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5일 미국 대선 투표에 맞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렸다.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불과 6시간 전이다. 미 대선을 전후로 북핵 고도화를 고리로 북미협상 레버리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수위 도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날 도발은 '예고편'이며 차기 대통령이 확정된 이후 추가 미사일 도발이나 제7차 핵실험 감행으로 북핵을 둘러싼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도발로 인한 북한의 노림수는 2가지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바라며 다시 ‘탑다운’ 담판에 나서는 것,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받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34분쯤 북한이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여러 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신형 ICBM 화성-19형 1발 시험발사 후 불과 닷새 만의 도발이다. 도발 간 시차가 짧은 이유는 5일(현지시간) 진행되는 미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 북미정상회담을 이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북미 군축협상 재시도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들을 내놨다. 미 대선 전후로 ICBM 시험발사, 나아가 7차 핵실험까지 위험천만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다. 이 같은 시각에서 이번 SRBM 발사는 새로운 미 대통령 선출과 그 이후까지 이어질 도발들의 시작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을 노리고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부각하는 것”이라며 “현 바이든 정부의 (확정억제 집중) 대북정책과의 차별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도 북한이 트럼프 재집권을 상정하고 북미협상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친서를 교환하며 협상 가능성을 이어가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혼란을 겪었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북한의 속셈과 향후 행보를 예측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시하는 건 북러 군사협력이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만큼, 반대급부로 첨단무기 기술이전이 이뤄질 공산이 커서다. 미국 겨냥 도발을 통해 간접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과시할 수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면담을 했다는 점에서 파병의 대가를 무엇으로 할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략대화를 위해 방러해 8일 동안이나 체류 중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한 게 확인될 경우 우리 정부는 우크라에 무기를 지원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은 물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유럽연합(EU) 등과 공조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종윤 기자
2024-11-05 16:28:27[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규모 파병을 한 데 이어 역대 최장 비행기록을 세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는 등 국제사회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한국·미국·일본이 공동대응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장은 규탄과 함께 제재를 가하고, 북한군 전투 투입이나 러시아의 첨단무기 기술이전 등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추가 대응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우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일 북한이 전날 ICBM 발사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통화로 협의를 거쳐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ICBM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긴밀히 나아가고,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이 되는 불법적 수익을 창출하는 걸 차단키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불법 무기 이전과 북한군 파병 포함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일은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를 열어 북한군 파병을 규탄하고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번 ICBM 도발에는 3국 외교장관이 나서 공동성명을 낸 것이다. 한미일이 각급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며 북러 위협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기다 한미 양국은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2+2 외교·국방장관회의를 열어 북러 군사협력의 향후 전개에 맞춘 대응조치들을 강구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공동성명에선 “러북 안보협력 확대로 인한 도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식별했고,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지원을 면밀히 주시하고 추가 공개키로 했다”며 “현 독자제재 체제를 이행하고 더 이상의 불법적이고 무모하며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억제키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추진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간 한미는 안보리 대북제재 외에 독자제재를 가해왔다. 여기에 더해 우리 정부는 전날 미사일 생산에 쓰이는 품목 15개 수출통제에 나선 데 이어 이날에는 미사일 개발과 외화벌이에 관여한 개인 11명과 기관 4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추가로 가했다. 탄도미사일 생산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이다. 정부는 이런 조치들을 미국을 위시한 우방국들도 협력토록 협의하고 있다. 한미 공동성명은 협력 제재 방침을 확인해준 것이다. 한미는 우크라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8000여명이 조만간 전투에 투입될 예정임을 알리고,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맞춰 대응조치에 나선다는 경고도 내놨다. 러시아가 북한에 ICBM과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무기 기술이전이나 경제적 지원 등 어떤 반대급부를 내줄지가 관건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으로 인한 안보 위협이 가중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내에서까지 한국의 자체핵무장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여론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조·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언급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표현해 우회적으로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사국들의 합의가 필요한 공동성명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쓰였다. 한미일 외교장관의 ICBM 규탄, 한미 외교·국방장관의 북한군 파병 반발 공동성명 모두 마찬가지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01 17:41:13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명분은 살리고 확전은 막기 위한 계산된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방공망 등 군 시설로 공격 목표를 제한한 것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충돌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게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이번 공습 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처음으로 시인했으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제할 것을 경고한 이란의 핵시설 공격을 감행하지 않은 것을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에 공군기와 무인 드론 등 100여대를 동원해 이라크와 시리아 영공을 통과하면서 1600km 떨어진 이란을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원 4명이 사망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제한된 공습은 미국 대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나 핵 시설 공격을 자제한 것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를 보고 다음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이번 이스라엘의 선택은 미국이 심하게 압박을 가하면 여전히 이스라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윤재준 기자
2024-10-27 18:05:01[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명분은 살리고 확전은 막기 위한 계산된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방공망 등 군 시설로 공격 목표를 제한한 것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충돌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게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이번 공습 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처음으로 시인했으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제할 것을 경고한 이란의 핵시설 공격을 감행하지 않은 것을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에 공군기와 무인 드론 등 100여대를 동원해 이라크와 시리아 영공을 통과하면서 1600km 떨어진 이란을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원 4명이 사망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제한된 공습은 미국 대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나 핵 시설 공격을 자제한 것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를 보고 다음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이번 이스라엘의 선택은 미국이 심하게 압박을 가하면 여전히 이스라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미국의 자제 촉구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확전을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양국간 조율로 역내 재앙과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초래할 조치는 피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 진단이다. 또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에서 방공 무기들을 주로 겨냥하는 등 자제를 보인 것이 앞으로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과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투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스라엘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대로 석유와 원자력, 민간 시설들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란도 이번 이스라엘 공습이 큰 효과를 없었다고 일축해 제한적인 대응이나 대응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포천은 작전명 '회개의 날들'로 불린 이번 공습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란도 공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분명히 과시했으며 "공은 이란에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의 미국 우방국들이 이스라엘의 이란 주권 침해를 규탄했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수준에는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 관리들이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7 14:21:20[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장본인이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이끌었던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중동 갈등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 등 서방은 하마스의 즉각적인 인질 석방과 종전을 강조했지만, 이스라엘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은 추가적인 저항을 예고했다. 서방, 신와르 사망 환영 '전쟁 끝내야'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정치국장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했다. 당시 하마스는 신와르의 지도에 따라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미국 국적자 46명을 포함하여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신와르는 지난 7월 31일에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예 정치국장이 이스라엘의 공작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건으로 사망하자 후임 정치국장에 올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내고 "하마스는 이제 10월7일 같은 또 다른 테러를 감행할 능력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은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좋은 날"이라며 밝혔다. 그는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신와르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었으나 이제 그 장애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마침내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신와르의 죽음으로 지난해 10월7일 학살 주범이 몰락했다"며 "이제 새로운 단계가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인질의 석방과 즉각적인 휴전 선포, 가자지구 재건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전쟁 끝나지 않았다"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침공한 뒤 빠른 속도로 하마스 전투 병력을 제거했지만 신와르를 잡지 못해 승리 선언을 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17일 성명에서 신와르 제거가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가자지구 작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인) 인질의 귀환과 하마스 통치의 교체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기준으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스라엘 인질은 약 107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소 3분의 1은 이미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저녁 연설에서 "하마스는 더는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며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에게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면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신와르는 여러분의 삶을 망쳤고, 그는 자신이 사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어두운 굴에 숨어지냈다"며 "그는 우리 군인들에게 겁을 집어먹은 상태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하마스 대원들에게 "여러분의 지도자들은 도망치고 있고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들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던 이스라엘은 영구적인 가자지구 주둔을 주장하면서 가자지구를 계속 비무장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영구적으로 휴전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보도에서 비록 신와르가 죽었다고 해도 양측의 기본 입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란 중심 '저항의 축'위태하마스를 비롯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무장조직으로 '저항의 축'을 형성해 중동 정세에 개입했던 이란은 하마스 수장이 또 다시 사망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아미르 사이에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7일 신와르 사망과 관련해 "저항 정신이 거세질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은 지난 7월 31일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에서 폭사하고,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이었던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자 이달 1일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일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임명된 하심 사피에딘을 겨냥해 공습을 가했고, 8일 발표에서 사피에딘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신와르까지 사망하면서 저항의 축에서 양대 세력을 형성했던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지도부 공백에 빠졌다. 아울러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후티 반군 거점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은 이례적으로 전략 자산에 속하는 'B-2' 폭격기까지 동원해 공습을 강화했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6일 발표에서 후티 반군 지하 무기고 폭격에 B-2를 투입했다며 "언제든, 어디든, 필요할 때 이러한 목표물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미국의 글로벌 타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는 신와르 사망이 저항의 축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에 가장 가까운 하위조직이 하마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와르가 사망한 만큼 이란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지도부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휴전과 인질 석방을 통한 중동 긴장완화를 원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동시에 이란과 대리세력들이 이스라엘과 싸우고자 하는 욕구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18 08:20:38[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180여개를 쏜 후 이스라엘이 맞보복을 예고해왔으나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보복을 늦추면서 그 시기와 규모가 어떨지 추정을 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배치된 유엔평화유지군을 공격하면서 철군을 요구하고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보다는 군사와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소식통을 전했다. 그러면서 예상 시기는 이날 미국 정부가 발표한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이스라엘 배치 계획 완료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스라엘의 이란의 석유 시설 공격으로도 중동을 포함해 국제 정치와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예상되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있을 경우 다시 맞받아칠 것이라고 경고해왔으며 이럴 경우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원유 가격 상승으로 11월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소비자 유가까지 올라간다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스카이는 전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감행할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해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이슈인 경제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타격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시사하자 곧바로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보망이 이란에 매우 깊게 침투해있어 이란 정부나 인프라를 겨냥하는 예상치 못했던 비밀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뉴스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어떻게 보복을 할지를 보안 속에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장관들에게 보낸 동영상에서 “말을 적게하고 행동을 늘려라”라고 주문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군 사드의 이스라엘 배치 계획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기 변수가 됐다며 완료 이후를 예상했다. 사드 배치로 이란의 미사일 보복에 대한 방어망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배치된 유엔 평화유지군의 철수를 압박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연설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제 헤즈볼라의 요새와 전투 지역에서 유엔군을 철수할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군은 전부터 이를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계속 거절당했다”면서 유엔군 주둔이 “헤즈볼라 테러리스트에게 인간방패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전차 2대가 레바논 라미야 지역의 유엔군 기지 정문을 부순 뒤 기지로 진입했다며, 약 45분 동안 머물다 떠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지난 10일 레바논 국경도시 나쿠라의 유엔군 진지에 전차포를 발사해 관측탑을 파괴했다. 당시 공격으로 인도네시아 국적의 유엔군 2명이 다쳤다. 나쿠라 인근에서는 11일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가운데 1명의 유엔군이 유탄에 맞아 수술을 받았으며, 스리랑카 국적 유엔군 2명이 관측소 인근 포격으로 다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박종원 기자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14 10:32:04[파이낸셜뉴스]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4%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더 이상 추가 하락은 없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처음으로 가자 전쟁 휴전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레바논 전쟁 휴전 협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헤즈볼라 부사무총장 나임 카셈은 "우리는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주도하는 휴전 달성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전이 일단 확고하게 자리 잡고, 외교로 이를 협정화하면 그때 가서 모든 다른 세부 조건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가자 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면서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이튿날인 8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공방을 주고받기 시작한 이후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 공습으로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뒤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이스라엘이 지상군까지 투입하자 이런 조건을 내던졌다. 헤즈볼라의 조건 없는 휴전 시사에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77.1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5달러(-4.63%) 하락했다.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한 달여 만에 배럴당 80달러선 위로 올라간 지 하루 만에 다시 배럴당 7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3.5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57달러(-4.63%) 떨어졌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입장을 전환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데다 이스라엘도 외교적 해법에는 관심이 없어 당장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제시되면서 국제 유가 하락은 멈췄다. 실제 헤즈볼라는 이날 휴전 협상 용의를 내비치면서도 이번 전쟁 개전 이후 최대 규모 도발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주요 대도시인 하이파와 키리야트를 향해 대대적인 로켓 공격을 퍼부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09 02:15:19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권 재창출에 각각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에 따라 파이낸셜뉴스는 7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미 동맹외교의 방향성과 북핵 공조 등을 포함해 우리가 떠안을 수 있는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트럼프 리스크? 방산은 오히려 기회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에선 '트럼프 리스크'라는 표현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세워 우방국들에 비용 청구서를 들이밀며 등한시했던 기억이 생생해서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마주해 위험천만한 '톱다운' 협상을 벌이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로 좁혀 보면 트럼프 정부는 한미 방위비분담금을 무려 5배나 인상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내놓으며 주한미군 철수 으름장을 놨다. "한국은 부자나라"라며 청구서를 내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확장억제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빼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현재의 공고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이 벌써부터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실도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트럼프 리스크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미국 대선과 관계없이 안보태세에 흔들림은 없다고 장담하는 근거들이 있다. 먼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이뤄져 흔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두 차례 방미해 도출해낸 한미 워싱턴선언과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가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핵 기반 일체형 확장억제, 한미일 연합훈련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이 꼽힌다.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청구하는 등으로 부담은 다소 늘 수 있어도 확장억제가 크게 약화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미 트럼프 1기 정부를 겪었던 만큼 정책 기조를 예상할 수 있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의 달라진 면면도 조현동 주미대사가 앞장서 아웃리치(적극적 소통·접촉)를 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적극 소통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방위산업에는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방국 중시 외교기조를 이어받으면서 무기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우방국을 홀대해 각자도생 분위기를 조성하면 전 세계에 자강론이 퍼지면서 무기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무기 현대화 수요가 많고 자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방산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납기도 잘 맞추다 보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러 위협, ‘트럼프 현상변경’ 필요방산과 함께 우리나라에 '트럼프 찬스'로 여겨지는 건 최대 안보위협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약화 가능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북미정상회담 경험을 내세워 김 위원장도 만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강화되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공약한 게 있으니 중동 분쟁과 함께 우크라 전쟁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러 군사협력은 우크라 전쟁 때문에 이뤄질 수 있던 것이라 전쟁이 마무리되면 지금처럼 유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 때문에 오히려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북러 군사협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부터 바이든 대통령까지 미국 민주당 정부는 러시아 문제 해결에 다소 소심하게 대응하고, 북한 문제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다. 임 교수는 "미국 민주당 정부는 전략적 인내를 주로 해왔고, 이로 인해 러시아와 북한 문제가 곪을 수 있다는 걱정들이 실제로 있다"며 "현상변경을 원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에 관해 선제적 제안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리스크가 될지, 찬스가 될지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의 당사국 정상과 담판을 벌이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관계가 깊은 다른 나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다시 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러 문제를 다룰 때 우리나라를 '패싱'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전격 인정하고 군축협상에 나서 성과로 삼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 대선 전후 7차 핵실험 감행 여지를 보이면서 노리고 있는 바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07 18:22:12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촉발된 전쟁이 7일(현지시간) 1주년을 맞는다. 하마스 침공 초기에 주민 1200명이 살해되고 약 250여명이 가자지구로 납치돼 인질로 붙잡히는 것을 지켜본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가자지구를 맹폭해 지금까지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 약 4만180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그후 이스라엘과 레바논내 친이란 집단 헤즈볼라와의 충돌뿐만 아니라 예멘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이란의 대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확대됐다. 휴전과 인질 교환을 위한 협상이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일부만 석방됐으며 납치된 이스라엘인 100여명의 생사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전쟁을 촉발시킨 하마스는 지난 8월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방문 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으나 아직 건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전후 계획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전쟁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전쟁 발발에 맞춰 친이란 무장 집단 헤즈볼라도 하마스편에 가담해 레바논 북부에서 이스라엘로 잦은 로켓 공격을 해왔으며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 보다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더 집중할 조짐을 보이면서 전장은 가자에서 레바논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차례 공습 뿐만 아니라 무선호출기와 무전기를 동시다발로 폭발시키고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대규모 공습으로 제거했으며 이란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이스라엘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지역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우려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적과 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외교 언급은 하지 않았다. 헤즈볼라에 대해서는 휴전이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중재에 나섰지만 외교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과거 이스라엘과 이집트, 이스라엘과 요르단간 평화를 중재해 성공시켰으며 지난 1993년에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악수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세계는 그동안 급변해 테러 단체로 지정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미국의 외교 범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으며 임기 말기에 점차 접어들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동 평화를 중국이나 러시아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동 문제 전문가 무인 라바니는 호주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가자지구만이 아닌 헤즈볼라, 서안, 그리고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집단과의 전쟁도 끝내야 하는 과제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전쟁 장기화 원인으로는 일부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의 정치적 욕심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제사태그룹(ICG)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애널리스트 마이라브 존제인은 네타냐후 총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극우연정이 전쟁과 가자지구 통제, 나아가서는 가자 재점령이 최우선 과제인 것을 분명히 드러냈으며 또 하마스 지도자 자리를 이어받은 야히야 신와르가 원하던 대로 전쟁은 이란 주도 '악의 축'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정보 기관 모사드에서 근무했던 요시 알퍼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공식으로 합의해야만 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계속 작은 교전이 이어지다가 서안지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퍼는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문제가 앞으로 전쟁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포로를 교환하는 것은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06 18:35:24[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을 기습하면서 촉발된 전쟁이 7일(현지시간) 1주년을 맞는다. 하마스 침공 초기에 주민 1200명이 살해되고 약 250여명이 가자지구로 납치돼 인질로 붙잡히는 것을 지켜본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가자지구를 맹폭해 지금까지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 약 4만180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그후 이스라엘과 레바논내 친이란 집단 헤즈볼라와의 충돌뿐만 아니라 예멘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이란의 대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확대됐다. 휴전과 인질 교환을 위한 협상이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일부만 석방됐으며 납치된 이스라엘인 100여명의 생사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전쟁을 촉발시킨 하마스는 지난 8월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방문 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으나 아직 건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전후 계획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전쟁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전쟁 발발에 맞춰 친이란 무장 집단 헤즈볼라도 하마스편에 가담해 레바논 북부에서 이스라엘로 잦은 로켓 공격을 해왔으며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 보다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더 집중할 조짐을 보이면서 전장은 가자에서 레바논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차례 공습 뿐만 아니라 무선호출기와 무전기를 동시다발로 폭발시키고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대규모 공습으로 제거했으며 이란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이스라엘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지역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우려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적과 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외교 언급은 하지 않았다. 헤즈볼라에 대해서는 휴전이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중재에 나섰지만 외교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과거 이스라엘과 이집트, 이스라엘과 요르단간 평화를 중재해 성공시켰으며 지난 1993년에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악수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세계는 그동안 급변해 테러 단체로 지정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미국의 외교 범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으며 임기 말기에 점차 접어들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동 평화를 중국이나 러시아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동 문제 전문가 무인 라바니는 호주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가자지구만이 아닌 헤즈볼라, 서안, 그리고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집단과의 전쟁도 끝내야 하는 과제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전쟁 장기화 원인으로는 일부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의 정치적 욕심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제사태그룹(ICG)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애널리스트 마이라브 존제인은 네타냐후 총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극우연정이 전쟁과 가자지구 통제, 나아가서는 가자 재점령이 최우선 과제인 것을 분명히 드러냈으며 또 하마스 지도자 자리를 이어받은 야히야 신와르가 원하던 대로 전쟁은 이란 주도 '악의 축'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정보 기관 모사드에서 근무했던 요시 알퍼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공식으로 합의해야만 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계속 작은 교전이 이어지다가 서안지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퍼는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문제가 앞으로 전쟁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포로를 교환하는 것은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06 13: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