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근세포를 포함한 나노-근섬유가 마치 실제 근육처럼 한 방향으로 자라는 기술이 개발되어, 근육의 조직재생 효과가 높아졌다. 성균관대 김근형 교수, 여미지 대학원생 연구팀이 살아있는 세포와 전기유체공정에 적합한 바이오잉크를 제작해 나노섬유의 배열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5일 밝혔다. 인체 병변 부위에 실제 조직과 비슷한 보형물을 넣어 재생효과를 높이려는 조직재생 연구가 활발하다. 이를 위해 전기장을 유체에 가하는 전기유체공정 및 3D세포프린팅 공정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근육의 경우에는 세포 형상이 정렬되어야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데, 오늘날 전기유체공정이나 3D세포프린팅 공정으로는 세포가 무작위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근육세포가 자라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도록 전기유체공정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생체 친화적인 하이드로겔에 가공성이 우수한 물질을 첨가한 바이오잉크를 개발하고, 전기장을 가해주었다. 그러면 미세한 패턴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자라는 섬유다발이 제작된다. 하이드로겔(Hydrogel)은 물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물질로서, 생체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제작된 나노-근섬유는 초기 세포생존률이 90%가 넘어, 기존 전기유체공정에서 세포가 사멸되는 문제를 극복해냈다. 또한 3D세포프린팅 공정보다 세포배열과 분화 등 세포활동이 3배 정도 향상되는 효과도 확인되었다. 김근형 교수는 “이 연구는 전기유체공정을 이용해 세포가 포함된 나노섬유를 배열시킨 첫 사례”라며, “인체의 배열 조직의 새로운 재생 방법으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10월 11일 게재되었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8-11-02 11:02:02[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부를 꿰뚫어볼 수 있는 초음파 결합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살아 있는 생물을 절단하지 않고 별도의 형광물질을 염색하지 않고도 관찰이 가능해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시간 질병 진단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장무석 교수팀이 초음파를 이용해 기존 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관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개발한 현미경을 이용해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 부화한지 30일 된 성체 제브라피시의 척추 안쪽 근육 조직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기존 기술은 제브라피시의 장기, 척추 등 내부 구조에서 산란 현상이 일어나 절단을 통해서만 내부 근육 결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개발된 현미경은 자연 상태 그대로 살아있는 제브라피쉬 내부 조직을 꿰뚫어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인체 조직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 게이팅 기술을 구현해나갈 계획이다. 향후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면, 실시간 질병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은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은 기존 광학 현미경의 얕은 이미징 깊이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공간 게이팅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빛의 산란 현상을 이해하고, 의생명 광학 기술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을 결합해 생체 내부 깊은 곳을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을 개발했다. 초음파 결합 현미경은 생체 조직 내부를 잘 침투하는 초음파를 집속시킨 후, 초음파의 초점을 지나는 빛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산란광의 세기를 크게 감쇄시킬 수 있다. 초음파가 광학현미경에게 관찰 경로를 알려주는 일종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음파는 생체 조직을 응축, 팽창시켜 굴절률을 변조하는 방식으로 빛의 진행에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이런 초음파의 특성을 응용해 초음파의 초점을 통과하는 빛만을 선택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공간 게이팅이라 명명했다. 초음파는 생체 내부의 '빛 거름망' 역할을 하며 무작위로 산란되던 빛을 차폐한다. 공간 게이팅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산란광을 100배 이상 감쇄시키며 생체 조직 내에서 광학 이미지가 흐려지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장무석 KAIST 교수는 "촘촘한 거름망을 사용하면 더 고운 가루만 남는 것처럼 초음파의 초점을 작게 할수록 산란광을 더 많이 감쇄시킬 수 있다"며 "향후 산란광을 1000~1만 배 수준까지 감쇄시켜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2-19 13:58:09[파이낸셜뉴스]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으면 스트레스, 우울 등 정신건강의 악화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을 때, 여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적을 때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 따른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유지를 위해선 성별과 총 에너지 섭취량을 고려한 개별화된 식단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조신영 임상강사 연구팀이 국내 40~79세 성인 1만1288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식이섬유 섭취와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는 심혈관질환, 암, 각종 만성질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방 함량이 높은 서양식 식단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고, 지중해식 식단은 불안을 줄이는 등 정신건강이 개인의 식이 및 영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식이섬유 섭취량’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고 소화력을 높이며, 염증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유익한 식품군 중 하나다.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코호트(KoGES)에 등록된 남성 4112명과 여성 7176명의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일 식이섬유 섭취량을 1~5분위로 나눴다. 이후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5분위)’과 나머지 군의 정신건강 상태를 성별에 따라 비교했다. 정신건강은 △높은 스트레스 인식(BEPSI-K) △주관적 건강상태 △사회심리적 불편감(PWI-SF) △우울(CES-DK) 네 가지 항목으로 평가했고, 나이·흡연·운동량·소득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생활습관 변수에 대해 조정했다. 분석 결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으면 정신건강 악화의 위험이 커졌다.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은 나머지 군보다 ‘사회심리적 불편감’을 겪을 위험이 남성은 46%, 여성은 53% 증가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 ‘높은 스트레스 인식’ 위험이 43% 증가했고, 여성은 ‘우울’ 위험이 40% 증가했다. 연구팀은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에 대한 하위 분석을 통해 ‘총 에너지 섭취량(kcal)’에 따라 남녀의 정신건강의 악화 위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의 남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은 경우, 여성은 적은 경우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높아졌다. 예외적으로 여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은 경우 식이섬유 섭취가 적어도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소화력이 남성의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경우,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어도 충분한 에너지 섭취를 통해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소화 기능을 활성화시켜 궁극적으로 정신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추가적으로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이 ‘매우 활발한 신체활동(주당 중강도 유산소 운동 3회 이상·총 5시간 이상)’을 병행할 경우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크게 증가했고, 이런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남성의 근섬유는 주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2형 근섬유가 많으므로, 탄수화물의 일종인 식이섬유의 적절한 섭취를 통해 신체활동에 쓰이는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선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가 남녀 모두의 정신건강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했다”며 “특히 개개인의 신체활동 수준 및 총 에너지 섭취량을 고려한 맞춤형 식이 권고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 최근호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23 10:02:16부산대학교 연구진이 미래 소재 혁신을 가져올 '꿈의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맥신(MXene) 나노입자의 근육 재생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대는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한동욱·홍석원 교수 연구팀이 융합의과학과 김윤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체적 근육 손실(volumetric muscle loss·VML)' 치료를 위한 맥신 이식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맥신의 근분화(筋分化) 촉진 기전을 밝힌 이번 연구는 나노 및 마이크로 스케일의 연구와 응용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학술지 '나노-마이크로 레터스' 1월 4일자에 게재됐다. VML은 대규모 외상에 따른 골격근의 20% 이상 손실을 의미한다. 이로 인한 근육 기능 상실과 같은 후유증이 있으며 의학계에서 조직공학 기반의 VML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맥신은 이차원 나노입자로 구성된 물질로, 금속 카바이드나 탄화물을 에칭(etching·표면을 부식시켜 제거·변형)해 얻어진다. 높은 전기전도성, 높은 열전도성, 우수한 기계적 강도 등의 물성을 갖고 있어 2011년 처음 발견된 이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맥신의 여러 생물학적 특성이 알려지면서 생물·의학 분야에서 효능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 연구팀은 맥신 나노입자와 콜라겐을 생분해성 의료용 고분자에 혼합해 정렬된 나노섬유 지지체를 제작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 지지체가 손상된 근육 조직의 빠른 재생을 촉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비처치 대조군과 비교해 230% 빠른 근육 재생과 122% 많은 근섬유 재생이 확인됐다. 또 조직학적 분석을 통해 나노섬유 지지체 이식 일주일 후 대부분의 손상된 근육이 재생됐음이 관찰됐다. 결과적으로 맥신 나노입자는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근육을 재생시켜 체적 근육 손실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한 교수는 "근육 회복 과정에서 발현된 전체 유전자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분석됐다"며 "이번 연구는 맥신 나노입자가 근분화를 촉진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최초로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병석 기자
2024-01-25 18:32:44[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미래 소재 혁신을 가져올 꿈의 물질로 각광 받고 있는 맥신(MXene) 나노입자의 근육 재생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대는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한동욱·홍석원 교수 연구팀이 융합의과학과 김윤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체적 근육 손실(volumetric muscle loss, VML)’ 치료를 위한 맥신 이식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맥신의 근분화(筋分化) 촉진 기전을 밝힌 이번 연구는 나노 및 마이크로 스케일의 연구와 응용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학술지 '나노-마이크로 레터스' 1월 4일자에 게재됐다. VML은 대규모 외상에 따른 골격근의 20% 이상 손실을 의미한다. 이로 인한 근육 기능 상실과 같은 후유증이 있으며 의학계에서 조직공학 기반의 VML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맥신은 이차원 나노입자로 구성된 물질로, 금속 카바이드나 탄화물을 에칭(etching, 표면을 부식시켜 제거·변형)해 얻어진다. 높은 전기전도성, 높은 열전도성, 우수한 기계적 강도 등의 물성을 갖고 있어 2011년 처음 발견된 이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맥신의 여러 생물학적 특성이 알려지면서 생물·의학 분야에서 효능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 연구팀은 맥신 나노입자와 콜라겐을 생분해성 의료용 고분자에 혼합해 정렬된 나노섬유 지지체를 제작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 지지체가 손상된 근육 조직의 빠른 재생을 촉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비처치 대조군과 비교해 230% 빠른 근육 재생과 122% 많은 근섬유 재생이 확인됐다. 또 조직학적 분석을 통해 나노섬유 지지체 이식 일주일 후 대부분의 손상된 근육이 재생됐음이 관찰됐다. 이런 결과는 맥신 나노입자에 의해 축적된 칼슘 이온이 근원세포의 생존, 증식, 근관 분화, 그리고 근단백질 합성을 유도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촉진시켰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맥신 나노입자는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근육을 재생시켜 체적 근육 손실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한 교수는 “근육 회복 과정에서 발현된 전체 유전자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분석됐다”며 “이번 연구는 맥신 나노입자가 근분화를 촉진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최초로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맥신 나노입자가 근육 재생에 대한 유망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으며, 추가 실험 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조직공학 기반 의료기기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1-25 09:58:07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팀이 34배 이상 큰 힘을 내는 인공근육 소자를 개발했다. 근육의 기본구조인 근섬유 같은 유체 스위치를 만든 것이다. 이 유체 스위치는 0.01V 이하의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면서도 큰 힘을 내면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오일권 교수는 4일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는 전기화학적 연성 유체 스위치는 유체 제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로봇,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미세유체공학 분야에서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스마트 섬유에서 생체 의료 기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에서 초소형 전자시스템에 쉽게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근육은 인간의 근육을 모방한 것으로 전통적인 모터에 비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해 소프트 로봇이나 의료기기, 웨어러블 장치 등에 사용되는 기본 부품 중 하나다. 이 인공근육은 전기, 공기 압력, 온도 변화와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움직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04 18:40:16[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팀이 34배 이상 큰 힘을 내는 인공근육 소자를 개발했다. 근육의 기본구조인 근섬유 같은 유체 스위치를 만든 것이다. 이 유체 스위치는 0.01V 이하의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면서도 큰 힘을 내면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오일권 교수는 4일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는 전기화학적 연성 유체 스위치는 유체 제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로봇,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미세유체공학 분야에서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스마트 섬유에서 생체 의료 기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에서 초소형 전자시스템에 쉽게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근육은 인간의 근육을 모방한 것으로 전통적인 모터에 비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해 소프트 로봇이나 의료기기, 웨어러블 장치 등에 사용되는 기본 부품 중 하나다. 이 인공근육은 전기, 공기 압력, 온도 변화와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움직인다. 반면 기존 모터를 기반으로 한 스위치는 딱딱하고 큰 부피로 인해 제한된 공간에서 사용하는데 어려웠다. 연구진은 좁은 관 속에서도 큰 힘을 내며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이온성 고분자 인공근육을 개발해 이를 소프트 유체 스위치로써 활용했다. 유체 스위치는 특정 방향으로 유체가 흐르도록 제어함으로써 서로 다른 액체를 선별하거나, 유체의 흐름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움직임을 유발하는 데 사용된다. 이온성 고분자 인공근육은 전기에 반응해 힘을 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금속 전극과 이온성 고분자로 만들었다. 0.01V 이하의 초저전력에서 작동하면서 무게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인공근육 전극의 표면에 유기 분자가 결합해 만든 다공성의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구조체를 활용했다. 연구진이 머리카락처럼 가는 180㎛의 두께로 인공근육을 만들었다. 이 인공근육의 무게는 10㎎ 정도이지만 34배 이상의 큰 힘을 내며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04 10:00:36[파이낸셜뉴스] 근감소증은 근골격계 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우울증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심지어 근감소증을 겪는 퇴행성 디스크, 골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자의 경우 약해진 근육이 뼈와 관절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일반 환자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국내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은 일반 남성보다 사망률이 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없는 치료제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여창환 연구원 연구팀은 한약재인 ‘사과락’이 근육 형성을 촉진하고 근위축을 방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박과의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해 말린 사과락(絲瓜絡)은 발열, 출혈, 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돼 온 한약재다. 최근에는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 플라보노이드 등 성분이 단백질 합성과 근육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근위축증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 쥐로부터 분리한 근육조직에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을 고용량 처리해 근위축을 유도한 뒤 사과락 추출물을 100, 200, 400μg/㎖ 농도로 나눠 처리했다. 그 결과 사과락의 농도가 높을수록 근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됐다. 사과락은 근세포의 생존율을 높여 세포 증식을 촉진했으며 덱사메타손에 의한 근세포 사멸을 보호하는 효과를 보였다. 근육이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근섬유를 형성하는 세포인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가 사과락의 농도에 비례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사과락이 근육의 형성 및 성장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덱사메타손 처리가 이뤄진 실험에서는 사과락이 근위축 유도 단백질 '아트로진-1'과 'MuRF1' 수치를 유의하게 억제하고, 줄어든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과락 400μg/mL 처리군은 덱사메타손 처리군에 비해 근관세포를 정상군과 유사한 수준까지 개선시켰다. 이는 사과락이 근위축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창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사과락의 근위축 보호 효과를 입증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과락의 효능이 향후 부작용 없는 근위축 및 근감소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2-27 09:49:11[파이낸셜뉴스] 어린 아이들을 보면 에너지가 넘치죠. 쉴새없이 뛰어다녀서 부모들이 힘들어할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넘어지면 무릎에 상처가 나고 딱지가 생기죠.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아나면서 치유가 됩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요. 상처때문에 피부가 딱딱하게 굳는 걸 '섬유화'라고 합니다. 섬유화는 적절하게 이뤄지면 몸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너무 과하면 몸에 이상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특히 간이나 폐, 심장 등이 굳어져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최근 이 섬유화 현상이 일어나는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연구원의 김세화 박사는 피부 세포에서 상처 부위의 생체 조직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상처를 치료하는 의약품이나 치료법을 새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네요. 과학적으로 섬유화를 다시 설명하자면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외기질에 콜라겐이나 엘라스틴이 분비되면서 특정 부위가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이것은 섬유아세포가 근섬유아세포로 분화되면서 생깁니다. 여기서 분화라는 것은 세포가 분열해 만들어진 새로운 세포들이 원래의 세포와 다른 기능을 얻는 현상입니다. 김세화 박사는 광학현미경으로 피부 세포를 관찰해봤습니다. 세포를 감싸고 있는 것 중에서 엘라스틴이 있습니다. 이 엘라스틴은 탄력성이 매우 큰 단백질 섬유입니다. 정상적인 세포들은 엘라스틴이 10% 정도인데, 20%로 그 양이 늘어나면 섬유아세포의 분화가 많이 일어났습니다. 즉 과유불급, 엘라스틴이 많아지면 섬유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김세화 박사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몸 안에 있는 엘라스틴이 10%이지만 20%가 되면 이 세포들이 변화를 느끼고 분화를 일으키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0%에서 20%로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작은 변화지만 이 변화로 몸이 민감하게 반응해서 섬유화가 일어난다"면서 "여기서 엘라스틴이 더 많아지면 세포들이 죽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원은 이처럼 세포에서의 작은 변화를 이용해 상처를 치유하는 보조의약품을 개발하고 간섬유화, 폐섬유화, 심장섬유화 등 관련 질병의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2-22 13:53:25한우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육류다. 근내지방도(마블링)가 적절하게 배합된 부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한우는 등심 , 안심, 갈비, 채끝 등 구이용 부위에 수요가 편중돼 있다 보니 "비싸서 사먹기 힘들다"는 말을 듣는다. 반대로 한우 농가는 저지방 비선호 부위가 잘 안 팔리는 게 고민이다. 한우는 48% 정도가 저지방 부위로 생산되고, 암소도 약 42%가 2~3등급육으로 출하된다. 한우 1마리에서 나오는 고기의 절반 가까이가 구이용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수요가 적은 저지방 비선호 부위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저지방 비선호 부위의 한우 맛을 좋게 하는 숙성관리기술을 개발했다.조수현 농촌진흥청 연구관(사진)은 21일 "한우 저지방 부위와 다산 암소고기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관이 생각해낸 방법은 숙성이다. '숙성'이란 쇠고기를 냉장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맛을 좋게 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는 도축 후 사후 강직이 오는데 약 24시간이 지나면 근육 내 효소들에 의해 근섬유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맛과 식감이 배가된다. 쇠고기 숙성 방식은 크게 건식 숙성과 습식 숙성으로 나뉜다. 우선 건식 숙성은 소고기를 포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온도, 습도, 풍속 조건을 고려해 숙성시키는 방식이다. 습식 숙성은 고기를 진공포장해 온도는 마이너스 1~4도, 습도는 75~85% 수준으로 유지해 숙성하는 방식이다. 조 연구관은 "쇠고기 품질과 기호도 향상을 위한 건식 숙성 최적생산조건을 확립했다"면서 "기술 적용 후 숙성기간을 40일 이내로 하면 육질이 연하고 좋은 풍미와 진한 맛을 가졌고, 건조 감량을 최소화해 구이용 상품 판매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관은 습식 숙성기술을 접목한 '한우고기 맛 예측(연도관리) 시스템'도 개발했다. 부위별 육질 특성을 고려해 적정 숙성기간을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 연구관은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부위, 육질등급, 숙성 기간 등 소비자의 입맛을 결정하는 요인과 맛 결정 가중치(연한 정도 55%, 향미 27%, 다즙성 18%)에 따라 540종의 맛 점수 추정식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우 고기는 숙성기간이 경과할수록 육질이 연해지고 감칠맛이 많아져 진공포장을 해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이 상품을 관리하기 편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습식 숙성은 가정에서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조 연구관은 "고기를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진공포장하거나 랩으로 여러 겹 밀착 포장해 0~4도 김치냉장고에서 1~4주 정도 보관하면 된다"면서 "저등급육(2·3등급)의 경우 진공포장 상태로 0~2도에서 약 6~7주 보관하면 질긴 고기가 숙성이 되면서 아주 부드러워진다"고 설명했다. 한우고기 숙성기술 개발 연구성과는 국내외 논문 9건으로 발표됐다. 관련기술 3건에 대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22개소에 26건을 기술이전했다. 특히 전국 29개소에 신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품 구매 소비자의 93.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12-21 18: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