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 중심가에서는 청바지에 가죽재킷을 입은 청년이 단상 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대선에서 엘살바도르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37세의 나이브 부켈레였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그는 이 자리에서 엘살바도르의 부패와 폭력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1981년 7월 24일에 산살바도르에서 태어난 그는 오는 6월 1일 정식 취임하면 지난해 8월 42세에 콜롬비아 대통령에 오른 이반 두케을 제치고 현직 남미 정상들 가운데 가장 어린 대통령이 된다. 부켈레의 집안은 20세기 초에 남미로 집단 이주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후손으로 그의 아버지는 산살바도르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이맘(이슬람 성직자)이었다. 부켈레는 수도의 센트로아메리카 호세 시몬 카나스 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공부했지만 중간에 그만뒀고 18세부터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광고대행사를 세웠다. 그는 집안 내력을 따라 이슬람 신자가 됐지만 가톨릭 신자와 결혼했으며 신을 믿기는 하지만 종교에 얽매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켈레의 본격적인 정치 경력은 좌파정당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2012년에 FMLN 소속으로 산살바도르 인근 소도시인 누에보 쿠스카틀란 시장에 당선됐다. 부켈레는 임기 중에 산살바도르 시장 선거에 도전했고 3년의 임기를 마치자마자 2015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산살바도르 시장을 지냈다. 그는 수도의 시정을 책임지면서 시내 조명시설과 기타 공공시설 재정비해 인기를 얻었고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젊은이들의 생활개선에 신경 썼다. 부켈레는 기본적으로 중도 좌파 성향이나 FMLN 내부에서 당을 이끄는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현 대통령과 충돌했다. 그는 결국 지난 2017년 10월에 당의 내분을 조장하고 시의회의 여성 FMLN 의원에게 사과를 던져 모욕했다는 혐의로 방출됐다. 그는 지난해 '새로운 생각' 이라는 자신만의 정치운동을 시작했으나 올해 대선을 위해 시간이 없다고 판단해 중도 우파 정당인 국민통합대연맹(GANA)에 들어가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정치적 경력이 짧은데다 중간에 당을 바꾼 부켈라가 53%에 달하는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는 엘살바도르의 뿌리 깊은 절망 때문이었다. 태평양에 접한 중미 국가인 엘살바도르는 경상도만한 넓이에 637만명이 살아가는 국가로 환태평양조산대에 끼어있는 바람에 활화산만 23곳이 솟아있다. 300여년의 스페인 식민지 생활을 청산하고 1841년에 공화국을 세운 엘살바도르인들은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커피 농업으로 나라를 일으켜 1960년대 이후 촉망받는 공업국으로 변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는 1980년에 미국의 지원을 받는 보수 우파 정권에 대항해 쿠바의 지원을 받는 좌파 FMLN 게릴라가 12년간의 내전을 시작하면서 쑥대밭이 됐다. 1992년에 겨우 FMLN이 유엔의 중재로 무장해제에 동의하고 정치 정당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오랜 내전으로 주요 산업 기반은 파괴됐고 100만여명이 나라를 떠났으며 전국민의 약 3분의 1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치안도 완전히 무너졌다. 현재 베네수엘라 내 마라 살바트루차(MS-13) 등 주요 조직폭력단의 숫자는 약 6만명으로 경찰(2만3000명)과 군대(2만명)를 합한 것보다 많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은 51명으로 미국보다 10배 높았다. 이러한 혼란을 수습해야 할 정치인들은 부패외 횡령으로 세월을 보냈다. 엘살바도르 정치는 FMLM이 정당으로 자리 잡고 기존 우파 정당 민족공화연맹(ARENA)이 이에 맞서는 양당 구도가 생겨난 1999년 이후 30년 동안 두 정당이 번갈아 운영했다. ARENA가 정권을 잡은 초반 20년과 FMLN이 대권을 얻어낸 후반 10년간 6명의 대통령이 나왔고 그중 우파 대통령 2명이 부패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좌파 대통령 1명 역시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이웃나라에서 망명중이다. 부켈레는 부패와 폭력 척결을 내세우며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나라의 돈은 도둑이 없으면 충분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반(反)사면 위원회를 구성해 부패 사범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켈레는 이외에도 범죄 조직들과 교섭을 통해 범죄율을 줄이고 사회기반시설 개선과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대형 집회나 토론같은 전통적인 선거 운동을 거부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부켈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선거 기간 중 반대 진영에서는 그가 '자아도취에 빠진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공개 토론회에 나오지 않고 부정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피한다고 공격했다. 미 언론들은 부켈레가 기존 좌우정당들을 공격하면서 반체제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보였고 자신의 공약을 위해 법을 피해가는 권위주의적인 독재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켈레가 비록 두 정당들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의회 전체 84석 가운데 GANA가 가진 의석은 단 11석에 불과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표(43표)를 얻으려면 어찌됐든 FMLN(23석)이나 ARENA(37석)와 협력해야 한다. 한편 부켈레는 지난달 23일 베네수엘라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좌파 정부를 부인하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자 트위터를 통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FMLM이 같은 좌파라고 지나치게 마두로 정부와 가까웠다며 이를 거부했으며 마두로 정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부켈레는 산체스 세렌 대통령이 추진한 중국과의 협력 확대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계를 끊을 생각은 없다면 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02-08 17:20:43카리브해 연안의 산이 많은 신비의 나라 아이티. 열대성기후와 함께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흑인공화국이다.아프리카 원시종교인 부두교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아이티의 나이브(Naif) 미술이 한국에 왔다. 중남미 현대미술 전문화랑인 베아르떼가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관훈동 백송화랑에서 ‘환상의 세계로 가자-카리브해,아이티의 나이브 미술’展을 연다.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풍광과 원시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신비주의적 미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나이브’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순박,단순,천진스러움,소박함을 뜻하며 자유스럽지만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창의력을 의미한다. 어린아이같이 순진무구함과 자연스러우며 꾸밈이 없고 원근법을 무시하며 단조로우나 장식적인 것이 특징인 ‘나이브 미술’은 국제적으로도 하나의 사조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20세기의 원시주의’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1944년 초현실주의가 주목받을 무렵,아메리카 대륙을 여행중이던 화가 ‘드 위트 피터(DE Witt Peters)가 아이티의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그림을 만난 뒤 아이티 예술센터를 건립하게 된 계기로 아이티미술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시작품들은 원시적이며 신비한 에로틱즘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면서 애니미즘적 민간신앙인 부두교의 의식과 향연이 담겨져 있다. 작품들을 보면 프랑스 화가이자 소박파의 대가 앙리 루소(1844-1910)가 떠 오른다.현실인듯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 내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오묘한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이상한 원근법,명쾌한 볼륨을 가진 단순화한 형태,두텁게 그린 나뭇잎,선명한 색채들은 꿈의 세계와 어린이 세계에서 맴돌고 있는 느낌을 던져 준다. 참여작가는 카시미르 로울렌트,에미레,엔녹 루스,장 렌 치리,조제프 카시미르,알렌 세제,타데세 메스핀 등 22명이다. 전시 첫날인 4일 오후 5시30분과 7일 오후6시30분에는 남미 안테스 민속음악공연단 ‘잉카 엠파이어(INCA EMPIRE)’의 페루 전통음악 공연도 갖는다. (02)517-4339,730-5824 / jjjang@fnnews.com 장재진기자 /작품설명=엔녹 루스作 무제, 유화 59.3x90cm
2004-08-03 11:37:05[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당선 효과로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급등세를 이어가자, 엘살바도르와 부탄 등 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미소 짓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8만5000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사상 최고점을 8만8000달러대까지 끌어올리며 9만 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일주일 만에 25% 이상 가격이 뛰어오른 셈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중미 엘살바도르와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해 보유하고 있는 부탄 등이 상당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11일 기준 현재 5930.77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산살바도르 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약 5억219만달러(7313억원 상당)에 해당한다.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미실현 매도 이익이 90% 안팎에 달하는 수치다. 불과 2년 전인 2022년 11월 15일 전후로 60%대의 손해를 보고 있던 상황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상황이 뒤바뀌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도입하고,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다. 2022년 11월부터는 나이브 부켈레(43) 대통령이 앞장 서서 '저점 매수·매일 1비트코인 구입' 철학을 바탕으로 비트코인 친화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 또다른 비트코인 왕국으로 알려진 부탄 정부 역시 트럼프 당선 효과를 누리고 있다. 부탄 정부는 최근 약 1000개의 비트코인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로 이체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9억달러(1조2609억원)가량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12 09:16:48'나이브 아트(Naive Art)'의 대표적인 작가로 일컬어지는 미셸 들라크루아(91)는 지난 50여년간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파리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아왔다. '나이브 아트'라는 말은 앙리 루소의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됐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순수하고 직관적인 감각을 담아내는 회화 양식이다. 나이브 아트 작품은 종종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독특하고 천진난만한 시각적 감수성을 담고 있어 복잡한 해석 없이도 작품 자체의 순수한 감동을 전달한다. 1933년 파리에서 태어난 작가는 독일이 파리를 점령한 7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에꼴 드 보자르에서 교육을 받으며 다양한 회화 스타일을 시도한 후 35세에 나이브 스타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구조적이고 세밀한 묘사와 함께 섬세하고 따뜻한 색채를 사용해 파리의 골목과 거리, 그리고 전통적인 건축물들을 표현하고, 도시의 활기와 고요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또 그의 그림 속에는 자동차와 가로등이 거의 없는데, 오늘날의 대도시가 아닌 소년시절 겪었던 소박한 과거의 파리, '모두가 기억하고 싶어하는 파리'를 이상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그의 작품 스타일은 더욱 자유롭고 유연해졌다. 작가의 90세 생일을 기념해 미국 보스턴 M컨템포러리에서 열린 '미셸 들라크루아 탄생 90주년전'에 선보인 작품들은 전통적인 나이브 스타일에 더욱 부드러운 붓질이 더해져 주목 받았다. 그는 미국에서만 30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고,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전이 열렸다. 들라크루아는 파리 아마추어 미술 그랑프리(1973), 칸느 코트다쥐르 그랑프리(1976)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파리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손이천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2024-08-19 18:12:29'나이브 아트(Naive Art)'의 대표적인 작가로 일컬어지는 미셸 들라크루아(91)는 지난 50여년간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파리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아왔다. '나이브 아트'라는 말은 앙리 루소의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됐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순수하고 직관적인 감각을 담아내는 회화 양식이다. 나이브 아트 작품은 종종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독특하고 천진난만한 시각적 감수성을 담고 있어 복잡한 해석 없이도 작품 자체의 순수한 감동을 전달한다. 1933년 파리에서 태어난 작가는 독일이 파리를 점령한 7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에꼴 드 보자르에서 교육을 받으며 다양한 회화 스타일을 시도한 후 35세에 나이브 스타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구조적이고 세밀한 묘사와 함께 섬세하고 따뜻한 색채를 사용해 파리의 골목과 거리, 그리고 전통적인 건축물들을 표현하고, 도시의 활기와 고요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또 그의 그림 속에는 자동차와 가로등이 거의 없는데, 오늘날의 대도시가 아닌 소년시절 겪었던 소박한 과거의 파리, '모두가 기억하고 싶어하는 파리'를 이상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그의 작품 스타일은 더욱 자유롭고 유연해졌다. 작가의 90세 생일을 기념해 미국 보스턴 M컨템포러리에서 열린 '미셸 들라크루아 탄생 90주년전'에 선보인 작품들은 전통적인 나이브 스타일에 더욱 부드러운 붓질이 더해져 주목 받았다. 그는 미국에서만 30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고,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전이 열렸다. 들라크루아는 파리 아마추어 미술 그랑프리(1973), 칸느 코트다쥐르 그랑프리(1976)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파리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8-05 12:41:01서울의 한여름 밤이 문화체험 꿈 터로 변신한다. 역대 최고 6월 기온을 기록한 올 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한 밤의 문화활동이 매주 금요일 서울에서 이어진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매주 금요일 시립문화시설 9곳을 오후 9시까지 개방하고 특별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 문화의 밤'이 진행된다. 퇴근 후 야간에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기고 싶어 하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야간 행사가 이어지는 박물관·미술관·전통문화공간·도서관 등은 △서울역사박물관·한성백제박물관·서울공예박물관·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산골한옥마을·운현궁·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도서관 등이다. 박물관·미술관은 도슨트투어 및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도서관은 작가와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북토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남산골한옥마을·운현궁 등 전통문화공간에서는 한옥콘서트, 다도체험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 마술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서울 문화의 밤'은 지난 4월 19일 첫 행사 후 매주 참여 시민들이 늘어 일 평균 3000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지난 7일 서울공예박물관 야외 영화 상영회에 참여한 시민 정미경(33)씨는 "평일 퇴근 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는데, '서울 문화의 밤' 덕분에 이른 주말을 맞이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오는 7월 4일에는 실내 위주의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은하수밴드가 재즈공연을 하고, 한성백제박물관 로비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주영이 참여하는 '세종문화회관 예술로 동행 - 렉쳐콘서트'가 열린다. 운현궁 앞마당에서 여름 밤 고즈넉한 티타임을 가져보는 '구름재 다실', 서울도서관이 준비한 '니키포르 - 나이브아트의 거장' 책을 쓴 마리아 스트셸레츠카 작가와의 만남 등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각 문화시설에서 운영 중인 자체 프로그램도 밤 9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한성백제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우리 가족만의 텐트를 꾸며보는 '백제왕성 달빛캠프'를 운영하고, 서울공예박물관은 기획전 '장식 너머 발언'을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똥돼지 왕방귀'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상설전시 '한옥에서 듣는 우리소리'도 밤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한편 정가 3만~5만원의 대학로 연극, 무용, 뮤지컬 등을 매주 1편씩 선정해 1만원에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야간공연 관람권'도 운영 중이다. 7월 5일 '달빛 간이역', 7월 12일 '가족의 탄생', 7월 19일' 빵야', 7월 26일 뮤지컬 '사의 찬미'를 1만원만 내고 관람할 수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6-27 17:59:59[파이낸셜뉴스]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2기 정부 출범 열흘 만에 속옷만 입은 폭력배 수천명이 한꺼번에 수용시설에 수감됐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강력한 갱단 척결 정책을 추진 중인 국가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은 'MS-13'(마라 살바트루차)을 비롯한 주요 폭력·마약 밀매 카르텔 소속 갱단원 2000여명을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가뒀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일 두 번째 5년 임기를 시작한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새벽에 3곳의 교도소에 있던 2000명 이상의 갱단원을 세코트로 이감했다"며 "그곳에서 그들은 국민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세코트는 엘살바도르 테콜루카 인근 외딴 지역 165만㎡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 23만㎡ 규모로 구축했다. 부지 면적만 보면 서울 윤중로 둑 안쪽 여의도 면적인 290만㎡의 절반을 넘는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반바지만 입고 포개져 앉아 있거나, 특수부대원 지시에 따라 허리를 굽힌 채 앞으로 이동하는 재소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수갑을 찬 채 교도관으로 보이는 이들의 손에 이끌려 움직이는 일부 갱단원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런 식의 온라인 홍보는 국내·외에서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지만, 과거 군사독재와 정정 불안 속에 수도 산살바도르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운 폭력 조직 때문에 불안해 하던 주민들에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국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월 대선에서 82.9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집권에 성공한 부켈레 대통령은 여당이 장악한 의회의 지원 속에 거침없이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엘살바도르는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를 보면 엘살바도르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 속에 60%대의 잠정 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13 13:39:03동부건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강민국 국회의원이 엘살바도르 '로스초로스 교량 건설 및 도로 확장 공사'(로스초로스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로스초로스 현장 전체 공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동부건설 허상희 부회장을 비롯해 현장소장 등 동부건설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환담의 시간도 가졌다. 원 전 장관은 "건설사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 능력이 해외에서 십분 발휘돼 더욱 많은 글로벌 프로젝트의 수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용준 기자
2024-06-02 18:41:03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인정했던 중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사진)이 연임에 성공했다. 현지 유권자들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었던 부켈레가 치안을 극적으로 안정시켰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치렀다. 부켈레는 이날 투표 종료 이후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대선에서 8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썼다. 이어 "총선에서도 60석 중 최소 58석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부켈레는 취임 직후 마약 조직과 부패 척결에 집중했다. 그는 2022년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마노 두라(철권통치)' 작전을 시작하여 약 2년에 걸쳐 7만5000명이 넘는 폭력배를 체포했다. 이어 경찰에게 일단 조직폭력배로 의심되면 영장 없이 체포하도록 지시하고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남동쪽으로 약 74㎞ 떨어진 테코루카에 미주 최대 규모의 교도소를 신설했다. 그 결과 2015년 인구 10만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한 부켈레는 2021년 9월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엘살바도르의 경제는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사용할 만큼 불안했고 이에 부켈레는 비트코인 투자로 재정마련에 나섰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액은 부켈레의 임기 초중반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4일 기준으로 투자액 대비 1% 안팎의 수익을 보고 있다. 그러나 부켈레에 대한 비난 또한 적지 않다. 그는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구금 중 사망과 고문,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부켈레가 편법으로 재선에 도전했다는 비판도 있다. 엘살바도르 헌법에는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이 10년 안에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연임 금지 조항이 있다. 부켈레는 2021년 자신과 우호적인 대법원 헌법재판부로 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다. 동시에 임기 만료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일에 국회에서 휴직 승인을 받아 휴직에 들어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부켈레가 개헌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비난했다. 소셜미디어의 소개글에서 자신을 '독재자'라고 적었던 부켈레는 지난해 8월에 자신이 '철인왕(Philosopher King)'이라며 문구를 바꿨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국가'에서 직접 민주주의 대신 철인왕을 우두머리로 하는 과두정이 이상적인 정치체제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5 18:25:59[파이낸셜뉴스] 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인정했던 중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현지 유권자들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었던 부켈레가 치안을 극적으로 안정시켰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범죄와의 전쟁' 벌이며 비트코인 도입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치렀다. 부켈레는 이날 투표 종료 이후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대선에서 8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썼다. 이어 "총선에서도 60석 중 최소 58석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외교부와 엘살바도르 주재 중국대사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켈레 재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수도 산살바도르 시장 출신인 부켈레는 2019년 당시 37세의 나이로 우파 성향의 국민통합대연맹(GANA)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해 역대 최연소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태평양에 접한 엘살바도르는 경상도만한 넓이에 약 637만명이 살아가는 국가로 환태평양조산대에 끼어있는 바람에 활화산만 23곳이 솟아있는 척박한 땅이다. 부켈레는 취임 직후 마약 조직과 부패 척결에 집중했다. 그는 2022년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마노 두라(철권통치)’ 작전을 시작하여 약 2년에 걸쳐 7만5000명이 넘는 폭력배를 체포했다. 이어 경찰에게 일단 조직폭력배로 의심되면 영장 없이 체포하도록 지시하고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남동쪽으로 약 74㎞ 떨어진 테코루카에 미주 최대 규모의 교도소를 신설했다. 그 결과 2015년 인구 10만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한 부켈레는 2021년 9월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엘살바도르의 경제는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사용할 만큼 불안했고 이에 부켈레는 비트코인 투자로 재정마련에 나섰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액은 부켈레의 임기 초중반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4일 기준으로 투자액 대비 1% 안팎의 수익을 보고 있다. 인권 탄압 및 독재 우려도 있어 외신들은 이번 선거 전에 이미 부켈레의 승리를 예상했다. 현지 유권자들은 범죄를 해결한 부켈레에 열광했으며 그의 지지율은 지난달 20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79%에 이르렀다.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각각 1∼4% 수준에 불과했다. 부켈레는 투표 전 기자회견에서 "경제 발전, 빈곤율 감소, 치안 안정화가 국정 운영의 핵심 목표"라며 2기 정부에서도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부켈레에 대한 비난 또한 적지 않다. 그는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구금 중 사망과 고문,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부켈레가 편법으로 재선에 도전했다는 비판도 있다. 엘살바도르 헌법에는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이 10년 안에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연임 금지 조항이 있다. 부켈레는 2021년 자신과 우호적인 대법원 헌법재판부로 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다. 동시에 임기 만료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일에 국회에서 휴직 승인을 받아 휴직에 들어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부켈레가 개헌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비난했다. 소셜미디어의 소개글에서 자신을 '독재자'라고 적었던 부켈레는 지난해 8월에 자신이 '철인왕(Philosopher King)'이라며 문구를 바꿨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국가'에서 직접 민주주의 대신 철인왕을 우두머리로 하는 과두정이 이상적인 정치체제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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