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비전향 장기수 오기태 선생(본명 장재필)이 꿈속에서도 소원하던 고향, 신념의 조국으로 가지 못하고 타계했다. 향년 88세. 2차 송환 희망자였던 선생은 지난 2008년부터 대장암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해왔다. 대장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북측에 두고 온 처자식들과의 재회를 꿈꾸며 송환을 기다려 왔지만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51년! 선생의 가족과 고향, 그리고 당신 신념의 조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려온 시간이다. 1만8,600번 날이 새고 저무는 그 긴 세월을 꿋꿋이 견디고 기다려온 고인이 얼어붙은 겨울, 이른 새벽길을 밟아 떠나셨다. 그렇게 떠난 길, 바람이 되어 꿈결에도 사무치게 그리던 고향으로 달려가셨을까. 한 번만, 딱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던 아이들이 고이 잠든 방을 두드려 두 팔 벌려 안으셨을까. 생애를 다 바쳐 지켜냈던 신념의 조국 산천을 휘감아 돌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을까. 21년의 감옥살이도 모진 고문과 억압도 당신의 신념을 꺾지 못한 것처럼. 2018년 겨울, 당신의 조국에서 젊은이들이 왔다는 소식에 노구를 이끌고 평창으로 달려가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고인은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18살 때까지 고향에서 농사일을 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빨치산 활동을 하고 있던 형의 권유로 의용군에 입대했다. 3년 내내 전투를 치르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전쟁이 끝나고도 한동안 군에 남았다. 1957년 군을 제대 후 김외식씨(86)를 만나 결혼했다. 한반도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군에 자리를 잡았고 4남매를 두었다. 군 인민위원회에서 일하던 선생은 1969년 중앙당에 소환돼 대남공작원으로 남파되었다. 고인은 노동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 업무수행을 하고 복귀를 기다리다 경찰에 체포됐다. 국가보안법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의 옥살이를 하고 1989년 가석방되었다. 무지막지한 전향공작, 추운 겨울 작은 방에다 여러 명을 몰아놓고 찬물을 들이붓고 잠도 재우지 않았다. 두 손을 뒤로 묶은 채 개밥 먹듯이 주는 밥을 먹어야 했다. 이런 고문과 폭력에 의한 강제전향은 선생을 남한에 남게 했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 의해 63명의 장기수 선생들이 북송된 후 이듬해 2월 선생을 비롯한 전주지역의 장기수 선생들이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니다’며 강제전향 무효 기자회견을 전주고백교회에서 열었다. 2차 송환 운동의 시작이 바로 전주에서 비롯된 것이다. 송환을 기다리던 중 2005년 11월 급성폐렴으로 두 달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있었다. 2008년에는 대장암으로 투병생활을 했다. 급성 페렴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선생은 자식이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중국행을 감행한다. 도문강가! 단둥과 고향집 은성군은 손에 닿을 듯한 거리. 지리를 꿰고 있어 손에 물 한번 안 묻히고 건널 수 있지만, 전주에 남은 장기수 선생들이 다칠까 봐 어쩌지 못하고 다시 귀국을 하게 되었다. ‘죽기 전에 아이들 얼굴이라도 보고 가야지’ 하며 가족을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산행을 하고 그마저도 못하면 집에서 요가라도 하며 얼음 같은 세월을 견디어냈다. 그러나 선생은 12월 7일 새벽 4시, 알람소리를 듣지 못했다. “죽어서 고향에 뼈라도 묻히게. 살아생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소원을 가슴에 품은 채, 같이 사는 조상이 선생 불편하지 않게 홀연 가셨다. 선생의 빈소는 전주예수병원 장례식장이었다. 추도식은 8일 오후 6시 30분에 진행했다. 이대종 전농의장이 약력을 낭독했다. 이 의장은 “고인은 아이들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니 가슴에 이는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김혜순 양심수 후원회장과 노병섭 장례위원회 본부장이 추모사를 했다. 오은미 전 여농전북연합 부회장이 ‘굽이치는 임진강’ 이라는 추모의 노래를 불렀다. 정충식 전농 전북도연맹 정책위원장이 추모시를 낭독했고 김윤수 (사)한몸평화이사장이 추모의 말을 전했다. 소대식 성공회 전주교회 신도회장과 김진왕씨가 추모 인사를 전했다. 노병섭, 소대식, 이대종, 하연호씨가 고인의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가 집행위원장으로 수고했다. 선생의 발인은 9일 오전 9시다. 유해는 화장된 후 전주시 효자 공원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0-12-09 00:46:11베스티 출신 다혜가 솔로 데뷔 소감을 직접 전했다. 다혜는 오는 10일 낮 12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엄정화의 히트곡 '포이즌' 리메이크 버전을 발매한다. 약 5년 만에 돌아오는 다혜가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을 위해 데뷔곡 '포이즌'을 소속사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일문일답 인터뷰를 전했다. 이하 다혜 일문일답 전문. Q. 솔로 데뷔 소감은? A.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한 번도 무대에 서본 적 없던 것처럼 떨려요. 아무래도 혼자서 무대를 꾸민다는 부담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 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혜만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 설레기도 해요.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온 만큼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어요. Q. 공백 기간엔 뭘 하며 지냈나? A. 다시 무대에 설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죠. 앨범 준비하지 않을 때도 노래와 춤 연습은 쉬어 본 적이 없어요. PT도 받고 홈트(홈트레이닝), 요가도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면서 생활해 왔어요. 솔로 데뷔만을 꿈꾸면서 연습을 했기 때문에 무대를 혼자서도 채울 수 있도록 저를 훈련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이었어요. Q. 엄정화의 '포이즌'을 솔로 데뷔곡으로 선택한 이유는? A. 엄정화 선배님은 저 뿐만 아니라 제 또래의 많은 가수들이 동경해온 분일 거예요. 평소에 엄정화 선배님의 노래도 많이 불러왔고, 기회가 되면 선배님의 노래를 리메이크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주영훈 작곡가님과 인연이 닿게 돼 영광스럽게도 '포이즌'을 부르게 됐어요. Q. 원곡자 주영훈과의 호흡은 어땠나? A. 너무 좋았어요. 제가 정말 많이 떨었거든요. 무엇을 해도 원곡을 넘기는 힘드니까요. 주영훈 작곡가님이 충분히 시간을 주고 디테일하게 디렉팅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신경도 많이 써 주시고 편안하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주영훈 작곡가님의 디렉팅에 너무 집중해서 녹음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저에겐 정말 뜻 깊고 벅찬 순간이었어요. Q. 기존의 포이즌과의 차별점은? A. 라틴 풍으로 재해석했어요. 요즘 카밀라 카베요를 비롯해 라틴 계열 가수들과 곡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 거기에 발맞춘 선택이었죠. 물론 '포이즌' 원곡이 가진 특유의 느낌은 계속 가져가려고 노력했고요. ‘명곡에 누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가장 중점에 뒀어요. 원곡의 아우라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만의 느낌을 얹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Q. 뮤직비디오 콘셉트는 무엇인가? A. 라틴풍 노래에 어울리는 신나는 안무 신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두 여자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상처로 인해 점점 흐려지는 감정을 표현했고, 나뉜 운명과 서로를 쫓고 쫓기는 긴박함 속에 쫓고 쫓기던 그 두 대상이 결국 모두 나 자신이었다는 내용을 그려냈어요. Q.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우려되진 않나? A. 안 그래도 주변에서도 많이 걱정하고 계시고,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항상 조심스러워요. 컴백 발표 시기쯤 재확산 조짐이 있어서 연기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최대한 안전을 기하면서 일상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팬들과 직접 만나는 것도, 무대에 서는 것도 제약이 있겠지만 온라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안전하게 인사드리려 합니다. Q. 11월엔 신곡도 발표할 예정이다. 스포를 살짝 한다면? A. 누구나 즐기기 좋고 밝은 '포이즌'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의 노래예요. 웅장한 사운드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꽉 채웠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의 다혜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짝 더 공개하자면 조금 무서우실 수도 있어요. Q. 특별히 출연하고 싶은 방송이 있다면? A.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같은 퀴즈 예능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고, 제가 평소에 활동적인것을 좋아하다보니까 SBS '런닝맨'과 '정글의 법칙'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MBC '나 혼자 산다', tvN '온앤오프'처럼 저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도 해보고 싶어요. 또 저를 래퍼로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연기 도전도 해보고 싶어요. Q. 오랜만에 만나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A. 무슨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제가 이렇게 다시 데뷔할 수 있는 건 쉬는 동안 계속 응원해주시고 기다려 주신 팬분들 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포기하고 싶거나 힘들 때마다 너무 큰 의지가 돼 주었고 포기하지 않게 해 주셨어요. 기다려주신 만큼 멋진 모습 보여드릴 거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직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텐데, 그래서 저 또한 신인으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으로 은혜 갚아나가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2020-10-09 09:5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