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4강전에 돌입하면서 후보들 간 '깐부(같은 편) 동맹'이 시작됐다. 컷오프 탈락자 영입과 후보 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경선 후보였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윤석열 후보는 4위 주자인 원희룡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홍 후보는 12일 컷 오프 탈락자인 안 전 시장과 재선 출신의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동시 영입하며 세불리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또 유승민 후보의 윤 후보에 대한 '무속 논란'에 협공하며 윤 후보를 향해 각을 세웠다. 홍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어제(11일) 토론에서 유 후보가 윤 후보에게 한 검증을 내부 총질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비판"이라며 "허무맹랑한 천공스승이라는 분이 국사(國師)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유 후보 편에 섰다. 유 후보는 지난 11일 토론회에서도 윤 후보에게 "어떻게 '천공'이란 분을 알게 됐나", "(천공을 알려줬다는 분이) 부인인가. 만난 적이 있나", "검찰총장 그만둘 때도 이 사람(천공)이 조언했나"라고 집요하게 캐물었고, 윤 후보는 언짢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법은 천공스승이 진행하는 유튜브 강의다. 반대로 원 후보는 당시 토론회 직후 유 후보에게 "이제 (정법 얘기는) 그만하시라. 남들 보기 안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 후보가 사실상 윤 후보를 '지원사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유 후보는 원 후보의 언급에 "뭘 그만하나. 왜 당신이 그런 얘기를 하나"고 맞받았다고 한다. 윤 후보는 원 후보에게 이례적 칭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원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영상을 소개하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원 후보의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다"며 "원 후보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치켜세웠다. 윤석열-원희룡 '원팀설'은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원희룡 캠프는 경선 완주 의지를 강조하며 선을 긋고 있다. 윤 후보는 대선 본경선 진출에 실패한 후보를 상대로 구애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2차 예비경선(컷오프) 직후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하자"는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이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포럼 이사장과 손을 맞잡은 그는 하태경 의원 영입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편, '깐부'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말로, 어떤 게임이나 놀이를 할때 같은 편을 칭하는 속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2021-10-13 08:14:36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은 요동쳤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됐고 지방권력도 뒤집혔다. 경제는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충격에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고 자금시장도 경색돼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러시아는 끝끝내 우크라이나를 침공, 전세계를 공포에 빠트렸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던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는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해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뜻밖의 16강 승전보로 전국민이 열광했다. 2022년 한해를 달궜던 키워드 5개를 정리해본다. #1. 윤석열 대통령…용산시대 개막과 청와대 개방 "이제 청와대란 없습니다. 일단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3월 20일 청와대의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뒤 불과 1년 만에 '0선'의 정치신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드라마를 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전국 선거에서 연달아 참패하며 궤멸 지경에 이른 보수진영의 구원 투수로서 '공정과 상식'을 시대정신으로 내세워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여의도 정치 문법을 깨며 극적으로 집권한 윤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후에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명분으로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청와대를 일반 국민에 개방한 것이 대표적이다. 관저도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개조해 입주했다. 특히 집무실과 같은 건물 1층에 기자실을 두고 취임 다음 날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출입 기자들과 각본 없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61차례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취임 11일 만에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자유와 연대의 가치 동맹을 강조하며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경제 안보에 주력했다. 내치에서는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새 정부 3대 개혁 과제로 제시하는 한편,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자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벌이고 민간 주도 성장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2. 인플레와의 전쟁…미국 등 초긴축에 경제 급랭 "고통 없는 방법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길은 없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9월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970∼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세계 경제를 덮치면서 미국 등 각국이 일제히 초고속 금리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차질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세계 물가는 수십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 안정이 '발등의 불'로 부상했다. 이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초 0.25%이던 기준금리 상단을 15년새 최고인 4.5%까지 신속히 끌어올렸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외국자본 유출 등을 우려한 세계 주요국들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해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다. 이에 세계 주식·채권과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경기후퇴 우려도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맞춰 한국은행도 5·7·8·10·11월에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이 중 7월과 10월에는 유례없는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 및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연 5.34%로 10년 만에 최고였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주택 매맷값과 전셋값은 하반기 들어 급락했다. 가파른 긴축 정책과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로 돈줄이 말라가던 자금시장은 강원도가 2천50억 원의 보증채무 미상환을 선언하면서 촉발한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이어 흥국생명이 11월 초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 불안은 극에 달했다. #3. 전쟁 포화속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리는) 키이우에 있다. 우리의 무기가 우리의 실체다.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조국을 지킬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월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키이우를 버리고 도주해 탈출했다거나 이미 항복했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자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대통령 관저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인증 영상'을 통해)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해 자국을 위협했다고 주장했으나, 서방은 정당하지 않은 공격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나섰다. 초반엔 러시아가 파죽지세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내달려 전쟁이 곧 끝날 듯 보였으나, 저항은 거셌다. 우크라이나는 4월 수도권에서 상대를 격퇴했고, 9월 북부 하르키우와 11월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탈환했다. 러시아군이 물러난 부차 등지에선 잔혹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 시민이 대피한 극장과 체육관 등지에 무차별적으로 미사일이 날아와 큰 인명피해를 낳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전쟁이 유럽 한복판에서 터지면서 국제사회는 사실상 신냉전 체제에 접어들었다. 서방은 경제 제재의 칼을 뺐고, 러시아는 가스공급 중단 등 에너지 무기화로 맞섰다. 전세가 불리해진 러시아는 핵카드를 꺼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등 점령지의 자국 영토 편입을 선언하고 이곳이 공격받으면 핵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엄포를 놨다. 겨울이 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시설을 미사일과 이란제 드론으로 폭격하며 시민을 추위로 내몰았으나, 우크라이나는 2014년 잃은 크림반도까지 수복하겠다는 결사항전 태세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인 1천700만명 이상이 피란민이 됐고, 민간인 6천∼8천명이 죽었다. 러시아군은 10만명 넘게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4. 이태원 압사 참사... 158명의 영혼이 잠들다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 이태원동 일대에 10만 명이 넘게 몰렸고,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골목에서 밀집된 인파가 뒤엉키며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자의 약 90%가 20·30대 젊은이였다. 참사 현장은 길이 45m, 폭 4m 내외에 불과하고, 경사까지 심한 비탈길이어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큰 골목이었다.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 과정에서 서울시와 경찰, 소방이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적절한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입건해 수사를 벌였다. 특수본은 핼러윈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용산구청과 용산서, 용산소방서의 과실이 모여 참사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했다. 참사 발생 후 경찰과 소방의 수습 조치가 미흡했고, 참사 발생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각종 보고서를 삭제하거나 조작했다는 의혹 등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부실한 보고체계로 경찰 수뇌부가 이태원의 긴급사태를 뒤늦게 인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112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으나 인원 분산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희생자 실명 공개를 두고 정치권에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참사의 총책임자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목해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 #5.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 월드컵 16강 진출한 축구대표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축구 선수 손흥민, 12월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대회 소감을 밝히면서. '중꺾마'는 11월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DRX의 주장 '데프트' 김혁규의 언론사 인터뷰에서 유래.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에 이 문구를 새겨 각오를 다지고, 여러 선수가 이를 인용하며 재유행)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월 개막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 지휘 아래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우리나라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한일 대회를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10회 연속 및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로 하나같이 만만찮은 팀들이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와 2차전에서는 조규성(전북)이 한국 선수로는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최초로 멀티 골을 터트리는 활약에도 2-3으로 져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전에서 기적을 만들었다.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수비수 김영권(울산)의 동점 골로 균형을 되찾은 뒤 교체 투입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종료 직전인 후반 46분 짜릿한 결승 골을 터트려 2-1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소속팀에서 안와골절상을 당해 안면 보호대를 쓰고 전 경기를 뛴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부상에서 회복이 더뎌 조별리그 두 경기를 못 뛰었으나 포르투갈전에서 16강행을 책임진 황희찬 등 태극전사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성적보다 더 큰 울림을 줬다. #그리고, K컬처... '오징어게임' 에미상 6관왕, 임윤찬 반클라이번 우승 "음악 기부는 듣는 이들이 그간 몰랐던 또 다른 우주를 열어주는 일이고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11월 28일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K컬처'가 세계 무대에서 상을 휩쓸며 주목받는 한 해를 보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9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총 6관왕에 올랐다. 드라마 흥행 주역인 이정재와 정호연은 2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TV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1월에는 '깐부 할아버지' 일남으로 열연한 원로배우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기도 했다. 영화계에서도 낭보가 이어졌다. 5월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한국 영화 2편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동시 수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K팝 인기도 계속됐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스트레이키즈와 걸그룹 블랙핑크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멤버 진·RM·제이홉·정국·슈가·뷔도 싱글 차트 '핫 100' 문턱을 넘었다. 젊은 연주자들도 대거 세계의 주요 콩쿠르에서 정상에 올랐다. 임윤찬은 지난 6월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첼리스트 최하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역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세계적 권위의 핀란드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
2022-12-28 15:47:08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금의 세계가 1차 대전이 벌어지던 1914년과 닮았다고 주장한다. 당시 전쟁 직전, 세계는 산업혁명의 성과물들이 광범위하게 전파되면서 무역이 급증하고,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를 경험했다. 사실상 첫 세계화였다. 그 번영의 시절은 대전으로 막을 내리고 긴 대공황을 맞게 된다. 크루그먼은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지난 5월 이뤄진 맥도날드의 러시아 시장 철수는 저무는 세계화의 단면을 보여줬다. 2차 대전 후 미국 주도로 다시 번창한 세계화는 계속 유지될 것만 같았으나 중국의 패권, 러시아의 도발로 파열이 됐다. 이 흐름과 맞물려 등장한 것이 '동맹 쇼어링(ally-shoring)'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자원무기화에 맞서 동맹국끼리 뭉치자는 주장이 팬데믹 기간 힘을 얻었다. 미국 관료가 사석에서 처음 쓴 단어인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 공식용어가 됐다.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은 그 파생 개념이다. 지난해 4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연설에서 처음 이를 언급했다. 당시 옐런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 공급망 프렌드 쇼어링을 강화하면 시장 접근을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맹끼리 똘똘 뭉쳐 공급망 혼란을 돌파하자는 이야기였다. 싸고 효율적인 시장보다 안전한 시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깔려 있었다. 한국을 찾은 옐런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설을 들러 우리 기업에 프렌드 쇼어링을 재차 주문했다. 옐런은 "공급망이 특정 세력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 간 긴밀한 협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바야흐로 국가 간 '깐부' 재편 시대 막이 올랐다. 슬기로운 친구 찾기에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2022-07-20 18:22:28【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유정복 전 인천시장( 사진)은 “한미동맹은 ‘깐부(친한 친구)동맹’으로 미래를 향해 같이 가자”고 강조했다. 유 전 시장은 북한인권과 한미동맹을 위해 활동하는 미국 비정부기관인 ‘파워 스테이션 워싱턴’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주최한 ‘대한민국의 미래’란 주제의 컨퍼런스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을 빼놓고 대한민국의 현대 역사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것은, 동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있는 것은 한미동맹이란 최적의 선택에서 비롯됐다”며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유 전 시장은 특히 “다가온 3·9대선은 한미동맹이 깐부동맹으로 쭉 이어질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처참한 퇴행이 될지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정치행사”라면서 “재미동포들과 한미동맹 강화를 바라는 참가자분들이 저희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대선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맥아더장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6·25전쟁 승리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처럼 저도 이곳 인천에서 한미동맹 강화, 대선 승리의 신호탄을 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우리 함께 가자”고 역설했다. 이번 행사에는 420여명의 한미 정치인·학자와 각계 주요 인사들이 참가해 한미동맹 강화와 한국 대선에 관해 토론을 벌였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박진 국회의원 등도 영상메시지를 보내 격려했다. ‘파워 스테이션 워싱턴’은 수잔 숄티 여사와 인권운동가이자 목사인 로렌스 리가 공동 대표로 있는 대표적 친한계 미국의 NGO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2-22 15:30:07올해 전 세계에 공급망 위기가 엄습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내년엔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국제적 편가르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Friendshoring)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다. 이는 '오징어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이란 무협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깐부는 짝궁을 뜻한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소개됐듯이 어릴 적 구슬치기를 할 때 같은 편을 가리키던 속어다. 원자재와 핵심부품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대전이 깐부쇼어링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셈이다. 올해 한국은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의 유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요소 생산에 차질을 빚은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자 혹독한 요소수 대란을 겪었다. 주요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깐부쇼어링 가세가 불가피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미국 중심의 반중 원자재 동맹에 너무 빠른 속도로 발을 들여놓다 중국의 보복을 부를 수도 있으니 문제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왕도는 아직 안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깐부쇼어링이나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 못잖게 중요한 게 핵심 소재의 국산화다. 근래 주요 선진국들이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뜻하는 리쇼어링(Reshoring)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건설을 확정한 건 미국 입장에선 큰 결실이다. 반면 문재인정부 들어 규제 위주의 친노조-반기업 정책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 걱정스럽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즉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촉진해 일자리 부족이나 부품난을 초래할 게 뻔해서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11-24 18:22:46코로나19 이후 공급망 교란이 심해지면서 내년에는 국가별 각자도생의 공급망 강화정책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오징어 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주목해야 할 통상이슈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편가르기 본격화 △미중의 '관리된 전략경쟁' 장기화 △자국 내 조치의 일방적인 초국경적 적용 확대 △호주·중국의 무역갈등으로 본 상호의존 시대의 무역분쟁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둘러싼 통상갈등 증폭 등 5가지를 꼽았다. 우선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미중 패권경쟁 지속, 기상이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자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국가와 기업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면서 "주요국들은 각자도생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체제 구상을 언급한 이후, 최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내년 초에 동 협력체를 위한 공식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핵심 의제는 기술패권과 관련된 디지털 신기술 표준 및 관련 규범 제정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과 중국은 각각 내년 가을 중간선거와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통상갈등 국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되, 남용하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경쟁은 기술경쟁, 핵심물자 공급망 재편, 동맹국 동원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등 한층 복합적인 전략경쟁 양상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팽팽한 줄다리기 경쟁도 지속되면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되자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률과 조치를 일방적으로 타국에 적용하는 현상이 세계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통상법 301조, 수출 통제 규정과 EU의 CBAM 등을 포함, 환경, 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자국법을 내세워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EU의 CBAM 입법안 공개 이후, 많은 국가들이 탄소국경조정세, 탄소세, 기후클럽,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 탄소 글로벌 협정 추진 등 환경과 무역이 연계된 다양한 정책의 논의를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무역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방향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1-11-23 18:07:50[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교란이 심해지면서 내년에는 국가별 각자도생의 공급망 강화정책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오징어 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주목해야할 통상이슈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편가르기 본격화 △미중의 '관리된 전략경쟁' 장기화 △자국내 조치의 일방적인 초국경적 적용 확대 △호주·중국의 무역갈등으로 본 상호의존 시대의 무역분쟁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둘러싼 통상갈등 증폭 등 5가지를 꼽았다. 우선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미중 패권경쟁 지속, 기상이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자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국가와 기업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면서 "주요국들은 각자도생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체제 구상을 언급한 이후, 최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내년 초에 동 협력체를 위한 공식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핵심 의제는 기술패권과 관련된 디지털 신기술 표준 및 관련 규범 제정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과 중국은 각각 내년 가을 중간선거와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통상갈등 국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되, 남용하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경쟁은 기술경쟁, 핵심물자 공급망 재편, 동맹국 동원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등 한층 복합적인 전략경쟁 양상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팽팽한 줄다리기 경쟁도 지속되면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되자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률과 조치를 일방적으로 타국에 적용하는 현상이 세계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통상법 301조, 수출 통제 규정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포함, 환경, 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자국법을 내세워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것이라는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입법안 공개 이후, 많은 국가들이 탄소국경조정세, 탄소세, 기후클럽,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 탄소 글로벌 협정 추진 등 환경과 무역이 연계된 다양한 정책의 논의를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무역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방향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천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별 공급망 안정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 난립하면서 통상갈등과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1-11-23 11:11:59[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맞수토론 후 두 사람이 토론회장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온라인에서 화제다.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의 어깨를 툭 치며 "그만해라. 아, 진짜"라고 말하는 듯한 영상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맞수토론 끝나고 윤석열이 홍준표에게 한 말', '홍준표 단속하는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됐다. 영상에는 맞수토론이 열린 장소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윤 전 총장은 환하게 웃으며 홍 의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한 번 툭 친 뒤, 무언가를 말했다. 영상에는 "그만해라 아 진짜"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이 영상은 언급됐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대화 내용은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냐"며 연이은 윤 전 총장의 태도 논란에 대해 "근거 없는 도덕성 논란, 소위 말해서 여러 의혹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적극 방어할 수밖에 없다. 그 이외에 정책이라든지 국가 비전에 관련한 얘기에 대해선 저희가 상대 후보에 대해 막 거세게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다"며 "상대방의 질문에 따라서 답변 태도도 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1:1 맞수토론'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홍 의원이가 윤 전 총장 개인과 가족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묻자, 윤 전 총장은 "인신공격 말라. 경남지사도 했으면 좀 격을 갖추라"며 날선 반응을 내비쳤다. 1:1 토론 내내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토론 말미 홍 의원이 "냉정하게 이재명 후보와 토론하면 자신 있는가?"라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홍 후보처럼 인신공격 안 하고 정책토론하면 (자신있다)"고 답했다. 한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앞서 '깐부 동맹'을 확인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선배님, 어제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하셨더군요"라며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깐부!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깐부는 동지이고,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며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2021-10-18 14:32:45[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2박3일 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막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적인 첫 만남에서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고리로 깊은 우정을 쌓았다. 특히 마지막 작별인사에서도 양 정상은 서로 '엄지척' 인사를 건네며 끈끈한 우의를 과시했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엄지척'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의 첫 외교무대 데뷔전인 한미 정상회담은 만남 시작부터 과거의 정상회담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즉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갖고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술동맹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 이날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을 발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은 총 90분 정도로 계획됐지만,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1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3 대 3으로 진행된 소인수 정상회담이 길어진 것이 주된 이유다. 양 정상은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화두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가 노력과 투쟁이 담보돼야 지킬 수 있는 가치라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윤 대통령이 27년의 검사생활을 접고 정치에 뛰어든 계기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인수 정상회담에 참석한 한 인사는 양 정상의 대화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폭포수 같이 쏟아내는 시간"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의 공감대가 두 정상이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넓다고 느낀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 과정인지, 개인적 경험이나 정치적 배경을 공유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며 "'케미'가 굉장히 잘 맞는 관계로, 다른 쪽으로 화제를 바꾸기 힘들 정도로 환담이 그 쪽에 할애된 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환영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가족, 그 가운데서도 아내를 계기로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환영만찬 전 바이든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과의 공통점이 멋진 여성과의 결혼이라고 덕담을 건내기도 했다. 이후 양 정상과 김 여사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 경천사지 10층 석탑과 황남대총 복분 출토 금관, 청년4년 명동종 등 작품을 관람했다. 공식 환영만찬에서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인용해 한미 양국의 관계를 '훌륭한 친구'에 비유했다. 예이츠는 바이든 대통령이 좋아하는 시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예이츠의 시를 인용한 것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만남을 통해 서로가 잘 알게됐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평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한미연합사의 구호인 'WE GO TOGETHER(함께 같이 갑시다)'라고 외쳐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 마지막날인 이날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함께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 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찾았다. 2박3일 동안 양 정상이 단 하루도 빠짐 없이 만남을 가진 셈이다. 양 정상은 KAOC에서 함께 일하는 양국 군인을 격려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향후 양 정상의 만남은 미국 워싱턴에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마지막 문장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요청했다’고 적혀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05-22 16:3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