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숙씨 별세· 한윤승씨(대한한의사협회 감사) 장모상=11일 경북 문경시 문경제일병원 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054)550-7840
2019-01-11 13:55:12대한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에 대한의사협회의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0월 31일 "공정위가 의사협회에 공정거래법위반에 따른 과징금 10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 한 달 전, 복지부 역시 의사협회의 정기감사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넘어간 것으로 보여 반드시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월 21일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 등 3개의 의사단체가 의료기기업체와 진단검사기관에 대해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11억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복지부는 지난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의사협회를 상대로 3년마다 시행되는 정기감사를 진행했지만 그 이후 의사협회에 대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공정위가 의사협회를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 7월 초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며 의사협회 등이 반발하는 성명서까지 낸 상황에 복지부가 이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사협회는 "지난 2015년 1월에도 의사협회 산하 한방특별대책위원회가 정관에 맞지 않는 사업을 하는 부분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감사요청과 행정지도요청을 했지만 복지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면서 "그 사이 공정위가 조사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의 공정거래법위반을 밝혀내는 동안 보건복지부는 정기감사를 시행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며 이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한의사협회는 "공정위가 공식적으로 의사협회의 불법행위를 밝힌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복지부의 특별감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번에도 복지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직무유기 등으로 복지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요청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6-10-31 15:25:31▲진용우씨(대한한의사협회 감사)부친상=4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6일. (062)231-8901
2012-12-05 18:29:25[파이낸셜뉴스] "좋아요 한번씩 눌러주세요!" 한 20대 중반 여성 A씨가 상기된 얼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 자신의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팬들에게 한 말이다. 팬들은 스마트폰이나 PC로 틱톡에 접속, '좋아요'를 누른다. '좋아요'가 누적되면 방송 시청 순위가 올라간다. 인기가 많은 방송 진행자는 순식간에 '1만 좋아요'를 얻기도 한다. 틱톡은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또 누구든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라이브 호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스트는 일종의 생방송 진행자다. 이원 생중계와 비슷한 개념으로 틱톡 사용자들은 라이브 진행 시,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용자와 함께 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다. A씨 경우 틱톡 호스트다. 본래 직업은 한의사로, 방송 닉네임은 '차차(CHACHA)'다. '차차'는 틱톡커인 자신에 대해 "저는 2년 차 한의사로, 그리고 틱톡커로 살아가고 있는 만 25세 차차 입니다"라며 "조금 어린 나이에 한의사가 된 저는 젊음에서 나오는 밝은 에너지가 무기입니다"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한의사로서의 저는 절대 가볍지 않고, 가벼워서도 안 되는데, 틱톡으로 보이는 저의 일부가 한의사로의 차차까지 가볍게 보일까 싶어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뉴진스님·프로 복서·카이스트 교수…'본캐' 아닌 또 다른 나의 모습 '본캐', '부캐'는 원래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다. 본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평소 자신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활동할 때를 의미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스님'도 사실 민머리의 빡구 캐릭터로 친숙한 윤성호 씨의 부캐다. 그는 승려 복장을 하고 EDM 공연을 하며 'K-불교'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려경 교수의 부캐는 여자 프로복싱 선수다. 2019년 복싱을 시작한 서 교수는 2020년 프로에 데뷔했고, 3년 만에 챔피언이 됐다. 여기에 지난 5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에 임명된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역시 교수 직업을 부캐로 볼 수 있다. 그는 부캐를 활용해 공연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행사 토크쇼에 참석해 "콘서트의 가장 큰 목적인 현장감과 생동감을 살릴 수 있도록 AI 기술을 도입해 이를테면 '부캐'와 같은 콘텐츠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캐는 내 인생에서 즐거운 일탈" 직장인들 긍정적인 반응 이런 현상에 대해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코리아2020'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요즘은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이후 모습이 완전히 다르고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개인이 많아졌다"며 "개인의 취향이나 취미 등을 중시하는 덕질 문화가 중요한 사회가 되면서 이런 변화를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2024년인 지금, 뉴진스님 등 다양한 부캐가 여전히 나오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본래 직업과는 다른 캐릭터로 살면서 색다른 행복을 느끼며 인생 목표를 성취 지향에서 행복 지향으로 옮기려는 현상이 아니겠냐는 반응도 많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부캐가 있으면 확실히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캐를 뭘로 할까, 이렇게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회사 업무는 업무대로 열심히 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느낌'이 부캐의 매력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최 모 씨는 "저는 캐릭터 개념이 아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걸 부캐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부캐는 자신의 인생에서 기분 좋은 일탈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의사 겸 틱톡커 차차는 자신의 부캐에 대해 만족하고 있으며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고 말한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한의학적 지식과 건강 관련 정보를, 세계인과 공유함으로써 더욱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8 10:27:0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17일 송편을 싸든 채 최전방 15사단을 찾았다. 장병들을 만나 명절에도 복무하는 데에 사의를 표했고, 주민들에게 개방된 의무대대를 방문해 격려키도 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화천군 15사단을 방문해 군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의정갈등 공백 채우는 15사단 의무대대..尹 "앞으로 더 만들 것"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의무대대이다. 의정갈등으로 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의무대대가 개방되면서 공백을 메꾸고 있어서다. 해당 대대는 ‘승리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의료기관으로 등록돼 주변 취약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는 앞서 윤 대통령이 의무대대 의료기관 등록을 추진한 성과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사단 군인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로부터 병원이 없어 큰 도시까지 나가야 한다는 고충을 듣고 이를 추진했다. 강현우 15사단장은 윤 대통령에게 승리의원 현황을 보고하면서 “의사와 한의사 등 총 69명이 근무 중이며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소아과·안과·응급센터가 없어 군인 가족이나 지역 주민들이 1시간가량 떨어진 춘천까지 갔어야 했는데 의료기관으로 등록된 후 526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지시로 군인 가족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의료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작년 말 5사단 방문 당시 군의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안타까웠다”며 “이에 정부가 전방사단 의무대대의 의료기관 등록을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승리의원도 지역에 꼭 필요한 필수장비를 보강해 지역 의료기관으로 재탄생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추석 연휴에도 응급실에서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15사단 의무대대가 군 의료의 모범이 되도록 열심히 해달라”며 “군 가족과 지역 주민에게 의료혜택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앞으로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편 1000세트 전하며 "잘 먹어야 전투력 생긴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15사단 사령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보고 받고, 병영 환경과 관련해 장병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15사단이 6·25전쟁 당시 북한 7사단을 괴멸시켜 이승만 당시 대통령에게 승리부대로서 칭호를 하사받은 부대라는 점을 언급하며 “빛나는 역사와 명예에 걸맞게 사단 전체가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춰 마음이 든든하다”면서 “적이 도발해온다면 ‘선(先)조치·후(後)보고’ 원칙에 따라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해 적의 의지를 완전히 분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걱정 없이 임무에 전념토록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면서 구체적으로 당직근무비 인상과 특수업무수당 신설 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초급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500여명 장병들과 만나 병영 환경을 살폈다. 고향에 가지 못한 장병들을 위한 송편세트 1000개를 전하면서다. 송편세트에는 ‘국군장병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윤 대통령은 초급간부들에게 송편을 먹었는지 묻고 직접 전달한 송편부터 먹으라고 챙기면서 “추석에도 고생하는 여러분을 위해 송편을 준비해 왔다”며 “잘 먹어야 훈련도 잘하고 전투력도 생기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오지 부대들에 통조림과 전투식량 등이 부족함 없이 보급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마주한 장병들 중에는 15사단 군악대에서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김남준 상병(RM)도 포함됐다. BTS는 앞서 지난 12일 국가보훈부 ‘제복근무자 감사캠페인’에 보훈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17 21:54:0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여자아이가 할머니의 상을 당하고 상복으로 갈아입고 난 후부터 할머니 꿈을 꾸었다. 아이는 할머니 꿈을 꾸고 나면 항상 몸을 덜덜 떨고 머리를 감싸 안으면서 아파했다. 아이의 증상은 할머니 꿈을 꾸고 나서 7~8일 동안 지속되다가 그치기도 하고 혹은 3~4일 후에 그치곤 했다. 아이는 한 달에 1~2번씩, 심하면 3~4번씩 발작한 지 어느덧 3년을 넘기고 있었다. 진찰하는 의원들마다 모두들 사수(邪祟)라고 했다. 사수란 일종의 정신분열병을 일컫는 병명이었다. 아이는 여러 의원에게 그동안 먹은 처방이 많게는 100여 첩에 달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아이가 병든 지 3년이 되던 어느 날, 또다시 진료에 나섰던 한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침법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정밀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처방이 도움이 될까 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아이의 아비는 “제 여식이 병든 지 벌써 3년째입니다. 탕약은 써볼 만큼 써 봤습니다. 이제 집안에 가진 돈도 넉넉하지 않으니 약 처방 대신 침치료를 좀 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의원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고통이 너무 가련하여 5~6일 정도 침을 놓았는데 조금도 효과가 없었다. 의원은 “제 미천한 실력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라면서 침놓기를 그만뒀다. 의원은 아이의 병을 고치지 못한 속상함이 늘 마음 속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원은 우연히 한 책을 보다가 구석에 ‘몽협팔괘가지병원(夢恊八卦可知病源)’ 8글자를 보았다. 뜻을 보면 ‘꿈은 팔괘에 부합하니 가히 병의 근원을 알 수 있다.’라는 의미였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이 봤던 8글자가 이상하게도 의원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은 ‘몽협팔괘(夢恊八卦)’ 4글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의원은 항상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꿈이 팔괘에 부합한다?’, ‘꿈이 팔괘에 부합한다라?’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러던 중 의원은 어느 날 꿈을 꿨다. 의원은 꿈속에서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다행스럽게 빠져나왔는데 다리가 아픈 꿈을 꾸었다. 의원은 꿈속에서 ‘내가 물에 빠졌으니 물은 수(水)이고 감괘(坎卦)다. 그렇다면 수(水)를 사(瀉)하는 통곡(通谷)혈에 침을 놓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침으로 새끼발가락의 통곡에 침을 놓으려는 순간 잠이 깼다. 꿈에서 깨어난 아침 의원은 머리가 번뜩거렸다. 갑자기 ‘몽협팔괘(夢恊八卦)’라는 의미가 얼음 녹듯 풀렸다. 의원은 ‘그 아이는 할머니 꿈을 꾸면 항상 아팠다. 할머니는 바로 노모(老母)로 순음괘(純陰卦)에 해당한다. 그러니 바로 곤괘(坤卦)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곤(坤)은 토(土)에 속하며 장부 중에는 비위(脾胃)에 속한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의원은 혹시 아이가 비위가 약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했다. 의원은 곧장 그 아이 집에 가 보았다. 때마침 아이의 또다시 병이 발작하여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역질을 했다. 의원은 다시 복진과 진맥을 해보았다. 정말 비위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식욕부진에 소화불량도 겸해서 살이 계속 빠졌다. 의원은 “내가 다시 침치료를 해 보겠습니다.”라고 설득을 했다. 가족들은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침치료를 허락했다. 의원은 가족들과 함께 아이를 일어나 앉도록 부축했다. 그러고 나서 먼저 등에 있는 비수(脾兪)와 위수(胃兪)에 각각 7장씩 뜸을 떴다. 그리고 비경(脾經)의 토혈(土穴)인 태백혈과 위경(胃經)의 토혈인 삼리혈을 보(補)하고, 토(土)를 극(克)하는 목(木)을 사(瀉)하기 위해서 간경(肝經)경의 목혈(木穴)인 대돈혈과 담경(膽經)의 목혈인 임읍혈을 사(瀉)했다. 비위(脾胃)에 해당하는 토(土)의 기운을 보하고 토를 극(克)하는 목(木)의 기운을 깎아 내리는 침법을 구사한 것이다. 그랬더니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면서 머리를 움켜쥐고 있던 아이가 침이 찔리자마자 증상이 사라졌다. 이렇게 침치료를 반복적으로 행하자 아이의 증상은 점차 안정이 되더니 다시는 재발하지 않았다. 아이의 가족이 “어떻게 치료하신 겁니까?”라고 묻자, 의원은 “꿈이 아이를 살렸습니다.”라고 답했다.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었지만 어찌되었든지 감사함을 표했다. 옛날 의원들은 주역(周易)도 함께 공부했다. 그래서 처방이름 중에는 괘가 들어간 처방도 있다. 대표적으로 청리자감탕(淸離滋坎湯)이다. 리(離)는 삼리화(三離火)로 3수이며 화(火)에 속한다. 그리고 감(坎)은 육감수(六坎水)로 6수에 해당하고 수(水)에 속한다. 따라서 청리자감탕이란 심장의 화를 내리고 콩팥의 수를 보충해 준다는 의미다. 비염에 다용하는 여택통기탕(麗澤通氣湯)이란 처방명도 그렇다. 여기서 ‘여택(麗澤)’이란 연접한 두 늪처럼 벗을 만나 함께 공부하니 즐겁다는 뜻을 가진 ‘여택태(麗澤兌) 군자이붕우강습(君子以朋友講習)’에서 따온 말로 주역이 출전이다. 즉. 여택통기탕은 서로 인접해서 도움을 주면서 막힌 기운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다. 아이를 치료한 후로 의원은 자신의 치료경험을 의원들에게 들려주었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꿈속에서 치료법을 알게 되었다니 그게 가능이나 하단 말이요?”라고 비웃었다. 심지어 돌팔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의원은 어느 날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의원을 만났다. 의원은 친구의원에게 자신의 치료경험을 자세하게 얘기하면서 다른 의원들이 자신을 비웃어서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나 친구의원은 어릴 적 친구였기에 이 의원의 진솔함을 의심하지 않았다.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나더니 친구의원은 두 눈이 반짝이면서 “요즘 내가 김진사댁에서 3년 동안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보았는데 온갖 치료가 효과가 없었네. 나는 병의 원인을 도대체 짐작할 수 없었다네. 그런데 그 환자가 꿈속에서 항상 말이 나타난다고 했네.”라고 하는 것이다. 의원이 “맞네. 말이라면 이괘(离卦)에 해당하고 화(火)에 속하네. 그렇다면 혹시 심병을 의심해 보게나?”라고 했다. 말은 12간지 중 오(午)에 해당하는데, 오는 오행에 화(火)에 속했다. 그 친구의원은 곧바로 김진사댁으로 가서 진찰을 했다. 그랬더니 환자는 가슴의 정 중앙부위인 전중혈에 압통이 심했고, 혀는 혓바늘이 돋으면서 붉었다. 평소 진찰을 할 때 놓쳤던 부분이었다. 친구의원은 ‘심화(心火)로구나.’라고 생각하고 손바닥의 소부혈과 손목의 신문혈에 침을 놓았다. 그랬더니 환자는 침만 맞고서도 증상이 좋아졌다. 심화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친구의원은 더불어서 심장의 화를 사하는 사심탕(瀉心湯)을 처방해 주었다. 친구의원은 돌아오는 길에 의원을 찾아와 “몽협팔괘. 꿈이 내가 놓쳤던 부분을 살펴보게 해 주다니 신기하네. 정말 신기하네.”라고 하였다. 사실 이러한 인과관계가 현실적으로 전혀 성립하지 않을지언정,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던 것은 이 의원들이 어떻게든지 환자를 치료해야겠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혹은 ‘병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날마다 고민한 결과였을 것이다. 몽협팔괘(夢恊八卦)는 어떻게 보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꿈 이야기에까지 귀를 기울인 것이다. 옛날에는 병의 원인을 찾고자 하는 절실함에 환자의 꿈 이야기라도 허투루 듣지 않았던 것이다. * 제목의 ○○은 ‘팔괘(八卦)’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명의경험록> 有一家女兒, 遭其祖母喪, 自其成服后, 夢其祖母, 則必發寒戰頭痛, 或七八日而止, 或三四日而止, 或一月一二巡, 或一月三四巡, 如是而奄過三年. 其間服藥, 多至百餘貼而无效. 余於其時, 略知針灸, 糟粕而未嘗下手於人矣. 㦖其痛狀, 治以邪祟, 行針五六日, 小無分效, 因以停針, 而一段憤惜, 恒在方寸矣. 偶見一處方書, 邊地有八字, 曰夢恊八卦可知病源云云, 則暗合此兒之病, 而莫究其夢八卦四字之義, 而念念在玆矣. 一朝忽然氷解, 其義曰, 屬於老母, 而此兒夢其祖母而必病, 祖母卽老母也, 此非恊於坤卦乎, 坤屬土也, 而臟腑中脾胃屬土, 則此非病源乎. 中心欣然, 卽往病家, 則兒病時起, 方在苦劇, 扶以起坐, 先灸脾胃兪各七壯, 針其經, 補土穴瀉木穴, 則其病應手如失. 其後遇鄭萬學者, 乃俗醫中有名也, 備語此方, 則亦心欣聽之曰, 余於光州金進士家, 有三年之病, 百方無效, 而夢中常見白馬云云, 以此解彼耶, 曰然矣, 离屬火而心小腸亦屬火, 則此非病源乎, 以此推之, 安有不應也. 其人去于金家, 以此治之, 亦卽差. 來路訪余曰, 其方妙哉妙哉. 中古羅州安洞鄭醫驗方. (한 여자 아이가 할머니 상을 당하고 성복후부터 할머니 꿈을 꾸면 덜덜 떨고 머리가 아팠는데 7~8일 후에 그치기도 하고 혹은 3~4일 후에 그치곤 했으며, 한 달에 1~2번에서 3~4번씩 발작한지 어느덧 3년을 넘기고 있었다. 그동안 먹은 약이 많게는 100여 첩에 달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나는 그 당시에 침구법을 대강 알았지만 정밀하지 않아서 침을 놓지는 않았다. 그 아이의 고통이 너무 가련하여 사수를 치료하기 위해 5~6일 정도 침을 놓았는데 조금도 효과가 없기에 침 놓기를 멈추었고 한편으로는 고치지 못한 속상함이 늘 마음속에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책을 보다가 구석에 ‘몽협팔괘가지병원’ 8글자를 보았는데 은연중에 그 아이의 병에 맞는 듯하나 ‘몽협팔괘’ 4글자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그 의미가 얼음 녹듯 풀렸다. 그 아이의 병은 노모 때문이다. 할머니 꿈을 꿀 때마다 앓는데 그 할머니가 바로 노모였다. 이는 곤괘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곤은 토에 속하며 장부 중에는 비위가 토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것이 병의 원인이지 않겠는가? 기쁜 마음으로 곧장 그 아이 집에 가니 마침 아이의 병이 발작하여 괴로워하고 있었다. 일어나 앉도록 부축한 후 먼저 비수와 위수에 각각 7장씩 뜸을 뜨고 그 경맥에 침을 놓되 토혈은 보하고 목혈은 사했더니 손길이 닿는 대로 증상이 사라졌다. 그 후로 정만학이란 유명한 의원을 만났는데 치료방법을 자세히 얘기했더니 그도 눈을 반짝이며 듣고는 “내가 광주 김진사댁에서 3년 동안 앓고 있는 환자를 보았는데 온갖 치료가 효과가 없고 꿈속에서 만날 백마를 보았다고 합니다. 같은 경우가 아니겠습니까.” 하니, 내가 “맞습니다. 이괘는 화에 속하며 심과 소장도 화에 속하니 이것이 병의 원인이 아니겠습니까? 이 방법을 적용해보면 어찌 반응이 없겠습니까.”라고 말하였다. 그 의원이 김진사댁으로 가서 이 방법으로 치료했더니 즉시 나았다. 돌아오는 길에 나를 찾아와 “그 처방 신기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라고 하였다. 옛날 나주 안골 정의원의 경험방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9-10 09:38:2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조선 말기 김홍륙이란 자가 있었다. 그는 한양 정동에 살아서 사람들은 정동대감이라고 불렀다. 김홍륙은 1896년 2월 고종의 아관파천 이후 고종 옆에서 통역을 담당했다. 그는 당시 유일한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알아서 승승장구했다. 러시아공사에도 조선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김홍륙을 더더욱 필요로 했다. 급기야 김홍륙은 각종 이권을 러시아에 넘겼고 고종에게도 함부로 대했다. 그래서 고종은 아관파천 후 1년 정도 지난 뒤에 환궁을 하고 나서 김홍륙을 처단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김홍륙은 신하들의 상소로 인해서 파면을 당하고 곤장 100대를 맞고서 흑산도로 유배된다. 앙심을 품은 김홍륙은 고종을 독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김홍륙은 유배를 떠나기 전에 손주머니 안에서 아편 1냥을 꺼내서 심복인 공흥식에게 전하면서 나지막하게 “이 아편을 어선(御膳)에 몰래 섞어서 올리도록 하게나.”라고 했다. 공흥식은 “염려마십시오. 차질없이 행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공흥식은 이 거사를 김종화에게 맡겼다. 김종화는 일찍이 보현당(寶賢堂)의 창고지기로서 임금에게 바치는 서양요리 전담 요리사였다. 일전에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쫓겨난 상태였기에 역모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공홍식은 김종화에게 은화 1000원을 주고 포섭했다. 김종화는 고종의 생일날 고종이 마시는 커피에 아편을 넣을 계획을 세웠다. 당시 고종은 커피를 즐겼다. 고종은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무르는 동안 커피를 처음 마셔본 이후 계속해서 커피를 즐겨 마셨다. 1898년(고종 35년) 9월 12일, 김종화는 고종이 마시는 커피에 아편을 넣었다. 아편은 특이한 맛이 있으면서 강한 쓴맛이 난다. 그리고 물이나 술에 잘 녹는다. 그러니 커피에 아편을 넣어서 녹이면 커피의 쓴맛 때문에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고종은 평소에 마시는 커피맛이 아니었기에 “오늘은 커피맛이 다르구나.”라고 하면서 몇 번 맛을 보고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반면에 커피 맛을 잘 몰랐던 세자는 모두 마셨고, 결국 구토를 하고서 쓰러졌다. 바로 그 유명한 독다사건(毒茶事件)이었다. 당시 고종은 43세, 세자는 25세였다. 궁내부 대신 이재순이 고종에게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방금 삼가 듣건대, 전하와 태자가 동시에 수라를 통해 건강을 해쳤다고 하는데, 수라를 진공할 때 애당초 신중히 살피지 못했음에 너무나 놀랍고 송구하옵니다.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법부로 하여금 철저히 조사하게 하여 나라의 형률을 바로 잡게 해야 합니다.”라고 하자, 고종은 엄한 목소리로 “이 사건을 경무청으로 하여금 근본 원인을 엄히 밝혀내게 하겠다.”라고 하였다. 결국 경무청의 조사를 통해 사주한 인물이 김홍륙이란 것이 밝혀졌다. 경무청은 관련된 범인들을 모두 잡아냈고 이들을 사형에 처했다. 마약 커피를 마시지 않은 고종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세자는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세자는 며칠동안 드러누워 혈변을 봤고 치아가 모두 빠졌다. 세자는 결국 젊은 나이에 틀니를 끼게 되었다. 훗날 순종왕이 되어서도 자녀가 없는 이유가 아편독으로 인해서 생식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렇다면 아편으로 독살이 가능한 것일까? 아편은 다른 마약류에 비해서 약성이 강해서 적은 양이라도 한꺼번에 복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공흥식이 김홍륙에게 건네 받은 아편이 1냥이니 37.5그램이었다. 아편은 한번에 2그램 정도면 깊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하는 양으로 그 이상의 양이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김종화가 커피에 얼마만큼의 아편을 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치사량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양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역사적으로 보면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로 인해서 나라의 주권이 박탈되자 <매천야록>을 지은 구한말의 재야 문인인 황현은 소주에 아편을 섞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가 있다. 황현은 당시 아편에 중독되어 있었는데, 그가 지은 <매천집>에는 다음과 같은 싯구가 있다. ‘아편을 탄 술은 달기가 꿀과 같네[아연지주(鴉烟之酒) 감지약밀(甘之若蜜)]’라는 내용이다. 아편은 양귀비(앵속각)의 덜 익은 씨앗의 꼬투리에서 유액을 말려 농축한 것이다. 당시 조선에는 양귀비가 많았다. 양귀비는 앵속각이라고 해서 약으로도 사용했는데, 기침, 천식에 효과적이었고 특히 지사제로도 썼다. 당시 조선에서는 양귀비는 마약보다는 가정상비약의 인식이 강해서 양귀비를 기르는 것을 특별한 단속하지 않았다. 현재는 양귀비는 마약류로 분류되어 재배 및 약용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아편과 같은 일부 마약류는 철저한 관리하에 의약품으로 허가되어 있다. 조선 후기만 해도 아편은 조선에서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청나라에는 일찍이 서양에서부터 아편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1840년 헌종 6년에 중국을 다녀온 사신의 보고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중국에 들어온 서양 사람이 아편(鴉片)을 몰래 가져와 몸과 목숨을 상해하는데, 그 해독(害毒)을 입은 어리석은 백성이 유혹을 받고 심하면 가산을 탕진하고 생명을 손상하기에 이르러도 뉘우쳐 고칠 줄 모르므로 황제가 진노하여 여러 번 유지를 내려 엄히 금지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청나라는 영국에서부터 들어온 아편으로 인해서 엄청난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다. 1840년에는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청나라 사람들이 빼앗아 불태워 아편전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아편을 금하고 있었다. 1848년(헌종 14년)에는 조선의 통역관 중 한 명이 아편 연기를 빠는 기구를 중국에서 가져오다가 의주에서 잡히자 사형을 시키고자 했으나 특별한 법령이 없어서 사형은 면하고 추자도로 종으로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은 누구나 아편을 피웠다. 1872년(고종 9년) 청나라를 사신으로 다녀온 민치상이 고종에게 다음과 같이 고하기도 했다. “전에는 아편연(鴉片烟)을 피우는 자가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워서 아편을 피우는 도구들을 비밀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보니 오히려 아편을 피우지 않는 것을 수치로 여기고 있었으며 아편을 피우는 도구를 아무렇게나 마구 팔고 있어도 금지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관에서 세금을 걷고 있기까지 하였습니다.”라고 했다. 아편연은 아편을 곰방대에 넣어서 담배처럼 피우는 것을 말한다. 구한말 이후 조선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아편이 보편화되었다. 아편은 일본이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주요 수단이 되어 한반도내에서 직접 양귀비를 다량 재배해서 아편을 만들었다. 당시 아편은 모르핀 진통제로서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었다. 노동자들은 조금만 아파도 모르핀을 맞았다. 심지어 아편은 밭일을 나가는 여성들이 아이들을 손쉽게 재울 수 있는 특효약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당시 조선에도 아편 중독자들이 상당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편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고, 아편은 일국의 왕을 독살시키는 독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아편은 마약의 심각한 폐해 때문에 철저한 단속을 한다고 하지만, 최근에 다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땅에는 다시 새로운 아편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제목의 ○○은 ‘아편’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고종실록> 고종 35년 1898년 9월 12일. 陰曆本年七月十日, 金鴻陸承流配詔勅, 同日發配之路, 暫住金光植家, 搜出一兩鴉片於所携手帒, 猝發凶逆之心, 給付所親人孔洪植, 密嗾調進於御膳矣. 陰曆七月二十六日, 洪植逢金鍾和, 備說受嗾於鴻陸之狀, 以此藥物調進於御供茶, 則當以一千元銀酬勞云. 鍾和曾以寶賢堂庫直, 御供洋料理擧行, 因不善擧行而見汰者也. 卽袖該藥入廚房, 投下珈琲茶罐, 竟至進御. (음력으로 올해 7월 10일 김홍륙이 유배 가는 것에 대한 조칙을 받고 그날로 배소로 떠나는 길에 잠시 김광식의 집에 머물렀는데, 가지고 가던 손 주머니에서 한 냥의 아편을 찾아내어 갑자기 흉역의 심보를 드러내어 친한 사람인 공홍식에게 주면서 어선에 섞어서 올릴 것을 은밀히 사주하였다. 음력 7월 26일 공홍식이 김종화를 만나서 김홍륙에게 사주받은 내용을 자세히 말하고 이 약물을 어공하는 차에 섞어서 올리면 마땅히 1,000원의 은으로 수고에 보답하겠다고 하였다. 김종화는 일찍이 보현당의 창고지기로서 어공하는 서양 요리를 거행하였었는데, 잘 거행하지 못한 탓으로 태거된 자였다. 그는 즉시 그 약을 소매 속에 넣고 주방에 들어가 커피 찻주전자에 넣어 끝내 진어하게 되었던 것이다.) <헌종실록> 헌종 6년 1840년 3월 25일. 首譯別單. 전략. 西洋人入中國者, 播傳邪敎, 陷溺人心, 挾帶鴉片, 戕害身命, 而愚氓之受其毒者, 始則被人引諉, 繼則習染邪說, 甚至蕩産戕生, 罔知悛改, 皇帝震怒, 屢下諭旨, 嚴加禁斷. 上自朝官, 下至軍民, 以此獲罪, 不下屢萬. (수역의 별단에 이르기를, 전략. 중국에 들어온 서양 사람이 사교를 퍼뜨려 인심이 빠져들고, 아편을 몰래 가져와 몸과 목숨을 상해하는데, 그 해독을 입은 어리석은 백성이 처음에는 남의 유혹을 받고 이어서 사설에 물들어 심하면 가산을 탕진하고 생명을 손상하기에 이르러도 뉘우쳐 고칠 줄 모르므로, 황제가 진노하여 여러 번 유지를 내려 엄히 금지하였습니다. 그래서 위로 조관으로부터 아래로 군민에 이르기까지 이 때문에 죄받은 자가 수만 명에 밑돌지 않습니다.) ○ 헌종 14년 1848년 5월 9일. 命秋曹囚朴禧英, 減死爲奴于楸子島. 禧英, 象譯流也, 鴉片烟取吸器具, 被捉於灣府, 而用律無可據, 有是命. (추조의 수인 박희영을 사형을 감면하여 추자도에 보내어 종을 삼으라고 명하였다. 박희영은 역관배인데 아편 연기를 빠는 기구를 가져오다가 만부에서 잡혔으나 의거할 율문이 없으므로 이 명이 있었던 것이다.) <승정원일기> 고종 9년 1872년 4월 4일. 致庠曰, 전략. 且鴉片烟之無人不吸, 大可憂憫, 前日則吸之者, 恐或人知, 祕其烟具, 今行見之, 反以不吸爲恥, 烟具亂賣, 非徒不禁, 至有自官征稅, 其習俗之漸變, 於此可見矣. (민치상이 아뢰기를 “전략. 또 아편연을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었는데 크게 걱정할 만하였습니다. 전에는 그것을 피우는 자가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워서 아편을 피우는 도구들을 비밀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행으로 가서 보니 오히려 아편을 피우지 않는 것을 수치로 여기고 있었으며, 아편을 피우는 도구를 아무렇게나 마구 팔고 있어도 금지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관에서 세금을 걷고 있기까지 하였으니, 그들의 습속이 점차 변하고 있음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9-04 13:38:45[파이낸셜뉴스]수협중앙회와 Sh수협은행이 강원 삼척과 양양지역에서 어촌경제 활성화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 행사를 개최했다. 1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강신숙 수협은행장이 지난 7월 27일 삼척원덕수협에서 조합 내 저소득 어업인 100가구에 100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랑海 온정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사랑海 온정나눔 행사는 기후변화와 수온상승에 따른 수산물 어획량 급감과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지원하는 수협은행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수협은행은 이날 행사에서 삼척지역 어르신을 위한 무료 한방진료봉사도 운영했다. 이날 한방진료봉사에는 한방의료자원봉사단 소속 한의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마을 어르신 1백여 명에게 건강상담과 침술, 뜸시술 등 다양한 한방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울러 ‘2024년 수협은행 썸머페스티벌’이 개최된 양양에서 초청고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페스티벌 개최에 적극 협조해 준 양양군수협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강신숙 행장은 양양군 남애초등학교에 학교 발전과 우수학생 학업지원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하고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 행복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해양환경오염 예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번 썸머페스티벌 기간 해양쓰레기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해양사진전’을 개최하고, 남애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민의 캠페인 동참을 유도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이 늘고 있는 양양군내 해수욕장에 대형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기증했다. 노동진 회장은 “최근 수온변화에 따른 수산자원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동해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많은 어업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바다와 어촌이 가진 잠재력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수협이 앞장서고 ‘어업인이 부자되는 어부(漁富)의 세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8-01 12:01:13[파이낸셜뉴스]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그룹은 주말인 13일 계곡이 깊기로 유명한 경남 밀양시 단장면 삼거마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고 14일 밝혔다. 그린닥터스는 지난 2012년 여름에도 삼곡리에서 봉사 활동해 12년 만에 다시 찾았다. 섭씨 30도에 이르는 삼복 무더위 속에 이뤄진 의료봉사에는 그린닥터스 재단 정근 이사장(전 부산대의대 안과교수)를 비롯해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 이명기 부원장(신경외과), 조정미 재활의학과 과장 등 온종합병원 의료진, 한의사 최철호 원장 등 5명의 의사들이 참여했다. 또 정복선 이사, 주연희 부장 등 온종합병원 간호부 수간호사 20명을 포함해 물리치료사 3명, 김우택 전략본부장 등 온종합병원 40명, 김승희 부이사장, 박명순 사무총장 등 그린닥터스 회원 40명 등 모두 80명이 여름 삼거마을 의료봉사에 동참했다. 114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거교회에 차린 그린닥터스 임시진료실에는 대부분 팔순을 넘나드는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찾아왔다. 전체 80가구의 주민들은 대개 고령에다 오랜 농사일에 지쳐 무릎이나 허리, 어깨, 팔다리 통증과 눈 질환을 많이 호소했다. 고령이어서 대개 혈압도 정상치보다 높았다. 무릎이 너무 아파 멀리 밀양시내 병원까지 가려고 했다는 팔순 할머니는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고급 영양제 수액을 맞으며 연신 그린닥터스 봉사단에게 고마워했다. 며칠 전 모처럼 청국장을 끓인다고 오랫동안 무릎을 급힌 채 일했더니 무릎통증이 더 심해졌다는 이 할머니에게 윤성훈 진료원장은 가급적으로 무릎을 굽히거나 쪼그려 앉은 채 오랫동안 일하지 말라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일흔여섯 한 주민은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12년 전에도 여기 삼거마을에 오셔서 주민들에게 안과, 정형외과 등 무료 진료봉사를 했는데, 또다시 보니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년 세월동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셨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다보니 마을이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을청년회장의 나이가 예순여덟 살이라는 한 어르신의 말에 지방소멸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시골에서는 안과 의사를 만나기 쉽지 않아, 매번 농어촌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가면 안과 진료소로 주민들이 많이 물려온다”며 “단 하루 개설되는 임시 진료소이다 보니, 외래진료를 마치면 반드시 백내장과 녹내장이나 안구건조증 등에 대한 간단한 관리요령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또 거동이 불편해서 임시 진료소 방문이 어려운 어르신 2명의 집을 찾아가 왕진봉사도 펼쳤다. 올해 마흔넷 할머니는 무릎이 안 좋아 거동만 불편할 뿐 인지기능은 흐트러짐 없이 좋았다. 고령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는 머리맡에 월별 계획표를 만들어놓고 하루 일정을 촘촘하게 관리할 정도로 정신건강은 양호했다. 두 번째 왕진 간 아흔 넘은 부부는 두 분 다 건강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는 콩팥이 나빠 투석을 받고 있었다. 거동 불편한 할아버지는 귀가 어두워 필담으로 겨우 의료진과 소통했다. 할아버지는 무릎 통증과 함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발바닥 감각까지 무뎌진 할아버지는 신경외과전문의인 이명기 부원장과 재활의학과 조정미 과장이 진료했다. 할아버지는 집을 나서는 의료진에게 “누추한 집에까지 직접 오셔서 아픈 데를 보살펴주니 뭐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땀 흘리며 진료 봉사하는 온병원그룹 의료진과 진료실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현장서 직접 만든 미숫가루 음료와 시원한 수박을 제공했다.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의료봉사에 동참한 그린닥터스 학부모회원들은 진료실이 설치된 교회 식당에서 국수를 삶아 삼거마을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했다. 삼거교회 박래환 담임목사는 "삼곡마을 주민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아픈 데를 달고 살지만 워낙 산골이어서 의료기관 이용이 쉽지 않은데 의료봉사단체가 와서 왕진봉사까지 해주니 너무 고맙다"면서 "사실 어르신 상당수가 독거노인이어서 도시 봉사단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이 큰 위로를 받게 돨 것"이라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삼장면 삼거마을 봉사를 끝내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마철에 복숭아 수확기를 놓칠까 발을 동동 구르는 과수원을 찾아가 농촌일손 돕기에 나섰다. 30여명의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삼랑진읍 우곡리 만어농장에서 폭염에 습도가 높아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땅까지 질척거리는 과수원에 들어가 일손 부족으로 미처 따지 못한 조생종 홍백도 복숭아 수확을 거들었다. 만어농장 측은 “오늘밤에 장맛비 소식까지 겹쳐 남은 복숭아는 포기할까 했는데, 도시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한 해 흘린 땀이 헛되지 않게 됐다”며 그린닥터스 봉사단에 거듭 고맙다고 인사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7-14 10:36:27【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집단 휴진 예고에 따라 울산시는 10일 의료법에 따른 '진료 명령'을 발령했다. 휴진 예정일인 오는 18일에는 '업무 개시명령'을 발령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업무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 집단 휴진 결정 시 울산광역시장은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 따라 모든 의원급 의료기관(632곳)에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하게 된다. 구청장과 군수도 같은 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집단 휴진 당일에 업무 개시명령을 하고, 의료기관 휴진이 확인되면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한다. 의료기관 개설자가 업무 개시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업무정지 처분과 함께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동네 병의원으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경증·비응급환자 진료 불편 최소화를 위한 비상 진료에도 적극 대응키로 했다. 평일 야간과 주말에 문을 여는 병의원,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시간 진료 정보를 응급의료포털, 해울이콜센터, 시와 구·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한다. 보건소 연장 진료와 함께 약사회, 한의사회와 사전 협의해 확보한 약국(50곳), 한의원(27곳)의 평일 야간과 주말 진료도 상황에 따라 시행한다. 한편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지역 의료계에 의료 현장을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김 시장은 서한문에서 "무엇보다 환자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켜주고 계시는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울산대병원 전공의 공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동네 병의원까지 집단 휴진을 예고해 진료 공백 확산 우려와 시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진료 명령을 발령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 진료는 의사만의 고유한 권리이자 숭고한 의무이므로, 의료현장을 비우지 말고 시민 생명과 건강을 꼭 지켜달라"라고 당부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6-10 16:3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