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학교 마스코트와 부적절한 춤을 췄다는 이유로 교감으로 강등됐다. 지난 5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위치한 머시드 유니온 고등학교의 교장 로버트 누네스는 학교 응원 행사에서 학교 마스코트와 스트립 클럽을 연상시키는 춤을 췄다. 학생들의 SNS를 통해 퍼진 영상에는 교장인 누네스가 의자에 앉아 있고, 마스코트는 그 앞에 엉덩이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누네스는 금색 색종이를 뿌리며 즐거워 하다가 반대로 마스코트가 의자에 앉자 그의 신체를 손으로 훑는 듯한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이어 누네스는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이곳에 남는 것”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이는 라스베이거스관광청(LVCVA)이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고안한 유명 문구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일은 라스베이거스에 남는 것’(What Happens in Vegas, Stays in Vegas)’의 패러디다.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일을 라스베이거스에서 해도 비밀로 지켜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가 춤추는 영상은 온라인에서 퍼졌고 이후 논란이 일자 학교는 그에게 휴직 처분을 하고 교감으로 강등시켰다. 머시드 유니온 고등학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교직원은 시정 조치를 받았다"며 "내년 초 새 교장을 정식으로 선임하기 전까지는 교장 대리가 학교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누네스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외에도 그가 받은 징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부모는 "아이들이 교장의 춤을 보며 즐거워 했다고 들었다"며 "교장과 마스코트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지만 조치가 과하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9 08:20:00[파이낸셜뉴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여교사에게 "종이 과녁 앞에 가 보라"고 말한 뒤 체험용 활을 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직 교감이 징계를 받아 평교사로 강등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고의영 이원범 강승준 부장판사)는 전직 교감 A(55)씨가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천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던 A씨는 2017년 6월 교무실에서 같은 학교의 20대 여교사 B씨에게 종이 과녁 앞에 서 보라고 한 뒤 과녁을 향해 체험용 활을 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듬해 A씨에게 해임의 징계 처분을 했다. 이어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강등으로 낮추는 결정을 받아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소송에서 "B씨가 아닌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쏜 것이고, B씨는 그로부터 약 2.7m 떨어진 곳에 있었을 뿐"이라며 기초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A씨가 B씨에게 과녁 가까이 가 보라고 말한 뒤 B씨가 과녁에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과녁에 화살을 쏜 것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징계의 내용"이라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언행은 교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후배 교사를 상대로 다른 교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쏠 태세를 보이며 B씨에게 과녁에 가서 서 보라고 요구했다"며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떠나 수치심과 불쾌감을 주는 행위이고, 교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유지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A씨는 항소심에서 "이 징계로 인해 교감에서 평교사로 강등됐는데, 이는 일반 공무원의 1계급 강등과 비교했을 때 침해되는 이익이 너무 크다"며 위헌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는 직급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보편적 현상으로, 징계 수준을 정할 때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이라며 "비례원칙에 반하거나 평등권 등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육부 #성차별 #법원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0-01-26 16:49:21교육공무원 징계 종류에 ‘강등’이 신설돼 문제가 있는 교장과 교감이 각각 교감 및 평교사로 직급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 처벌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및 교육공무원 징계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 비위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가공무원법에 계급 강등제가 도입되면서 교육공무원 징계에도 ‘강등’이 추가됐다. 현재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 종류는 중징계인 파면, 해임, 정직과 경징계인 감봉, 견책 등 5가지로 돼 있으며 신설되는 강등은 해임과 정직 사이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강등 처분을 받게 된 교장은 교감으로, 교감은 평교사로 직급이 낮아지게 된다. 다만 평교사는 강등 처분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과부는 징계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강등 처분을 받은 교원에 대해 18개월간 승진임용을 제한하고 승진임용 제한 기간에 휴직할 경우 복직일로부터 승진제한 기간을 다시 산정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내달 13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내달 말부터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 대해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장, 교감 등 전문직만을 대상으로 하는 징계 종류는 형평성 시비를 낳을 수 있다”며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2009-03-25 08:56:56[파이낸셜뉴스] '물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원로 화가 안영일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향년 86세로 타계했다. 안영일은 1934년 개성에서 서양화가 안승각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인은 부모를 따라 일본 도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1945년 10세 때 귀국했다. 아버지의 작업실에 있는 각종 미술책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고 타고난 재능으로 '천재 소년화가'라 불렸다. 1949년 중학생으로 제1회 국전에서 입선했으며 1953년 고교생으로 제2회 국전에서 특선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선으로 강등됐다. 1957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주한 미 대사관에서 실시한 공모전에 뽑혀 뉴욕 월드 하우스 갤러리의 초대전에 참여했다. 1958년 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예고와 사대부고에서 교편을 잡다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화단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1959년 미국 시카고의 헐 하우스 갤러리, 1962년 핀란드 헬싱키의 USIS 갤러리 등 해외 갤러리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개최했다. 1966년 안영일은 더 큰 무대를 꿈꾸며 뉴욕으로 이주한다. 몇 개월 뒤 로스앤젤레스로 거주지를 옮겨 정착했고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캘리포니아 해변 풍경과 특유의 정취가 담긴 서정적인 반추상 계열의 작품을 발표하며 현지에서 전도유망한 화가로 주목을 받았다. 1967년 재커리 월러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도약하려던 그는 1970년 컬렉터와 갤러리 사이에 소송이 벌어지는 바람에 10여 년에 걸쳐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이혼,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을 겪던 그는 1980년대 '물' 연작을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하며 '물의 화가'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안영일은 1983년부터 시작한 '물' 연작을 통해 빛, 물 그리고 안개가 바다와 교감하는 무수한 방법을 탐구했다. '물' 연작은 바다에서 작은 어선을 타다 길을 잃은 경험에서 출발했다. 자신의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가 갑자기 걷히면서 햇빛이 쏟아져 수면이 형형색색으로 빛났고 이때의 잊히지 않는 인상을 시각 언어로 구체화한 것이다. '물' 연작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으로 덮인 단조로운 화면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사각의 작은 색 점이 모자이크 패턴을 이루며 반짝이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작가는 물감을 팔레트 나이프로 화면에 옮겨 채움으로써 물결에 반사된 빛의 일렁이는 움직임을 형상화했다. 생전에 그는 바다를 자신의 일부라 말했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했지만 붓을 놓치 않았다. 2017년 2월부터 10월까지 미국 서부 지역 내 최대 규모 미술관인 LA카운티미술관에서 재미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해 대형 '물' 연작 10여 점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같은해 3월에는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내한해 고국의 관객과도 만났다. 그해 11월 미국 롱비치미술관은 회고전을 열었다. 2018년 시카고의 카비 굽타 갤러리에서 생전 마지막 개인전을 선보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12-16 15: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