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하는가? 비정규직 근로자 편에 서 있다던 양대 노총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서 생긴 의문이다. 매년 계속되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과정에서 기업과 노조가 서로의 입장에서 적절한 선에서 타협할 때, 비정규직 근로자의 입장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자신들의 힘든 작업을 떠넘기면서 더 낮은 임금으로 일하게 하는 등 비정규직을 자신들의 희생양으로 삼는 사례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차별을 철폐하라고 외치지만 기업도 노조도 비정규직을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삼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2023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의 37%에 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에 비해 월평균 166만원이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비정규직법을 만들고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만들었어도 실제 시장에서는 비정규직이 보호되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한번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해고가 사실상 힘들고, 연공형으로 임금을 계속 인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유연화되지 못한 노동시장에서는 정규직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비정규직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노동개혁이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협력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시급히 필요한 노동개혁이다. 기업은 정규직으로 채용해도 부담이 작고 해고가 자유로운 상황, 즉 유연성이 담보된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아울러 노동개혁은 노동시장을 유연화함과 동시에 실업대책을 공고히 하고, 나아가 노동자들의 능력개발을 위해 정부가 그리고 기업이 나서서 직업교육과 훈련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 정부 당시 노사정위원회에서는 노사정 대표가 100여차례 회의를 거쳐 2015년 9월 15일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이 합의를 토대로 당시 노동개혁을 법으로 완수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법, 근로자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통령 탄핵으로 이런 노동개혁의 시도는 중단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오히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일자리 창출력 제고가 더욱 악화되는 과정을 거쳤다.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한다면서 최저임금을 2년 동안 30% 인상하자 일자리가 감소하기까지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비중은 더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우리나라의 노동개혁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사 법치주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및 노동유연화를 앞세운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사 법치주의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노동 현장의 법치주의 정착 노력으로 2023년에는 파업 노동 손실일수가 전 정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노동조합이 조합원에게 회계 공시를 하도록 해서 투명한 노조활동 관행도 정착되고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노동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해 직무성과급형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는 했다. 하지만 2023년 연장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개선안이 일부 현장에서는 소위 '주당 69시간' 장시간 근로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추진이 멈췄다. 지금은 다시 노동개혁의 불씨를 지펴야 할 때이다. 진정 비정규직을 위한다면 이념과 정파와 진영을 떠나 노동개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국회는 입법화로 뒷받침해야 한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위시하여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프랑스의 노동개혁 성공은 강한 지도력과 협치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뒷받침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
2024-09-19 18:09:30[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달 국정감사에서 본격적인 정책 검증 시험대에 오른다. 앞서 진행된 인사청문회는 김 장관의 사상 검증과 여야의 정치공방만 오간 반쪽짜리 검증이었다는 지적이다. 여야 의원들은 22대 국회 첫 국감을 맞아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고용부는 추석 연휴가 끝난 즉시 본격적인 국감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18일 "우선 전체 회의를 열고 의원실에서 질의가 많이 들어온 내용을 추린 뒤 질의응답을 위한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실은 추석 전부터 국감을 준비하기 위한 자료를 고용부에 요청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김 장관의 지난 인사청문회는 정치 성향, 사상에 대한 검증이 화두였기 때문에 이번엔 정책에 대한 검증을 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청문회에서 정책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임금은 감소하고 있는데 정상인가"라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 후보자는 "실질임금이 감소한다는 건 처음 들었다. 우리나라는 임금과 함께 실질임금도 상승하고 있다"고 답해 자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2022년과 지난해 연속 후퇴하고 있어서다. 만약 이번 국감에서도 전문성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면 야당의 반발을 키워 윤 대통령이 구상한 노동개혁 완수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을 위해서는 법개정이 필수인데 거대야당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도 앞선 청문회, 대정부질의처럼 정치검증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장관이 임명 당시부터 강조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적용을 배제한다. 이 법 시행령 제7조는 일부 항목만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에선 근로자들이 부당해고 구제, 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수당, 유급 연차휴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도 등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국감장에 증인으로 설 인물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한화오션, 쿠팡, 대우건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는 올해 들어 5번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최근 노동자 사망사고, 끼워팔기 의혹 등 각종 논란으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5명에 달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9-18 13:17:55[파이낸셜뉴스] 전공의들이 정부가 제시한 사직 처리 마감 기한까지 복귀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료계가 의료개혁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한경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6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의료개혁은 왜곡된 의료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의료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의료개혁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재정을 포함해 과감한 투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미 올해 고위험·고난도 필수의료 수가를 분야별로 인상하고 있으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도 지난 5월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정관은 "의료계는 수십년간 지체된 의료개혁을 실행하기도 전에 집단행동을 하기보다 정부의 의료개혁 과제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때 나서 주기 바란다"며 "사회적 합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지금이라도 참여해 합리적인 정책 제안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섯 달째 지속된 의료공백 상황 속에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환자 곁을 지켜주고 계신 의료현장의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정부는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7-16 09:04:41규제개혁은 경기순환(Business Cycle)처럼 사이클을 갖는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규제개혁을 다양한 슬로건과 방안을 내세우면서 강력히 추진하지만, 점차 그 강도가 약해지면서 정권 후반기에는 규제개혁 의지가 소멸해가는 5년 주기 사이클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봇대 뽑기'로 상징되는 규제개혁의 강한 의지로 출발했다. 목포 대불공단 커브길에 있던 전봇대를 치워달라는 기업들의 민원이 오랜 기간 무시되던 상황을 대통령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지만, 그 후 점차 그 의지가 약해졌다. 박근혜 정부는 1998년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된 규제개혁위원회를 대통령이 두 차례나 '끝장토론'으로 주재하면서 규제개혁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규제단두대'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밀어붙였다. 그리고 '규제정보 포털'을 오픈하여 규제개선 청원을 실시간 접수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시도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규제샌드박스'라는 표현을 쓰며 초기에 규제개혁을 강하게 추진하였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했다. '규제샌드박스'로 승인했던 632건 중 해결된 것은 20% 정도에 불과했다고 알려져 있다. 규제건수와 비례한다고 알려진 공무원의 수는 10만명 이상 늘어났고, 기업규제 또한 40% 가까이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는 규제를 '모래주머니'와 '신발 속 돌멩이'로 비유하며 출범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의지가 이어져서 규제개혁 사이클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처방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와 국회가 함께 규제개혁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작업의 사례는 2013년 8월에 발족했던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일명 손가위)에서 찾을 수 있다. 많은 규제의 사례를 모아서 매월 특위를 개최해 그 자리에서 해소방안까지 마련하였다. 제기된 규제 사례와 관련된 정부 부처 핵심 공무원을 한자리에 모아 규제피해자들로부터 직접 그동안 어떤 피해를 봤고 왜 해결되지 않았는지를 듣게 한 뒤, 회의 종결 전까지 해당 부처들이 서로 떠넘기지 않고 함께 처리할 방안을 약속하도록 했다. 국회 차원에서 입법 노력이 필요하면 이를 맡은 국회의원을 지정하기까지 하였다. 실제 몇몇 민원인들은 지난 10년간 호소해왔던 규제 민원이 그 자리에서 단번에 해결되는 모습을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둘째, 지역별 특정 산업을 지정하여 그 산업과 관련된 규제는 아예 없는 것으로 하고 꼭 필요한 규제가 있다면 이를 규정하도록 하는 이른바 '규제 네거티브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6년에 발의되었던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지역별 2개 특화 산업을 지정한 뒤, 규제 네거티브를 적용하고 나아가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법안이었다. 그러나 아쉽게 이 법안은 폐기되고 문재인 정부에 와서 '규제자유특구법'으로 바뀌어 국회 통과된 뒤 2019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 법은 규제 네거티브가 아닌 기존 규제조항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제 다시 규제 네거티브를 법제화하는 노력과 함께 각종 입법안이 규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사전평가로서 규제영향평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모든 규제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고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규제와 관련해서 국민과 기업이 어떻게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피해를 보는지 알려야 한다. 대한상의가 2010년부터 6년간 발표했다가 현재 중단된 '기업부담지수'를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기업이 갖는 부담을 조세, 준조세, 규제 세 가지로 구분하여 조사한 뒤 업종별, 지역별, 규모별 부담의 정도를 수치화해서 비교하게 하였다. 이를 국회와 정부가 규제개혁 입법과 행정에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처방들로 규제개혁 사이클을 중단시켜 우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제개혁순위를 현재 30위권에서 20위권으로 끌어올릴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
2024-07-02 18:58:12[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통사 자체 브랜드(PB) 규제 움직임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정책적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며칠 정부에서 해외 직구를 규제하려고 하다가 논란이 일자 철회하려는 듯한 입장을 보여 혼란이 컸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PB상품을 규제하려는 방향으로 또 일을 벌이려고 한다"고 썼다. 이어 "물가 인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 속에서 물가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구나 PB를 건드리는 것을 보면 정말 정책의 방향성을 누가 설정하는지 궁금해지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PB 제재 움직임은 최근 공정위가 쿠팡의 PB상품을 부당하게 검색창 상단에 밀어줬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말한다. 공정위는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PB제품을 상단에 노출했다고 보고 오는 29일과 다음달 5일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상품 진열은 유통업체의 고유 권한이자 본질"이라며 "PB상품 뿐 아니라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신제품도 상단 진열을 '알고리즘 조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정부가 쿠팡 조사를 통해 PB상품을 포함한 유통사의 상품 진열 정책을 정할 경우 소비자 혼란이 생겨 '제2의 직구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서 "PB를 통해 유통기업이 중소제조사들의 제품을 소싱하는 경우가 많고, 당장 소비자는 몇 백원이라도 싼 제품을 찾아 가격 비교를 하는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정책적 판단을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이 사안을 본인이 모르셨다면 제대로 보고 받으시고 물가관리에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댓글 여론도 이와 비슷하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정부가 두서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뭐하는 짓인지 누굴 위한 정책이냐"는 의견을 남기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5-24 11:52:06[파이낸셜뉴스] 허은아 개혁신당 신임 대표가 22일 정책위의장에 이주영 당선인을 임명하고 김철근 사무총장의 연임을 확정하는 등 주요 당직자에 대한 인선을 마쳤다. 허은아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이 당선인은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전 임상부교수로, 비례대표 1번을 받아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김 사무총장은 새천년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을 거쳐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당대표 정무실장을 지냈다. 허 대표는 사무총장 연임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우선 안정되게 이륙을 하려면 처음에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곽대중 전 개혁신당 대변인을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은 김성열 전 개혁신당 조직부총장이 맡는다. 개혁신당은 지난 19일 전당대회에서 허은아 후보를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은 2~4위를 기록한 이기인·조대원·전성균 후보가 맡게됐다. 이준석 대표 체제에 이어 2기 지도부가 탄생한 것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5-22 11:13:55[파이낸셜뉴스] 4·10총선을 통해 22대 국회가 헌정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하게 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당과 행정부 주도의 입법을 통한 개혁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입김이 세진 야권과 개혁 추진력을 다소 잃게된 여권이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손을 잡을 가능성 역시 낮게 예측되며 각종 법안이 표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각종 이슈에서 규제는 강화될 전망이다. 파이낸셜뉴스와 법무법인 율촌은 총선 후 5일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파이낸셜뉴스-율촌 정책 세미나'를 공동 개최해 22대 총선 이후의 정책 전환을 진단하고 발빠른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강연자로 나선 율촌의 고문·변호사 및 세무사들은 공정거래, 금융규제, 노동, 부동산, 조세 등 주요 분야의 정책 변화에 대한 예측을 내놨다. ■"입법 주도권은 야권에..규제 세질 것"이날 세미나의 포문을 연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은 '2024년 총선 이후 정치 지형의 변화와 정국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리가 21대 국회에서 봐 온 여야 대치는 22대 국회에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민생 법안의 표류를 우려했다.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각각 90석·18석을 얻어 총 108석 확보에 그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61석·14석으로 총 175석을 석권했다. 조국혁신당(12석)과 개혁신당(3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 등 제3정당을 포함하면 범야권이 192석으로, 압도적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이와 관련, 1세션 공정거래·금융규제 분야 강연을 맡은 황윤환·한승혁·김시목 변호사는 "향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황 변호사는 '공정거래 정책 방향과 전망'을 통해 "민생 분야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속적인 정책 강화가 예상되고, 혁신경제 분야에서는 야당이 승리했으니 자율규제보다는 정책적 제도개선 측면에서 규제가 강조될 가능성이 크며, 상생협력 분야에서도 야당 주도의 강력한 정책 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 변호사는 "22대 총선 이후 입법 주도권을 가진 야당은 총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및 21대 국회에서 민생법안 중 하나로 추진했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야당이 발의한 '온플법'은 큰 틀에서 봤을 때 플랫폼기업 독과점 남용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정부안과 흐름이 같지만, 기업결합 규제가 포함돼 규제 수위가 더 세다. '공공성 딜레마, 금융규제의 신질서 모색'을 주제로 강연한 김 변호사는 "통상 야당이 좀 더 친서민·공공성 기조로 가고 여당은 시장친화·보수적인 입장이나 이번 정부 들어 여당도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비금융사로 금융사 규제가 전이될 수도 있다"고 전망을 내놨다. ■"노사정 개혁방향 정반대라는 딜레마"2세션 노동 분야 강의는 고용노동부에서 만 27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진 정지원 상임고문과 노동 전문 이광선 변호사가 맡았다. 총선 이후의 노동개혁 쟁점을 점검하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주요 노동사건을 톺아본 뒤 노동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상임고문은 "현재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이슈로 예상되는 쟁점은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주 4일 근무제 등이다"라며 "다만 많은 이슈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지, 같은 이슈라도 현재 노·사·정이 서로 개혁방향이 정반대 방향이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상임고문은 "여야 합의가 어려워 입법 지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노동 쟁점 정리해나가면 노동의 사법화 일어날 것"이라며 "YS 정부부터 지금까지 여소야대인 경우도 많았는데 노동법의 경우 단독으로 통과시킨 적은 없었다. 이제 노사정, 여야간의 타협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3세션 부동산 분야 강연에 나선 최관수 변호사는 여야가 공통적으로 공약을 내걸었던 '도시철도 지하화 및 상부 개발', 'GTX 및 광역교통망 확충', '재건축·재개발'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변호사는 "철도지하화 사업에 최소 50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22대 국회에서는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개발을 위한 유관 법률 개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총선 과성에서 여야 모두 수도권 재건축·재개발의 신속 추진을 약속한 만큼 관련한 추가 규제 완화와 입법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정리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변호사는 "총선 종료로 정부 기조가 PF사업장 지원에서 정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 악화가 심화돼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락, 도산 절차에 들어가는 회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장재형 세무사는 4세션 세제 분야 강연에서 "법인세율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세수 여건을 감안할 때 저세율 구조를 지속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장 세무사는 "법인세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올해 한국 경제 상황을 잘 봐야 한다"며 "올해 세입 여건은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부 대형 법인은 세무상 결손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세무사는 "이에 따라 올해 정책 당국의 정책은 세수의 일실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럼에도 민주당에서 주장한 최고세율 200억원 초과 법인으로 확대 주장은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속증여세율에 대해서는 큰 조정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세율을 개편하지 않고, 합리적인 제도로 개편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세무사는 또한 주식양도차익 과세 가상자산 과세는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주원규 홍요은 김예지 김찬미 기자
2024-04-15 18:13:50[파이낸셜뉴스] "결국엔 타협이다."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은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율촌 정책 세미나'에서 '2024년 총선 이후 노동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YS(김영삼 전 대통령)정부부터 지금까지 여소야대인 경우도 많았는데 노동개혁 관련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적은 없었다. 이제 노사정, 여야 간의 타협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의는 고용노동부에서 만 27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진 정 상임고문이 노동개혁 쟁점을 점검한 뒤 노동 전문 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주요 노동사건을 톺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상임고문은 현재 노동개혁 이슈를 △근로시간 유연화 △노사관계 균형 △중대재해처벌법 △임금체계 개편 △노랑봉투법 등으로 꼽으면서 "다만 많은 이슈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지, 같은 이슈라도 현재 노·사·정이 서로 개혁 방향이 정반대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상임고문은 "정부 주도 입법은 상당히 어려워진 가운데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노사정이 대화 기구를 통해 합의하면 국회 합의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여전히 여야 합의가 어려워 입법 지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노동 쟁점 정리해나가면 노동의 사법화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상임고문은 노동개혁 이슈를 둘러싼 노사정의 '1라운드'를 최저임금 합의로 봤다. 오는 7월 최저임금 1만원이 넘는 것은 확정시 된 상황에 '업종별 차등임금'이 적용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노란봉투법에 대해 정 상임고문은 "당초 노란봉투법은 손해배상·불법파업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었는데 그 화두는 감춰져 있고 원청이 사용자냐 아니냐에 대한 쟁점이 떠올랐다"며 "야당이 재추진한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이슈에 대해 정 상임고문은 "유예가 어려워진 가운데 (중처법 처벌 대상) 대표님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예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났다면 행정 관청인 고용노동부와 사법당국 등이 경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노동 사건 강의에 나선 이 변호사는 판결을 앞두고 있는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 △원청의 단체교섭 상대방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3가지 사건이 노동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원래 대법원에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한 임금은 고정성이 결여돼있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결했지만 이 판결 이후 서울고등법원에서 기존 전원합의체와 다른 판결을 내놨다"며 "이 판결이 선고가 되서 재직자 조건이 부여가 되있어도 정상적 통상임금이라고 한다면 잠재 소송들이 재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원청의 단체교섭 상대방' 관련 사건은 사용주의 원청 회사가 하청 노조에 대해 부당 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다루고 있다. 이 변호사는 "원청이 하청노조에 대해서 지배개입을 안 하면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였는데 반대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노조법에 정의된 교섭창구를 어떻게 할 건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선 이후 노동시장에 대해 이 변호사는 "다수 야당이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여당이나 행정부가 주도하는 입법과 노동개혁은 어렵다고 본다"며 "정부가 입법을 통과하지 않고 정책이나 근로 감독 개선 등을 통해서 이뤄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4-15 17:44:28[파이낸셜뉴스] 4·10총선을 통해 22대 국회가 헌정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하게 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입김이 세진 야권과 개혁 추진력을 다소 잃게된 여권의 민생 법안에 대한 협치 가능성을 낮게 예측했다. 파이낸셜뉴스와 법무법인 율촌은 총선 후 5일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파이낸셜뉴스-율촌 정책 세미나'를 공동 개최해 22대 총선 이후의 정책 전환을 진단하고 발빠른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공정거래, 금융규제, 노동, 부동산, 조세 등 주요 분야의 정책 변화에 대한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여당과 행정부 주도의 입법을 통한 개혁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與野 강대치 예상, 민생법안 표류 우려이날 세미나의 포문을 연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은 '2024년 총선 이후 정치 지형의 변화와 정국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리가 21대 국회에서 봐 온 여야 대치는 22대 국회에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민생 법안의 표류를 우려했다. 노 주필은 "각종 분야에서 야권의 입김이 세질 수 밖에 없고, 더욱 지리멸렬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결국 많은 민생 법안은 22대 국회에서도 처리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각각 90석·18석을 얻어 총 108석 확보에 그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은 161석·14석으로 총 175석을 석권했다. 조국혁신당(12석)과 개혁신당(3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 등 제3정당을 포함하면 범야권이 192석으로, 압도적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이와 관련, 1세션 공정거래·금융규제 분야 강연을 맡은 황윤환·한승혁·김시목 변호사는 "향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입법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황 변호사는 '범정부 차원의 공정거래 정책 방향과 전망'을 통해 "민생 분야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속적인 정책 강화가 예상되고, 혁신경제 분야에서는 야당이 승리했으니 자율규제보다는 정책적 제도개선 측면에서 규제가 강조될 가능성이 크며, 상생협력 분야에서도 야당 주도의 강력한 정책 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변호사는 '쿠오 바디스(Quo Vadis) 플랫폼 규제-자율과 규제 사이' 강연을 통해 "22대 총선 이후 입법 주도권을 가진 야당은 총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및 21대 국회에서 민생법안 중 하나로 추진했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야당이 발의한 '온플법'은 큰 틀에서 봤을 때 플랫폼기업 독과점 남용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정부안과 흐름이 같지만, 기업결합 규제가 포함돼 규제 수위가 더 세다. 이어 김 변호사는 '공공성 딜레마, 금융규제의 신질서 모색' 강연을 통해 "통상 야당이 좀 더 친서민·공공성 기조로 가고 여당은 시장친화·보수적인 입장이나 이번 정부 들어 여당도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비금융사로 금융사 규제가 전이될 수도 있다"며 총선 이후 금융정책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노사정 개혁방향 정반대라는 딜레마"2세션 노동 분야 강의는 고용노동부에서 만 27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진 정지원 상임고문과 노동 전문 이광선 변호사가 맡았다. 총선 이후의 노동개혁 쟁점을 점검하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주요 노동사건을 톺아본 뒤 노동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상임고문은 "현재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이슈로 예상되는 쟁점은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주 4일 근무제 등이다"라며 "다만 많은 이슈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지, 같은 이슈라도 현재 노·사·정이 서로 개혁방향이 정반대 방향이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상임고문은 "여야 합의가 어려워 입법 지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노동 쟁점 정리해나가면 노동의 사법화 일어날 것"이라며 "YS 정부부터 지금까지 여소야대인 경우도 많았는데 노동법의 경우 단독으로 통과시킨 적은 없었다. 이제 노사정, 여야간의 타협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 변호사는 판결을 앞두고 있는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 △원청의 단체교섭 상대방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3가지 사건이 노동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3세션 부동산 분야 강연에 나선 최관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여야가 공통적으로 공약을 내걸었던 '도시철도 지하화 및 상부 개발', 'GTX 및 광역교통망 확충', '재건축·재개발'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변호사는 "철도지하화 사업에 최소 50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22대 국회에서는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개발을 위한 유관 법률 개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총선 과성에서 여야 모두 수도권 재건축·재개발의 신속 추진을 약속한 만큼 관련한 추가 규제 완화와 입법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 조달을 위해 민간투자사업 구조 등을 통해 구축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정리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변호사는 "총선 종료로 정부 기조가 PF사업장 지원에서 정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 악화가 심화돼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락, 도산 절차에 들어가는 회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별취재팀 전민경 주원규 홍요은 김예지 김찬미 기자 ming@fnnews.com 전민경 주원규 홍요은 김예지 김찬미 기자
2024-04-15 17:22:07[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범야권이 압승하면서 의대 증원 정책 방향의 궤도가 수정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대증원 조정 목소리 높아져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09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담겼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 전반에 대한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보였던 의대 증원 2000명 정책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들 대다수가 의대증원에 찬성했지만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고 전 의료계가 정책 추진에 반발하면서 혼란이 커졌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증원 폭을 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각축전을 벌인 끝에 당선된 국민의힘의 안철수 성남분당갑 후보, 나경원 서울동작을 후보,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는 모두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에 대해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이들은 당의 중진으로 선거 전부터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 피해는 국민들이 볼 것이라면서 중재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의대 증원 자체는 필요하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양극단으로 치달으며 갈등 봉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의대 증원의 인원은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것인데,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너무 갈등으로만 치닫고 있다"며 "의료계의 반발이 심해 의료 현장의 혼란과 국민들의 불편이 커진다면 우선 1000명을 늘리고 나머지 부족분을 보완해서 의대정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철수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해 국민들의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입장문을 통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므로 민생현안 중 첫 번째인 의료대란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 살리기를 더 이상 정략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진료정상화 해법을 내고 사회적 대화체를 구성하라"고 강조했다. 정책 강행 가능성도 큰 상황 총선에서 범여권이 참패하면서 의대 증원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이 선회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정책 시행은 여야가 합의할 사항이 아니고,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것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또 의대 증원의 경우 각 대학별로 배분까지 다 끝났기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이라고 해서 추진방향이 급격히 수정될 가능성은 낮다. 이날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씨는 "이번 의대 증원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의 행태는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보수의 근간을 무너뜨렸고, 견고한 여당 지지층이던 14만 의사와 전공공의, 의대생, 우파 지식인을 외면한 것이 지금 선거의 결과"라며 "정부는 이제 더 눈치보지 않고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개혁과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정치적 득실을 따질줄 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이 아닐지라도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추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한편 총선 결과가 나온 이날 정부는 의대 증원과 관련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박민수 복지부 2차관(중수본 부본부장) 주재로 열고 의사 집단행동 현황과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 점검하는 일상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에 정기적으로 열리던 브리핑도 이날은 열리지 않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4-11 14:5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