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집권할 때마다 한국 부동산 시장, 특히 서울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W 부시와 트럼프 1기 정부 시기 유동성 확대 정책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2기는 고물가·고금리가 겹쳤다는 점에서 강세장을 예단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12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통계를 분석한 결과 21세기 들어 미국 공화당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한국 부동산 시장과 서울 지역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와 트럼프 대통령 1기 때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1월 기준)까지 지속된 부시 2기 동안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31.73% 상승했으며, 서울은 무려 52.58%라는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음 공화당 정부인 트럼프 1기(2017~2021년)에도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18.23% 상승하며 전국 상승률(8.5%)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미국 민주당이 집권했던 오바마 1기(2009~2013년)에는 전국은 10.26% 올랐고, 서울은 5.22% 하락했다. 오바마 2기(2013~2017년)에는 전국은 9.37%, 서울은 10.96% 올랐다. 바이든 정부(2021~2024년)에서는 전국은 0.65% 빠졌고, 서울은 1%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의 배경으로는 공화당 정권의 특징적 경제기조가 지목된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한 경기 활성화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풀었고, 이 같은 유동성 증가는 자산시장에 상승 압력을 가하며 서울과 같은 핵심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권 변화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 등 국내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공화당 집권기와 한국 민주당 정부의 집권기가 맞물렸는데, 국내에서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이 시행됐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는 오히려 주택 시장의 유동성을 낮춰 서울에 매물이 잠기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한국 부동산 시장에 1기 때와 같은 상승세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고물가·고금리라는 현재의 경제환경이 트럼프 집권 효과를 제한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과거 사례들에서 보듯 국내 금리와 유동성 정책, 주택 공급 상황, 부동산 규제 등 국내 요인들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미국 공화당이 집권 뒤 기업 친화적 정책들을 펼치면서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 국내 무역수지도 좋아져 전반적 경제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부동산도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11-12 18:08:56올해 하반기 대한민국 경제가 2%대 중·후반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가 경제회복의 최대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자국 우선주의가 한층 강화되고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 핵심 전략기술에 대한 경제 블록화도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전쟁'에 잇따라 참전하며 자국 투자 유치와 생산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직접 재정지출보다는 세제지원 등을 통한 간접 지원이라는 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생산인력 감소 해결과 경제활력 견인을 위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은 제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 4대 경제단체 부회장과 지상대담을 갖고 하반기 경제전망과 규제개혁 과제, 투자 안전망 확보방안 등 대내외 위기 속 대한민국 경제 혁신의 길을 찾아봤다. 내수 소비·투자 회복 급선무... 美 보복관세, 韓기업에 타격... 국회, 제도·규제개혁 나서야 -박일준 부회장 올 연 2%대 중반 저성장 전망... 美대선이후 대응책 마련 필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 시급 -김창범 부회장 반도체 등 수출 작년보다 개선... 불안 요인 지속땐 회복세 둔화... 기업활동 지원 입법 적극 추진 -이동근 부회장 IT·선박·車 중심 견조한 성장세... K칩스법 연장안 조속 통과돼야... 성장사다리 구축 규제개선 필요 -이인호 부회장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전망과 리스크 요인은. ▲박일준 부회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대비 모두 0.4%p씩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확대에 따라 정보기술(IT)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며 수출이 나아지고, 내수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물가와 고금리가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창범 부회장=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가로 하반기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겠으나, 올해 연 2%대 중반의 저성장이 전망된다. 작년 초저성장(1.4%)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성장세가 강하지는 않다. 더욱이 미국 대선이 임박해질수록 미국 우선주의적 공약이 쏟아져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대선 이후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동근 부회장=한국은행과 KDI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수출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부진과 미중 갈등 확산, 고물가·고금리와 같은 불안요인들이 지속될 경우 경제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인호 부회장=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출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는 2%대 중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세계경제는 3% 내외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우리 수출도 IT, 선박, 자동차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갈등과 미국 대선에 따른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 등 대외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 ―하반기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은. ▲박일준 부회장=경기회복에 대한 체감도를 높여 내수 소비와 투자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는 경쟁국 수준으로 전략산업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해 투자 리스크를 분담해야 하고, 기업은 과감한 혁신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이동근 부회장=기업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력 제고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등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기업의 기술혁신과 가격경쟁력 확보 지원을 위해 규제완화, 세제지원, 노동개혁 등 과제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 근로시간 유연화, 고용경직성 완화와 같은 노동개혁이 차질 없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인호 부회장=정부는 과감한 투자 인센티브와 금융지원을 통해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 'K칩스법' 연장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 내수부진으로 수출이 국내 경제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수출기업이 어려워하는 무역금융, 해외인증,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활력 회복에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는. ▲김창범 부회장=규제개혁은 속도전이다. 알박혀 있는 규제로 대규모 투자나 신산업 진출이 막힐 수 있어 '빨리빨리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복고 규제'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폐지,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집단에 대한 차별 규제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이 시급하다. ▲이동근 부회장=킬러규제 혁신과 한시적 규제유예를 비롯한 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경쟁국보다 과도한 규제가 많아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만 있는 대기업집단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 원격의료 금지, 공유숙박 금지 등 신산업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력 있는 유니콘 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 ▲이인호 부회장=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필요한 세액공제 기한연장, 특화단지 조성 예타 면제, 전력·용수난 해소에 필요한 규제혁신이다. 정부가 발표한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방안 등은 환영할 만하지만 더욱 파격적인 규제혁신과 혜택 제공을 통해 자본과 인재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입법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사다리' 구축에 필요한 규제개선도 필요하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박일준 부회장=트럼프의 보편관세 10%, 상호무역법 등에 따른 보복관세는 우리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은 전기차 시장과 한국 배터리 업계의 손실 확대로 연결된다. 다만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로, 중국과 인도에 비해 관세 인상의 피해는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타깃으로 한 무역조치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동근 부회장=미국 대선과 관계없이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교역 활동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과 탈중국 강화 정책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대미 수출을 더욱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원자재를 중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제약을 받거나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이인호 부회장=두 후보의 공약은 구체적 방법에서 차이가 있으나,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미국을 중심에 둔 경제안보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중국과 거리를 두고 동맹국과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미국의 정책 방향을 감안해 경제안보 측면에서 기회와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2대 국회가 출범했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바라는 점은. ▲박일준 부회장=22대 국회가 마주할 4년은 한국 경제가 계속 번영하느냐, 멈춰 서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구조개혁,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을 못하면 저성장 기조 고착화를 피할 수 없다. 저성장 타개를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조 개혁과 새로운 성장모델 모색이 시급하다. 세계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노력 중인 반면 한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제도적 환경으로 출발선부터 경쟁국보다 뒤처지는 실정이다. 꼭 필요한 제도와 규제가 아니면 과감하게 바꾼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시길 희망한다. ▲김창범 부회장=한경협 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이 '경제활력 회복'을 22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저성장 장기화에 환율·유가·물가 등 3고 현상이 겹치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희망하는 국가전략기술 및 R&D 세제지원 관련 조특법'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차등의결권 허용을 포함한 상법' '대형마트 유통규제 완화 관련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조속 통과가 시급하다. ▲이동근 부회장=우리 경제의 장기 저성장 국면 탈출을 위해 22대 국회에서는 노사관계 선진화, 규제 해소 등 기업활동 지원 입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난 4년간 '노사관계 선진화와 규제 개선'을 지속 호소했지만, 근로자와 노동조합 보호 입법만 강화되고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대립적 노사관계와 강성 노동운동의 폐단은 개선되질 않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협력 순위는 141개국 중 130위다. 근로자와 노동조합 보호에만 치중한 정책들은 결국 낮은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과 관련이 큰 만큼 경총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국민 여론에도 적극 호소할 계획이다. ▲이인호 부회장=세계 주요국들은 자본과 인재를 자국으로 유인하기 위한 입법을 통해 자국 산업 육성과 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무협이 수출기업 CEO 3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2대 국회에서 정책금융, 기술·R&D,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과 관련된 입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된 화평법·화관법 개정과 같이 해묵은 규제들이 실기하지 않고 적기에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조은효 기자
2024-06-23 18:42:37[파이낸셜뉴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알뜰폰을 쓰며 소비 결산을 공유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연령대별로 2023년 10~12월 통신비 건당 금액 변화를 살펴본 결과 2019년 동기간에 비해 50대는 3.6%, 60대는 6.1% 증가한 것에 비해 20대는 29.2%, 30대는 32.8%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신한카드가 자사의 소비 데이터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각종 채널의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를 살펴본 결과 2030세대 중심으로 ‘알뜰폰’이 많이 언급된 것으로 확인돼 실제 알뜰폰 요금제로 이동해 통신비를 절약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셜 미디어상에서 ‘고정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돈 관리의 최대 관심사로 나타난 것과도 연결된다. 2023년과 2019년의 비용 관련 연관어를 살펴보면 난방비, 식비, 의료비, 간병비, 학원비 등의 언급이 늘어나고 데이트비, 택시비, 학비 등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물가, 고령화, 사교육 증가 등과 연관된 고정비 언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계획 및 결산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격려하는 ‘라우드버짓팅(Loud Budgeting, 시끄러운 예산관리)’이 유행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소비+계획의 언급량은 2021년 1월에 비해 2023년 2월에 2.1배 증가했다. 연령별로 재테크 이슈는 다르게 나타났다. 10대는 ‘용돈·통장·취미’ 등으로 용돈 관리를, 20대는 ‘지출·목돈·소비’로 지출 방어를 통한 목돈 마련을, 30~40대는 ‘투자·자산·수익’으로 본격적인 투자활동, 50~60대는 ‘연금·수입·노후’ 등으로 안정적인 수입 시스템 확보에 관심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Z세대의 이런 소비 계획 및 지출 관리 트렌드를 상품 서비스에도 반영해 사회초년생을 위한 신용카드인 ‘신한카드 처음’에 계획소비와 즉시결제에 혜택을 주는 소비관리 보너스 적립 서비스를 넣기도 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6-19 15:21:42[파이낸셜뉴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이 두 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전망, 두 달 연속 악화 4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6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67.4로 전달 대비 7.0p 하락했다. 전통시장의 6월 전망 BSI도 63.0으로 전월 대비 3.7p 내렸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전망 BSI는 4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5일간 소상공인 2400개 업체와 전통시장 1300개 업체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BSI란 사업체의 실적과 계획 등에 대한 주관적 의견을 수치화해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경기 예측 지표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6월 전망 BSI는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의 6월 전망 BSI는 전년 동기 대비 13.4p 낮고, 전통시장은 7.0p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의 6월 전망 BSI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개인 서비스업이 57.8로 전월 대비 14.0p 하락했다. 이어 제조업(-12.7p), 수리업(-9.5p), 소매업(-8.4p), 음식점업(-7.7p) 순으로 하락했다. 전통시장은 축산물에서 전월 대비 10.1p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이어 농산물(-9.7p), 의류·신발(-8.0p), 가공식품(-6.1p) 등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 위축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 악화 최대 요인은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경기전망 악화 사유(복수 응답)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날씨·계절성 요인(16.3%), 비수기 영향(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복수 응답) 상인들도 경기전망 부진 이유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요인(4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유동인구 및 방문 인구 감소 요인(14.3%), 물가상승 요인(1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고금리·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전통시장도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5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었다. 공제금 지급건수는 4만3000건으로 9.6% 증가했다. 업계는 지난 2018∼2019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임대료 상승, 코로나19 충격에 이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의 3고(高) 위기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6-03 13:56:5930대 전세 거주자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가장 큰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0년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지는 등 물가가 급속도로 뛰면서 전세보증금의 실질가치가 낮아진 가운데, 금리 상승기에 이자비용이 늘며 대출상환 부담이 확대된 결과다. 식료품 등 물가가 급상승한 필수재를 주로 소비한 고령층과 저소득층도 물가상승으로 소비여력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고물가와 소비: 가계소비 바스켓과 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40개월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8%(연 3.8%)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동일기간 평균인 5.5%(연 1.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고물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실질 구매력이 가장 크게 축소된 집단은 고령층 및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크게 뛴 식료품, 에너지 등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두 집단에서 컸기 때문이다. 2020~2023년 중 가계의 소비품목 구성을 고려한 실효 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고령층(60대 이상)과 저소득층이 각각 16%, 15.5%로 청장년층(14.3%), 고소득층(14.2%)에 비해 높았다. 급격한 고물가로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상까지 고려할 때 30대 전세거주자가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에 전세보증금 자산의 실질가치가 낮아진 데 더해 변동금리가 많은 탓에 고금리로 이자 비용이 더 늘어나는 등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거주자의 경우 2021년 이후 이어진 물가상승으로 그간 축적한 저축의 가치를 상당히 잃게 돼 중장기적인 소비여력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아울러 중·저연령층 중 차입 등으로 현금흐름 제약이 있는 가계나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연령층 등 취약가계에서도 단기적으로도 소비에 작지 않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거시모형을 통해 정량분석한 결과 이미 물가상승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실질구매력 축소 등을 통해 소비증가율을 4%p가량 낮춘 상태다. 가계별 금융자산·부채의 실질가치 변동에 따른 효과도 같은 기간 소비를 1%p 추가로 위축시켰다. 정동재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2021년 이후 물가가 민간 소비를 상당폭 둔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뿐 아니라 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부정적인 재분배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27 18:39:17경제 회복의 온기가 체감 수준까지 퍼지지 못한 가운데 올해 1·4분기까지도 중산층의 5분의 1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고물가·고금리 이중고로 지출은 커진데 비해 소득은 크게 늘지 못한 탓이다.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의 비율은 26.8%로 전년(26.7%)에 비해 0.1%p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 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이다. 실제로 통장에 기입되는 '세후'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했다는 의미다. 특히 소득 분위별로 보면 우리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간 분위 가구의 적자 비중이 늘고 있다.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p 증가해 18.2%가 됐다. 직전 분기인 4분기(14.8%)와 비교하면 3.4%p 늘었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17.1%로 나타났다. 상품 가격과 이자 비용의 상승은 전 분위에 걸쳐서 일어났지만 3·4분위에게는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상용 근로자 비중이 높은 '중산층'인 만큼 근로소득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주택 등 가계대출의 비중도 높아서다. 1·4분기 월평균 가계 소득은 1년 전보다 6만8000원(1.4%) 늘었지만, 가계지출은 9만9000원(2.5%) 증가했다. 이자 비용도 1만4천원(11.2%) 늘었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만5천원(1.1%) 줄며 오히려 '역성장'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기업이 지급하는 수당·성과급 등 추가소득이 줄어서다. 통계청은 "근로자 가구 비중이 높은 중산층·고소득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위·4분위 가구의 지출은 각각 5.9%, 4.5% 늘었지만, 소득은 각각 5.4%,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 역시 적자 가구 비율이 1년 전보다 0.5%p 증가한 9.4%를 기록했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도 1년 전보다 0.9%p 증가한 28.9%였다. 반면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2.0%p 감소해 60.3%로 개선됐다. 이창훈 기자
2024-05-26 19:01:13지난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소비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비자들은 급등한 물가를 우려해 지출을 줄였고, 미국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日, 3년 만에 소비지출 감소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지지통신 등은 일본 총무성의 2023년 가계조사 결과를 인용해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9만3997엔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고물가로 인해 5.3% 감소했던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료품·교육에 대한 지출이 침체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진단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상 소비지출은 1.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지출도 32만9518엔으로 실질적으로 전년 동월보다 2.5% 감소했다. 2023년 3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된다. 평균기온이 높아지면서 등유와 가스비 지출이 감소했고, 난방기구와 옷 등의 구입이 줄었다. 소비지출이 3년 만에 마이너스가 된 것에 대해 총무성 담당자는 "물가급등, 코로나19 종료, 기온상승 등 3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명목의 소비지출은 65세 이상이 전년에 비해 4.7% 늘었다. 50~54세가 2.4% 줄었고, 55~59세가 4.2%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는 데다 현역 세대에 비하면 많은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월간 근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질소득은 1.9% 감소했다. 같은 해 11월 2.5% 감소에 비해 마이너스 폭은 축소했지만, 21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 38.0으로 1년 만에 6.7p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40을 웃돌았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닛케이는 "소득여건 개선을 통해 소비가 늘고 내수를 중심으로 한 안정성장의 길목으로 넘어가려면 올해 춘계 노사협상에서 전년을 뛰어넘는 임금인상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美, 카드연체율 60% 급증미국 소비자들은 사용한 카드 대금을 제대로 결제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CNBC에 따르면 뉴욕연방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소비자 부채가 17조5000억달러로 증가한 가운데 신용카드 대금 연체율은 60% 가까이 폭등했다고 밝혔다. 여러 부문의 부채가 90일 이상 상환만기를 넘기는 '심각한 연체' 양상을 보였지만 이 가운데 특히 신용카드 대금 연체가 두드러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모두 1조1300억달러였다. 고금리 속에 연체율은 급격히 뛰었다. 2022년 말 4%를 조금 넘던 심각한 연체가 지난해 4·4분기 약 6.4%로 1년 사이 59% 폭등했다. 신용카드 연체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할부 그리고 '기타' 부문의 연체가 모두 늘었다. 90일 이상 연체되는 심각한 연체율은 2022년 말 1%를 조금 웃돌던 것이 지난해 말 1.42%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가 연체되는 경우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높다"면서 "소비자들이 재정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고,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또 소득이 낮은 가계일수록 더 그렇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연체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총부채 증가세는 2020년 3월 팬데믹 이전 수준 흐름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가계부채는 전분기에 비해 1.2%, 1년 전에 비해서는 약 3.6% 증가한 2120억달러였다. 그러나 신용카드 부채는 전년동기비 14.5%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 현재 약 23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의 금리부담이 상당하다. 게다가 올해 많게는 6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단 3차례 금리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가계 금리부담 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송경재 기자
2024-02-07 18:17:39[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소비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비자들은 급등한 물가를 우려해 지출을 줄였고 미국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갚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日, 3년만에 소비지출 감소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지지통신 등은 일본 총무성의 2023년 가계 조사를 인용해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9만3997엔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고물가로 인해 5.3% 감소했던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료품, 교육에 대한 지출이 침체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진단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상 소비지출은 1.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소비 지출도 32만9518엔으로 실질적으로 전년 동월보다 2.5% 감소했다. 2023년 3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된다.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등유와 가스비 지출이 감소했고, 난방기구와 옷 등의 구입이 줄었다. 소비 지출이 3년 만에 마이너스가 된 것에 대해 총무성 담당자는 "물가 급등, 코로나19 종료, 기온 상승 등 3개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대별로는 젊은층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명목의 소비지출은 65세 이상이 전년에 비해 4.7% 늘었다. 50~54세가 2.4% 줄었고, 55~59세가 4.2%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는 데다 현역 세대에 비하면 많은 금융자산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월간 근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질소득은 1.9% 감소했다. 같은 해 11월 2.5% 감소에 비해 마이너스 폭은 축소했지만, 21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 38.0으로 1년 만에 6.7p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40을 웃돌았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닛케이는 "소득여건 개선을 통해 소비가 늘고 내수를 중심으로 한 안정 성장의 길목으로 넘어가려면 올해 춘계 노사협상에서 전년을 뛰어넘는 임금인상이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美, 카드연체율 60% 급증 미국 소비자들은 사용한 카드를 제대로 결제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CNBC에 따르면 뉴욕연방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소비자 부채가 17조5000억달러로 증가한 가운데 신용카드 연체율은 60% 가까이 폭등했다고 밝혔다. 여러 부문의 부채가 90일 이상 상환만기를 넘기는 '심각한 연체' 양상을 보였지만 이 가운데 특히 신용카드 연체가 두드러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모두 1조1300억달러였다. 고금리 속에 연체율은 급격히 뛰었다. 2022년 말 4%를 조금 넘던 심각한 연체가 지난해 4·4분기 약 6.4%로 1년 사이 59% 폭등했다. 신용카드 연체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할부, 그리고 '기타' 부문의 연체가 모두 늘었다. 90일 이상 연체되는 심각한 연체율은 2022년 말 1%를 조금 웃돌던 것이 지난해 말 1.42%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가 연체되는 경우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높다"면서 "소비자들이 재정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고, 특히 연령대가 낮을 수록, 또 소득이 낮은 가계일수록 더 그렇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연체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총부채 증가세는 2020년 3월 팬데믹 이전 수준 흐름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 미 가계부채는 전분기에 비해 1.2%, 1년 전에 비해서는 약 3.6% 증가한 2120억달러였다. 그러나 신용카드 부채는 전년동기비 14.5%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 현재 약 23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의 금리 부담이 상당하다. 게다가 올해 많게는 6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단 3차례 금리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가계 금리부담 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송경재 기자
2024-02-07 10:51:08[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가 30일 내놓은 총선 3호 공약은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허덕이는 서민층과 소상공인의 경제적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늘 강조하는 동료 시민을 위한 민생 정책의 하나로, 저성장으로 인한 장기 경기침체의 높은 파도를 온 몸으로 맞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정부가 그동안 소상공인 이자 상환 유예 등 지속적으로 내놓은 금융 지원대책과는 별도로 고금리,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 및 소상공인을 이중, 삼중으로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한동훈 비대위의 의지가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이날 우선 현행 5000만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까지 올리고, 2030 청년과 4050 중·장년층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재형저축을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수립과 예산집행에서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다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도입돼 20년 넘게 5000만원으로 유지된 현행 예금자보호한도가 그동안 오른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기업 대출 등에 활용되는 예금 유입에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이번 한도 상향을 토대로 금융기관 간 정책금리 경쟁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여권은 봤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지난 20여년 간 1인당 국민소득(GDP)이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예금자보호한도는 선진국 수준에 크기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2030 청년층과 4050 중장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재형저축을 다시 도입키로 했다.재형저축은 과거 서민들의 자산 형성을 위한 대표적 금융 수단으로 큰 인기를 끌었었다. 이를 위해 당은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소득 수준과 자격 제한 등의 가입 문턱을 낮춰 근로자들의 재산형성에 국가가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당이 재도입하려는 재형저축은 근로자 재산형성이라는 목적에 더 부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례계좌(ISA) 활성화를 위해 비과세 한도를 상향키로 했다. ISA 비과세 한도를 올려 국민 자산 증대에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일반형과 서민형 ISA 모두 각각 300만원, 600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을 고리로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나선다. 각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온누리상품권 취급 점포를 확대해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 연간 발행 규모 10조원 상향과 소상공인 점포에 대한 신용카드 사용액 50% 소득공제 신설 등을 내놓았다. 코로나19와 고금리 및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비대위가 강조해온 동료 시민을 위한 총선용 공약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민층을 위한 경제공약들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1-30 16:21:29[파이낸셜뉴스] 고물가·고금리로 가계 소비 여력이 줄면서 상품소비가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106.6(2020년=100)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1.4% 감소했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1%)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개인 및 소비용 상품을 일반대중에게 판매하는 약 2700개 표본 사업체를 조사해 산정된다. 재화별로 살펴보면 의복,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가 2.3% 줄었다. 2020년(-12.0%)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차량연료·화장품 등의 비내구재도 1.7% 줄었다. 감소 폭은 1998년 9.1% 줄어든 이래 가장 컸다. 1년 이상 쓸 수 있는 고가 상품인 승용차 등의 내구재는 0.1% 늘었다. 2022년(-2.9%)보다는 나아졌지만, 2020년(11.6%)과 2021년(6.7%)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고물가·고금리로 상품 소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률은 19년 만에 2년 연속 3%대를 넘는 수준이다. 외식까지 포함한 지수는 역대 최장기간 감소하고 있다.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작년 11월 107.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0.9%)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기간 줄어든 것이다. 새해 소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로 1.9%를 제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1.9%)과 비슷한 소비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앞으로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사정과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겠으나 고금리 영향 지속 등으로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4년 경제전망을 통해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상품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1.9%)과 유사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1-01 11:3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