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군 당국은 8일 제3회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에서 육군 1군단 특공연대 소속 박대운 상사(사수)·임기현 중사(관측수)·이태곤 원사(코치)로 팀이 1등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팀은 이달 4~8일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25개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미지거리 사격, 주간 정밀사격, 경사각 사격, 격동사격, 이동표적 사격, 원거리 사격' 등 6개 부문에서 평가가 이뤄졌다. 박 상사는 "저격수 사격장에서 다양한 훈련방법과 스트레스 상황을 적용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실전보다 더 실전 같은 훈련을 체계적으로 지속 실시했다"며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바람을 읽는 훈련'을 지속해 환경변화에 따른 정확한 탄도계산 능력과 그에 따른 표적 식별 및 사격 훈련에도 중점을 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하루 하루 치열한 선의의 경쟁 속에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한팀이 돼 소통을 통해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우리 군의 전투력 발전에 더더욱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상사는 2019년 호주 국제 전투사격대회 저격수 분야에서 2등으로 입상한 후, 2019년과 2021~22년 3차례에 걸쳐 경찰특공대 전문화 과정 저격수 교관으로 활동했다. 2018년과 2021년, 202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저격수 부문 군단 최정예전투원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코치를 맡은 이 원사는 2020년 특전사 특수전학교에서 실시한 저격수교육시 '우수' 성적을 받았으며, 2021년 전국경찰특공대 저격수 전문화과정 교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18년엔 육군 최정예전투원으로 선발됐고, 2019년엔 미 최우수보병(EIB) 휘장을 획득했다. 비교적 저격수 임무 수행 기간이 짧은 관측수 임 중사는 2022년 1군단 최정예 저격수로 선발된 경험이 있다. 소속 부대인 육군 1군단 특공연대는 2021년부터 미군과 연합 저격 훈련을 실시하며 저격 능력을 향상해 왔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08 16:26:31[파이낸셜뉴스] 국방부 검찰단이 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관련,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노 준위와 노 상사를 30일 구속 기소했다. 군 검찰은 1년 전 피해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 준위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다. 군 검찰단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노 준위에 대해 군인등강제추행죄,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보복협박죄와 면담강요죄로, 노 상사에게는 특가법상 보복협박죄와 면담강요죄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윤 준위에 대해서는 군인등강제추행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알렸다. 30일 오후 1시 현재까지 구속 기소된 피의자는 성추행 피의자 장 중사, 2차 가해 혐의 노 준위와 노 상사 등 3명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06-30 13:20:39지난 7일 천안함 함미 절단면에서 발견된 고(故) 김태석 상사(37)의 진급이 취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2함대 사령부가 해명에 나섰다. 8일 2함대 사령부에 따르면 김 상사는 ‘실종자는 진급대상에서 보류된다’는 인사규정 때문에 진급이 보류 됐지만 진급 예정 일이었던 지난 1일 상사로 진급했다. 하지만 고 김 상사의 사망 시점에 따라 진급이 취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군에서 제기되자 김 상사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인사 규정에는 사망자를 진급시킨다는 규정이 없기때문에 김상사의 사망 시점이 진급일인 지난 1일 이전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고 김 상사 유족은 “고인의 명예를 위해 부검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사망 시점을 알기 위해 부검을 하자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유족은 지난 7일 김 상사의 시신을 검안하면서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2함대 사령부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 번 결정된 진급은 취소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
2010-04-08 15:40:067일 오후 4시께 해군 초계함 천안함 함미 절단면 부분에서 김태석 상사(37)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김 상사 시신은 선체 인양작업을 위해 수중 및 선체 탐색 작업을 하던 민간잠수사에 의해 발견됐으며 발견당시 상·하의 모두 얼룩무늬 작업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군 당국은 작업복에 부착된 명찰로 김 상사의 시신으로 판단했으며 김 상사의 유족 중 한명이 사고 해역에 위치한 독도함에 위치, 김 상사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사는 중사에서 상사 진급예정이었으며 지난 1일부로 진급했다. 김 상사는 1993년 8월 14일 해군 부사관 144기, 내기하사로 임관해 지난해 4월 13일부터 천안함에서 근무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김 상사의 시신을 독도함에서 1차 수습한 뒤 2함대 사령부 안치소로 옮겨질 것"이라며 "추가 시신이 발견되면 독도함으로 이송, 현장 조치 후 유가족의 확인 작업을 거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 상사는 전대장, 함장 등 다수의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며 "천안함 근무시 단 한건의 장비사고 없이 매사에 적극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군인이었다"고 덧붙였다. 해군측은 현장 상황을 고려, 실종자 탐색작전을 계속 실시할 예정이며 장례절차는 유가족의 의사를 수용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출 방침이다. 한편 경기 성남 출생인 김 상사는 임관 후 전주함, 강원함, 제천함, 청주함 등을 거쳤으며 부인과 3자녀가 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10-04-07 18:19:11[파이낸셜뉴스] 군의 부실 수사로 미제로 남겨진 고(故) 염순덕 상사 사망사건의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손승온 부장판사)는 염 상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피고가 원고들에게 총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이던 염 상사(당시 35세)는 지난 2001년 12월 11일 같은 부대 준위 B씨,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중사 C씨와 술을 마신 후 귀가하다가 둔기에 맞아 숨졌다. 염 상사가 발견된 곳 근처 하천 자갈밭에선 염씨의 피가 묻은 대추나무 가지가 발견됐다. 도로변에서 수거된 담배꽁초 2개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각각 B, C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B, C씨는 "사건 당시 함께 당구를 치고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헌병대는 이들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국과수가 감정한 담배꽁초 2개도 수사단서에서 제외했다. 범행 도구로 추정된 대추나무 가지는 헌병대에서 보관하다가 분실했다. 이후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지난 2015년 7월 시행되면서, 사인이 규명되지 않아 15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이 사건도 재수사 대상이 됐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당시 B, C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음을 확인하고 이들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하지만 수사가 본격화하자 염 상사에게 직접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인물로 지목된 C씨는 돌연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으나 검찰은 피의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염 상사의 유족은 2018년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망인이 살해됐음에도 헌병대와 경찰의 부실 수사로 오랜 기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보훈보상 대상자 인정도 지연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헌병대와 경찰이 사건 발생 초기에 핵심 물증과 증인을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부실하게 수사해 증거 확보가 매우 미흡했고, 이에 따라 현재까지도 범인과 살해 경위 등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특히 “헌병대가 기무부대원이던 C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껴 담배꽁초 유전자 감식 결과의 증거 가치를 평가 절하했다"며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물증을 수사단서에서 제외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0-28 09:58:29[파이낸셜뉴스] "(병들이) 부사관 알기를 되게 쉽게 알아요. 그냥 대놓고 '돈 얼마 되지도 않는 거 그런 거 왜 합니까?' (라고 말해요.) (병 월급과) 50만원도 차이 안 나는데 더 이상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없죠." 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군 병장이 받는 월급이 올해보다 20%나 늘어, 150만원이 된다. 그런데 초급 '간부' 하사가 받는 기본급은 전보다 3% 오른 193만원이다. 병사들 월급은 오르는 반면 부사관들의 처우는 개선되지를 않고 있다 보니, 군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원율도 크게 떨어지면서 급기야 하사의 수가 상사보다 적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19년 4.9대 1이었던 부사관 경쟁률은 지난해에 1.8대 1로 줄었다. 이 중에서도 특전 부사관 지원율은 2022년 8.3대 1에서 올해는 2.6대 1로 급락했다. 지난해 전역을 선택한 육군 중사 출신 A씨는 더딘 처우 개선과 과도한 잡무에 시달리며 자신처럼 중도 하차하는 부사관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3년 전 피라미드였던 부사관 계급별 정원 구조도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6월 기준, 전체 부대에서 군 운영에 필요한 하사 수는 4만 5천700명으로, 실제 인력은 72%에 해당하는 3만 2천900명에 불과했다. 2년 전 하사 수가 중사 수보다 적어졌는데, 올해 처음으로 상사수보다도 적어진 이른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 부사관 처우 개선과 관련해 국방부는 단기 복무 장려 수당을 750만원에서 올해 1천만원으로 높였는데 내년 1천300만원으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예산 동결로 무산된 상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02 05:49:16지난 1991년, 부천경찰서에서 형사로 근무하던 시기였다. 대입 시험을 마친 고3 여학생이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돌입했다.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는 피해자 모친의 당부를 마음에 깊이 품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가 내민 것은 고소취하서였다. 재력가 집안의 가해자가 온갖 압박과 괴롭힘으로 피해자에게 합의를 받아낸 것이다. 피식 웃으며 경찰서를 떠나는 강간범을 따라가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나의 공상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부조리함이 난무하던 90년대 수사 현장에서 늘 분노와 자괴감에 빠지기 일쑤였고, 유일한 도피처는 그저 상상하는 안식의 공간뿐이었다. 낮에는 평범한 경찰관이 밤이 되면 악인과 부패 세력을 처단하는 일지매가 되는 그런 생각에 빠지곤 했다. 추리소설 '카스트라토'의 주인공인 이맥은 열여덟 살에 군 특수부대에 자원입대, 이후 경찰특공대를 거쳐 강력계 경력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형사다. 남들은 다 줄서기 할 때 상사의 말을 씹는 건 다반사요, 언론 앞에 나서는 건 죽어도 싫어하니 승진이 요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고아지만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경찰이라는 꿈을 이뤘다. 그런 그지만 한때는 쌍둥이 형이 자신을 버리고 미국으로 입양 간 상처를 감추고 외롭게 살다 보니 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카스트라토' 사건에 투입돼 범인을 뒤쫓는 과정에서 잊고 살았던 과거의 인연들과 자꾸 마주하게 된다. 우리 역사 속 환관과 내시, 유럽 바로크 시대 거세된 남성 가수 카스트라토, 사육 편의나 육질 향상 등을 위해 거세된 가축들, 그리고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재범 방지 보안처분으로서의 물리적 거세와 화학적 거세, 상상만해도 끔찍한 '강제된 거세'의 고통. 모든 생물의 본능인 생식과 종족 보존의 기능을 박탈당하는 것은 어쩌면 죽음보다 더 무서운 형벌이다. 그 무서운 형벌을 스스로 자신에게 내릴 수 있을까? 실제 물리적인 거세를 스스로에게 행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종교적 윤리적 혹은 정신적인 이유로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성적인 욕구에 대한 징벌을 내리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만 고통스러울 뿐 남을 해치진 않는다. 가장 사회적 해악이 큰 자들은 생식과 번식 기능이 아닌 '용기, 양심, 정의감, 인간성' 같은 인간의 본질이 거세되거나 스스로 거세한 자들이 아닐까?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 및 부천 대학입시 시험지 도난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해결하지 못한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져 '셜록 홈즈의 나라'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나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이 졸업했으며, 영국 최초로 경찰학 대학원 과정이 개설된 엑시터대학교를 선택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추리소설 '카스트라토'의 구성을 탄탄하게 할 전문지식이 됐다. 범죄 수사 기법 및 범죄심리학, 프로파일링 기법 등의 기억은 시나리오를 더욱 치밀하게 짜게 했다. 데본주 경찰청, 런던수도경찰청 등 일선 경찰과 브람실경찰대학 등에서 사건 분석 실무 세미나와 연수의 경험은 소설이라는 이국적 배경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수천 번 썼다가 엎었다 반복하며 10년이나 집필을 연장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아프고 억울할 때마다 위로와 치료, 때로는 도피처를 마련해줬던 소설들.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로부터 김성종, 김홍신, 이외수,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마이클 코넬리, 요 네스뵈로 이어지는 미스터리와 권선징악의 세계. 충실한 독자였던 내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저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카스트라토'가 그 첫걸음이다.
2024-09-26 18:08:32'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1991년, 부천경찰서에서 형사로 근무하던 시기였다. 대입 시험을 마친 고3 여학생이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돌입했다.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는 피해자 모친의 당부를 마음에 깊이 품었다. 당시에 성폭행 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을 할 수 있던 친고죄였기에 피해자 가족의 의지를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가 내민 것은 고소취하서였다. 재력가 집안의 가해자가 온갖 압박과 괴롭힘으로 피해자에게 합의를 받아낸 것이다. 피식 웃으며 경찰서를 떠나는 강간범을 따라가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나의 공상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부조리함이 난무하던 90년대 수사 현장에서 늘 분노와 자괴감에 빠지기 일쑤였고, 유일한 도피처는 그저 상상하는 안식의 공간뿐이었다. 낮에는 평범한 경찰관이 밤이 되면 악인과 부패 세력을 처단하는 일지매가 되는 그런 생각에 빠지곤 했다. 추리소설 '카스트라토'의 주인공인 이맥은 열여덟 살에 군 특수부대에 자원입대, 이후 경찰특공대를 거쳐 강력계 경력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형사다. 남들은 다 줄서기 할 때 상사의 말을 씹는 건 다반사요, 언론 앞에 나서는 건 죽어도 싫어하니 승진이 요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고아지만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경찰이라는 꿈을 이뤘다. 그런 그지만 한때는 쌍둥이 형이 자신을 버리고 미국으로 입양 간 상처를 감추고 외롭게 살다 보니 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카스트라토’ 사건에 투입돼 범인을 뒤쫓는 과정에서 잊고 살았던 과거의 인연들과 자꾸 마주하게 된다. '카스트라토'는 추상화다. 현실 속 수많은 인물, 사건, 상황들의 특징들을 추출해 확대, 축소, 변형 및 혼합과 분리를 거쳐 작가만의 관점과 감성으로 새로 만들어낸 이미지다. 해석과 의미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현실 속 닮은 꼴을 찾거나 작가의 의도를 추리해 보는 재미도 한껏 즐기기 바라지만, 정답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하고 싶다. 우리 역사 속 환관과 내시, 유럽 바로크 시대 거세된 남성 가수 카스트라토, 사육 편의나 육질 향상 등을 위해 거세된 가축들, 그리고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재범 방지 보안처분으로서의 물리적 거세와 화학적 거세, 상상만해도 끔찍한 ‘강제된 거세’의 고통. 모든 생물의 본능인 생식과 종족 보존의 기능을 박탈당하는 것은 어쩌면 죽음보다 더 무서운 형벌이다. 그 무서운 형벌을 스스로 자신에게 내릴 수 있을까? 실제 물리적인 거세를 스스로에게 행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종교적 윤리적 혹은 정신적인 이유로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성적인 욕구에 대한 징벌을 내리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만 고통스러울 뿐 남을 해치진 않는다. 가장 사회적 해악이 큰 자들은 생식과 번식 기능이 아닌 ‘용기, 양심, 정의감, 인간성’ 같은 인간의 본질이 거세되거나 스스로 거세한 자들이 아닐까?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 및 부천 대학입시 시험지 도난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해결하지 못한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져 ‘셜록 홈즈의 나라’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나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이 졸업했으며, 영국 최초로 경찰학 대학원 과정이 개설된 엑시터대학교를 선택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추리소설 '카스트라토'의 구성을 탄탄하게 할 전문지식이 됐다. 범죄 수사 기법 및 범죄심리학, 프로파일링 기법 등의 기억은 시나리오를 더욱 치밀하게 짜게 했다. 데본주 경찰청, 런던수도경찰청 등 일선 경찰과 브람실경찰대학 등에서 사건 분석 실무 세미나와 연수의 경험은 소설이라는 이국적 배경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수천 번 썼다가 엎었다 반복하며 10년이나 집필을 연장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아프고 억울할 때마다 위로와 치료, 때로는 도피처를 마련해줬던 소설들.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로부터 김성종, 김홍신, 이외수,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마이클 코넬리, 요 네스뵈로 이어지는 미스터리와 권선징악의 세계. 충실한 독자였던 내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저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카스트라토’가 그 첫걸음이다. 표창원 범죄심리학자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9-26 09:37:11[파이낸셜뉴스] 육군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제14회 대한민국 호국미술대전 개막식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호국미술대전은 '예술을 통한 국민과 육군의 만남'을 주제로 회화·서예·조소·문인화·캘리그라피·사진·디자인 등 6개 분야로 진행됐다. 지난 3~7월 공모 결과 장병 460점, 일반 567점 등 총 1027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1차 심사를 통해 총 208점의 작품이 입상작으로 선정됐고, 2차 심사에선 대통령상인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병 부문 우수상, 특선, 입선 작품이 결정됐다. 대상은 김형우 작가의 조소 '승리'(Victory)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호국과 안보라는 주제에 충실하면서도 형태감과 공간감 등 조각작품의 특성을 매우 잘 살린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 작가는 "6·25전쟁에서 희생한 군인들의 숭고한 헌신과 값진 승리를 순백의 대리석에 담아내고자 했다"라며 "작품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과 그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문별 최우수상으로 회화 부문은 곽병주 병장(53사단)의 '매일 나는 새긴다', 캘리그라피 부문은 성두현 작가의 '조국의 이름으로', 서예 부문은 김홍락 작가의 '안중근 의사 유묵'이 수상했다. 사진 부문은 이천우 작가의 '묘기', 디자인 부문은 배정길 작가의 '이 세상에 목숨보다 값진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조소 부문은 홍봉기 상사·석창성 상병·서우석 일병·지환 일병(15사단) 팀의 '충성'이 각각 선정됐다. 대한민국 호국미술대전은 미술로써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장병의 호국·안보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매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군 유일의 미술 공모전이다. 입상작은 오는 10월 6일까지 전쟁기념관에서 전시된다. 이어 10월 9~20일 국립 춘천박물관, 10월 22일~11월 3일 파주 오두산전망대, 11월 5~17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 11월 19일~12월 1일 순창 옥천골미술관, 12월 3~13 계룡대에서 전시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5 16:16:51[파이낸셜뉴스] 육군은 육군 11기동사단 전차와 장병 100여명으로 구성된 훈련단이 카타르 알 칼라엘 훈련센터에서 10월 14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열리는 연합훈련에 참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전차와 포병 전력 최초의 해외 현지연합훈련으로 훈련단에는 K2전차와 K9A1 자주포 등 장비 14대가 포함됐다. 육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배양하는 동시에 국산 명품무기인 K2 전차와 K9A1 자주포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 사막과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한 연합훈련을 통해 다양한 전투발전 소요를 도출하기 위해 계획됐다. 훈련에 참여하는 K2 전차장 장경용 상사는 "올해 여름 유난히 뜨거웠던 날씨 속에서도 강도 높은 전술훈련을 통해 연합훈련을 치열하게 준비했다"라며 "K2 전차의 우수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연합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이번 훈련에 앞서 7개월간 두 차례에 걸쳐 카타르를 사전 답사하며 현지 작전환경을 분석했다. 또한 카타르 지상군과의 연합훈련을 위해 언어 습득, 혹서기 체력훈련 등 맞춤식 교육훈련 과정을 거쳤다. 이와 함께 해군도 카타르군과 해상연합훈련을 최초로 실시한다. 현지연합훈련단은 해군의 천왕봉급(4900t급) 상륙함 노적봉함에 올라 24일 출항하며, 노적봉함은 도하 근해에서 기동훈련, 헬기 이착함 훈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3 1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