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소아청소년정신과 지나영 교수가 청소년 심리처방전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자음과모음)를 펴냈다. 전작 ‘본질육아’(2022)가 육아의 궁극적 목적을 간과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리사회 양육문화를 돌아보게 했다면 이번 책은 내면이 건강한 청소년이 되기 위한 조언을 건넨다. 사회가 정한 성공방정식을 무작정 쫒기보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돼야 행복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신간 출간에 맞춰 귀국한 지나영 교수를 만났다. 지 교수는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네 있는 모습 그대로 귀하고 존중받을 존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다”며 “인간에게 이 말만큼 가슴을 채우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엄마 말 잘 들어야해, 공부 잘해야 해, 공부 못하면 사람구실도 못한다’와 같은 말들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사랑받는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된다”며 “이런 말들은 ‘사람이 잘나면 가치 있고 존중받고, 그렇지 못하면 무시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갑질 문화나 학교폭력 문제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봤다. “한국의 갑질문화는 미국에서도 ‘Gapjil’이라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사회 만의 두드러진 문화다. 이는 구걸하는 사람도 무직자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뭔가 잘해야만 사랑받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반대로 (공부 등을) 못하면 가치 없고 무시당해도 되는가? 이런 생각이 만연하니 학교에서도 (공부건 운동이건) 잘하거나 힘이 센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리숙하거나 부족한 애를 존중하지 않고 괴롭히게 된다.” 그러니까 학교폭력 또한 갑질 문화와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달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장안의 화제였다. 이 드라마에서 학폭 가해자 연진은 ‘학창시절 피해자가 (너한테) 뭘 잘못 했냐’며 가해 이유를 묻는 남편의 질문에 “뭘 잘못해야 해”라고 응수했다. 현실판 ‘더 글로리’로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위공직자 아들의 학폭 사건도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단지 동급생이 제주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가했다. 지 교수는 “아이와 청소년의 정신이 아픈 것은 우리사회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며 “아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서 늘 미안하다”고 아파했다.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45%)이다. 전체 자살률 또한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20년 기준 10만 명당 27.5명이다. 이는 미국의 자살율(10만명당 14명)과 타살율(10만명당 7.5명)을 합한 숫자(21.5명)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생명을 잃을 확률은 미국에서 총기사고(10만명당 6.1명, 2020년 기준)로 사망할 확률보다 4배 이상 높다. “개개인의 다양성 인정해야” 지교수는 “많은 부모가 불안에 휩싸인 나머지 근시안적인 육아를 하고 입시교육에 몰입한 결과가 어떠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도는 경제수준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문화”를 꼽으며 “저마다 가진 다양성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가르치지 않고,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추려 한다”며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비판했다. “예건대 좋은 대학교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가치 있다고 가르친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끌어안는 건 열등감이다. 다양성이 죽은 곳에 열등감이 자란다. 열등감은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입시교육의 승자는 어떠한가? “정작 그 길을 잘 따라가서 성인이 된 소위 상위 1%의 경우는 우월감이나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된다. 동시에 그들 역시 남이 제시한 길로 살다보니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마흔살 쯤 되면 시쳇말로 현타가 온다. 청소년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야 하는데, 무엇이 제 삶의 의미를 주고 행복을 주는지 모르고 어른이 된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한국사회는 10대들에게 오직 한 길을 가라고 하는데, 사실은 엄청 많은 길이 있다. 세상을 제한된 시각으로 보면, 꿈도 제한된다.” “우리사회는 저마다 가진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고려하지 않고, 공정성을 내세워 획일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한다. 이는 모든 동물을 나무 타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다. 원숭이도 물고기도 같은 능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바보인줄 알고 살아갈 것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 내면 건강 중요” 지교수는 “청소년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나르시시즘이 강한 영유아기와 달리 외모나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외모나 성적 등으로 부정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면 아이들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챗GPT가 나날이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기, 한국의 교육제도는 미래인재상을 길러내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시대를 역행 중이라고 지적한 그는 “미국 교육계에서는 21세기 진짜 필요한 능력을 4Cs로 명명하며 창의력, 비판적 사고, 협력, 소통을 강조한다”며 “아이들을 어떤 틀에 가둬놓고 교육하면 창의력은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2050~2090년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2020년대를 살고 있는 부모가 (자신들의 청소년기인) 1980년대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회복탄력성과 적응력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 실패해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단단히 설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나를 지탱해주는 건강한 마음(정신)이 필요하다.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행동이 청소년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사회 중요한 기로, 내면건강 챙길 때” 지 교수는 “한국인으로서 긍지가 있다”면서도 “우리사회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아무리 (외적으로) 이룬 게 많아도 우리의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정말 많이 이룬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작금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내면이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잘못된 육아와 교육으로 건강하지 못한 핵심 신념을 가진 청년들을 계속 길러낸다면? 그런 청년들이 자라 우리사회의 리더가 된다면? 한국사회의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나는 지금 우리사회가 흥망과 성패의 기로에 있다고 본다.” “부모님들께 두 가지를 당부 드린다. 아이들에게 ‘(개성·장단점 다 포함한)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넌 가치 있는 사람이야 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흔들리는 사춘기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내 아이를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제대로 성장할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소망하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타이틀을 가진 지나영 교수는 한인 2세도, 명문대(SKY) 출신도 아니다. 대구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인 그는 봉제공장에 다니던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구카톨릭대학 의과대학 졸업 후 원하던 정신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떨어지면서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최상위 성적으로 통과하면서 눌러 앉았다.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에서 정신과 레지던트와 소아청소년정신과 펠로우 과정을 이수했다. 그 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 연계병원인 케네디크리거인스티튜드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진에 합류했다.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와 연구, 교육에 열중하던 지난 2017년 자율신경계장애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난치병에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작가로 변신, ‘마음이 흐르는 대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를 펴냈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는 지교수의 세번째 책이다. 유튜브 ‘닥터지하고’를 운영하며 "라이즈투게더"운동을 펼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9 14:00:46[제주=좌승훈 기자] 환자를 돌보던 물리치료사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학교병원 교수가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는 22일 의료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제주대병원 교수 A(43·여)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29일 결심공판을 통해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한 바 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6월부터 2018년 1월 사이 제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치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소속 물리치료사 4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발을 밟거나 팔을 꼬집는 등 4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2016년 8월 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의료행위 중인 또 다른 물리치료사에게도 폭행한 혐의도 있다. 해당 혐의는 2018년 11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가 영상을 공개하면서 갑질 이슈와 맞물려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사건 발생 상황이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교육 목적의 무료 치료인 ‘컨퍼런스(conference)’ 도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규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폭행 혐의도 직원들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했을 뿐이라며 항변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컨퍼런스는 의사가 주도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진찰과 처방을 하기 위한 의료행위로 볼 수 있고, 우월적 지위에서 직원들에게 폭행을 한 것”이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직원들의 미비점을 수정하려고 한 동기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유죄 판결로 A씨가 제주대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위해제·징계처분 취소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대학 측으로부터 2019년 2월 정직 3개월 처분과 겸직 해제 징계처분을 받자, 같은 해 10월 1일자로 직위해제·징계처분 취소소송을 제주지법에 제기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06-22 15:44:07[제주=좌승훈 기자] 제자들을 상대로 수년간 갑질을 일삼다 파면된 대학 교수가 제자들의 공모작 수상작에 자신의 아들 이름을 수상자 명단에 끼워 넣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최석문 부장판사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제주대 교수 A(62)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학교수였던 2016년 12월 미국의 한 디자인 공모전에 제자들의 작품이 브론즈 어워드를 수상하자, 이듬해 1월 자신의 아들을 출품자 명단에 끼워 넣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2017년 1월까지 진행된 학생들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 수상 과정에서 작품 과정에 참여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실이 없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공모전 수상자 명단에 넣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아들이 공모전 과정에 참여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학생들을 지도해 국내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199건에 달한다. A교수는 재판과정에서 아들이 수상자로 등재된 사례는 한 번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011년부터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에 아들의 이름을 다수 등재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는 또 지난 2016년 제주시 아라동에 개인주택을 건축하면서 제자들에게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인테리어 작업 지시가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이뤄져 왔고 학생들이 정규 교과 수업에 지장을 받았던 점 등에 비춰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수의 지위를 남용해 제자가 수상한 작품에 아무런 기여가 없는 자녀들도 공동수상자로 등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청년들의 창의적 능력을 왜곡시키고 사회 일반의 공정성을 저해했지만 잘못을 인식 못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1-13 17:25:53[제주=좌승훈 기자] 상대로 상습적인 폭언·성희롱·부당지시 등의 ‘갑질’ 행태로 파면된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산업디자인학부) A교수가 법정에 서게 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A교수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같은 학과 B교수도 사기와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A교수는 본인의 집 인테리어 공사에 학생들을 부당하게 동원하고, 학생들의 국제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에 수차례 자녀 이름을 끼워 넣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아울러 학생 행사 지원금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학 측은 지난해 11월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한 끝에 A교수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또 경찰은 같은 달 직권남용과 횡렴 등의 혐의를 적용해 A교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6-13 14:51:08[제주=좌승훈 기자] 병원 직원 상습 폭행 등으로 갑질 논란을 빚은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찰로 넘겨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폭행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 접수된 제주대학교병원 A교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교수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 간 제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치료실에서 환자를 치료중인 물리치료사 4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발을 밟거나 팔을 꼬집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교수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과 증거로 제출된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돼 이날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5-29 16:48:50[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대학교(총장 송석언)가 갑질과 상습 폭행 논란을 빚은 제주대병원 A교수에 대해 정직 3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제주대는 지난 19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교수의 병원 직원 폭행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를 총장에게 송부했다고 20일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그동안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하기 위해 총 3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에서 제출된 조사 보고서, 직원 탄원서 및 해당교수 소명서 등의 자료를 검토한 후 최종 징계 수위를 의결했다. 제주대는 해당 교수의 비위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고, 사회적으로 높은 도덕성을 요구 받는 교육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킴에 따라 중징계 처분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본인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병원 직원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를 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는만큼 징계위 의결을 토대로 정직 3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교수의 상습 폭행 혐의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별도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연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장은 “제주대의 솜방망이 면죄부 처분을 강력 규탄한다”며 “해당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문제의 진실이 정확히 밝혀지고, 폭력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2-20 16:17:54담당 교수로부터 성추행과 갑질을 당한 대학원 학생이 자신의 이름을 적은 대자보를 게시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교수의 문제 행적에 더해 학교의 터무니 없는 처분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8일 서울대학교 게시판에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를 작성한 B씨는 자신을 "대학원 과정 4년 동안 성추행 및 여러 성폭력,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피해자"라고 밝혔다. B씨는 A교수가 2017년 스페인에서 열린 학회에 강제로 참석하게 한 뒤 성추행했다고 전했다. B씨에 따르면 A교수는 자신을 방으로 불러 맥주를 마신 후 “더 센 술을 마셔야 한다”며 호텔 로비에 있는 바로 장소를 옮겨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그 후에는 호텔 근처로 산책을 나가 B씨에게 팔짱을 낄 것을 요구하고, B씨가 못 들은 척 하자 먼저 팔짱을 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다리에 붕대가 감긴 것이 보여 엉겁결에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 “팔짱을 낀 것은 친근한 행동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 자신의 신체를 만지고, 어깨와 팔을 주무르는 등 상습적인 성추행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B씨는 자신이 쓴 논문에 A교수를 공동저자로 적을 것을 종용하고, 허락을 받고 이성과 교제하라는 등 성추행 외에도 다양한 갑질이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B씨는 용기를 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 알렸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B씨는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증거와 17명이 넘는 학과 사람들의 진술서를 제출했지만, A교수가 받은 처분은 정직 3개월이었다. 그는 “올바른 것을 위해 감히 입을 열어도 다른 교수들의 비난을 받는다. 우리는 또 다시 피해자로 남는다”며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당할 만큼 당해 이젠 두렵지 않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해당 대자보의 내용을 확인한 서울대학교 인문대 학생회 <고동>은 A교수 사건 요약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A교수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성추행 #서울대 #갑질 #서울대성추행 김홍범 인턴기자
2019-02-08 14:37:26논문심사비를 명목으로 수년간 제자들에게 돈으 뜯어온 전·현직 교수 2명이 징영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부산 모 국립대 교수 A(58)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800만원, 추징금 1천39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또 같은 대학교수였던 B(68)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600만원,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1년 5월 대학원 학위청구논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논문을 제출한 대학원생에게 "논문심사를 하려면 심사위원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해 30만원을 받는 등 6년간 학생 13명에게 1390만원 상당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심사위원이었던 B씨도 논물을 2011년 5월 논문을 제출한 대학원생에게 "지도교수는 100만원, 심사위원 4명은 각 50만원씩 준비하라"고 요구해 300만원을 받는 등 4년간 학생 4명에게 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학자이자 공무원으로서 청렴성, 도덕성을 지키지 못하고 학위 수여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논문 심사대상자인 학생들은 교수의 금품 요구를 거절하기도 어려워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A씨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논문심사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고 금품을 건넨 학생에게 학위 논문이 취소될 수 있다고 협박해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 압박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교수 #갑질 #대학원생 #논문심사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2-02 11:36:46#A씨의 지도교수는 스승의 날이나 명절 때마다 고급 다과, 건강 보조 식품, 상품권 등을 요구했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날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내색을 하며 눈치를 줬다. 지도교수의 단골멘트는 "돈 나갈 데가 많아서 형편이 어렵다" "담배 살 돈도 없는 지경이다" 등이었다. A씨는 견디다 못해 이 사실을 대학에 알렸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B씨네 연구실은 대학원생의 인건비 통장과 체크카드를 지도교수가 관리한다. 한 달에 들어오는 인건비 총액은 150만원 안팎인데 이중 1/3정도만 대학원생들에게 지급한다. B씨는 몇십만원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도교수는 대학원생에게 지급하지 않은 인건비를 주유비, 식비, 교통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C씨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인권 전담기구가 있는지 문의했다. 이 정도 일이 문제가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지도교수는 C씨에게 '자퇴하는 게 낫겠다'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C씨는 연구실 내에서 이뤄지는 교육 과정에서 배제됐고 논문지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C씨는 지도교수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졸업까지 한 학기 미뤄진 상태다. 위 내용은 대학원을 대상으로 한 노동인권단체 '대학원생119'에 제보된 갑질 사례다. 지난 1월 7일 만들어진 '대학원생119'는 출범 2주만에 168명의 회원이 가입해 대학원에서 겪은 갑질 등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대학원생119'는 "대학교수가 진학, 학위, 진로 등 대학원의 인생을 결정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비리 제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원생은 '직장'이 아니라는 편견 때문에 대학원생 상당수는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생이 교수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은 통계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18년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실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은 대학원 석·박사과정생 및 박사 후 과정생 등 197명의 연구원을 대상으로 '교수 갑질'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1%(146명)는 대학원에 갑질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중 39%(77명)는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인권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갑질 유형에는 ▲열정페이 요구(48.2%) ▲워라벨무시(42.1%) ▲연구윤리위반(21.8%) ▲개인업무·잡무요구(38.1%) ▲인격무시·강압(42.6%) 등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철희 의원은 "학내에서 대학원생이 가장 '을'이라는 지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며 "대학원생 인권 문제는 해결과정에서 청년들의 미래가 볼모로 잡힐 수 있다는 점에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내부의 일이라고 대학의 자율에만 맡기는 것은 충분한 해결책이 될수 없다"며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생119'는 "교수사회에 만연한 갑질과 비리의 책임은 교육당국에 있다"며 "교수의 비위 행위는 최소 15년 이상 계속되어 왔지만 학교와 교육당국은 갑질과 비리 문제를 방치해왔다. 교수갑질 근절을 위한 교육당국의 긴급 대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갑질119'는 제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대학원 사회의 갑질과 비리를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학원생 #갑질 #이철희 #교수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1-28 16:48:06#A교수는 한 선임 연구원에게 연구원과 대학원생의 통장을 관리하게 한 후 돈이 쌓이면 일정액을 자신의 통장에 입금시키도록 했다. 지도교수 산하 10명의 대학원생이 모두 연구비를 갈취 당했고, 한 대학원생은 5년간 8천만원을 빼앗겼다. A교수는 이것도 모자라서 자녀의 유치원 등하교, 그림일기, 독후감 등까지 대신하게 시켰다. #B씨는 한 국립대학교 내 부설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원장 교수와 직장 내 갈등이 심해져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원장 교수는 '여차하면 너희들을 자를 수도 있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B씨는 대자보를 통해 교수의 갑질을 폭로할까 고민도 했지만 교수를 공격한 직원을 다른 교수들이 곱게 볼 리 없어 포기해야 했다. 위 내용은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 119'에 제보된 대학 교수들의 갑질 사례다. 직장갑질 119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보된 연구비 갈취·자녀숙제 갑질 교수의 비위 행위는 최소 15년 이상 계속되어 왔지만 학교와 교슉당국은 갑질과 비리문제를 방치해왔다"며 "대학교수가 진학, 학위, 진로 등 대학원의 인생을 결정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비리 제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7년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실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은 대학원 석·박사과정생 및 박사 후 과정생 등 연구원을 대상으로 '교수 갑질'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에 따르면 대학원에 갑질이 존재한다고 밝힌 이는 응답자의 74.1%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39%는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인권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갑질 유형에는 열정페이 요구가 48.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외 인격무시·강압이 42.6%, 개인업무·잡무요구가 38.1%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 119는 교수의 갑질은 ▲발전기금 강요 ▲연구비 갈취 ▲사적 이용 ▲모욕·괴롭힘 ▲해고 등으로 구분했다. 사적 이용에는 연구생에게 자녀의 숙제를 대신 시킨다거나, 자신의 동호회 행사 호출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갑질에 대응하기 위해 직장갑질119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은 '대학원생119'를 만들었다. 교수들의 갑질을 제보하고 대학원에서 당한 부당한 대우를 공유해 대학원생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원생119'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대학원생과 법률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직장갑질119는 "고액의 등록금, 쥐꼬리만한 장학금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가장 지성적이어야 할 대학에서 각종 교수 갑질, 성폭력, 연구저작권 강탈, 노동 착취가 만연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교수갑질 근절을 위한 교육당국의 긴급 대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1-09 13:5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