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새벽 2시가 넘어가자 예상보다 길어진 승차 대기 시간에 일부 시민들이 해피존 대기행렬을 이탈해 택시 승차를 시도하고 있다. 계도원이 제지하기도 했지만 이내 질서는 무너졌다. "택시 타려면 이제 줄 서야 해. 서둘러!" 지난 14일 새벽 1시40분 서울 강남역 대로변 인근. 대중교통 막차를 놓친 시민 80여명이 택시를 타기 위해 '해피존'에 긴 줄을 서 있었다. 해피존은 서울시가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 강남역~신논현역 사이 대로변에 지정된 6개 구역 승차대에서만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주말마다 강남역 인근서 반복되는 승차거부를 없애고 택시 이용을 원활히 하기 위한 서울시의 대안이다. 서울시는 '해피존'을 13일 밤 11시부터 14일 새벽 3시까지 종전보다 1시간 늘려 운영했다. '해피존'은 구간 내 양방향 각 3곳씩 6곳이 운영됐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 방면으로는 준오헤어.CGV강남점.롯데시네마 앞에서 운영됐다. 신논현역에서 강남역 방면으로는 파고다.지오다노.백암빌딩 앞에서 실시됐다. ■"나 하나쯤이야" 예상보다 길어진 승차 대기시간에 일부 시민들이 대기행렬을 이탈하기도 했다. '해피존' 6곳을 기준으로 약 30m 간격으로 서 있던 계도원들은 대기행렬을 이탈, 먼저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을 제지했다. '해피존'을 처음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항의하기도 했다. 한 20대 여성 직장인은 "1시간 정도 기다렸다"며 "어차피 콜택시도 오지 않는 시간이어서 기다리긴 하지만 서울 택시가 정말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대로변 곳곳에서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쏟아지자 계도원들은 목소리를 높여 '해피존'을 안내했다. 그러나 14일 새벽 2시가 넘어가면서 일부 계도원들이 퇴근하자 대로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늦은 시간까지 시민들이 계속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제지하는 계도원은 역부족이었다. 순찰차가 대로변으로 나온 시민들에게 "위험하니 인도로 올라가라"고 지시했으나 그때 뿐이었다. 한 계도원은 '해피존'이 아닌 곳에서 택시에 승차하려는 시민을 제지하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는 "해피존에 대해 안내하면 일부 시민은 불쾌한 반응을 보여 난감하다"며 "'해피존' 제도가 권고 수준이어서 계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기다려도 괜찮아" '해피존'마다 승객들은 약 40분을 기다린 후에야 택시를 탈 수 있었다. 긴 대기 시간에도 일부 시민들은 '해피존' 제도를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30대 직장인은 "자양동으로 가기 위해 40분 가량 택시를 기다리는중이지만 '승차거부'가 없어져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여대생도 "집이 구의동인데 '해피존' 이전에는 승차거부 때문에 기사들과 실랑이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지금은 그런 문제없이 기다리기만 하면 탈 수 있으니 편한것 같다"고 전했다. 14일 새벽 2시30분께 강남대로변은 택시를 비롯해 오가는 차량조차 없어 텅 비었다. '해피존'마다 대기하는 시민들은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80명 수준으로, 시민들의 줄은 밤늦게까지 줄지 않았다. '해피존'에서 택시 승차를 돕던 계도원은 "궂은 날씨 탓에 운행하는 개인택시가 현저하게 적어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시민들을 설득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5-11-15 16:59:09[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11중 추돌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2명이 다쳤다. 21일 서울 강남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3분께 강남구 역삼동 차병원 사거리에서 승용차·택시·오토바이가 연달아 들이받는 11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다른 운전자 1명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 차량 1대는 전복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오후 10시 16분께까지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였고, 경찰은 약 50분간 현장 일대 교통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현장 주변에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6-21 08:21:01서울 강남의 클럽에서 약 1억원에 달하는 돈다발을 뿌린 '헤미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명 '헤미넴'이라는 별칭의 이 남성은 핼러윈데이를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5만원짜리 지폐를 꺼내 사람들에게 뿌렸다. 돈을 줍기 위해 달려드는 과정에서 일부는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를 당할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과 소방관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왔다면 좋았겠다" "돈을 가치있게 사용할 줄 모른다" 등의 비난과 함께 "자기 돈을 쓰겠다는데 뭐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편 헤미넴의 '돈 잔치'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 지역의 클럽에서 수천만 원을 뿌려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주 수입원은 투자 분석에 관한 강연"이라면서 "사실상 개인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라고 말했다. 다만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onnews@fnnews.com 디지털뉴스부
2018-11-01 14:29:07[파이낸셜뉴스] 주말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서 8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 20대 여성 A씨의 사고 당시 모습을 담은 CCTV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시 42분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국기원입구 방향에서 강남역 방향 1~3차로에서 8중 추돌 사고가 났다. 온라인에는 사고를 일으킨 A씨가 도로가 아수라장이 된 후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운전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A씨는 파손된 차량의 잔재물을 밟고 후진해 도로에는 잔재물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다른 차를 치기도 했다. 이어 인도쪽으로 돌진해 시민들이 놀라 도망치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A씨는 다시 전진해 역주행으로 중앙선 화단 턱을 올랐다. 한 시민이 운전석으로 다가가 A씨를 내리게 하려고 시도했으나 그는 나오지 않고 잠시간 멈춰 서 있었다. 이어 다시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던 그는 갑자기 역주행으로 전진해 1차로에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도 멈추지 않았다. 오토바이를 치는 소리가 도로에 울려 펴지자 시민들은 공포에 찬 비명을 질렀다.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아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라고 되뇌었다. 그리고 "엄마 10대 박았어"라고 외쳤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1대와 자동차 7대 등 8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으며 9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해당 사고를 내기 약 40분 전인 같은 날 오후 1시에도 송파구 거여동 거리를 주행하다 유모차를 끌던 30대 여성을 들이받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여성과 아이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고 직후 무면허 상태가 확인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그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A씨에게) 정신과 약을 계속 먹이고 있었다"며 "애가 정신이 오락가락해 병원에 입원시키려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김씨의 혈액과 신경안정제 등의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5 05:53:29"모임을 아예 취소하자고 했어요. 거기 가는 사람 살해당할 위험이 있는거잖아요." 강모씨(26)는 지난주 토요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주관하기로 한 모임 일정을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시켰다. 강씨는 "스터디 모임 장소가 강남역인데 공교롭게도 모임 장소가 전날 살인 예고가 나왔던 '강남역 5번출구' 옆이었다"면서 "저만 안나오면 저만 살겠지만 다른 사람이 나왔다 다치면 제가 더 죄책감이 커질것 같아 전체 취소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신림역, 서현역 인근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연이어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포가 일상이 됐다. 칼부림 사건 이후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이 속출하고 가짜뉴스까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SNS서도 "죽이겠다" 협박글 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온라인에서 파악된 살인 예고 게시물은 194건이다. 이 중 65건이 검거됐는데 52.3%(34명)가 10대 청소년이다. 실제 지난 6일 인천에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적은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한 뒤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10대가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 5일 X(옛 트위터)에 'OOOO에서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글을 올린 16세 청소년 A군도 검거된 바 있다. A군은 친구가 욕설을 해 화가 나 글을 올렸다고 한다. 같은 날 SNS에 장난 삼아 흉기 사진과 함께 '천안 OO동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게시한 17세 고교생 B군이 검거됐다. 시민들은 흉기난동 예고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구모씨(31)는 "서현역 흉기난동 사고 이후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본다"면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들이 보이면 괜스레 신경이 쓰인다. 온라인에서 대처 영상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30)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했다가 살인 예고 글을 보고 술도 먹지 않았다"며 "텐트 캠핑이 예정됐는데 결국 인근 모텔로 숙소를 옮겼다"고 토로했다. 예고된 흉악범죄를 취합해 정보를 공유하는 X(옛 트위터) 계정과 홈페이지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호신용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씨(43)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 나와 가족을 지켜야 할 경우가 생길까봐 구매를 결정했다"면서도 "막상 경호용품을 쓰지 않는 상황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칼부림 예고 알림 서비스도 나와 이달 개설된 '칼부림 및 각종 테러 안내 업데이트'라는 X 계정의 팔로어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3만명에 이른다. 이곳에는 흉악범죄 예고와 관련기사, 경찰력 배치현장 모습 등이 줄줄이 올라온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제보도 받고 있다. 지도 기반으로 흉기난동 예보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테러리스(terrorless)'라는 이름의 이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면 칼부림 테러 예고 게시글이나 관련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 링크와 함께 테러가 예고된 지역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해당 게시글을 올린 피의자의 검거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 페이지에는 총 55건의 테러 알림이 게시된 상태다. 흉기난동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는 '가스 냄새가 난다' '난동범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SNS에는 앞뒤 사정을 모른 채 대피하는 승객들과 아수라장이 된 열차 안을 찍은 영상·사진이 퍼져나갔다. 사진과 영상에는 '생화학 테러다' '칼부림이 났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덧붙으면서 공포가 배가됐다. 결국 오인 신고로 결론이 났으나 대피하는 과정에서 뒤엉킨 승객들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5일에는 경남 사천시와 진주시에서도 흉기를 든 채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가 모두 오인 신고로 판명났다. 4일에는 구로구 개봉역을 지나던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도 난동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했지만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경찰 혼자서 예방 어려워" 전문가들은 칼부림 사건과 살인 예고 글 등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고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경찰력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갑자기 일어나는 흉기난동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태원 참사 등 각종 재난이 지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불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혼자서 범죄자를 관리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지역사회에 녹아야 한다"며 "단순히 112 신고가 아닌 여러기관, 시민과 함께 범죄 예방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민들의 불안과 공격성에 대해 총체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잠재된 위험성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돼야 범죄와 연관성에 대해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8-08 18:15:56[파이낸셜뉴스]"모임을 아예 취소하자고 했어요. 거기 가는 사람 전부 살해당할 위험이 있는거잖아요" 강모씨(26)는 지난주 토요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주관하기로 한 모임 일정을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시켰다. 강씨는 "스터디 모임 장소가 강남역인데 공교롭게도 모임 장소가 전날 살인 예고가 나왔던 '강남역 5번출구' 옆이었다"면서 "저만 안나오면 저만 살겠지만 다른 사람이 나왔다 다치면 제가 더 죄책감이 커질것 같아 전체 취소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신림역, 서현역 인근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연이어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포가 일상이 됐다. 칼부림 사건 이후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이 속출하고 가짜뉴스까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인스타, X에서도 "죽이겠다" 협박글 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온라인에서 파악된 살인 예고 게시물은 194건이다. 이중 65건이 검거됐는데 52.3%(34명)가 10대 청소년이다. 실제 지난 6일 인천에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적은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한 뒤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10대가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 5일 X(옛 트위터)에 'OOOO에서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글을 올린 16세 청소년 A군도 검거된 바 있다. A군은 친구가 욕설을 해 화가나 글을 올렸다고 한다.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난 삼아 흉기 사진과 함께 '천안 OO동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게시한 17세 고교생 B군이 검거됐다. 시민들은 흉기 난동 예고에 두려움을 떨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는 구모씨(31)는 "서현역 흉기 난동 사고 이후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본다"라면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들이 보이면 괜스레 신경이 쓰인다. 온라인에서 대처 영상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30)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했다가 살인 예고 글을 보고 술도 먹지 않았다"며 "텐트 캠핑이 예정됐는데 결국 인근 모텔로 숙소를 옮겼다"고 토로했다. 예고된 흉악범죄를 취합해 정보를 공유하는 엑스(옛 트위터) 계정과 홈페이지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호신 용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씨(43)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 나와 가족을 지켜야 할 경우가 생길까봐 구매를 결정했다"면서도 "막상 경호 용품을 쓰지 않는 상황이 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칼부림 예고, 검거상황 공유 서비스도 나와 이달 개설된 '칼부림 및 각종 테러 안내 업데이트'라는 엑스 계정의 팔로워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3만명에 이른다. 이곳에는 흉악범죄 예고와 관련 기사, 경찰력 배치 현장 모습 등이 줄줄이 올라온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제보도 받고 있다. 지도 기반으로 흉기 난동 예보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테러레스(terrorless)’라는 이름의 이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면 칼부림 테러 예고 게시글이나 관련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 링크와 함께 테러가 예고된 지역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해당 게시글을 올린 피의자의 검거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 페이지에는 총 55건의 테러 알림이 게시된 상태다. 흉기 난동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는 '가스 냄새가 난다'·'난동범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SNS에는 앞뒤 사정을 모른 채 대피하는 승객들과 아수라장이 된 열차 안을 찍은 영상·사진이 퍼져나갔다. 사진과 영상에는 '생화학 테러다'·'칼부림이 났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덧붙으면서 공포가 배가됐다. 결국 오인 신고로 결론이 났으나 대피하는 과정에서 뒤엉킨 승객들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5일에는 경남 사천시와 진주시에서도 흉기를 든 채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가 모두 오인 신고로 판명 났다. 4일에는 구로구 개봉역을 지나던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도 난동범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했지만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경찰 혼자서 예방 어려워" 전문가들은 칼부림사건과 살인예고 글 등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고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경찰력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갑자기 일어나는 흉기 난동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때문에 사회적으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태원 참사 등 각종 재난이 지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불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혼자서 범죄자를 관리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지역 사회에 녹아야 한다"며 "단순히 112 신고가 아닌 여러기관, 시민과 함께 범죄 예방에 몰두 해야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민들의 불안과 공격성에 대해 총체적인 역학 조사하고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잠재된 위험성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돼야 범죄와 연관성에 대해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8-08 10:52:05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고공농성이 21일째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집회가 장기화되자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22차례 이어진 협상... 평행선만 그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는 현재까지 22차례에 걸쳐 협상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 △계약 해지된 조합원들의 복직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철회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소유 수양물류 측은 일부 노조 핵심 인물들의 복직 및 손배소 취하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8월 24일 하이트진로는 참관인 자격으로 협상에 참가했다.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와 화물연대의 협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깬 것이다. 화물연대도 로비점거를 해제하고 옥상 점거 고공농성만 이어갔다. 하지만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아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이 개입했지만 갈등에 불씨를 지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하이트진로 본사 농성현장을 방문했다. 같은날 이뤄진 협상에서 화물연대 측은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알려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날 대표로 성명서를 내고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노사 갈등을 부추기며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노조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 본사 앞 도로 4개를 막고 13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자"며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동자임을 법률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맞은편 인도에서 화물연대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반대 시위도 열려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문가들 "정부 완충지대 역할 해야"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장기화되는 집회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본사 근방에는 아파트와 근린공원 등이 있다. 주민 김모씨(35)는 "평소에 뉴스를 잘 안보는데, 집회가 있으면 교통이 불편하니 뉴스를 챙겨본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휴게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도 "집회 소음, 교통 혼잡 등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본사 직원들은 교대로 돌발 상황에 대비해 보초를 서고 있다. 직원 B씨는 "우리도 근로자라 (화물연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까 공포스러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빠르고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화물연대가 로비를 점거한 동안 뒷문으로만 오갔고, 미팅 등의 일정도 모두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경영계는 우려의 시선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내고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점거 사태 장기화와 관련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산업현장에 만연한 불법과 투쟁적 행태가 기업과 국가 경제의 위기를 한층 가중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파업이나 점거 농성 자체는 불법이지만, 실질법이 미비한 부분도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재안을 제시하고 관련 법과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2-09-04 17:45:34[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고공농성이 21일째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집회가 장기화되자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22차례 이어진 협상... 평행선만 그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는 현재까지 22차례에 걸쳐 협상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 △계약 해지된 조합원들의 복직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철회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소유 수양물류 측은 일부 노조 핵심 인물들의 복직 및 손배소 취하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8월 24일 하이트진로는 참관인 자격으로 협상에 참가했다.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와 화물연대의 협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깬 것이다. 화물연대도 로비점거를 해제하고 옥상 점거 고공농성만 이어갔다. 하지만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아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이 개입했지만 갈등에 불씨를 지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하이트진로 본사 농성현장을 방문했다. 같은날 이뤄진 협상에서 화물연대 측은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알려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날 대표로 성명서를 내고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노사 갈등을 부추기며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노조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 본사 앞 도로 4개를 막고 13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자"며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동자임을 법률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맞은편 인도에서 화물연대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반대 시위도 열려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문가들 "정부 완충지대 역할 해야"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장기화되는 집회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본사 근방에는 아파트와 근린공원 등이 있다. 주민 김모씨(35)는 "평소에 뉴스를 잘 안보는데, 집회가 있으면 교통이 불편하니 뉴스를 챙겨본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휴게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도 "집회 소음, 교통 혼잡 등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본사 직원들은 교대로 돌발 상황에 대비해 보초를 서고 있다. 직원 B씨는 "우리도 근로자라 (화물연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까 공포스러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빠르고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화물연대가 로비를 점거한 동안 뒷문으로만 오갔고, 미팅 등의 일정도 모두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경영계는 우려의 시선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내고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점거 사태 장기화와 관련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산업현장에 만연한 불법과 투쟁적 행태가 기업과 국가 경제의 위기를 한층 가중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파업이나 점거 농성 자체는 불법이지만, 실질법이 미비한 부분도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재안을 제시하고 관련 법과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2-09-04 13:08:34#. 지난 8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아무리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량이지만 고질적인 상습 침수지역이란 오명은 침수피해가 컸던 지난 2010, 2011년때와 판박이었다. 100여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집어삼켰고, 도심은 마비됐다. 상당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물에 잠겼고, 전기마저 끊겼으며 주요 하천은 범람해 평생을 일궈온 논과 밭을 망쳤다. 시내와 이면 도로 할 것 없이 침수차량으로 뒤엉켜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고, 도심 골목골목은 불어난 하천을 방불케 했다. 반지하에 살던 일부 주민은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미처 피하지 못해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하루 아침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집에 돌아갈 날만 꿈꾸며 불편함을 감내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서울 강남 일대는 침수피해를 겪었다.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침수취약지역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막대한 예산을 배정했지만, 설계 문제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인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침수때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배수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중앙정부, 지자체, 전문가 등과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16일 중앙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약 100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서울 등 중부지역을 휩쓸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내 주요 도로가 폐쇄되고, 지하철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수십개의 시내 버스 노선도 운행에 차질을 빚어 일부 시민은 귀가를 포기했다. 지난 11일 현재 거주지가 파손되거나 침수된 이재민은 800여명에 달했고, 주로 수도권에 피해가 집중됐다. 철로가 침수돼 기차 운행이 중단됐는 가 하면 제방 유실, 옹벽붕괴, 수리시설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폭우로 맨홀 등에 빠진 실종자가 안타깝게 사망한 채 발견됐고, 집중 호우에 농작물을 살피러 나섰던 노부부도 참변을 당했다. 도심 곳곳 빗물 배수구는 각종 쓰레기들로 배수구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역류하는 가 하면 역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맨홀 뚜껑이 휩쓸려 실족 실종자들이 발생했는 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폭우 피해 이후 서울시 등이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으로는 침수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해 반복속에 일관되지 못한 정책 이번 폭우에 특히 서울 강남일대 피해가 컸던 이유는 주변보다 지대가 10m 이상 낮아 서초, 역삼 등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데다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이 부족한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의 일관된 수해대책이 아쉽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11년 수해 대책으로 서울지역 7곳에 지하 대형 배수관 역할을 하는 대심도 빗물터널 공사 계획을 발표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10년간 대규모 토목 공사 대신 친환경 빗물저감대책을 추진한다는 기조 하에 이중 6곳은 백지화됐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빗물저류조가 설치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당역 환승센터 인근에 위치한 빗물저류조가 가장 큰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빗물 저류량이 4만5000t 규모 수준이다. 강남구에도 2015년 삼릉공원에 빗물저류조를 설치했지만 저류량은 6748t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8일 서울시를 강타한 집중호우를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빗물저류배수시설의 경우 소규모 빗물저류조에 비해 피해 예방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시간당 95~100mm의 집중 호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 규모의 저류시설을 보유한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건립된 양천지역에서는 이번에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양천지역은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기 전까지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서울시는 최근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을 들여 순차적으로 대심도 터널 건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대심도 터널 투입 비용 대비 정책적 효과나 침수피해 예방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침수 반복' 반지하 이주대책 현실성 의문 일가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도 시급하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 이후 침수 우발지역인 '반지하' 주택을 순차적으로 없애고, 현재 반지하 거주민들이 추가적인 부담없이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내 노후한 다가구 및 다주택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돼 있지 않은 게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시내 전체가구중 5% 수준인 약 20만호(2020년 기준)가 지하·반지하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통계는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또 주거환경 정비를 진행한다 해도 서울시 등 일부를 제외하곤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일단 서울시는 시내 지하·반지하 가구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위험성, 취약계층 여부, 임대료와 자가 여부 등을 파악하고,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반지하 신축을 전면 불허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일각에선 대심도 저류배수시설 재추진이 자칫 토건사업을 빙자한 특혜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향후 관련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해 효율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수 피해 걱정? 집값이 더 걱정" 이와 관련 반지하 주택에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에 대한 이해와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반지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1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9.4%가 다른 지역의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전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수로 인한 피해보다 당장 살아갈 곳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변화가 수시로 발생할 때를 대비, 땜질식 처방보다는 기후변화시대에 대비한 근본적인 침수피해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빗물 배수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도심내 빗물 배수구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와 함께 맨홀 뚜껑의 경우 실족 위험방지 장치를 의무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소잃고 고친 외양간이 다시 소를 잃는' 경우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악의 재난 상황을 감안한, 재난대비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반복된 재난도 문제지만, 이상기후 변화 징후가 날로 뚜렷해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근본적인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며 "관련 당국은 재해 사전 예측 및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관련 인원 확충 등 총체적인 비상계획 메뉴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재성 기자
2022-08-16 18:09:22<편집자주> 지난 8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아무리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량이지만 고질적인 상습 침수지역이란 오명은 침수피해가 컸던 지난 2010, 2011년때와 판박이었다. 100여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집어삼켰고, 도심은 마비됐다. 상당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물에 잠겼고, 전기마저 끊겼으며 주요 하천은 범람해 평생을 일궈온 논과 밭을 망쳤다. 시내와 이면 도로 할 것 없이 침수차량으로 뒤엉켜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고, 도심 골목골목은 불어난 하천을 방불케 했다. 반지하에 살던 일부 주민은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미처 피하지 못해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하루 아침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집에 돌아갈 날만 꿈꾸며 불편함을 감내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서울 강남 일대는 침수피해를 겪었다.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침수취약지역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막대한 예산을 배정했지만, 설계 문제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인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침수때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배수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매년 되풀이되는 수해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중앙정부, 지자체, 전문가 등과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16일 중앙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약 100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서울 등 중부지역을 휩쓸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내 주요 도로가 폐쇄되고, 지하철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수십개의 시내 버스 노선도 운행에 차질을 빚어 일부 시민은 귀가를 포기했다. 지난 11일 현재 거주지가 파손되거나 침수된 이재민은 800여명에 달했고, 주로 수도권에 피해가 집중됐다. 철로가 침수돼 기차 운행이 중단됐는 가 하면 제방 유실, 옹벽붕괴, 수리시설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폭우로 맨홀 등에 빠진 실종자가 안타깝게 사망한 채 발견됐고, 집중 호우에 농작물을 살피러 나섰던 노부부도 참변을 당했다. 도심 곳곳 빗물 배수구는 각종 쓰레기들로 배수구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역류하는 가 하면 역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맨홀 뚜껑이 휩쓸려 실족 실종자들이 발생했는 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폭우 피해 이후 서울시 등이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으로는 침수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해 반복속에 일관되지 못한 정책 이번 폭우에 특히 서울 강남일대 피해가 컸던 이유는 주변보다 지대가 10m 이상 낮아 서초, 역삼 등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데다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이 부족한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의 일관된 수해대책이 아쉽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11년 수해 대책으로 서울지역 7곳에 지하 대형 배수관 역할을 하는 대심도 빗물터널 공사 계획을 발표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10년간 대규모 토목 공사 대신 친환경 빗물저감대책을 추진한다는 기조 하에 이중 6곳은 백지화됐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빗물저류조가 설치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당역 환승센터 인근에 위치한 빗물저류조가 가장 큰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빗물 저류량이 4만5000t 규모 수준이다. 강남구에도 2015년 삼릉공원에 빗물저류조를 설치했지만 저류량은 6748t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8일 서울시를 강타한 집중호우를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빗물저류배수시설의 경우 소규모 빗물저류조에 비해 피해 예방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시간당 95~100mm의 집중 호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 규모의 저류시설을 보유한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건립된 양천지역에서는 이번에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양천지역은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기 전까지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서울시는 최근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을 들여 순차적으로 대심도 터널 건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대심도 터널 투입 비용 대비 정책적 효과나 침수피해 예방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침수 반복' 반지하 이주대책 현실성 의문일가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도 시급하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 이후 침수 우발지역인 '반지하' 주택을 순차적으로 없애고, 현재 반지하 거주민들이 추가적인 부담없이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내 노후한 다가구 및 다주택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돼 있지 않은 게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시내 전체가구중 5% 수준인 약 20만호(2020년 기준)가 지하·반지하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통계는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또 주거환경 정비를 진행한다 해도 서울시 등 일부를 제외하곤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일단 서울시는 시내 지하·반지하 가구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위험성, 취약계층 여부, 임대료와 자가 여부 등을 파악하고,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반지하 신축을 전면 불허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일각에선 대심도 저류배수시설 재추진이 자칫 토건사업을 빙자한 특혜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향후 관련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해 효율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수 피해 걱정? 집값이 더 걱정" 이와 관련 반지하 주택에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에 대한 이해와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반지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1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9.4%가 다른 지역의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전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수로 인한 피해보다 당장 살아갈 곳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변화가 수시로 발생할 때를 대비, 땜질식 처방보다는 기후변화시대에 대비한 근본적인 침수피해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빗물 배수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도심내 빗물 배수구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와 함께 맨홀 뚜껑의 경우 실족 위험방지 장치를 의무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소잃고 고친 외양간이 다시 소를 잃는' 경우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악의 재난 상황을 감안한, 재난대비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반복된 재난도 문제지만, 이상기후 변화 징후가 날로 뚜렷해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근본적인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며 "관련 당국은 재해 사전 예측 및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관련 인원 확충 등 총체적인 비상계획 메뉴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재성 기자
2022-08-16 09:4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