉴스]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형 집행 종료를 앞두고 가석방된다. 아버지 지켜보며 울다가 방문 닫고 방치.. 그대로 숨져 26일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등에 따르면 존속살해 혐의로 2021년 11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경북 상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A씨(25)가 모범적인 수감 생활 등을 이유로 오는 30일 가석방 된다. 현행법상 유기징역을 선고받은 자는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다. 외동아들인 A씨는 아버지(50대)와 단둘이 지냈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심부뇌내출혈과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쓰러져 입원하면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그는 2021년 4월부터 집에서 홀로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왼쪽 팔다리가 마비돼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었고, 코에 삽입한 호스를 통해 음식물을 공급받아야 했다. 하지만 A씨는 같은 해 5월 1일부터 8일간 치료식과 물, 처방약 제공을 중단하고 아버지를 방치했다. 아버지는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을 앓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아버지가 "아들, 아들아"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들었음에도 모른 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아버지가 물이나 영양식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이를 지켜보며 울다가 방문을 닫고 나온 뒤 아버지가 숨질 때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간병살인의 비극.. 모범수로 가석방 된 아들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던 A씨는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비극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범행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A씨의 사연은 당시 '간병 살인'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A씨는 가석방된 이후 '전태일의 친구들' 회원 등으로부터 사회 적응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26 09:10:45[파이낸셜뉴스] 귀가 중이던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제지하는 남자친구를 살해하려던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절반 가까이 형량이 줄었다. 이에 피해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대 피해 남성, 뇌 손상으로 영구 장애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성욱)는 23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29)씨에 대해 징역 27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고지를 명령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 등을 명령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이씨는 징역 50년 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성폭행과 살인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범죄에 이 같은 중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형보다 훨씬 무거운 형량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이 징역 30년이었고 동종 유사 사례를 살펴보면 징역 50년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께 모자를 쓴 배달원 차림의 A(29)씨가 대구 북구 한 원룸으로 들어가던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갔다. 현관문이 열리자 A씨는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을 하려고 했지만, 뒤이어 들어온 B씨 남자친구 C씨가 A씨를 제지해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다. 하지만 A씨가 휘두른 흉기에 C씨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법원에 따르면 C씨는 흉기에 수차례 찔려 응급실로 이송된 후 과다 출혈로 인해 2~3차례나 심정지가 발생했고, 2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약 40여일 만에 가까스로 의식을 찾은 B씨는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인해 영구적인 장애를 갖게 됐다. 1심은 A씨에게 유기징역형으로는 국내 최장기형을 선고했다. 또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보다 많은 50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도 명령했다. B씨가 사람들이 경계하지 않는 점을 노려 배달원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흉기를 미리 구매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B씨는 범행 전 인터넷으로 ‘강간’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2022년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비교되면서 ‘대구판 돌려차기’로 불리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가 일면식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살인의 고의 없었다"...원심 파기 그러나 항소심에선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으로 감형했다.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우발적이었다”며 “형이 너무 과하다”는 A씨 측 주장이 반영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23일 “피고인이 피해 남성을 위해 1억 원을 형사 공탁한 이후에도 피해자 측에선 엄벌을 탄원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면서도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또 성폭행과 살인이 모두 미수에 그친 점과 살인 시도는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후유증이 미약하게나마 호전된 점, 재범 위험성이 높지 않은 점 등도 꼽았다. 평생 아들 간병하게 된 아버지 '울분'.. 네티즌도 비판 이에 평생 아들을 간병하게 된 C씨 아버지는 KBS를 통해 “방에 들어가서 바로 여자친구 손목 끊고 ‘여기서 끝장 보자’(라고) 분명 그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상황이 다 끝나고 나니까 미수지만, 저희 아들이 만약 늦게 도착했으면 (여자친구는) 죽었을 거다”라고 반발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피해자가 용서를 못 하는데 왜 판사가 감형해 주나” “이러니 사적제재 콘텐츠들이 유행하는 것” “영구장애면 사실상 살인에 준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4 13:26:0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30년간 힘들게 돌보아왔던 장애 아들을 살해한 60대 어머니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최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범행 이전에도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아들이 저항해 실패한 적이 있다"라며 "생존 의지를 보였던 피해자를 살해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라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머니로서 아들을 30년 넘게 정성껏 보살펴 왔다"라며 "간병과 직업 활동을 병행하면서 다른 가족과 소통이 부족할 정도로 고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1월 아침 울산 자택에서 3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아들은 선천성 심장병, 청각 장애, 면역 장애 등을 앓았고 소화 기능도 좋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자주 토했다. A씨는 아들을 돌보면서 의료비 마련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들 병세는 악화해 갔고, 잘 움직이지 못하거나 구토를 자주 해 1년 중 100일 이상을 입원해야 했다. A씨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척추협착증이 생기는 등 건강이 나빠졌고, 지난해 9월에는 허리 통증 때문에 돈벌이로 하던 요양보호사 일을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했다. A씨는 약 두 달 뒤 허리 증세가 다소 나아져 재취업을 준비했으나 아들은 그 무렵 다시 입원해야 할 만큼 또 건강이 나빠졌다. 큰 절망감을 느낀 A씨는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A씨는 결국, 남편이 외출한 사이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보냈고 자신도 따라가려고 시도했으나,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출동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남편 등 A씨 가족은 A씨가 그동안 들였던 노고와 겪었던 고통을 이해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 사정을 참작하면서도, 자녀가 어떠한 장애가 있다거나 그 인생이 순탄하지 않다고 해서 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5-21 20:57:37[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가정의 달을 맞아 간병돌봄 가족 지원에 나섰다. 간병돌봄 문제는 최근 의료비 부담을 넘어 경제·심리적 문제로 '간병살인' 같은 극단적 사례가 발생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LG그룹과 두산그룹은 간병돌봄 가족 지원에 25억원 규모의 후원을 진행하고, 사회적 관심과 지원 촉구에 나섰다. 국민 75% "가족 간병 경험"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는 3일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간병돌봄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 필요성을 논의하고 지원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상의 ERT의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일환을 마련됐다. ERT 기업들의 대표 실천사업으로, 지난해 소방관 복지(제1차), 위기청소년 자립지원(제2차), 지역아동 보육인프라 지원(제3차)이 진행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노령화와 핵가족화가 이미 진전되며 간병과 돌봄이 필요한 상황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가성구성원 외에는 간병돌봄을 떠안아줄 사람이 별로 없어 가족구성원이 많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와 두산이 간병돌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왔고, 이번에 ERT 프로젝트를 계기로 추가 지원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들에게 미래와 꿈을 선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간병돌봄 문제는 가족 내 암이나 치매 등 돌봄이 필요한 중증질환자가 있을 때, 의료비나 간병비 등 직접적 비용 부담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돌봄과 가사를 병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뜻한다. 최근 장기간 가족간병으로 경제·심리적 문제가 더해지며 '간병살인'과 같은 극단적 사례가 발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상의가 소플(소통플랫폼)에 참가한 1427명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국민 75%가 실제 가족간병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간병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의료비나 간병비 등 비용부담(68.5%)과 더불어 간병과 집안일 등 돌봄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52.5%)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LG·두산 25억원 후원 '온정'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LG그룹과 두산그룹은 간병돌봄 가족 지원에 약 25억원 규모의 후원을 진행한다. LG그룹은 소아암 환아 가족들을 위해 서울 소재 2곳의 가족쉼터에 15억원을 전달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이 기부금으로 대학로와 교대 인근에 가족쉼터 6곳을 새롭게 열 계획이다. 쉼터 6곳은 연간 총 4000여명의 환아들과 보호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구 회장은 복지관 역사 설명 들으면서 "30여 년 전 조부(고 구자경 회장)께서 기부하신 복지관에서 행사가 열려서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라며 "가족쉼터가 소아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그룹은 가족의 돌봄·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아동·청년(영케어러)을 대상으로 매년 10억원 규모의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돌봄과 생계를 책임지느라 학업포기에 따른 교육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사춘기를 경험하는 영케어러의 학교와 가정생활의 상담을 통해 마음 건강도 보듬어준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가족간병에는 비용문제, 심리적 어려움, 교육격차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며 "LG그룹과 두산그룹의 참여와 지원으로 가족간병 가족들이 직면한 어려움의 해결은 물론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인 관심 확대와 제도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간병돌봄 관계자들과의 토크콘서트를 통해 취약계층의 현황과 지원 필요성을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박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좋은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발전을 이끈다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대한상의는 2022년 신기업가정신 실천의지를 담은 '기업선언문'을 선포하고 신기업가정신협의회를 발족했으며, 현재 약 1500개의 기업이 참여 중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5-03 13:36:41[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본격화된 이후 의사들의 막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한 의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밑이 판검사"라는 글을 올렸다. "의사 밑 판검사지" 의사의 글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사 밑이 판검사지'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해당 글은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직업이 의사로 인증된 누리꾼이 지난 6일 최초로 올린 게시물이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로 인증을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다. 글쓴이 A씨는 "의사 밑이 판검사지. 소득부터 넘사다(넘을 수 없는 사람)"라며 "문과보다 공부 잘한 이과, 거기서 1등 한 애들이 의사하는 거다. 그런데 문과는 수학 포기한 바보들이고 그중에 1등 한 (판검사들이) 뭐가 대단하다고"라고 비하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에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 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이라며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적었다. 민도는 특정 지역 시민들의 사회·문화적 수준을 일컫는다. '지방 주민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인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주 위원장은 '민도'라는 단어를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또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난달 20일 한 TV토론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대 방침에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 국민들도 원치 않는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죽은 운명 살려주는 게 의사, 고마워해야지" 같은 달 22일에는 2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의사가 유튜브 영상에서 "지금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은 인간이 어떻게 늙어서 어떻게 죽어가는지 잘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년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라 간병인”이라며 "의사가 많으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치료를 못 받아서 죽으면 살인이냐" "죽을 운명인 사람 살려주면 (의사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나" 등의 의사 발언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1만2225명)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준,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자는 총 1만1219명(91.8%)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현장점검 결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 이탈자에게 이달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08 07:21:13유튜버로 활동하는 한 의사가 최근 "의사가 많아지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된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서다. 20여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 의사는 지난 22일 올린 '의사 유튜버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사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은 인간이 어떻게 늙어서 어떻게 죽어가는지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년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다. 간병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의사로 추정되는 또 다른 인물은 "원래 죽을병에 걸려서 죽는 건 노화처럼 자연의 이치"라며 "죽을병에 걸려서 죽을 운명인 사람을 (의사가) 살려주면 고마운 것이지, 살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살인이냐"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의사를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불만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이 발언들은 의사의 본분을 망각한 것 정도가 아닌 폭언 중의 폭언이다. 의사의 본분이 뭔가. 노인이든 어린이든 환자를 치료하고 목숨을 살리는 것 아닌가. 노인은 의사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나, 노인이 치료를 받아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고통이라는 주장에 누가 동의하겠는가. 참으로 황당무계할 따름이며 국민적 공분을 부를 궤변이다. 그 의사 자신이 노인이 되어 질병에 걸렸을 때 의사의 조력을 받지 않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간병인의 도움만 받으며 죽음을 기다릴지 두고 볼 일이다. 이런 막말을 보면 의사들이 왜 집단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단순한 이유 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밥그릇 투쟁에 빠져 생명,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마저 무시하는 그들의 본색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어떠한 설명도 이젠 구차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결국 돈 앞에서 사람의 목숨마저 저버리고 있는 의사들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병원에서 신음하는 환자들을 내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갈 수는 없다. 대전에서 80대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심정지로 사망한 사건을 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의사들의 병원 이탈과 연관성이 없지 않을 것이다. 27일로 전국 99개 병원의 전공의 80%가 사직하고 전국 의대생 70%가 휴학을 신청하는 등 집단행동은 수그러들 조짐이 없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의사나 학생이나 똘똘 뭉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의사가 모자라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횟수가 50%나 줄었다고 한다. 집계가 되진 않지만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병세가 악화되는 환자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의사는 환자들의 목숨을 볼모로 잡는 집단행동만큼은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본업이 목숨을 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의 환자를 버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병원을 떠난 의사들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며 협상을 요구하는 극악무도한 패거리들과 뭐가 다른가.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의료개혁은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우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의사들의 공백을 메워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의사들을 설득해 일단 병원으로 복귀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2024-02-27 18:07:02[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학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의사가 “의사가 많아지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의사 A씨는 지난 22일 ‘의사 유튜버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A씨는 구독자 20만명 이상을 보유한 현직 의사다. 그는 영상에서 의대 증원이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은 인간이 어떻게 늙어서 어떻게 죽어가는지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년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다. 간병인이다. 의사가 많으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발언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이게 의사가 할 말이냐” “삶에 대한 결정은 환자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걸 왜 의사가 결정하느냐”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의사라는 직종 자체를 없애야 하는 게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비슷한 주장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직업이 의사로 표시된 B씨는 “치료를 못 받아서 죽으면 살인이냐”는 글을 통해 “원래 죽을 병에 걸려서 죽는 건 노화처럼 자연의 이치”라며 “죽을 병에 걸려서 죽을 운명인 사람을 (의사가) 살려주면 고마운 것이지, 살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살인이냐”고 적었다. 이어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는 돈이 없으면 의사 진료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며 “진료를 보더라도 의료 수준이 낮아서 자연의 이치대로 죽어가지 않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의료 공백에 따른 피해는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23일엔 80대 여성 A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지만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고 53분 만에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했지만, 사망 판정을 받는 일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용산 청사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핵심이고 국가의 헌법상 책무”라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2-27 06:4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