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온 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으로 여기는 나무에 구멍이 수십개 뚫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예천군 유천면의 한 마을에서 400여 년이 된 당산나무가 고사 되는 일이 발생해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 마을 출향인 31명을 대표한 A씨는 지난 2일 예천경찰서를 찾아 당산나무 느티나무에 약물을 주입해 고사시킨 혐의로 B씨를 고발 수사 의뢰했다. 이 마을 입구에 있는 당산나무는 녹음이 우거져야 할 여름임에도 잎이 모두 떨어진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냈다. 이 노거수는 수령 4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동네 위하는 나무’라는 뜻에서 ‘삼신당’이라고 이름을 붙여 100년 넘게 동신제를 지내왔다. 마을을 지키는 신이 깃들었다는 의미로 ‘당산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A씨는 "작년 6월부터 새끼나무가 말라죽기 시작했다”라며 “누군가 고의로 농약을 뿌려 죽였다”고 말했다. 당산나무는 큰 어미나무와 상대적으로 작은 새끼나무 3그루로 이뤄져 있다. 실제 당산나무 곳곳에는 드릴 등을 이용해 뚫은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37개나 발견됐다. 마을을 떠나 서울 등으로 떠난 출향민들은 범인이 이 구멍을 통해 제초제 등을 주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거목을 고사시킬 때 주로 쓰는 방식"이라며 "지난 2일 예천경찰서에 당산나무를 죽인 범인을 잡아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당산나무 바로 옆에 사는 60대 남성 B씨로 추정된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낙엽이 자신의 마당에 떨어진다는 이유로 농약 성분의 제초제를 당산나무에 주입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이 나무 앞 제단에는 ‘그리운 당산나무’라고 쓰인 비석이 놓였다. 이 마을 출향민 80여명이 당산나무 고사 소식을 듣고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지난달 20일 세운 비석이다. 비석을 세운 날 출향민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당산제도 지냈다. 나무에 깃든 신의 노여움을 풀고 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A씨는“출향인 80여 명은 400년동안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를 고사 시킨 일에 지금 분노로 들끓고 있다”라며“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법대로 처벌해 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B씨가 자신의 마당 위로 가지가 뻗어져 있는 당산나무의 새끼나무에 농약 성분을 집중적으로 주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미나무와 새끼나무의 뿌리가 이어져 있는 탓에 어미나무마저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B씨가 주입한 농약 성분과 나무 고사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3 09:53:16등대관리원은 평생 이 섬, 저 섬을 옮겨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24시간 등대를 돌본다. 소청도등대를 지키고 있는 정운섭 주무관(오른쪽)과 김진호 주무관이 등탑의 파리판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윤경현 기자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비치며/한 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에/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초등학교 때의 동요 '등대지기'다. 이 노래에 등대지기의 역할이 담겨 있다. 이후로 등대지기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37개의 유인등대가 있고 114명이 하루도 빠짐없이 24시간 돌보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오후 기자가 인천에서 여객선을 타고 4시간을 달려찾은 서해 백령도 인근의 소청도 등대에서는 14년차 정운섭 주무관(44)과 2년차 김진호 주무관(35)이 등대를 지키고 있었다. 【 소청도(인천)=윤경현 기자】 선착장에서 등대까지는 약 4㎞로, 자동차로 10분 이내 거리다. 날씨도 좋은데 소청도의 경치를 구경할 겸 해서 걸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리석은 치기'였음을 깨닫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등대로 가는 길이 가파른 언덕에 이은 언덕, 그리고 또 언덕으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등대는 사람을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깜깜한 밤바다를 떠다니는 배들을 위해 존재한다. 먼 바다에서도 빛을 잘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섬의 끝자락,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등대지기는 사양, 등대관리원으로" 정 주무관은 "'등대지기'라는 호칭 대신 항로표지관리원이나 등대관리원으로 불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등대'라는 단어도 잘 쓰지 않는 데다 엄연히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직이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정 주무관과 김 주무관은 항로표지관리사 자격증 이외에 전기·무선설비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 주무관은 "'등대지기'라는 동요가 없어지지 않는 한 등대지기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오자 정 주무관과 김 주무관이 사무실 안으로 연결된 64개의 계단을 이용해 등명기(빛을 뿜어내는 기기)쪽으로 올라갔다. 청소를 하기 위해서다. '파리판'으로 불리는 외부 유리는 각종 새들이 날아드는 탓에 자주 청소해줘야 한다. 지난 밤 등명기의 밝은 불빛을 보고 달려들다 죽은 새가 20여마리에 달했다. 대청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파리판 안의 '프리즘렌즈'는 지난 1908년 소청도 등대가 생기면서부터 사용해온 것이다. 이 프리즘렌즈 내부에 타조알 만한 400W짜리 메탈헬라이트전구가 들어 있다. 소청도등대의 밝기(광도)는 150만칸델라(㏅)다. 촛불 150만개를 켜놓은 것과 같은 밝기로 30㎞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다. 정 주무관은 "4개의 볼록렌즈로 이뤄진 프리즘렌즈가 회전을 하면서 20초 동안 네 번 같은 곳을 비추게 되고 20초는 깜깜한 상태(40초 4섬광)가 된다"며 "가까이서는 빛이 기둥처럼 보이지만 멀리서는 깜빡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등대마다 불빛이 깜빡이는 간격이 달라 그것만으로도 어느 등대인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청도등대 정운섭 주무관(오른쪽)과 김진호 주무관이 근무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경현 기자 ■외로움과의 싸움의 연속 이날 야간근무는 김 주무관이 맡았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오후 7시께 김 주무관이 등명기에 불을 켰다. 지금부터는 외로움과의 싸움이다. 김 주무관은 "등명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근무자체가 힘들지는 않다"며 "다만 늘 혼자서 밤을 새워야 하는 일이라 성격에 맞지 않으면 버티기가 쉽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사무실을 둘러보니 한편에 '관계자외 출임금지'라는 푯말이 붙은 별도의 방이 있다. 내부에는 안개로 등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사용하는 무신호기와 배의 위치를 알려주는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이 설치돼 있다. 무신호기는 세 방향으로 각각 200W짜리 스피커 4개가 달려 있다. 5초 동안 음파를 내고 40초 쉬기를 반복하는데 5㎞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 김 주무관은 "소청도는 1년 중 3분의 1은 안개가 낄 정도여서 무신호기가 꼭 필요하다"며 "등대에서 바다의 상황을 가늠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마을주민들이 '안개가 심하다'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DGPS는 자동차에 달린 GPS처럼 날씨에 상관없이 위치, 속도 등을 측정하는데 필요하다. GPS보다 한층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DGPS가 있는데 등대가 왜 필요할까'라고 물었다. 김 주무관은 "북한에서 방해전파를 쏠 경우 배들이 길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등대"라며 "무인등대는 고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날씨가 안 좋을 경우 고장난 상태가 며칠이나 유지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주무관은 1시간에 한 번꼴로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등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대청도에 설치된 등표는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했다. 다행히 이날도 아무런 문제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그는 "사무실 안에서는 등대불이 잘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다"며 "원래는 등명기도 자동으로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타이머가 있지만 그마저도 안하면 지나치게 나태해질 것 같아 없애버렸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바깥이 밝아왔다. 시곗바늘이 오전 6시50분을 가리키자 김 주무관이 등명기의 불을 껐다. 그는 "원래 해가 지기 5∼10분 전에 켜고 해가 뜬 후 5∼10분이 지나서 끈다"며 "겨울에는 오전 7∼8시까지 켜놓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근무일지를 살펴보니 올해 들어 가장 길게 켠 날은 1월 초로 14시간40분(오후 5시15분∼오전 7시55분), 가장 짧게 켠 날은 7월 초로 9시간25분(오후 7시55분∼오전 5시20분)이었다. ■제초작업·차량 수리 등 생활이 업무 소청도등대를 관리하는 인원은 모두 3명이다. 2명이 근무하는 동안 나머지 1명은 휴식을 즐긴다. 통상 한 달에 22일을 일하고 최대 9일을 쉰다. 토·일요일을 한꺼번에 몰아서 보내는 셈이다. 항로표지관리소 내에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숙소가 마련돼 있지만 너무 외진 곳이어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소청도에는 구멍가게조차 없다. 그래서 육지에 사는 가족의 품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면 20여일분의 먹을거리를 준비해 와야 한다. 등대에서는 생활 자체가 업무의 연속이다. 먹는 것은 물론 등대와 사무실 청소, 진입로 보수 및 제초 작업, 업무용 차량 수리까지 등대관리원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 진입로라고 해봐야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정도지만 풀이 워낙 잘 자라기 때문에 1년에 두 번 하는 제초작업도 여간 고되지 않다. 정 주무관은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는데 바람까지 더해져서 '치우면 또 쌓이고'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한다"며 "지난 2012년 겨울에는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 1m를 치우는데 서너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등대가 마을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탓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한다. 지난해 북한이 미사일 사격 연습을 한 적이 있었는데 주민들은 대피방송을 듣고 모두 방공호로 대피했다. 하지만 등대까지는 대피방송이 들리지 않아서 다음 날 마을에 들러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정 주무관은 "정말 다급한 경우에는 마을주민들이 전화를 주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고 전했다. 등대관리원들은 2년마다 순환근무를 한다. 인천해양항만관리청에는 소청도와 팔미도, 부도, 선미도에 유인등대가 있고 등대관리원들은 등·부표를 관리하는 부서 등을 포함해 총 6곳을 돌아가며 근무한다. 정 주무관은 이번 추석이 지나면 부도등대로, 김 주무관은 팔미도 등대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blue73@fnnews.com
2014-09-03 17:12:44달러 부족으로 온 나라가 신음하면서도 외환보유액까지 헐어 은행에 쏟아붓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 은행은 무너지지 않아야 하는 경제의 근간이었다. 특히 금융결제시스템 안정성은 어떤 희생을 치러도 지켜야 할 과제였다. 위기의 기억은 끈질겨서 은행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과 지원은 여전하다. 대표 사례가 '주채무계열' 제도다. 외환위기 이후 민간 자율의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기업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대출을 해준 은행들이 기업 부실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돼 금융불안이 야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기업이 아닌 은행을 위한 제도로 출발했고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현재도 시행 중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몇 개 시중은행이 무너지고 이후 통합되는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은행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은행 관리를 거치면서 회생에 성공한 기업도 대우인터내셔널, SK하이닉스 등 여럿 있다. '동양 사태'로 은행의 역할 강화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동양그룹처럼 부실이 심화됐지만 은행의 견제를 받지 않는 대기업이 생겨나자 금융당국이 은행을 통한 '감시망'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은행의 밀착감시와 관리를 받을 주채무계열 편입대상 대기업을 전체 금융회사 신용공여액 0.1% 이상에서 0.075% 이상으로 늘리고 '관리대상계열' 제도도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동양 사태에 연루된 투자자가 5만여명, 투자금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고 "기업 구조조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은 타당하다. 문제는 약발이 약해지고 있는 은행 중심 시스템의 한계를 안고 있는 방안이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을 제어하고 은행이 기업을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제도는 동양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기업 구조조정은 시장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지 정부가 미리 나설 일이 아니다"라는 게 금융당국의 언급이었다. 이는 주채무계열 대기업 숫자가 2009년 45개, 2011년 37개, 2013년 30개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에서도 드러난다. 금융당국의 복안은 자본시장 중심으로 기업구조조정 등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은행 대출이 유일한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시대가 지났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 9월 말 현재 회사채 발행잔액은 229조5000억원, 기업어음(CP) 발행규모는 141조원가량으로 합치면 약 370조원이 된다. 은행권 대기업 대출잔액 154조8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이 같은 수치는 주채권은행 중심의 대기업정책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갑을 관계에 빗대 주채무계열 제도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고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이 '을', 대기업이 '갑'이라는 것이다. '을'이 '갑'의 재무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라는 것이어서 금융현장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물론 '제2의 동양 사태'를 막기 위한 주채무계열 제도 보완은 필요하다. 다만 은행 중심 시스템 강화가 자본시장 역량 약화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 국내 증권사 62곳의 자기자본을 합쳐도 KB금융, 우리금융지주를 합한 것보다 7조원 이상이나 적은 현재의 낙후된 자본시장 구조를 해소해 나가는 길이 금융시스템을 더욱 안정시키는 길이다.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적 정책보다는 금융대계가 있어야 한다. 시중 금융제도의 핵심인 독자신용등급 제도 도입 등 신용평가 선진화방안 시행, 외부감사제도 개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이 시급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증권부 차장
2013-11-12 16:55:362008년 7월 오픈한 용평리조트 피크 아일랜드는 '가족+건강'과 '여름 속의 겨울, 겨울 속의 여름'이란 콘셉트로 365일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진 휴양지다. 전체 시설의 80%가량이 실내존으로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 특히 인기. 가족형 워터파크로 설계됐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주류다. 가장 인기있는 시설은 초속 6m의 속도로 미끄러지는 '스페이스볼 슬라이드'다. 2인용 튜브를 타고 17m 높이에서 출발해 코스를 따라 두 바퀴가량 돌면 지름 15m의 커다란 원반형의 볼에 닿고 다시 원심력에 의해 볼 외곽을 몇 바퀴 돈 뒤 중앙의 구멍으로 빨려들어가듯 빠져드는 구조로 설계됐다. 총 길이는 134m로 슬라이드의 다양한 특징을 경험할 수 있어 늘 대기자로 붐빈다. '하이스피드 슬라이드'는 스피드의 극한을 체험할 수 있는 기구로 인기가 높다. 17m 높이에서 출발해 43m 길이의 직선형 슬라이드를 튜브 없이 맨몸으로 내달리는 방식으로 맨몸으로 느끼는 물살에 시원함은 배가 된다. 피크 아일랜드 내에는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널려 있다. 실내·외를 따라 흐르는 웨이브 풀과 실외 노천 스파는 남녀노소에게 인기 높은 장소. 바데풀에는 넥샤워, 보디 마사지, 릴랙스 마사지 등 37개의 부스가 마련돼 있고 노천 스파에는 핀란드사우나, 아크아파, 테마탕 등이 조성돼 있어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피크 아일랜드는 가족의 건강을 위한 공간답게 대관령의 맑은 1급수로 매일 채워진다. 시원한 물놀이를 위해 북유럽의 겨울 풍경이 연상되도록 실내를 꾸몄고 물속에서 음료나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테이블 아쿠아바와 산소허브방, 황토방, 참숯방, 불가마, 수면실, 무료 PC방, DVD방 등도 들어서 있다.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이용 요금: 전일권 대인 4만원, 소인 3만2000원, 오후권은 대인 3만원, 소인 2만2000원 ∇특이 사항: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을 맞아 용평 가수왕, 용평 잔디밭 콘서트, 시냇가 시네마, 도예 공방 교실 등 가족 중심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된다. 신한, 현대, 롯데, 비씨, KB, 농협 카드를 이용하면 동반 3인까지 이용 요금의 50%를 할인해준다. ∇문의: 1588-0009, www.peakisland.co.kr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2011-06-14 18:34:43마약성분 함유 의약품이 유통되거나 과다처방 되는 등 의약품 유통 안전관리에 구멍이 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21일 발표한 ‘의약품 안전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마황을 원료로 허가된 491개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 원료로 사용되는 한약재인 마황에는 향정신성 성분인 케친이 포함돼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마황이 케친을 함유하고 있는 만큼 마황을 원료로 제조된 의약품은 마약성분 함유 표기와 함께 용법 및 용량, 사용시 주의사항 등이 필요하다는게 감사원의 설명. 감사원은 식약청장에게 약리작용 시험, 분석을 통해 안전사용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케친은 마약류관리법에서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케친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마황을 원료로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비만치료제 등 일반의약품 454개, 천식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37개에 달한다. 또 최근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에 따라 마황 수입량이 2001년 245t에서 2007년 559t으로 증가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도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난해 1∼6월 경기지역 병·의원의 의료용 마약류 처방실태를 표본조사한 결과, 52명이 10곳 이상의 병원에서 1000일 분량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았다. 또 31개 의료기관은 44명에게 500일 이상의 분량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처방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지만 보건복지가족부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중독 의심자 안전조치와 과다처방 의료기관 제재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면서 복지부 장관에게 의료용 마악류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2009-05-21 15:11:29항생제 남용이 인류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항생 물질이나 약물에 견디는 힘이 강한 내성균이 생겨 고통을 겪는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는 어떤 약도 듣지 않아 사망하는 환자도 발생한다. 어떤 항생제를 써도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다른 생물체로부터 항생제를 얻는 연구가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식물은 물론 동물에서 내성이 강한 항생제를 추출하는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생물체는 개구리다. 국내에선 서울대 물리약학실 이봉진 교수팀이 토종 개구리에서 추출한 ‘항생펩타이드’로 인간에게 적합하고 내성이 강한 항생물질을 만들고 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도 개구리연구소를 설립해 항생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생물체로부터 항생제를 지구상의 생물들은 오랜 생존기간을 통해 병원균과 싸우는 방법을 습득해왔다. 생물들은 병원균과 싸우기 위해 공통된 무기 하나를 장착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항생펩타이드다. 항생펩타이드는 다른 항생제와는 달리 병원균 밖에서 균을 공격한다. 이들은 나사처럼 생긴 형태를 이용해 균의 외부 세포막을 공격해 구멍을 뚫음으로써 병원균을 죽인다. 이는 항생펩타이드가 병원균이 자신을 방어하기(내성을 나타내기) 어려운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생펩타이드는 병원균뿐만 아니라 곰팡이 등에도 효과가 있다. 일부는 암세포와 바이러스에도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항생펩타이드는 인간세포에는 작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부작용이 없는 항생물질 개발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최근 항생펩타이드는 의약품은 물론 화장품 첨가물, 동물 및 어류사료 첨가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항생펩타이드는 지금까지 개구리, 두꺼비 등 양서류, 메기 등 어류, 식물씨앗 등 대부분의 생물들에서 발견돼 왔다. 과학자들은 항생펩타이드를 일반 항생제의 독성 및 방부제의 부작용도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적 약물이라고 부른다. ■주목받는 개구리 여러 생물의 항생펩타이드 중 개구리의 항생펩타이드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개구리는 아주 연약한 몸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동물들처럼 딱딱한 껍질로 무장한 것도 아니고 촘촘한 털이나 두꺼운 가죽으로 몸을 보호하는 것도 아니다. 징그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축축한 피부가 전부다. 그런데도 개구리는 돌 틈이나 풀 속, 더러운 웅덩이 같은 곳에서 산다. 긁히고 찔려 상처가 나고 거기에 세균이 감염돼 금세 죽을 것 같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그 수를 불려 나간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뭔가가 개구리 몸에서 분비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1987년 미국의 외과의사인 자슬로프 박사가 살아있는 아프리카 개구리의 배를 절개, 실험용으로 쓰기 위해 알을 채취했다. 그 후 배를 봉합하기는 했지만 깜빡 잊고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았다. 얼마 뒤 살펴보니 그 개구리는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절개한 부위도 깨끗이 아물어 있었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 자슬로프 박사는 개구리에서 분비되는 항생펩타이드를 발견했다. 실제 세계 각국의 생활상을 살펴보면 개구리와 관련된 것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구리를 잡아 말린 후 곱게 갈아 기름에 섞어 상처,부스럼 등 피부병이 난 곳에 발랐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한다. 이탈리아에선 입 안이 헐거나 상처가 났을 때 개구리를 잡아 산 채로 입에 물고 있게 한다. 개구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아픈 곳을 낫게 해 준다고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개구리는 다른 생물보다도 더욱 다양하게 진화해 매우 많은 종류가 발견되고 있어 약물 개발에서도 유리하다. ■어떻게 만드나 개구리의 항생펩타이드는 주로 피부에서 나온다. 하지만 개구리에서 직접 이를 추출해 항생제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연구진은 개구리 피부에서 분비되는 물질의 구조와 성분을 알아내면 이를 저렴하게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단백질구조 분석에 들어갔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을 제약회사들이 합성해 내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서울대 이 교수팀은 개구리에 약한 전기 쇼크를 준 후 피부에서 분비되는 항생펩타이드를 채집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는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은 단백질인 펩타이드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지난 2005년 개구리의 항생펩타이드가 24∼37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됐다는 것을 규명했다. 하지만 이는 약물을 대량으로 만드는 데는 길이가 너무 길다는 단점을 발견했다. 이 교수팀은 이어 아미노산의 순서를 바꿔 이를 11개짜리 구조로 변형하고 올해까지 개량화 작업을 거쳐 최종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현재 동물실험을 마치고 임상실험을 하기 위해 미국에 제조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 교수는 “내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동시에 임상실험에 들어간다”면서 “피부에 바르는 연고는 임상실험 기간이 짧기 때문에 3∼4년 후엔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실험이 성공하면 곧 먹는 약과 주사제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의 마이크로 로직스나 소마 등의 회사들은 이미 임상 3상에 들어갔고 일본 도쿄대 연구팀도 제약사와 함께 곤충을 이용한 항생제를 만들었다”면서 “비교 시험 결과 우리 연구팀이 만드는 항생제는 사용량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가격도 대폭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7-09-30 16: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