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익만을 추구하다 의로움을 잊었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올해 교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4자성어로 뽑혔다. 또한 '적반하장'이 두번째로 교수들이 선택한 올해의 4자 성어였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꼬집은 4자성어라는 평가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응답자의 30.1%(396표)가 '견리망의'를 선택했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를 선택한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등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건리망의는 논어 ‘헌문편(憲問篇)’에 등장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에서 유래했다. 이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란 의미의 사자성어다. 견리망의는 이와 반대의 뜻으로 ‘이익을 보자 의로움을 망각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2위는 25.5%(335표)를 얻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차지했다. 적반하장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다. 올해 우리나라 정치권이 서로 물어뜯고 엉뚱한 주장을 남발하는 모습을 빗댄 4자성어라는 평가다. 3위는 24.6%(323표)를 얻은 '남우충수(濫竽充數)'가 차지했다. 남우충수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으로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다. 4위 도탄지고(塗炭之苦)는 155표(11.8%)를 얻었다. 도칸지고는 ‘흙탕이나 숯불 속에 떨어졌을 때 느끼는 괴로움’을 의미한다. 도탄지고는 김현주 원광대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교수가 추천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와 전세 사기 등으로 인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생고는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괴로워져만 가는 국민의 생활고를 나타내기 적합하다”라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12-10 17:09:50교수신문이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논어 헌문편에 나오는 이 말은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올해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견리망의'가 응답자 30.1%(396표)의 지지를 얻어 가장 많이 꼽혔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 휘호를 직접 쓴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 생활에서도 분양사기,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다시피 해 씁쓸하다"며 "사회 전체가 견리망의의 전시장이 된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장 내 아이의 편익을 위해 다른 아이나 선생님의 피해를 당연시하는 사건들도 올해 유독 많았다"며 "견리망의 하면 우선은 풍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모두가 공멸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교수신문은 이밖에도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을 비롯해 '함부로 피리 부는 사람의 숫자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 '흙탕물이나 숯불 속에 떨어졌을 때의 괴로움'을 뜻하는 '도탄지고(塗炭之苦)', '여러 의견이 뒤섞여 혼란스럽다'는 의미의 '제설분분(諸說紛紛)' 등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12-10 15:20:24[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 자구안을 두고 "태영건설이 아닌 오너 일가를 위한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사재출연 문제에 대해 “(오너 일가의 재원을) 단돈 1원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태영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윤세영 창업주와 윤석민 회장 등 오너일가가 33.7%를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하며 태영그룹을 압박했다. 이복현 원장은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며 이번 주말 내로 태영건설이 새로운 자구안을 만들어 협의하지 않으면 추후에 워크아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임을 경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를 나눈 뒤 주요 현안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주된 플레이어는 아니다"라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채권단의 입장을 빌어 전날 채무자설명회에서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더 높은 강도의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그는 "당국도 워크아웃 신청시 약속한 최소한의 자구책이 시작 직후부터 지켜지지 않은 데에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보고 있다"며 "제일 앞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태영것설 지원에 전혀 쓰이지 않고 총수 재산 핵심인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지키는데 쓰인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8일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사모펀드에 팔아 총 2400억원을 확보했는데 이 돈을 지주사 채무보증 해소에 먼저 사용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것은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고 오너일가의 자구계획이 아닌가 채권단이 의심하고 있다"며 "오너일가는 자회사 매각 등으로 수백억 수천억의 현금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 바인딩한(구속력 있는) 형태로 공헌할 계획조차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 호황기에 태영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도맡으며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벌었고 그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 재산 증식에 쓰였다"며 "그런데 부동산 침체에 들어가자 수분양자, 채권자가 이것을 떠안았다"고 강조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견리망의(見利忘義)'도 언급하며 "태영 측이 최초 워크아웃 신청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말했는데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가 의심된다. 당국도 채권단의 입장에 수긍이 간다"고 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도 성격이 다른데 회장 개인이 보유한 게 있고 회사(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게 있는데 그나마 (태영건설 지원에) 쓴 것도 회사 자금만 쓰고 대주주 일가가 가진 개인명의 자금은 아예 따로 파킹된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도 말했다. 태영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에 선을 긋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티와이홀딩스 지분이라도 내놓아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SBS는 (오너일가) 본인들 핑계로 방송법상 추가 담보가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 제약이 있다고 하시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그게 굳이 핑계와 명분이라면 티와이홀딩스 자체는 상장법인인데다 가치평가도 쉽고 오너들이 (지분을) 갖고 있으니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은 SBS 지분이 아니더라도 태영홀딩스는 상장법인데다 오너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으니 그 지분으로 유동성 지원이라든지 하는 게 채권단이 원하는 지점이라고 전해들었다"고도 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이 원장은 "시한이 1월11일인데 이런 방안에 (채권단이) 무조건 동의해라 할 수는 없다"며 "최소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본인들부터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그 이전에 (태영그룹으로부터) 제시가 되고 협의가 돼야 한다.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니까 (추가 자구안 제시가) 이번 주말을 넘으면 안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각론들을 풀어가면 워크아웃 결론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금융당국은 지금 같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하에서 채권단에 무리하게 떠안으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떤 경우의 수에 다다르더라도 시장안정, 이해관계자 이익보호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채권단과 태영그룹 간) 오해나 간극을 해결할 부분이 있으면 역할을 하겠다"며 "시장안정 조치는 다양하게 선제적으로, 과도할 정도로 충분히 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드린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1-04 14:07:32또 한 해를 되돌아본다. 매년 그렇듯 올해도 다사다난했다. 실물경제를 맡다 보니 개인적으로 올해의 화두는 '글로벌 경제침체'로 압축된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경기침체와의 전쟁을 치렀다. 그 중심에 미중 갈등이 있었다. 양국의 패권다툼은 오래된 일이지만 올해처럼 산업계를 이토록 직격한 적이 있었나 싶다. 지난 2월 중국이 띄운 정찰용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미국 영공에 침입했다가 격추된 게 방아쇠였다. 가뜩이나 경색된 미중 관계는 신냉전 체제를 방불케 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물론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도 깔려 있었다. 이후 미국은 첨단 기술분야에서 화력을 집중했다.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칩스법'이 본격 시행되자 삼성과 SK가 불안에 떨었다. 다행히 한국 기업들의 중국 반도체공장은 장비 수입유예를 받았다. 다만 시한부 조치다. 게다가 극자외선(EUV) 같은 미래 첨단공정의 핵심장비는 제외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공정 선진화는 발목이 잡힌 셈이다. 2차전지는 상황이 더 나쁘다. 배터리 보조금 지원이 핵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본격화되자 중국과 협력하는 다른 나라 기업들까지 치명타를 입었다. 특히 이달 초 발표한 IRA 세액공제 제외대상인 '외국우려기업(FEOC)' 세부규정은 국제 통상분야의 '팍스 아메리카'였다. 이 규정은 2025년부터 중국산 핵심광물을 사용하거나 중국의 합작사 지분이 25% 이상이면 미국의 보조금을 못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중국과 추진 중인 10여개의 합작 프로젝트 계획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 중국은 통상 합작사 지분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려 한다. 향후 기술이전 등 주도권 확보를 염두에 둔 조치다. 이를 25%로 제한하면 합작계획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 칩스법이나 IRA 모두 21세기 미국의 완결된 패권주의의 결정판이다. 중국도 리튬, 흑연 등 막강한 지배력의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 하지만 힘의 균형은 역부족이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양국 핵심 관료들이 왕래하는 등 관계회복 기미도 엿보인다. 우리 산업계와 기업들엔 '희망고문'일 뿐이다. 관계개선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미중 갈등의 핵심은 결국 자국 보호주의다. 자국 경제와 산업의 위협을 제거하고 부흥을 이끄는 게 최고의 선(善)이다. 이 과정에서 협력관계의 타국 기업들은 언제든 희생양이나 볼모가 된다. 특히 중국의 산업 자급화는 우리 수출경제가 직면한 최대의 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대중 수출액이 1140억달러인데 수입은 1320억달러라고 한다. 180억달러(23조원)의 무역적자다. 12월 대중 무역수지 개선도 어려운 상황이다. 31년 만에 대중 무역적자가 눈앞이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무역의 보루였다. 한국산 중간재 수출의 최대 시장이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철강·조선 등 우리 대표 산업들이 중국과의 공급망 관계를 통해 급성장해 왔다. 그랬던 양국의 산업구조가 붕괴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 같은 일부 초격차 제품 외에는 대부분 산업 자립화를 완성했다. 최근 만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의 엘도라도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지금도 노력하지만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수출정책의 최상위 과제로 삼고 똘똘 뭉쳐야 한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택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중국이 바라보는 지금의 한중 경제관계에 딱 들어맞는다. cgapc@fnnews.com
2023-12-17 18:5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