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캐리어에서 지문은 안 나왔나요?" 지난 12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배심원 한명이 검사에게 질문했다. 법정에서 재생된 폐쇄회로TV(CCTV)엔 한 남성이 캐리어를 끌고 가고 있었다. 피고인 최모씨는 새해 첫날 서울 마포교 동교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에게 과도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은 최씨의 요청으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정식 배심원 8명(예비 배심원 1명 포함)이 재판에 참여했고, 기자를 포함한 10명이 '그림자배심원'으로 참가했다. 그림자배심원은 실제 배심원처럼 피고인의 유·무죄 여부와 양형에 대해 토의한다. 다만 정식 배심원과 달리 재판부가 의견을 참고할 의무는 없다. 피고인이 범인인가이번 사건의 쟁점은 최씨가 실제 범행한 사람과 동일인인지 여부였다. 최씨는 앞선 공판에선 자신이 범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배심원들은 검찰이 제시한 CCTV 영상을 보면서 질문을 이어갔다. 영상에선 한 남성이 골목 쪽에 캐리어를 놓고 길가에 주차돼 있는 피해자의 차량으로 다가갔다. 이어 이 남성이 차량 속 피해자와 몸싸움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피해자가 도주했다. 영상 속 가해자는 골목 쪽으로 사라졌다. 화면 속 가해자의 얼굴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최씨 본인인지 여부를 식별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경찰은 가해자가 외국인이었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영상 속 골목에 있던 게스트하우스를 조사했고 그곳에 있던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배심원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캐리어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지문이 나오진 않았는지 등을 물었다. 캐리어의 주인이 최씨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피고인 신문이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기울어졌다. 수차례 공판에서 검찰이 최씨가 소지한 칼의 혈흔 등을 증거로 제시했는데 이런 과정들이 최씨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 검찰이 "흰색 캐리어 끌고 가는 것이 피고인 맞나"라고 묻자 최씨는 "맞다"고 답했다. 최씨는 CCTV 속 남성이 자신이 맞고 자신이 주머니에 칼을 넣은 채 피해자에게 다가간 것이 맞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칼을 직접 꺼낸 것이 아니라 주머니에서 떨어져 그것을 집어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자가 놀라면서 몸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취지였다. "조현병 자료 충분히 제공됐으면"배심원 7명은 모두 최씨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선 6명은 징역 3년, 1명은 징역 5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배심원 의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심원으로 참여한 정모씨(37)는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해 재판이 어렵게 흘러 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신문을) 계속 하다 보니까 모든 증거와 정황이 피고인을 향해 있었고 피고인도 인정하면서 혐의가 구체화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피고인의 조현병 전력보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토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얼마나 심신미약 상태였는지 조현병에 관한 자료도 충분히 제공됐으면 배심원들의 판단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인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토록 하는 재판으로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됐다. 피고인이 신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며 미국 재판과 달리 배심원 평결에 대해 판사가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 다만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할 경우에는 판사는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한 이유를 판결문에 밝혀야 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13 15:26:3910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4층 중회의실에서 임성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그림자배심원들에게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4층 중회의실. 기자를 포함해 단체, 개인 등 성별과 나이가 다른 35명의 '그림자배심원' 신청자들은 재판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림자배심원 제도는 2011년부터 시작된 일종의 모의 배심원 프로그램이다. 국민참여재판 정식 배심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심원 체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재판 신뢰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방청객을 가장해 재판 과정을 지켜본다는 의미에서 '그림자'라는 용어가 붙었다. 정식 배심원은 지정된 사람만 할 수 있지만 그림자 배심원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단 성범죄 등 민감한 사안은 재판부에 따라 연령을 제한할 수 있다. 신청횟수는 제한이 없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배심원의 평의와 평결은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는데 참고하지만 그림자 배심원의 경우 재판을 마친 뒤 시민들의 의견을 검토하는 용도로만 쓰인다는 점이다. ■돋보인 재판부 대처 능력 오전 10시 총 8명의 정식배심원들로 구성된 국민참여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이동근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이번 재판은 지적장애 3급 남성이 여중생 2명을 강제 추행한 사건이었다. 주요 쟁점은 '심신 미약 인정 여부'와 '양형 결정'이었다. 오전 공판과정에서 평소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피고인이 재판 중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는 등 돌발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을 불러 응급처리를 하는 한편 피고인이 별도의 공간에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위기를 잘 수습했다. 이날 재판부는 배심원들을 위해 법률 용어를 쉽게 설명하는 등 원활한 공판진행을 위해 세심한 신경을 아끼지 않았다. 정오무렵 휴정했던 공판은 오후 2시부터 재개됐다. 오후 공판에서는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이 이어지며 검찰과 변호인 사이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전개됐다. 양측의 공방은 오후 4시 무렵 구형과 최후변론, 최후진술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평경에 들어가기 앞서 재판부는 "일방적 주장과 사실을 최대한 구분해 판단해 달라"며 신중한 판단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일일판사' 같았던 배심원 경험 정식 배심원과 그림자배심원들은 각각 별도의 회의실로 들어가 평의·평결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각각 증언과 증거를 근거로 쟁점사항이었던 '심신미약' 여부와 양형에 대해 신중한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 이날 정식 배심원과 그림자배심원의 판단은 달랐다. 그림자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정식 배심원들은 심신미약을 인정했다. 재판부 역시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정식배심원의 평결과 재판부의 판결이 공개되자 그림자배심원들은 적지 않게 당황했다. 한 그림자배심원은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심신미약 인정 여부에서 정반대의 결과로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 참가한 그림자배심원들은 다시 한번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그림자배심원 프로그램이 생긴 뒤 계속 참여를 해 왔다는 한 사람은 "직접 재판과정을 보니 사법부 판결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오해가 사라졌다"며 "다음 프로그램도 신청해 놨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한 참가자는 자료가 좀더 세분화되고 자세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면 "정식 배심원으로도 꼭 참가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후 6시, 그림자배심원으로서의 일정을 마치고 법원의 감사장을 전달받았다. 이로서 '일일판사'의 직분을 내려놓았지만 그림자배심원들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함께 웬지 모를 사명감이 번지고 있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2014-10-27 15:49:56지난 3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 한 20대 중반 남성 피고인이 고개를 떨구고 들어온다. 순간 법정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1심에서 강도상해죄가 적용돼 7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얼굴로 보기엔 너무 앳돼보였기 때문이다. 피고인인 25세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논현동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지나가던 여성 B씨의 핸드백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가 피해여성이 쓰러져 다쳤고 이 과정에서 강제 추행까지 했다. 달아나던 A씨는 30여분 뒤 또다시 인근을 지나는 여성 C씨를 추행하려다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범죄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2심 공판이 펼쳐진 이날엔 판사들 외에도 7명의 국민참여재판 배심원과 42명의 그림자 배심원들이 판결 과정을 함께 지켜봤다. 배심원들도 양형에 대한 평의 및 평결을 통해 재판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게 된다. "사법부 판결에 대해 불만을 갖는 국민들이 많다. 하지만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해보면 배심원과 재판부 판결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재판시작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성낙송 형사수석부장판사가 배심원들에게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고인의 인생에 귀를 기울이면 적절한 형량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논리에 앞서 가슴으로 재판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또 재판장으로 나선 정명훈 판사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날 쟁점은 팔꿈치 찰과상 등 경미한 부상을 상해로 볼 것이냐와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를 '심신미약'으로 보고 감형을 할 것인지였다. 1심과 마찬가지로 상해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면 피고인은 강도상해죄의 양형기준 법정형인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따라 7년을 복역해야 한다. 하지만 상해가 아닌 '강도미수죄'가 적용된다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돼 양형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범죄 당시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까지 인정된다면 형기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공판은 오후 내내 이어졌다. 검찰과 변호인은 A씨가 벌인 강도상해와 강제추행 혐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쟁점대로 사건 당일 입은 상해를 과연 법적 상해 수준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와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를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날선 언쟁이 오고간 것이다. 재판부에 속한 배심원단은 종종 판사에게 요청해 증인과 피고인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림자 배심원단은 재판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재판이 끝나고 배심원단은 평의와 평결을, 3개조로 나뉜 42명의 그림자 배심원단은 모의평의와 평결을 각각 내렸다. 오전에 시작한 공판은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배심원단은 강도상해를 무죄로 판단해 강도미수죄에 대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도상해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심신미약을 인정해 집행유예형과 보호감찰형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림자 배심원단 3개조의 모의 평의 결과도 경청했다. 드디어 최종 선고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경미한 부상이라 할지라도 상해는 규범적으로 따져야 한다"며 강도상해를 인정한 동시에 심신미약에 대한 감형도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과 알코올 치료 4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배심원단과 다른 판단을 한 것이다. 담당판사는 "보통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배심원단 판결과 재판부의 판결이 90% 이상 일치했는데 오늘은 조금 달라서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국민참여재판인 만큼 배심원단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고 결국 배심원단 설득엔 성공했지만 배심원단 판결에 구속력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표했다. 이날 배심원단으로 참여한 일반인들은 대체로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중앙대 로스쿨 재학생 양은영씨는 "사법부가 피고인, 배심원, 피해자 등 재판 당사자를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를 통해 공판중심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참관 온 유운식 교사도 "최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참여재판은 사법부의 신뢰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면서 "사법권력은 국민의 견제가 없어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국민의 견제가 일부분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1월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은 올해로 시행 5년째를 맞고 있다. 시행 첫 해엔 64건만이 관련 제도를 통해 최종 판결이 내려졌지만 지난해엔 253건으로 크게 늘었다. 대법원 조원경 공보판사는 "국민이 직접 판결해봄으로써 재판부와 국민의 판단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려 의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면 비리나 뇌물수수 등 다양하고 국민적 관심이 큰 재판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선 아쉬운 부분도 지적됐다. 법정에서 만난 한 배심원은 "재판부가 배심원과 일반인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가자는 "국민참여재판이 피고인의 권리를 찾아주기보다는 재판부의 보여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김유진 박지현 박지훈 손영민 조지민 수습기자
2012-02-08 16:06:49수원지방법원이 전국에서 최초로 그림자배심을 행정재판에까지 확대, 시범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수원지법은 지난 22일 오후 행정3부 법정에서 변론기일이 진행된 사건을 첫번째 사건으로 선정, 다음달 22일 그림자배심이 도입된 첫번째 행정재판을 열 예정이다. 이날 열릴 행정재판의 그림자배심원단은 법원의 출입기자단 7명으로 구성됐다. 법원은 향후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그림자 배심원(shadow jury) 제도는 지난해 9월부터 대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뜻으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국민참여재판의 전 과정을 참관한 뒤 피고인의 유무죄와 양형에 관해 평의와 평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림자 배심원은 배심원 선정→검사ㆍ변호인의 증거조사→증인신문→배심원평의ㆍ평결→재판부 선고 순으로 진행되는 국민참여재판에 모두 참여할 수 있지만 평의ㆍ평결 절차에서는 제외된다. 성범죄 사건처럼 피해자가 비공개 증인신문을 원하는 경우에는 재판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그림자 배심원은 법정 밖으로 나가야 한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전국에서 형사재판에 한해서만 국민참여재판과 그림자배심프로그램이 운영돼왔다"며 "전국 최초로 행정재판에도 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넓혀 열린 법원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ts140@fnnews.com 박정규기자
2011-11-30 11:13:51"캐리어에서 지문은 안 나왔나요?" 지난 12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배심원 한명이 검사에게 질문했다. 법정에서 재생된 폐쇄회로TV(CCTV)엔 한 남성이 캐리어를 끌고 가고 있었다. 피고인 최모씨는 새해 첫날 서울 마포교 동교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에게 과도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은 최씨의 요청으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정식 배심원 8명(예비 배심원 1명 포함)이 재판에 참여했고, 기자를 포함한 10명이 '그림자배심원'으로 참가했다. 그림자배심원은 실제 배심원처럼 피고인의 유·무죄 여부와 양형에 대해 토의한다. 다만 정식 배심원과 달리 재판부가 의견을 참고할 의무는 없다. ■피고인이 범인인가이번 사건의 쟁점은 최씨가 실제 범행한 사람과 동일인인지 여부였다. 최씨는 앞선 공판에선 자신이 범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배심원들은 검찰이 제시한 CCTV 영상을 보면서 질문을 이어갔다. 영상에선 한 남성이 골목 쪽에 캐리어를 놓고 길가에 주차돼 있는 피해자의 차량으로 다가갔다. 이어 이 남성이 차량 속 피해자와 몸싸움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피해자가 도주했다. 영상 속 가해자는 골목 쪽으로 사라졌다. 화면 속 가해자의 얼굴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최씨 본인인지 여부를 식별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경찰은 가해자가 외국인이었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영상 속 골목에 있던 게스트하우스를 조사했고 그곳에 있던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배심원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캐리어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지문이 나오진 않았는지 등을 물었다. 캐리어의 주인이 최씨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피고인 신문이 계속되면서 분위기가 기울어졌다. 수차례 공판에서 검찰이 최씨가 소지한 칼의 혈흔 등을 증거로 제시했는데 이런 과정들이 최씨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 검찰이 "흰색 캐리어 끌고 가는 것이 피고인 맞나"라고 묻자 최씨는 "맞다"고 답했다. 최씨는 CCTV 속 남성이 자신이 맞고 자신이 주머니에 칼을 넣은 채 피해자에게 다가간 것이 맞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칼을 직접 꺼낸 것이 아니라 주머니에서 떨어져 그것을 집어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자가 놀라면서 몸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취지였다. ■"조현병 자료 충분히 제공됐으면"배심원 7명은 모두 최씨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선 6명은 징역 3년, 1명은 징역 5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배심원 의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심원으로 참여한 정모씨(37)는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해 재판이 어렵게 흘러 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신문을) 계속 하다 보니까 모든 증거와 정황이 피고인을 향해 있었고 피고인도 인정하면서 혐의가 구체화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피고인의 조현병 전력보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토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얼마나 심신미약 상태였는지 조현병에 관한 자료도 충분히 제공됐으면 배심원들의 판단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인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토록 하는 재판으로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됐다. 피고인이 신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며 미국 재판과 달리 배심원 평결에 대해 판사가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 다만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할 경우에는 판사는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한 이유를 판결문에 밝혀야 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13 18:43:42[파이낸셜뉴스] 경쟁사 주식을 매수한 미국 바이오테크 임원이 내부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경쟁 바이오 제약사 주식 옵션을 매수하고, 이를 통해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 차익을 챙긴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배심원단이 유죄를 인정하면 그는 월스트리트에 다시는 발을 디딜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오제약업체 메디베이션 임원 매튜 파누와트의 주식 거래를 내부자거래로 보고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파누와트가 경쟁사 인사이트(Incyte) 내부자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해도 자사 내부정보를 활용해 인사이트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파누와트는 2016년 제약메이저 화이자가 자신이 일하는 메디베이션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경쟁사인 인사이트 옵션거래에 나섰다. 인사이트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보는 옵션이었다. 파누와트 측 변호인단은 그의 경쟁사 주식 매수가 '그림자 내부자거래(shadow insider trading)'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임원이 다른 회사 주식을 우연히 시의 적절하게 사는 행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SEC는 화이자가 자신이 근무하는 메디베이션 인수에 나서면 경쟁사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판단해 파누와트가 주식 옵션을 매수한 것이라면서 이는 내부자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라고 반박했다. SEC는 두가지가 그의 범죄혐의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의 고용주인 메디베이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와 관련한 비공개 정보를 취득했을 때 다른 회사 주식을 거래하는 금지한다고 통보한 점을 꼽았다. SEC는 아울러 파누와트가 화이자의 매수 소식을 안 7분 뒤 자신의 회사 컴퓨터로 옵션 거래를 한 점도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SEC에 따르면 파누와트는 옵션을 매수한 수일 뒤 일부를 매각해 차익을 남겼고, 수주일 뒤 나머지 옵션 매각으로는 손해를 봤지만 모두 12만달러 차익을 챙겼다. 파누와트는 메릴린치의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자신의 투자행위가 내부자거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소송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화이자의 메디베이션 인수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소문이 파다해 비밀이랄 것도 없었고,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역시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시 그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신경 쓸 일들이 많아 CEO의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잊었다고 말했다. 미 법원은 지난해 11월 재판을 승인했고, SEC는 파누와트가 남긴 차액의 3배를 벌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SEC는 파누와트가 상장사 임원이나 관리자로 일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WSJ은 배심에서 그의 유죄가 인정되면 그가 다시는 월스트리트에 발을 디딜 수 없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21 07:14:24[파이낸셜뉴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페이지의 CIC(사내독립기업)인 다음웹툰이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맞아 인기작품들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선 카카오페이지는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웹툰, 웹소설, 도서 등 30개 인기작품의 일부 또는 전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연다. 평소 보고 싶었던 작품을 정주행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제공하는 것. 30일에는 웹소설 ‘템빨’과 웹툰 ‘그림자 미녀’를, 1일에는 웹툰 ‘도굴왕’과 웹소설 ‘4000년 만에 귀환한 대마도사’, 2일에는 웹툰 ‘이미테이션’과 웹툰 ‘샤크’가, 3일에는 웹툰 ‘화산전생’과 소설 ‘일곱번째 배심원’이 공개된다. 4일에는 웹툰 ‘독고3’와 웹소설 ‘악당의 아빠를 꼬셔라’가, 5일에는 웹툰 ‘황제의 외동딸’, 소설 ‘살인자의 정석’ 등 총 30개 작품을 최대 500여 편까지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특히 5일에는 웹소설 ‘후궁계약’이 전편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며, ‘살인자에게’, ‘곰탕’ 등 5편의 도서는 이벤트 기간 내내 무료 회차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늘 200편까지 무료로 볼 수 있는 ‘템빨’은 웹소설 매출액 100억이 넘는 카카오페이지의 대표 판타지 작품으로, 지난 1일 웹툰으로도 출시됐다. 다음웹툰에서는 4월30일부터 일주일간 7편의 웹툰을 전편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30일에는 ‘어쩌다 발견한 7월’을, 1일에는 ‘시동’을, 2일에는 ‘부암동 복수자 소셜 클럽’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세 작품은 각각 동명의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작품성과 화제성에서 이미 검증 받은 웹툰이다. 3일에는 연재 당시 랭킹 1위를 기록했던 ‘살아말아’를, 4일에는 다음웹툰 대표 스릴러 ‘생존인간’을, 5일에는 ‘믕이’ 인형으로 웹툰 굿즈 사상 최초로 매진을 기록했던 ‘양말도깨비’를, 6일에는 연재 당시 매주 실검1위를 차지했던 ‘일진의 크기’를 무료로 볼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4-30 20:10:1818일 헌법재판관에 지명된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60·사법연수원 13기)은 법원 내 헌법을 공부하는 판사들의 모임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헌법 해석에 능통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유 지명자는 지난 1991년과 1998년 독일 본대학에서 민법을 연구해 독일법과 우리 법체계의 비교법에 능통하다. 헌재에 파견돼 재직하면서 헌법이론 및 헌재의 심판절차에 관해서도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헌법 관련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고 법원 내 학술단체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맡아 자체 학술발표 뿐 아니라 사단법인 한국헌법학회와의 학문교류 증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고법에서 근무할 당시엔 상사 전담부를 맡아 이엘스(ELS), 키코(KIKO) 관련 사건, 각종 펀드 관련 분쟁을 처리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고 세밀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 사법정책심의관으로 재직시 사법제도 개혁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북부지법장 재직 때 법관 연구회 등을 통해 1심 집중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시민법률학교, 법원 견학 프로그램, 그림자 배심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유 지명자는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진보 성향 법관모임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회원이다. 2010년 이 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사법부의 하나회'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지명자가 최종 임명되면 우리법연구회 출신 첫 헌법재판관이 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헌법재판관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헌재소장과 달리 국회 임명동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재판관 임명까지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 절차를 거쳐야 적어도 한 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문 대통령이 유 지명자 임명으로 9인 체제를 완비한 뒤 국회의 헌재소장 임기에 대한 입법 상황을 지켜보면서 9명 중 새 헌재소장을 지명할 것으로 관측했다. 부인 민예홍씨와 사이에 2녀. △전남 목포 △경기고 △ 서울대 법대 △ 서울민사지법 판사 △ 서울고법 판사 △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 대법원 재판연구관 △ 서울지법 부장판사 △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 대전고법 부장판사 △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 서울고법 부장판사 △ 헌법재판소 수석부장연구관 △ 서울북부지법원장 △ 서울고법 부장판사 △ 광주고법원장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7-10-18 17:06:5718일 헌법재판관에 지명된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60·사법연수원 13기)은 법원 내 헌법을 공부하는 판사들의 모임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헌법 해석에 능통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유 지명자는 지난 1991년과 1998년 독일 본대학에서 민법을 연구해 독일법과 우리 법체계의 비교법에 능통하다. 헌재에 파견돼 재직하면서 헌법이론 및 헌재의 심판절차에 관해서도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헌법 관련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고 법원 내 학술단체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맡아 자체 학술발표 뿐 아니라 사단법인 한국헌법학회와의 학문교류 증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고법에서 근무할 당시엔 상사 전담부를 맡아 이엘스(ELS), 키코(KIKO) 관련 사건, 각종 펀드 관련 분쟁을 처리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고 세밀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 사법정책심의관으로 재직시 사법제도 개혁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북부지법장 재직 때 법관 연구회 등을 통해 1심 집중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시민법률학교, 법원 견학 프로그램, 그림자 배심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유 지명자는 이념적으로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진보 성향 법관모임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회원이다. 유 지명자가 최종 임명되면 우리법연구회 출신 첫 헌법재판관이 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헌법재판관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헌재소장과 달리 국회 임명동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재판관 임명까지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 절차를 거쳐야 적어도 한 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문 대통령이 유 지명자 임명으로 9인 체제를 완비한 뒤 국회의 헌재소장 임기에 대한 입법 상황을 지켜보면서 9명 중 새 헌재소장을 지명할 것으로 관측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7-10-18 16:52:46"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해 주십시오." 대검찰청에 굴착기를 몰고 들어간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의 변호사는 배심원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배심원 8명은 한층 진지한 눈빛으로 피고인을 바라봤다.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은 방청을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파이낸셜뉴스 수습기자는 그림자배심원 자격으로 해당 국민참여재판을 지켜봤다. 그림자배심원은 일반 배심원과 달리 재판부에 평의.평결 결과를 건의하지 않고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검찰청 굴착기 기사, 국민참여재판 벌여 지난달 30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굴착기 기사 정모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1일 대검 청사에 굴착기를 몰고 돌진한 혐의다. 정씨는 "최순실씨가 언론에서 '죽을죄를 졌다'기에 죽는 것을 도와주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씨는 하늘색 수의를 입은 채 법정 안으로 들어왔다. 재판이 시작되자 배심원 8명(예비배심원 1명 포함)은 자리에 앉아 몸을 곧추세웠다. 배심원석에는 20~30대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 절반 이상이었다. 중장년층 남성 2명도 앉아 있었다. 국민참여재판은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정씨 측 이덕춘 변호사는 "열 살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서 이야기한다"며 "죄질이 나쁘더라도 일반인이 판단하면 완화된 양형이 나올 수 있는 소송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檢 '청원경찰 피해' vs. 辯 '일부는 검찰 책임' 검찰은 정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대검찰청으로 돌진하는 정씨를 막다가 다친 청원경찰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한 행위가 정의가 맞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정씨의 주요 범행행위가 담긴 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배심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굴착기가 계단을 부수는 영상으로 향했다. 검찰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해당 범죄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정씨 변호인 측은 해당 범죄는 집행유예 사유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정씨에 대해 "왜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질렀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이 터져 최순실 국정농단이 보도된 때가 2014년 11월께다. 검찰이 이 문건을 허위라고 종결했다. 어찌 보면 정씨 범행은 잘못된 검찰 수사가 불러온 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동생은 증인으로 나와 형의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형이 죄를 지은 것은 맞다. 그런데 형이 사람을 다치게 하려고 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굴착기 기사의 경우 국정농단 등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에 충분히 분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심원 5명 실형 의견…판사 배심원 의견 따라 정씨는 최후변론에서 피해를 본 청원경찰에게 사과했다. 그는 "저로 인해 다친 청원경찰에게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수감 생활 중 TV로 시청한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폭력사건이 없는 것을 보고 제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최후진술이 끝나고 배심원은 평결.평의에 들어갔다. 정씨의 최후진술을 끝으로 재판을 모두 방청한 일반인 배심원 중 5명은 실형 의견을 냈다. 나머지 2명은 집행유예 의견을 냈다. 재판부가 선고를 위해 법정에 들어섰다. 법원에 있는 모든 사람이 판사를 바라보았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배심원들 다수 의견을 존중해 판결을 선고한다"며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배심원들은 자신들의 평결과 일치한 재판부 판결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정씨는 곧게 앉은 자세로 판결을 받아들였다. 그는 담담한 걸음걸이로 법정에서 퇴장했다. 이날 그림자배심원으로 참여한 대학생 오동현씨는 "법을 공부하기에 앞서 실제로 재판에 참여해보고 싶었다"며 "(국민참여재판이) 사법부의 신뢰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른 그림자배심원 대학생 정혜윤씨는 "국민참여재판은 다른 재판보다 이해가 쉽다"며 "공정한 판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최용준 남건우 김유아 수습기자
2017-04-02 16:5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