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이 탈북어민 강제북송 문제로 전 정권과 민주당을 역공하는 데 대해서도 "인사 참사 문제와 더불어 국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자"며 '동시 국정조사'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여야가 이처럼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각당이 꺼내든 국정조사는 실제 추진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강력 경고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확대까지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강원도 40년 지기' 2명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채용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취업 청탁' 논란까지 더해져 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이 국민적 평가대에 올라가 있다. 인사 참사로 불렸던 장관 인사, 사적 채용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인사, 그리고 대통령 1호기에 민간을 태웠던 비선 논란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참담할 정도"라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누구에 의해 이런 인사가 진행됐는지, 누가 이런 사람을 추천한 것인지, 검증은 제대로 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사적 채용 논란을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인사"라고 직격했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 인사 문제, 전 정권의 강제북송 관련 '동시 국조'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우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이 문제(탈북어민 강제북송)도 인사 참사와 더불어 국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자"고 역제안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김나경 기자
2022-07-18 18:27:4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이 탈북어민 강제북송 문제로 전 정권과 민주당을 역공하는 데 대해서도 "인사 참사 문제와 더불어 국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자"며 '동시 국정조사'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여야가 이처럼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각 당이 꺼내든 국정조사는 실제 추진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강력 경고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사안으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강원도 40년 지기' 2명의 아들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채용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취업 청탁' 논란까지 더해져 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이 국민적 평가대에 올라가 있다. 인사 참사로 불렸던 장관 인사, 사적 채용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인사, 그리고 대통령 1호기에 민간을 태웠던 비선 논란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참담할 정도"라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누구에 의해 이런 인사가 진행됐는지, 누가 이런 사람을 추천한 것인지, 검증은 제대로 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사적 채용 논란을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인사 시스템"이라고 직격했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 인사 문제, 전 정권의 강제북송 관련 '동시 국조'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당이 제안한 전 정권 강제북송 관련 국정조사를 받을테니 윤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 국정조사까지 동시에 추진하자는 역제안이다. 여당이 강제북송 관련 이슈로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 정권을 직접 겨냥한다고 보고 배수진을 친 셈이다. 우 위원장은 "불리한 여론 지형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여론 몰이가 점점 심각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이 문제(탈북어민 강제북송)도 인사 참사와 더불어 국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하자"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등을 들어 전 정권의 '안보 문란'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서훈 전 국정원장이 도망간건지 알 수가 없다. 자진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서해 공무원 사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각각 사적채용 논란, 안보 이슈로 으르렁거리는 가운데 실제 국정조사까지는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는 때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야가 후반기 원 구성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실제 국정조사는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해솔 기자
2022-07-18 14:12:40[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0년 지기 친구의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했다'는 이른바 사적 채용 의혹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게 더 안전하겠다"면서 대통령실이 사적 인연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 2명의 아들이 나란히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실을 사적 인연으로 가득 채워놨다"고 일갈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들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 누나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해 논란이 됐단 점을 거론했다. 이를 들어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인사가 사적 인연에 의거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대통령실, 나아가 윤 정부의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우려된다. 대통령실을 보면 차라리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맹폭했다. 이 대변인은 사적으로 채용된 사람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사적 인연이 논란이 될 때마다 '선거운동을 해온 동지', '친인척 배제는 차별'이라고 항변하며 공적 의식의 부재를 나타냈다"면서 "윤 대통령 부부는 사적으로 채용된 사람들을 모두 공개하고 사퇴시키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인사기준을 재정립하고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할 것을 약속하라"며 대책 마련을 압박했다.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런 저런 인맥으로 밀어 넣은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되는 것이냐"면서 "이 정도면 사적채용 농단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전 의원은 "국민혈세로 급여를 받는 공직자는 공개가 원칙"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근무자 중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없이 채용된 사람이 있기나 한지 낱낱이 밝히라"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과거 비선실세가 처음부터 농단을 꾀했던 것이 아니듯 지금 인척과 지인의 비공식 관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로 또 이어질지 국민들은 쌍불을 키고 두 분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더 이상의 지지율 추락은 국민 모독이다. 민심이 조금이라도 무섭고 두렵다면 대통령실 대정비에 나설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강원도 40년 지기 2명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우씨의 아들, 동해에서 전기업체를 운영하는 황씨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서 행정요원과 행정관으로 각각 근무 중이다. 황씨와 우씨 모두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이들의 아들들이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등 가까운 사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7-15 16:10:03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준비작업이 분주하다. 특히 주식거래와 파생상품거래, 채권거래 등이 모두 전산화 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보기술(IT)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코스콤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코스콤은 사람으로 치면 혈관을 서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증권·선물거래 시스템은 물론 자본시장 관련 전산업무를 개발·운영하고 공인인증·자본시장 데이터 사업도 한다. 또 일반 기업이나 기관의 전산시스템도 구축한다. 자본시장의 핵심 IT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콤의 수장 이종규 사장과 이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시 ‘잠이 든 당신’의 작가이자 소설 ‘국화꽃 향기’의 저자인 김하인씨가 만났다. 인생철학과 삶의 가치를 논한 1시간30분은 금방 흘렀다. <증권가 CEO 릴레이 인터뷰 ②이종규 코스콤 사장, 작가 김하인을 만나다> ―동석자 :이장규 증권부장 잠이 든 당신 잠이 든 당신을 들여다봅니다./ 어느 먼길을 걸어와 지금 당신이. / 중략 / 나 같은 남자 뭘 믿고. / 더없이 소중한 마음과 몸을 맡기고/ 그저 고맙고 감사해서/촛불같은 당신 잠과 꿈을 꺼뜨릴까. / 조심조심하며 밤새 저는 당신 마음을 들여다볼 뿐 입니다./<김하인의 눈꽃편지> 중에서 #촛불같은 당신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증권가 CEO, 그 것도 증권과 정보통신를 엮는 코스콤 사장과 맑은 영혼을 조율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와의 만남.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그래서 한편으론 뜬금없을 것 같은 둘 사이의 만남은 예상과 달리 상당부분 공통점를 공유하고 있었다. ‘잠이 든 당신’이라는 한 편의 시가 매개체가 돼 둘을 묶었다. 그들에게 풍겨나오는 끊임없는 ‘열정’도 그들사이의 공통분모였다. 증권전산시스템에 대한 이 사장의 열정은 남다르다. 코스콤의 IT기술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한수 위라고 여겨졌던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톱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동경거래소 전산시스템 오류로 인한 증시혼란은 ‘코스콤 사전에는 생각조차 할수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자신감이다. 그런 열정이 9급 세무서 말단직원이었던 그를 40년만에 재경부 세제실장(1급)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예민한 감수성으로 때론 시로, 때론 소설로 독자의 영혼과 감성을 자극하는 김하인작가 역시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문학 한류열풍의 주역’이란 꼬리표는 그 열정에 대한 보답이다. 그가 쓴 ‘국화꽃향기(영화 가을동화의 원작)’ 등 소설을 비롯해 각종 작품들이 중국어로 변역돼 수 백만부씩 판매됐다. 감성문학이라는 한 우물을 판 그의 열정이 이를 가능케 한 셈이다. 김 작가를 두고 ‘자극적인 욕망의 시대에 고전적인 사랑을 말한다’는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외로움과 고독도 공통점이다. 이 사장은 “CEO는 외견상으론 화려하지만 사실 고독한 직업”이라며 “중요한 의사결정은 항상 사장의 몫이며 이 짐은 누구에게도 떠넘길수 없고 혼자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도 “외로운 작업 임에도 순수문학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어찌보면 가슴속의 뜨거움이었다”며 “최근 유행처럼 번진 일본문학에 맞닥뜨릴 수 있는 내공을 위해 전투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작품활동이 얼마나 사람을 외롭게 쓸쓸하게 하는 지는 작가만이 알 뿐”이라고 말했다. #잠이 든 당신 2월25일은 이종규 사장이 일선 세무서에서 재무부(현 재경부)로 들어온 날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32년이 흐른 지난해 2월25일 이 사장은 국세심판원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쳤다. 공무원을 마치면서 그는 이임사 대신 직원들에게 김하인 작가의 시 한 수를 보냈다. ‘잠이 든 당신’이 그것이다. 그에게 당신은 여러가지 의미란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 그동안 그가 거쳤던 국세청, 세무서, 재경부, 국세심판원 등의 임직원도 포함된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코스콤 사장실. 대담을 위해 강원도 양양 자택에서 새벽에 출발, 막 서울에 도착한 김하인 작가를 반갑게 맞은 이 사장은 인사를 나누기가 무섭게 책장에서 서류를 가져왔다. 국세심판원 이임식때 썼던 간단한 이임사와 싯구, 명언 등이 적혀진 서류다. 이 사장은 “이임식 이후에도 김 작가의 시를 많은 직원들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마치 귀중한 보석을 받은 양 기뻐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8구절에 불과한 시가 가진 강한 힘을 느낀 순간이다. 김 작가는 “당시 시집으로는 드물게 5만부 이상이 팔렸고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작시 과정은 생각보다 아주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를 읽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네요”라고 화답했다. 김 작가는 또 최근 일본 문학작품의 유입으로 국내 순수문학 시장이 위축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김하인류(類)’로 불릴 정도로 감성문학에서 한 획을 그었던 그로선 당연한 아쉬움이다. 이 사장도 “IT기업 수장으로서 가끔 첨단이라는 말이 거슬릴 때가 있고 너무 각박하게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마다 한편의 좋은 시와 경구를 읽으면 많은 힘이 됩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감수성은 한국인이 가장 잘 표현하고 느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당신’이라는 친숙한 단어가 두 사람에겐 참 따뜻하게 간직된 것이다. 김 작가는 “아내의 잠든 모습을 보고 시상이 떠오른 것이지만 각각의 독자들에게 당신은 소중한 사람임에 분명해 보이네요”라고 덧붙였다. #어느 먼 길을 걸어와 지난 1964년 고교 졸업후 곧바로 세무서에 취직한 이사장은 이후 사병으로 군에 입대한다. 국방부 정보부대에서 근무하며 장교, 하사관 등 15명과 함께 암호병교육을 받았다.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장교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이 사장은 계급과 상관없이 전문성만 있으면 어떤 분야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회상했다.그의 머릿속에 “한 우물을 파는 전문가가 되자”는 생각이 굳어진 순간이다. 제대이후 그는 국세청, 재경부, 전국 세무서를 돌며 세무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재경부에서 국세청으로 들고 나기를 7차례나 할 정도로 그의 전문성은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해 2003년 부동산대책 때 그는 국세청에서 재경부로 긴급 파견돼 투기억제를 위한 법과 제도 개혁에 나섰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오랜 시간을 ‘나홀로 유학’을 하면서 글쓰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약 20년간 시, 소설, 동화를 쓰면서 보냈는데 그중 10년동안은 세상과 단절됐었죠”라고 말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국 언어조탁자로 변신한 그다. 하지만 그의 글에선 외로움이란 좀처럼 찾기 힘들다는 평가다. 감성소설, 순수시, 계몽동화 등에 내재된 ‘따스함’과 그의 지나간 궤적은 딴판인 셈이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더니 두 분 모두 시작부터 색달랐다”는 질문에 이 사장과 김 작가는 모두 웃으며 각자 “시기와 상황이 맞물려 운이 따랐을 뿐이다”, “외로운 유학생활과 1평 남짓한 인사동 쪽방시절의 힘든 경험이 오히려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일본엔 장인정신과 최근 들어 부각된 ‘오타쿠(매니아)’들이 늘고 있다”는 이 사장의 말에 김 작가는 “작가가 아니면 현재 사업을 하거나 장사꾼이 됐을 거라고 주위에서 말합니다. 시와 소설이 제겐 평생을 함께 갈 장인정신을 갖게 한 듯 하네요”라고 답했다. #더 없이 소중한 마음과 몸 9급 말단 공직자로 출발해 사실상 최고위직(1급)에 오른 이 사장은 정년퇴임을 마다하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유로 지난해 돌연 사표를 제출, 코스콤 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이 사장은 “나무를 크게 자라게 하려면 옮겨 심어야 한다”며 “더 승진하는 것보다 어떻게 끝내는 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퇴직 후 산에 나무를 심으며 제2의 생활을 시작한다는 계획은 일단 코스콤 임기 이후로 미뤘다. 김 작가 역시 지금까지 60여편이 넘는 작품을 내놨다. 그는 “성공한 작가가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증은 가시지 않는다”며 “20년 동안 슬럼프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독자들의 성원과 관심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우물을 판 작가로서 매너리즘에 빠질 법도 한데 김 작가는 정색을 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20대의 감수성에 맞춘 고전적이고 순수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하지만 이젠 40∼50대 중장년층을 위한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계획을 내비췄다. ‘부부’라는 제목으로 구상 중인 작품에서 중장년층의 마음 속에 내재된 열정과 사랑을 아주 솔직히 표현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마음 먹기 마련입니다. 처지와 상황, 시간 등은 변명에 불과하죠” 이 사장 역시 9급 공무원에서 1급까지 오른 게 ‘특별한’ 일로 취급받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무엇일까. “경영철학이라고 하기엔 좀 거창하지만 직원들에게 경쟁력을 키우라고 강조합니다. 개개인의 경쟁력이 높아져 회사 경쟁력도 동시에 높아진다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게 이 사장의 조언이다. 삶에 대한 철학은 이어진다. “또 하나 가장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족과 건강을 우선시 하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정리=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
2007-04-08 15:08:23【 전주=강인 기자】 전북 익산에는 도심 속 상설시장에 5일장이 열리는 곳이 있다. 전국 3대 5일장으로도 꼽히는 익산장이다. 익산북부시장은 익산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다. 매월 4와 9가 들어가는 날 열리는 5일장인 익산장이 여기서 열린다. 상설시장인 북부시장을 중심으로 정기시장인 익산장이 열리는 것이다. 상인들은 북부시장이나 익산장에만 속하기도 하고, 두 곳 모두에서 장사하는 상인도 있다. 익산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혹자들은 익산장을 경기도 모란장, 강원도 북평장과 함께 전국 3대 5일장으로 꼽기도 한다. 도심에서 5일장 열리는 것을 보기 위해 장맛비를 뚫고 장이 서는 지난달 29일 시장을 찾았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적지 않은 상인이 나와 좌판을 벌였고,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했다. ■역사 깊은 도심 속 전통시장익산북부시장은 익산시청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104개 점포와 30여개 노점에서 농수산물 등이 유통된다. 1975년 상설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익산장이 열리는 날이면 노점은 2000여개로 늘어난다. 다만 정확한 유래는 찾기 어렵다. 여러 문헌과 전례를 통해 그 역사가 깊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익산은 고대 마한의 도읍지가 있던 곳이고, 백제 무왕의 궁궐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익산이 오래도록 백제 문화권 도읍지가 될 수 있던 것은 지리적으로 풍요롭고 교통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만경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경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어 굴지의 곡창지대였고, 예부터 지금까지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런 역사·지리적 배경으로 익산에는 시장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시장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조선시대 후기에 편찬된 '동국문헌비고(1770년)'를 보면 당시 익산에 모두 6곳에서 장이 서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시장이 많이 개설된 것은 익산이 당시에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익산에 개설된 시장은 익산 읍내장(2, 7일), 회화장(5, 10일), 용안난포장(2, 7일), 함열 읍내장(3, 8일), 황등장(5, 10일), 여산 읍내장(1, 6일) 등이었다. 이들 시장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도 큰 변화 없이 장이 열렸다. 익산의 중심 시장이 된 이리장(훗날 익산장)은 익산면 이리에 있었고 장날은 4, 9일이었다. 시장의 면적은 3만㎡로 당시 이리장은 11구획으로 나누어져 있고, 직사각 형태의 장옥이 세워져 있었다. 11개의 구획을 살펴보면 제1우시장, 제2미곡시장, 제3조금시장, 제4도기시장, 제5어시장, 제6육류시장, 제7해산시장, 제8포목시장, 제9채소 및 철물시장, 제10잡화시장, 제11목재시장이었다. '조선의시장(1941년)'에 따르면 1923년 이리장 연 거래액은 65만6000원이었다. 또한 이리장에 나온 상인들은 거간 및 중간상인이 130명, 소매상이 750명이었다. 1925년에는 여전히 11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장이 섰고 상인이 880명, 시장을 찾은 고객이 3000명 정도였다. 1930년대 말에는 연 거래액이 87만7549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지역 금마장 34만9400원, 황등장 24만9850원, 함열장 15만9556원 대비 서너배 큰 규모다. ■이리장이 익산장으로익산은 마한의 땅이었고, 백제에 병합돼 금마저로 불리다가 신라 때 금마가 됐다. 고려 때에 익주였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서 익산으로 개칭이 돼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중간에 1949년 이리시로 개편됐지만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되며 다시 익산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리장으로 불리던 시장이 익산장으로 불리게 됐다. 이리장은 솜리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익산장은 지리적 특성과 교통망 확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전주와 김제, 군산, 완주 중심에 있어 어디서든 차로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익산의 채소와 과일, 군산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자연스레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호남평야 중심에 있어 농사를 짓는 농가 숫자도 많다. 농가에서 재배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소박하지만 맛있는 먹거리익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솜리치킨이다. 솜리치킨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현재 익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다. 솜리치킨 특징은 18가지 천연 양념으로 닭을 숙성시키고, 가마솥으로 튀겨 내는데, 검은깨가 곳곳에 박혀 있어 바삭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익산장에서는 많은 먹을거리가 선을 보인다. 가장 인기는 짜장면과 호떡이다. 장날에만 문을 여는 짜장면 집은 40여년에 이르는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짜장면 가게 옆에는 고소하고 바삭한 느낌을 주는 광주호떡집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이 외에도 깻잎순대와 오징어 입 볶음도 시장에서 유명한 먹거리다. 이웃한 황등시장에는 전국 3대 비빔밥으로 손꼽히는 황등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황등비빔밥은 육회비빔밥으로 일제강점기인 1935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음식이다. 황등비빔밥은 밥 위에 콩나물을 넣고, 진한 사골을 부어 국물이 밥에 배면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 여기에 여러 재료를 넣어 양념한 육회와 깨소금과 참기름을 둘러 먹는다. ■시장 보고 관광지도 보자익산은 전북 북서부에 있는 도시다. 동쪽은 완주군, 서쪽으로 군산시, 남쪽은 김제, 북쪽은 충남 부여와 논산이 경계를 이룬다. 익산 관광지는 단연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 역사유적 지구에 속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손꼽힌다. 왕궁리 유적은 선화 공주의 이야기로 유명한 백제 무왕 때 조성된 왕궁의 유적이다. 미륵사는 백제의 무왕이 선화공주와 함께 미륵산(과거 용화산) 사자사의 지명법사를 찾아가다가 연못 속에서 미륵 삼존이 출현한 것을 계기로 세운 절이다. 백제가 국력을 키우기 위해 마한 지역의 중심이던 곳에 미륵사를 세웠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미륵사는 백제의 과학 기술이 총동원되어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륵사지에 있는 미륵사지석탑은 국보 제11호로 높이 14.24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석탑이다. 석탑은 붕괴되어 6층까지 남아있는데, 본래는 9층 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서동(무왕)의 설화가 전하는 익산에서는 익산서동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1968년 마한민속제전에서 유래한 익산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또 다른 축제로 익산 보석대축제를 꼽을 수 있다. 보석대축제는 4월과 9월에 개최되는데 국내에서 유일한 귀금속 신상품 전시회이며 세계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는 축제다. kang1231@fnnews.com
2023-07-02 19:2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