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출범 2주년을 맞은 국가교육위원회 내부에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10년 단위 정책 방향성을 정하는 중장기 계획 발표를 앞두고 국교위가 '지역선발 축소'나 '수능 이원화'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비공개 문건이 알려졌다. 이마저도 내부 상임위원들의 의견수렴이나 토론 절차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 김석준·이민지·장석웅·전은영 국교위 위원 등 5명은 7일 서울 중구의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교육위원회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년간의 국가교육위원회의 실험은 총체적 실패"라며 "토론을 통해서 이견을 줄이면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공론과 숙의의 과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교위 의결기구는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3명과 비상임위원 16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위원 5명을 지명하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9명을 추천한다. 여기에 교육부 차관 등이 당연직을 맡고 기관추천 위원이 추가된다. 현재 총 재적위원은 19명으로 이 가운데 13명이 사실상 정부·여당 입장을 대변하는 측에 가까운 상태다. 이날 비판 의견을 낸 5명은 야당 추천으로 구성된 상임위원으로 국교위가 소수 반대의견을 묵살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특히 논란이 된 '2028 대입 정책'과 '초등학교 신체활동 분리'의 결정도 조율 없이 수적 우위를 활용한 표결로 처리했다는 지적이다. 진보성향 상임위원들은 "의결하는 과정 역시 구태의 반복이었다"며 "한두 차례 이야기한 후 이견을 묵살한 채 표결을 강행하는 낯 뜨거운 광경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성찰 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교위 내부 회의에서도 불필요한 비밀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국교위 전체회의는 위원장 모두발언을 제외하고 모두 비공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비판 측은 "국교위의 모든 결정은 위원장에게 집중돼 있는데 모든 활동은 비공개, 모든 자료는 대외비로 처리했다"며 "이러한 비밀주의는 사회적 합의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행을 겪고 있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수립을 전면 재검토하고 전문위원회의 재구성 역시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국교위는 당장 내년 3월 '2026~2035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능 이원화와 논·서술형 평가 도입, 고등학교 내신 절대평가, 내신 외부평가제도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비공개 문건이 유출되며 곤욕을 치렀다. 국교위는 "전문위원회 차원의 자문의견으로 국교위 차원에서 검토된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내부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다는 반론이 제기된 셈이다. 반론 측은 "인사청문회 도입을 비롯한 법 개정과 운영 감독을 통해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재정비하면서 2025년 9월로 예정된 제2기 국가교육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오는 8일부터 24일까지 국정감사 기간에 돌입한다. 비판을 제기한 국교위 상임위원들은 "정감사 기간에 국가교육위원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낡은 리더십의 전면적 혁신, 전문위원회의 시급한 재구성,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전면 재검토 등 세 가지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달라"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0-07 08:50:26[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2026년부터 2035년까지 향후 10년간 적용할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을 공개했다. 해당 방향에는 대입 패러다임 전환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교위가 수능 논·서술형 평가 도입을 검토한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선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교위는 25일 출범 2주년을 맞아 토론회를 열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방향'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국교위는 내년 3월 대입 제도, 학제 개편 등의 방향성을 담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시안은 연내 공개하고 내년 3월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교위의 교육발전 계획 주요방향에는 '학생 성장·역량 중심으로의 평가 및 대입 패러다임 전환'이 포함됐다. 이외에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국교위는 최근 수능 이원화, 수능 논·서술형 평가 도입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 차원에서 제출 받은 국교위의 '사교육 원인 분석과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교위는 연구진을 통해 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 전환과 초등 1~2학년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를 넣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국교위는 전문위원들의 제안일 뿐 검토 중인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국교위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수능 이원화, 고교 내신 외부평가 도입, 사회통합전형 및 지역균형선발 통합 등의 내용은 전문위원회 차원의 자문의견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차원에서 검토된 바 없다"며 "국교위가 심의 중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교육비전 및 핵심과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국교위 2주년 기념 토론회 발제자료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수능을 포함한 대입제도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와 개선 방안은 큰 방향성을 설정한 이후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라며 "다양하게 제시된 자문의견이 곧 국가교육위원회의 방향이나 정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교위의 교육발전계획 주요방향에는 대입 패러다임 전환 이외에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늘봄학교 안착 △AI·디지털 시대 학생 개별 맞춤형 성장을 위한 공교육 시스템의 대전환 △ 대학의 다양화·특성화를 위한 고등교육체제의 전면적 재구조화 및 정부투자 확대 등 내용이 담겼다. 이날 토론회에서선 황준성 국가교육발전 연구센터장(한국교육개발원 부원장)이 발제를 맡았다. 국교위가 지정한 국가교육발전 연구센터는 그간 국교위가 진행해왔던 각종 논의결과들을 바탕으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초안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사회·기술 변화에 대응해 주체성과 자기주도성을 강화하고 교육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9-25 14:13:02[파이낸셜뉴스] 현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심화수학'이 도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 내신에선 사회·과학의 융합선택 9개 과목에 대해서만 절대평가로 실시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4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종합의견 권고안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교위는 수능 선택과목에서 심화수학은 신설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심화수학이 디지털시대 미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통합형 수능의 취지와 학생의 학습 부담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등학교 융합선택 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9개 과목)은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고 절대평가만 하도록 의결했다. 9개 과목은 여행지리, 역사로탐구하는현대세계, 사회문제탐구, 금융과경제생활, 윤리문제탐구, 기후변화와지속가능한세계, 과학의역사와문화, 기후변화와환경생태, 융합과학탐구다. 다만 절대평가만 실시하는 해당 과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장학 지도를 실시하고, 향후 교육과정 개정 시 보완방안을 국교위와 교육부가 함께 협의·강구하기로 했다. 국교위는 사회·과학 9개 융합선택과목은 절대평가만 기록하는 것과 심화수학 과목을 신설하지 않는 것 이외에는 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원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국교위 권고안은 교육부로 이송되며, 교육부는 국교위 종합의견을 바탕으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배용 위원장은 "전체 위원들이 공감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이견을 좁혀나가고자 노력했다"라며 "이날 의결된 권고안은 미래교육을 지향하면서도 교육현장의 안정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중장기적 방향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대입개혁의 방향을 보다 근본적으로 모색하고 교육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12-22 19:45:31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전의 날이 다가온 가운데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장악한 판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선거 당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14명의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의 반격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특히 오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협의회 대표가 당연직 위원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7곳 중 과반인 9곳을 차지하는 쪽에서 교육감협의회 대표가 된다는 점에서 윤석렬 정부 초기 교육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보교육감 전성시대 유지될까 5월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 전 마지막 실시된 방송 3사(KBS·MBC·SBS) 여론조사에서 17개 시·도 중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곳은 7곳(서울·광주·울산·세종·충남·전북·경남)이다. 중도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는 5곳( 대구·대전·강원·충북·경북)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직 교육감이 재선(대구·경북)과 3선(대전)에 도전한 세 지역 외에도 강원과 충북에서도 보수 성향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강원과 충북은 현재 전교조 출신이 교육감을 맡고 있는 지역이다. 인천·부산·전남·경기·제주 5개 지역은 1·2위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지역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1위인 곳은 인천·부산·전남 3곳이고, 경기·제주 2곳은 보수 성향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14·2018년 교육감 선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2018년 선거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대구·경북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이 당선했고, 2014년엔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했다. 보수진영이 이전과 달리 약진하고 있는 것은 정치지형이 보수로 바뀐 것도 있지만, 무상급식과 같은 진보교육을 상징할 만한 어젠다가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재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학생들간 학력격차가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론 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풀이된다. ■보수vs.진보, 국교위 당연직 향방은 17개 시도 교육감 중 과반인 9곳을 어떤 진영이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8년간은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자리도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차지해왔다. 법정 기구인 협의회는 전국 교육감들의 협의체로 교육정책 추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선출되는 협회장은 오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된다.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향후 중·장기 교육정책을 구상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선거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진보 진영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혼전 지역에서의 선택에 따라 보수·진보 진영 교육감 숫자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중 과반에 해당하는 9곳을 먼저 거머쥐는 쪽에서 보수정부에서 출발하는 국가교육위 초대 위원을 배출하게 돼 초기 교육정책의 주도권을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계 관계자는 "보수 교육감이 과반을 차지한다면 교육정책 흐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진보 교육감이 과반을 차지하면 자사고 존치 등 윤석렬 정부의 교육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방송3사 여론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만402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25일 무선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진행했다. 각 시·도별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3.5%P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2-05-31 18:04:03한-대만 국교단절 이후 처음으로 양국 민간 경제단체간 회의가 25일 열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황두연(黃斗淵) KOTRA 사장과 대만무역발전협회(CETRA) 까오이신(高一心) 비서장을 양측 수석대표로 하는 ‘한·대만 민간경제협력 확대회의’가 이날 오전 대만 타이베이 국제무역센터에서 개최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회의에서 지난 92년 8월 공식 외교 단절에 따라 멀어진 민간경제단체 사이의 협력 채널을 복원하고 ‘한·대만 민간경제협력위원회’를 올해 안에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또 △주요 업종단체간 정기 업무협력 채널 개설 △선진국 수입규제에 대한 공동대응 △정보교환 등 협력 범위 확대와 각종 전시회 참여 지원 등에도 합의했다. 한국에서 KOTRA와 전경련·무역협회·전자산업진흥회·철강협회·섬유산업연합회·반도체산업협회·벤처기업협회·전자거래협회·인터넷기업협회 등 11개 단체 20여명이 참석했다.대만에서는 CETRA·공상협진회·수출입상업동업협회·전기전자제조자협회·기계공업협회·강철공업협회·섬유산업연합회·반도체공업협회·광대역과학기술응용발전협회·산업자동화전자거래협회· 정보소프트웨어협회 대표가 자리를 같이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92년 8월 한·대만간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후 양국의 민간경제단체들이 대규모로 모여 경제협력 채널 복원과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는 처음이다.경제교류 활성화는 물론이고 향후 외교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양국간 교역규모는 단교 직전인 지난 91년 31억달러에서 99년 93억달러로 3배 늘었으며 한국은 지난해 63억4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29억7200만달러어치를 수입, 33억7400만달러의 흑자를 내는 등 91년 이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msk@fnnews.com 민석기
2000-07-25 04:50:29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11일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과 라오스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경제와 안보' 영토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핀 원전 수출 초석… 싱가포르서 통일 세일즈지난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에 대한 유상지원을 약속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필리핀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을 예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각기 약 10억달러씩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투입키로 했다. 이로써 우리 기업들이 필리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 40여년 동안 방치됐던 바탄 원전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에 협력키로 했다. 향후 필리핀 원전 수출의 포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공급망 협력에 합의했다. 공급망 관련 최초의 양자 협정인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를 맺었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닷새 안에 국장급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물동량 세계 2위 항만인 싱가포르의 정보력을 공급망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렉처를 통해 한반도 자유통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반도가 개방되면 인도태평양 지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면서다. 구체적으로 태평양과 유라시아가 육로로 이어지면서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서 자유무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한일중-아세안 평화적 협력 주도…첫 한일정상회담 개최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아세안,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해선 한일중과 아세안 간의 선순환 협력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의 항행과 비행의 자유 증진 협력이 담긴 한-아세안 공동성명에 서명했고,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당사자인 필리핀과의 연합훈련 참여 확대 등 안보협력도 강화했다. 거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남중국해 항행·비행의 자유 문제와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중국까지 포함한 선순환 협력을 지향하면서도, 중국으로 인한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역할에도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처음 정상회담도 벌였다. 이시바 총리 취임 9일 만에 양자회담을 성사시켜 탄탄한 한일관계를 과시했고, 입국심사 간소화 논의 가속화에 뜻을 모으는 등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 맞이 협력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13 18:57:1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6~11일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과 라오스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경제와 안보' 영토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핀 원전 수출 초석..싱가포르서 통일 세일즈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에 대한 유상지원을 약속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필리핀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을 예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각기 약 10억달러씩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투입키로 했다. 이로써 우리 기업들이 필리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 40여년 동안 방치됐던 바탄 원전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에 협력키로 했다. 향후 필리핀 원전 수출의 포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8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공급망 협력에 합의했다. 공급망 관련 최초의 양자 협정인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를 맺었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닷새 안에 국장급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물동량 세계 2위 항만인 싱가포르의 정보력을 공급망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렉처를 통해 한반도 자유통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반도가 개방되면 인도태평양 지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면서다. 구체적으로 태평양과 유라시아가 육로로 이어지면서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서 자유무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한일중-아세안 평화적 협력 주도..첫 한일정상회담 개최 윤 대통령은 10일 한-아세안,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해선 한일중과 아세안 간의 선순환 협력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의 항행과 비행의 자유 증진 협력이 담긴 한-아세안 공동성명에 서명했고,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당사자인 필리핀과의 연합훈련 참여 확대 등 안보협력도 강화했다. 거기다 윤 대통령은 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남중국해 항행·비행의 자유 문제와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중국까지 포함한 선순환 협력을 지향하면서도, 중국으로 인한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역할에도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처음 정상회담도 벌였다. 이시바 총리 취임 9일 만에 양자회담을 성사시켜 탄탄한 한일관계를 과시했고, 입국심사 간소화 논의 가속화에 뜻을 모으는 등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 맞이 협력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13 00:53:20일본말에 '냄새 나는 것에는 뚜껑을 덮는다'(臭いものに蓋をする·쿠사이모노니 후타오스루)라는 말이 있다. 불편한 진실이나 문제가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거나 외면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현재 일본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표현이다. 특히 역사를 직시하지 않고 진실을 모른 척하는 일본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23년 9월 1일, 간토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은 10만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낳았다. 천재지변보다 더 참혹했던 것은 그 이후 벌어진 조선인 학살이었다. 당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열도를 흔들어 대지진이 났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다. 일본 민간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6000여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이는 단순한 폭도들에 의한 범죄가 아니었다. 일본 경찰과 군대가 학살을 방관하거나 조장했다는 증거(간토계엄사령부 상보·도쿄 백년사)들이 사실로 존재한다. 국가적 차원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매해 9월 1일이면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조선인 추모비에선 추도식이 열린다. 2006~2016년 실행위가 도쿄도에 추도문을 요청하면 해마다 빠지지 않고 도쿄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 왔었다. 하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017년 취임 이후 올해까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추도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2016년까지는 도지사가 매년 추도문을 발표했지만 이후로는 뚝 끊겼다. 고이케 지사는 간토대지진 희생자 추도문을 보냈기 때문에 조선인 학살 희생자에 대해 따로 추도문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조선인들은 일본인에 의해 학살된 것인데 어떻게 지진 희생자가 될 수 있을까. 말이 안 된다. 일본 정부도 이 끔찍한 사건을 외면했다. 101년이 지나도록 진정한 사과와 반성은커녕 사건 자체를 망각하려고 애썼다. 일본 정부와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조선인 학살에 대해선 '뚜껑을 덮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전히 명확한 사과와 반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일 관계의 발전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보수적 민족주의와 그에 편승한 정치적 계산의 결과일 것이다. 일본 정부와 고이케 도지사의 이러한 무시는 일본 내에서 일부 지지층의 환심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한국과의 관계에선 깊은 상처만 남길 뿐이다. 한일 양국은 오랜 역사적 갈등을 안고 있으나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 정리에 나서지 않으면 양국 간의 근본적 신뢰회복은 요원하다. 조선인 학살이나 강제징용 등 민감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반면 올해 간토대지진 기념식에 참석한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행보는 긍정적인 한 걸음이다. 이 기념식에 거물인 일본 전 총리가 참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가 보여준 태도는 지금 양국에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할 만하다. 일본 내부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학살 실태를 밝혀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0일자 사설에서 8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고이케 도지사와 일본 정부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신문은 "부(허물)의 역사를 왜 외면하는가, 사실을 직시하고 교훈으로 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이케 도지사가 조선인 학살 피해자를 모든 지진 희생자와 묶는 데에 대해서도 "학살은 천재와는 다르다. 고이케 도지사의 태도는 인정하기 싫은 과거를 묵살하는 학살 부정론과 통한다. 사실을 마주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계속 맹세하는 것의 그 중요함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제 일본 정치인들이 '뚜껑'을 열어야 한다. 뚜껑 속에 한일 관계의 미래가 있다. km@fnnews.com
2024-09-03 19:52:54[파이낸셜뉴스] 대학 입시 정책을 비롯한 국가 중장기 교육 계획을 세우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워크숍에서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25일 MBC 보도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4월 1박 2일 동안 부산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현장간담회를 열고 유엔기념공원도 참배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장과 위원들은 물론 사무처 직원까지 39명이 참석했는데, 이들 모두 최고급 5성급 호텔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참석자들은 하룻밤 숙박비가 42만원인 '디럭스 오션' 1인실을 사용, 이배용 위원장은 50만원짜리 '오션 테라스' 방을 썼다. 그에게는 의전 차량도 제공됐다. 또 저녁 식사는 1인당 8만5천원짜리 양식 코스를 먹었고, 4시간 일당 80만원, 이틀에 160만원을 주고 사진작가까지 고용했다. 그렇게 1박 2일 동안 든 총 비용은 5천4백만원. 반면 같은 장관급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경우 지난 1월 더 많은 인원이 1박 2일 워크숍에 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조트를 이용하면서 1천4백만원을 사용했다. 국교위가 이렇게 4배 가까운 돈을 쓰고 내놓은 결과물은 1장짜리 보고서가 전부였다. 초반 이마저도 없다고 하다가 뒤늦게 공개, '미래인재상을 고민하자','교육 비전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이 내용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교위의 5성급 호텔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서울 광화문에서 2차례 워크숍을 열었는데, 이때도 5성급 호텔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세 시간에 각각 1천 5백만원, 1천3백만원을 썼다. 논란이 일자 국교위는 "부산 호텔은 의전이 가능하고 밤늦게까지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곳 중 가장 가격이 합리적이었다"며 "앞으로 장소를 더 신중하게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6 10:04:40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방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일본 현지 여행사 및 언론사 관계자 등 총 100여명을 초청해 한국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는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관광공사 주관 업계 팸투어 중 최대 규모인 이번 행사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돼 25일까지 이어진다.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지방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팸투어를 기획했다고 관광공사는 24일 밝혔다. 투어 참가자들은 2개 그룹으로 나뉘어 전주와 완주, 대구와 안동으로 각각 떠났다. 이어 일본인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린 전주 한옥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BTS가 다녀간 완주 아원·소양고택,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인 대구 사유원 등 신규 관광지를 방문했다. 전주에서는 전동성당을 시작으로 오목대 가는 길에 만나는 ‘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데크’ 등 한국인만 알고 있는 숨은 명소를 둘러봤다. 또 전북대 문회루와 덕진공원 등 야간관광지와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생일파티가 열렸던 안동 하회마을 담연재, 하회세계탈박물관을 둘러보고 월영교 문보트를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각 지역의 미식 콘텐츠도 다채롭게 체험했다. 일본여행업협회와 함께 선정한 ‘한국 지방 미식 30선’에 포함된 안동찜닭, 전주 막걸리, 육회비빔밥, 갈비 등을 차례로 맛보았다. 한편, 엔데믹 이후 일본인의 해외여행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한국은 일본인이 선호하는 해외여행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에 관광공사는 이번 팸투어를 통해 자역의 관광콘텐츠를 집중 홍보해 서울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재방문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학주 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한국인들 사이에 일본 소도시 여행 붐이 일었던 것처럼 일본에서도 한국 지방여행 바람이 일어나 서로를 더 깊이 알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5-24 16:5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