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은애 헌법재판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20일 퇴임하면서 "헌법 불합치 결정 중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조속히 국회와 정부가 노력해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합헌적 상태를 완성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형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이 재판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여러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뤄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들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출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사회적 혼란 및 논의 시간 등을 고려해 법 개정 시한까지 심판 대상 법 조항에 대한 효력을 한시적으로 유지하게끔 하는 처분이다. 그러나 국회의 정쟁 등으로 개정 시한이 넘어가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의 효력이 사라져 공백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재판관은 "제가 재임 중 연구하고 고민했던 사형제 사건을 비롯해 중요한 헌법적 쟁점이 있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청구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형제도와 관련해 헌재는 2019년 2월 무기징역수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을 접수한 뒤 2022년 7월 공개 변론을 열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재판관은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중요한 헌법적 쟁점이 있는 사건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헌법연구관과 헌법연구원의 증원, 사전심사의 범위 확대를 비롯한 입법적 제도개선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광주 출생으로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28년간 일선에서 재판을 담당하다 2018년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했다. 이 재판관은 취임 당시 전효숙·이정미·이선애 전 재판관에 이어 역대 4번째 여성 재판관으로 기록됐다. 이 재판관의 후임으로는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임명돼 오는 21일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식은 23일 열린다. 한편, 이 재판관에 이어 내달 17일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세 재판관의 후임은 국회 추천 몫인데,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며 헌재가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9-20 15:00:20임성근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고 국회에 거짓으로 해명한 혐의를 받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사진)이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다. 고발된 지 3년 5개월 만이다. 대법원장 출신을 검찰이 부른 것은 이른바 '사법 농단'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최근 김 전 대법원장 측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조사는 내달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대법원장은 2020년 5월 22일 당시 현직이던 임 전 부장판사의 요청으로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국회 탄핵안 의결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표 수리 요청을 반려했다. 그 때 김 전 대법원장은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며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하잖나.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국회 질의에서 '탄핵을 위해 사표 수리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냈다. 그러나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김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김 전 대법원장은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다르게 답변한 것에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퇴임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정당한 절차로 진행되면 당연히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수사가 시작된 것은 국민의힘이 2021년 2월 김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와 행사·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문재인 정부 수사팀은 사건을 배당한 뒤 임 전 부장판사를 포함해 당시 법관 인사 등 행정 실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김인겸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일본 산케이신문지국장 가토 타쓰야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문제삼아 지난 2021년 2월 임 전 부장판사를 상대로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안'을 통과시켰지만 헌법재판소는 같은해 10월 해당 탄핵안을 각하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앞서 기소된 혐의에 대해서 2022년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2022년 8월 임 전 부장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하며 수사를 재개했고, 지난해 7월 김 부장판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조사했다. 수사팀은 김 전 대법원장의 행위에 직권남용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일부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은 김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7-24 18:16:07[파이낸셜뉴스] 임성근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고 국회에 거짓으로 해명한 혐의를 받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다. 고발된 지 3년 5개월 만이다. 대법원장 출신을 검찰이 부른 것은 이른바 '사법 농단'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최근 김 전 대법원장 측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조사는 내달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대법원장은 2020년 5월 22일 당시 현직이던 임 전 부장판사의 요청으로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국회 탄핵안 의결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표 수리 요청을 반려했다. 그 때 김 전 대법원장은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며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하잖나.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국회 질의에서 '탄핵을 위해 사표 수리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냈다. 그러나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김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김 전 대법원장은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다르게 답변한 것에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퇴임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정당한 절차로 진행되면 당연히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수사가 시작된 것은 국민의힘이 2021년 2월 김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와 행사·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문재인 정부 수사팀은 사건을 배당한 뒤 임 전 부장판사를 포함해 당시 법관 인사 등 행정 실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김인겸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일본 산케이신문지국장 가토 타쓰야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문제삼아 지난 2021년 2월 임 전 부장판사를 상대로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안'을 통과시켰지만 헌법재판소는 같은해 10월 해당 탄핵안을 각하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앞서 기소된 혐의에 대해서 2022년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2022년 8월 임 전 부장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하며 수사를 재개했고, 지난해 7월 김 부장판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조사했다. 수사팀은 김 전 대법원장의 행위에 직권남용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일부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은 김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7-24 12:23:44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의 표결이 6일 진행되는 가운데 그 결과에 법조계와 정치권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부결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부결이 현실화할 경우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일 국회 본회의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해 칼자루를 쥔 더불어민주당에서 부결 기류가 감지되는 만큼,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이 후보자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장 임명을 위해선 국회 동의의 문턱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민주당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부결표를 던지면 대법원장 임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미 5일 기준 사법부의 수장 자리는 11일째 비어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 후보자의 표결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시기인 지난달 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등 국회의 내홍이 심화하면서 무산됐다. 이 가운데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면서 당장은 안철상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일 표결의 결과가 부결로 마무리된다면 대법원장 공백 기간이 한 달이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물색해야 할 뿐 아니라 새 후보자가 지명되더라도 이달 말까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이 돼서야 인사청문회가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한다면 사법부의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내년 초 대법관 퇴임에 따른 차기 대법관 제청 등 당장 산적한 문제를 초유의 권한대행 체제에서 처리해야 한다. 대법원판결의 절차적 공정성, 재판 지연 문제 등이 제기될 수도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피해가 결국 국민들에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간부들도 의원실을 찾아 막바지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자 본인도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입장문을 내 가결을 호소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송구하다"며 "사심 없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법원을 위하여 봉직할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10-05 18:29:18[파이낸셜뉴스]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의 표결이 6일 진행되는 가운데 그 결과에 법조계와 정치권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부결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부결이 현실화할 경우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일 국회 본회의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해 칼자루를 쥔 더불어민주당에서 부결 기류가 감지되는 만큼,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이 후보자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장 임명을 위해선 국회 동의의 문턱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민주당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부결표를 던지면 대법원장 임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미 5일 기준 사법부의 수장 자리는 11일째 비어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 후보자의 표결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시기인 지난달 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등 국회의 내홍이 심화하면서 무산됐다. 이 가운데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면서 당장은 안철상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일 표결의 결과가 부결로 마무리된다면 대법원장 공백 기간이 한 달이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물색해야 할 뿐 아니라 새 후보자가 지명되더라도 이달 말까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이 돼서야 인사청문회가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한다면 사법부의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내년 초 대법관 퇴임에 따른 차기 대법관 제청 등 당장 산적한 문제를 초유의 권한대행 체제에서 처리해야 한다. 대법원판결의 절차적 공정성, 재판 지연 문제 등이 제기될 수도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피해가 결국 국민들에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간부들도 의원실을 찾아 막바지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자 본인도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입장문을 내 가결을 호소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송구하다”며 “사심 없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법원을 위하여 봉직할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10-05 14:46:25[파이낸셜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24일 퇴임을 앞두고 이른바 '거짓 해명 논란'의 수사 가능성에 대해 "수사가 정당한 절차로 진행되면 당연히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8월 3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을 향한 수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수사 중인 내용이라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원론적인 차원의 답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른바 '거짓 해명 논란'은 김 대법원장이 지난 2020년 국회에서 탄핵에 거론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하자 "사표를 수리하면 탄핵 의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반려한 것으로 알려지며 불거졌다. 당시 김 대법원장은 이 같은 논란을 부인했지만, 임 전 부장판사가 당시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을 공개하자 사과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당시 제가 여러 불찰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지금도 여전히 송구하다는 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 일을 재임 중 아쉬운 점으로 꼽으며 "제가 말도 조심했어야 하고 몸가짐도 조심했어야 한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퇴임 후 생활을 묻는 말에 김 대법원장은 "40년간 법관이라는 일만 했고 곁눈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며 "정말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사는 안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09-01 16:00:12[파이낸셜뉴스] 현직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대법관 임명 시 심사 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특정 후보 3명을 거론해 미리 추천 결과를 유도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송승용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 게시판을 통해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명권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 송 부장판사는 2020년 7월 권순일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 과정에서 법원 행정처 관계자가 추천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거론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후보는 이흥구 현 대법관으로 알려졌다. 이 대법관은 최종 후보 3인에 든 뒤 후보추천위 추천과 대법원장의 제청, 대통령 임명을 거쳐 대법관이 됐다. 이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을 가진 최초의 대법관이기도 하다. 송 부장판사에 따르면 당시 추천위원장은 안희길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으로부터 '이 대법관이 눈여겨볼 만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심의관은 한 신문 칼럼을 뽑아와 이 대법관을 추천을 했는데, 칼럼 속에는 "김 대법원장이 사석에서 '내가 아는 판사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과 이흥구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출신이다. 이에 대해 송 부장판사는 "만일 인사총괄심의관의 행동에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면 대법원장은 스스로 공언한 제시권 폐지를 뒤집고 간접·음성적이고 보다 교묘한 방식으로 위원장님께 제시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2018년 대법원장의 대법원장 후보 제시권을 없애고 추천위에서 실질적으로 후보 심사를 할 수 있도록 대법관후보추천위 규칙 일부를 삭제한 바 있다. 송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부당한 제시권 행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대법관의 제청권까지 무분별하게 남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안희길 심의관은 "인사총괄심의관이 추천위원장에게 심사자료 전달과 함께 제청 절차 전반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라며 "하던 대로 절차를 설명하고 질문에 답했을 뿐이지만 그것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점까지 고려하지 못해 송구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송 부장판사는 같은 날 밤 이 대법관 외 김 대법원장이 추천에 개입한 후보가 2명 더 있었다고 추가 의혹을 폭로했다. 송 부장판사는 "심의관이 위원장님께 '눈여겨볼 만하다'라고 언급한 분은 이 대법관 말고도 2분이 더 계셨다"라고 밝혔다. 규칙상 추천위가 추천하는 후보자는 제청 인원의 3배수 이상이어야 한다. 송 부장판사는 이를 고려해 당초 3명을 추천위원장에게 거론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송 부장판사는 "이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2분은 추천회의에서 후보자로 추천되지 못했고 본인의 의지나 인식과 무관하게 심의관에 의해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어 굳이 성함을 밝히지 않았다"라고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2-10 07:41:28[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은 7일 사과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선관위 출근길에 '사전투표 부실 선거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들 물음에 "우선 본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며 "다른 말씀은 다음 기회에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입장이 있느냐' 등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 위원장은 출근해 선대위 긴급 전원회의를 주재한 뒤 코로나 확진자 본투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체 이름으로 "국민께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여야는 앞서 한목소리로 선관위를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민주당 정권과 선관위의 합작품"이라 규정하며 "사실상 심판과 선수가 한 몸이 돼 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위원장을 향해서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선거 공정 관리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 죄책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관리 부실 사태는 친여 성향 일색인 선관위원 구성 때문이라고 했다. 선거 전반을 관리하며 중요 의사 결정을 하는 중앙선관위원은 9명이 정원인데 현재 7명만 재직 중이다. 현직 선관위원 7명 중 6명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이 임명하거나 지명·추천한 여권 성향 인사로 야당 몫 선관위원 자리 하나는 여당 반대 때문에 대선 전 선임이 무산된 바 있다. 공직선거 관리 총책임자인 노 위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현직 대법관이다. 노 위원장은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부실 선거 논란이 한창인데도 출근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선관위원 중 유일하게 상근하며 사무처를 감독하는 ‘상임위원’ 자리는 공석이다. 여당에서도 노 위원장 책임론이 일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에서 '책임 있는 사람의 거취 표명 주장에 동의하는가'란 사회자 물음에 "동의한다"며 사실상 노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낙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사전투표일에 노 위원장은 출근도 안 했다"며 "아시아 1위 민주주의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7일 긴급 전체 회의를 열어 확진·격리자는 사전투표 때와 같은 임시 기표소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이용하는 기표소에서 투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일 사전투표 당시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사무원이 수거해 소쿠리, 비닐봉지 등에 담아 투표함으로 운반해 관리 부실 논란이 일어 법조계를 중심으로 "직접·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큰 혼란이 일은 바 있다. 확진·격리자는 본투표 날 방역 당국에서 일시 외출 허가를 받아 오후 5시50분부터 투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투표 시작은 6시부터다. 7시30분에 투표가 종료되지만, 투표소에 그전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으면 종료 시각 이후에도 투표할 수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3-08 08:21:40[파이낸셜뉴스] "재판은 실체적으로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은 판사들의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법부 판결의 신뢰성은 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른 결과와 함께 국민적 신뢰도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검찰의 수사도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국민적 관심사인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수사 초기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나 휴대폰 찾기에는 실패했다. 이후 하루만에 경찰이 휴대폰을 찾아내자 수사 책임자인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감장에서 "불찰을 인정하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여야 했다. 성남시청 압수수색 과정도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늑장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머뭇거리던 검찰은 뒤늦게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초기 4번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시장실을 제외해 논란을 키웠다. 압수수색 5번째 만에 결국 시장실도 뒤졌지만 비난은 이미 커질대로 커진 뒤였다. 지난 3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사건에서도 압수수색 전 밤 늦게까지 불이 켜진 LH 건물을 두고 검찰이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장동 수사에서도 LH 사건의 그림자가 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검찰 수사의 핵심은 결국 '돈의 흐름'이라는 지적은 수사 초반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그러나 검찰은 유력 관계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만 매달릴 뿐 자금 출처나 증거들에 대한 새로운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사 스페셜리스트인 검찰의 수사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법조계의 비판도 연이어 나왔다. 보통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공개를 못하는 것과는 다르다. '부실 수사', '늑장 수사' 논란도 검찰 내부에서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일부 야당 의원의 지적대로 '미래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면 수사를 하는 척하고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조계 한 인사는 "검찰 수사팀 내부에서도 제대로 수사를 하려는 측과 정권의 눈치를 보며 사건을 뭉개려고 하는 측이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시장실을 압수수색했는데 결정적 증거가 나오면 사건을 덮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즈음 수사팀 내부에 의견 대립이 있다는 얘기가 언론에 보도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는 공정해 보이는 부분을 많이 놓쳤다. 하지만 아직 수사의 결과가 남았다.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특수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검찰은 '수사 결과'로 답을 해야 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1-10-25 14:35:30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반려 등을 두고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였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사과는 이번이 3번째로 최근 확산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대법원장은 4일 오후 2시께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원 가족 모두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법원장으로서 법원과 재판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변함없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 구성원은 물론 사회 각계와의 소통으로 사법행정의 구조 개편과 '좋은 재판'을 위한 제도 개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사법부 모든 구성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좋은 재판'을 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만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 탄핵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의혹이었다. 이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임 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의해 사실로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의 당사자가 됐다. 김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현직 법관이 탄핵소추된 일에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그 결과와 무관하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그 과정에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들께 혼란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일 임 전 부장판사는 퇴임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헌법재판소는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사건에 대해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3-04 17:5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