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은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주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부 독려 활동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리플릿 배포 △제도 설명 △현장 기부 참여자 대상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제주 고향사랑기부제의 제도와 혜택을 알렸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지역특산품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주지역과의 지속적인 상생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공식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기부제 혜택과 답례품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객실승무원으로 구성된 환경봉사단체 '에코머'가 제주도청과 함께 해양 정화 활동을 진행하며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는 데 힘썼다. 한편, 제주도는 고향사랑기부금 제1호 사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함께하는 플로깅'과 연계한 '아기 남방큰돌고래, 남돌이를 도와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는 오는 25일까지 '고향사랑e음'에서 10만원 이상 기부한 후 네이버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04 11:47:02【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하면 어떤 독특한 이미지와 감성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일본인을 생각하면 먼저 질서, 매너, 겸손 등과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데요. 이번에는 이런 일본인의 이미지를 만든 일본의 관습, 예절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일본인을 만드는 정신, '와(和)' 일본을 설명할 때 일본의 정신인 '와(和)' 문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한자로 화합, 온화 등과 같은 말을 만드는 '화할 화'가 쓰이는데요. 일본어로는 '와'로 발음합니다. 일본의 '와'는 조화와 평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일본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섬나라인 일본에서는 서로 '사이 좋게 지낸다'라는 가치가 매우 중요했는데요. 일본 사람들의 생활 태도와 사고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통 "일본식이다" 하는 것들에 '와' 자가 많이 쓰입니다. '와규'(일본산 소), '와쇼쿠'(일식) 등이 대표적이죠. '와'로 시작해 '와'로 끝난다 '와'는 일본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합니다. 이를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일본인들에 대해 더욱 깊은 소통과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와'가 어떤 식으로 일본 사회에 녹아있는지 분야별로 살펴볼까요?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에서 '와'는 팀워크와 협력을 강조합니다. 일본의 회사에서는 개인의 업무 성과보다는 팀의 성과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개인 한 사람의 특출난 능력보다는 팀플레이를 우선시하는 문화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천재들은 조직의 미움을 사는 일이 많은데요.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본분을 지킨다. 분수에 맞게 살아야 탈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일본인의 생각 저변에 깊이 깔려 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우리 속담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일본에 노포가 많은 이유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가게나 기업이 무려 2만7000여개가 된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의 100년 이상 된 기업 중 40%, 세계 최장수 기업 10개 중 9개가 일본에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1000년 이상된 곳도 21개나 된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많은걸까요? 이것 또한 자기 포지션에서 본분을 지키는 '와' 사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사이 좋게 지낸다'는 것은 각자의 계급에서 각자의 할 일을 할 때 유지됩니다. 그 옛날 일본의 천왕과 귀족은 백성의 계급과 할 일을 정확히 정해주었습니다. 이 룰을 어기는 자들은 사무라이들이 즉결 심판할 수 있었습니다. 남의 영역을 침범하면 벌을 받게 되는 사회 구조였어요. 이런 이유로 일본 사람들은 수백년 동안 자식에 그 자식들로 이어져 한가지 일만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금의 노포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죠. 행동 하나하나가 '와' 일본은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와'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고 합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일본의 사회적 가치를 반영합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와'의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학생들에게 개인의 성취보다는 집단의 조화를 중시하며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것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일본의 전통적인 교육 철학인 '모노노아와레'(もののあわれ)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모든 것이 상호 연결돼 있으며 이해와 존중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일본의 전통적 교육관입니다.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도 '와'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가구나 건축물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와'를 표현합니다. 특히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일본의 정원 디자인은 '와'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입니다. 식사 문화에서도 '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모양, 색상, 그리고 그릇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며, 이를 통해 식사를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듭니다. 이처럼 '와'는 일본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부터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인의 일상 예절 일본 예절은 교통수단에서 시작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승객들이 소음을 내지 않도록 조용히 이동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휴대폰의 소리를 최소화해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차량 내에서는 절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택시는 상관 없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일본 사람들이 사회적인 공간에서 타인에게 미세한 불편함도 주고 싶지 않다는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일본인에겐 기본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일본에서는 인사도 허투루하는 일이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더 심혈을 기울여 인사를 합니다. 몸을 앞으로 굽히는 정도에 따라 인사의 정도가 달라지죠. 상대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간주됩니다. 심지어 도장을 찍을 때도 보고를 받는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도장의 기울기를 달리해 찍을 정도라니까요.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보셨죠? 식사를 시작할 때는 '이따다끼마스'(いただきます·잘 먹겠습니다)라는 말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또 식사가 끝날 때는 '고치소사마데시타'(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을 꼭 합니다. 이는 음식을 제공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본의 일상 예의 중 하나입니다. 배려는 너와 나를 위한 당연한 생각 일본 전체가 예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순히 타인에 대한 배려만이 아니라 자신을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일본인들은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운전을 한번 해보면 배려가 몸에 밴 일본인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1년을 넘게 살면서 경적 소리를 들은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요. 깜빡이를 켜면 뒷 차가 양보를 하는 것은 당연했고요. 운전석과 도로는 한국과 반대였지만 처음부터 운전하기가 참 편해 빨리 적응했습니다. 도심은 물론 제한 속도가 40㎞였던 시골 길조차도 누구 하나 법규를 위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뒤에 따라가던 제가 답답했을 정도로 일본인들은 융통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모두 정해진 약속을 칼 같이 지켜내며 매뉴얼과 시스템을 존중하는 '당연한 생각'이 일본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2-11 19:28:42시대는 우리를 바쁘게 한다. 이 시대는 우리를 번거롭게 한다. 그렇다. 이 시대는 우리를 방황하게 만든다. 이 세상은 너무나 할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또한 뭐든 해서 될 것처럼도 보인다. 하나를 딱 선택하기가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광고, 홍보 뭐 이런 것 때문일까? 어디를 봐도 좋다고, 이것이면 인생은 모두 다라고 떠들고 있다. 날마다 우리는 과도하고 황홀한 홍보를 들으며 살고 있다. 문제는 사람의 의식이고 판단이다. 지금 이 시대는 가장 인간의 올바른 판단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하나의 선택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재미'를 따진다. 인생에 재미가 없으면 그것은 인생이 아니라고 말이다. 과연 재미있는 생이란 뭘까.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재미를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심하게, 덤덤하게 사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 정도만 살아도 재미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적당히'보다 더 어려운 말은 없다. 맛을 따진다. 건강을 셈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가장 뚜렷한 화두다. 우리들 나이쯤 되면 자식들을 모두 혼인시켜 보내 놓고 부부가 안정적으로 사는 친구들이 많다. 여기서 안정적이라는 말은 자식 다 혼인시키고 얼마만큼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주변에 이렇다 할 걱정거리가 적은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내 친구들은 거의 그렇게 산다. 부부가 감동적으로 눈부시게 살지 않는다고 해도 집 안에서 마주치면 눈웃음 한번 치지 않고 살고 있지만 그들은 나쁘지 않다. 그들은 말한다. 심심하다고. 늙은 아내를 바라보는 일과 늙은 남편을 바라보는 일이 싱겁다고. 아니 귀찮다고까지 한다. 그러면서 담담하게 웃는 그들이 행복하게 보인다. 그 편안한 행복이(나는 행복으로 보인다) 젊은 날 오직 하나의 길을 걸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그 평범한 행복이 젊은 날 오직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인생은 짜릿한 게 아니고 오히려 덤덤하다고 말하면서 재미없다고 말한다. 재미? 그것은 너무 과분한 욕심이다. 그들이 말하는 재미는 그들이 젊은 날에 모두 까 먹은 밤이다. 하얀 속살을 다 파 먹은 밤 같은 것이라고 내가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오직 하나를 위해 잠을 줄이고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늘렸다. 지금은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한다. 젊은 날에는 고생만 했으니 무슨 재미가 있었느냐고 말하지만 결국 생의 재미는 누구에게나 고르게 나누어져 있다. 젊은 날이라고 하늘이, 햇살이, 꽃이, 새가 없었겠는가. 그저 정신 놓고 사느라 그런 무상의 선물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살아 온 그 엄청난 예술을 이제야말로 넉넉히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노년은 결코 나쁘지 않은 것이다. 다 끝낸 것처럼 보내는 친구들 사이에 보석같이 아름답게 사는 내 친구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는 다 퇴직을 하고 앞으로의 설계도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돈 많이 안 주고 가장 즐거운 것을 많이 하자는 것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모았다고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에 가고, 자연의 변화를 보고, 식사는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뭐든 해내고, 맛이 없어도 웃으며 먹는다. 오후는 돈 안 주고 구경할 수 있는 그림 전시회를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간다는 것이며, 젊은이들이 노는 대학로를 걷고, 때로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한국의 가 보지 않은 도시를 구경하는 일이란다 그러나 그중에 내가 가장 놀라워 한 것은 두 사람이 꼭 지키는 일주일에 한 권씩 읽는 책이다. 책 목록을 정하고 읽고, 독후감도 써 보고, 서로 웃고, 잘 쓰지 않아도 되고, 부족하면 그런대로 다시 웃고 그렇게 사는 부부가 있다. 더욱 예뻐 보이는 것은 자식들에게 전화보다 편지를 더 많이 쓴다는 사실이다. 언제 우리가 자식들에게, 친구들에게 고요히 마음을 다듬고 편지를 써 본 적이 있는가. 퇴직 후는 그런 시간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중에서도 남들이 하기 어려운 고시를 서로 읽는 것인데, 이달에 읽은 시가 이옥봉의 그 아름다운 절창의 노래였다고 한다. 근래의 안부는 어떠신지요 사창에 달 떠오면 하도 그리워 꿈속 넋 만약에 자취 있다면 문앞 돌길 모래로 변하였으리 1550년에서 1600년 사이의 생을 살다간 아름다운 이옥봉은 보고 싶은 애인의 창가를 너무나 많이 밟아서 돌이 모래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눈물나는 절창을 노래한 것이다. 얼마나 님을 그리워 했으면 돌이 모래가 되도록 님의 창가를 맴돌았을 것인가. 과장법이겠지만 그 애타는 그리움은 잘 전해 오는 시다. 나는 시를 서로 주고받고 서재에 가서 없는 시는 서점에도 가서 사기도 하며 사는 내 친구 부부가 가장 명품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라고 견디어야 할 것이 없겠는가, 속 터지는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훌훌 털고 가끔은 하늘을 보며 다시 시작하는 것이리라. 소주도 가끔 거나하게 마시는 이 늙은 부부가 그렇게 함께하는 것은 어느 예술품보다 훌륭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향, 앞선 선조들까지 빛나 보이게 하는 힘이 있어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귀찮으면 한 달쯤은 아무것도 안하고 각자 알아서 산다는 대목이다. 그 친구는 내게 새로운 힘을 부여했다. 나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명품을 찾게 하는 힘을…. 신달자 시인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06-20 18:16:09【파이낸셜뉴스 의정부=강근주 기자】 의정부시청 20~30대 직원이 산악동호회 올라(HOLA, 스페인어로 오르다 의미)를 결성하고 11일 창단식 겸 첫 산행을 진행했다. 올라는 38명으로 이뤄졌으며 이용희 주무관(가능동주민센터)이 초대회장, 우승민 주무관(노인장애인과)이 총무를 맡았다. 이용희 올라 산악동호회장은 “평소 산을 좋아하는데 또래 직장동료가 함께할 수 있는 산악동호회를 남윤현 의돌이산악동호회장 도움을 받아 결성했다”며 “올라 산악동호회를 보다 열정적이고 활기차게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윤현 의돌이산악동호회장은 “요즘 젊은 등산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직장 내 산악회에는 신입회원이 들어오지 않아 2030세대 직원에게 제안하게 됐다”며 “올라 산악동호회를 중심으로 경직된 공직사회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청에는 현재 20여개 다양한 취미동호회가 결성돼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의정부시는 동호회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06-13 13:59:25【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6월엔 전남 블루로드 거닐며 그림같은 다도해 풍광 만끽하세요" 전남도가 6월 추천 관광지로 다도해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전남 해안경관(블루로드)' 코스인 고흥 쑥섬, 영광 송이도, 진도 가사군도를 선정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여행 행태조사' 결과 여행 장소로 바다와 해변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전남은 국내 3383개의 섬 가운데 64%인 2165개의 섬이 분포돼 있는 등 해양 관광자원이 풍부해 최적지로 꼽힌다. 전남도가 6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한 고흥 쑥섬은 품질 좋은 쑥이 생산돼 '쑥섬'이라 부른다. 전남도 민간정원 제1호, 지난 2017년까지 2년 연속 행정안전부 주관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선정됐다. 그 명성답게 매년 6월이 되면 형형색색 수국이 만발해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다도해를 품은 항공 우주도시 고흥은 나로호 발사 관람명소인 우주발사전망대와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우주과학관, 서핑 장소로 각광받는 남열해돋이해수욕장, 20만평의 삼나무·편백나무 군락지 나로도 편백숲 등 우주와 해양 관광자원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이다. 영광 송이도는 낙월도, 안마도와 함께 '삼형제섬' 가운데 하나다. '삼형제섬' 중에는 소나무가 많고 섬의 모양이 사람의 귀를 닮았다 해 이름 붙여진 송이도(松耳島)가 가장 가볼만하다. 송이도 선착장 옆 몽돌해변은 흰 조약돌이 가득하다. 해변 주위에 펜션과 식당이 있고, 캠핑데크가 있어 야영을 즐길 수 있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111m의 칠산타워는 칠산대교와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지난 2006년 건설교통부 주관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국내에서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진도 가사군도는 조도면 가사도리에 딸린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사자섬 등을 지칭한다. 쉬미항에서 출발하는 진도관광유람선을 타고 산수화 같은 군도(群島)를 관망할 수 있다. 거센 파도의 영향으로 섬마다 기괴암석이 동물형상으로 보여 유람선 투어는 '동물섬 투어'라 불리기도 한다. 울돌목이 내려다보이는 명량해상케이블카와 명량해전을 재현한 진도타워 명량MR시네마, 진돗개테마파크의 진돗개 공연 등 진도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가 많다. 박용학 전남도 관광과장은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자연 친화 안심여행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고 있다"며 "6월엔 자연경관이 뛰어난 전남의 다도해 풍광여행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06-04 09:49:02[파이낸셜뉴스] 또 하나의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다. 예상 이동 경로대로면 7일 우리나라 남해안 인근에 상륙해 한반도의 중앙을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른 뒤 중국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3시 기준 하이선이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0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4㎞의 속도로 서북서진 중이다. 하이선은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 하이선의 중심기압은 950Pa(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390㎞, 최대풍속은 강한 수준인 초속 43m다. 우리나라에 본격 영향은 하이선이 서귀포 남쪽에 접근하는 오는 7일 새벽부터 시작된다. 이후 남해안 인근에 상륙해 대구, 춘천 주변 등 한반도의 중앙을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며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은 오는 7일 오후 8시, 거리는 80㎞다. 현재 '강'급 태풍인 하이선은 강도를 키워 이날 오후께 '매우 강'으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우 강' 강도에서는 '사람이나 큰 돌이 날아간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다만 서귀포 남쪽해상에 도달한 이후에는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계속 북상해오면서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오는 6일 제주도와 경상도를 시작으로 차차 태풍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하이선은 올해 첫 가을태풍이다. 기상청은 매해 가을철을 9~11월로 보고 있는데, 태풍 발생시기가 9~11월에 포함돼야 '가을태풍'으로 판단한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경우 8월 28일 발생했기 때문에 '가을태풍'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여름이 '태풍과 장마의 계절'로 꼽혔으나 점차 가을 태풍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9~10월에 링링, 타파, 미탁 3개 태풍이 내륙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고, 모두 인적·물적 피해가 막심할 만큼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미탁은 10월초 남부 내륙 전반을 휩쓸면서 1000억원이 넘는 재산상 피해를 야기했다. 한편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경기 북부 내륙·강원 영서 북부에는 오전까지 곳에 따라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은 맑은 날씨와 강한 햇볕의 영향으로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내외로 오르는 곳이 있겠지만 습도가 낮아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낮 최고기온은 25∼31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09-04 09:07:13캐나다의 겨울은 무척 춥고 길다. 긴 겨울이 끝나면, 집 안팎으로 해야 될 일이 쌓여 있다. 헌데 한겨울 내내 차 바퀴에 묻어온 흙과 소금이 널려 있는 차고를 청소하지 않으면 겨울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내가 캐나다에서 맞는 봄은 차고 청소로부터 시작된다. 차고 청소 후에도 할 일이 많다. 잔디 깎고, 비료 주고, 죽은 잔디 걷어내고, 조그만 텃밭 엎어놓고, 집 안팎 유리 청소하고, 앞마당에 있는 조그마한 개울 정리하는 등 할 일이 끝이 없다. 사람을 불러 일을 시키면 편하겠지만 비용이 만만하지가 않아 쉽게 사람을 부를 수도 없다. 어렸을 때 집에서 못 하나 박은 기억이 없지만 결국은 내가 집안일을 배워서 하는 수밖에 없다.인건비가 비싼 만큼 이곳 캐나다에서 기능(용접공, 배관공, 도장공, 이발사 등)을 가진 사람은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부부 중 한 명만 일을 한다면 생활이 조금 빠듯하겠지만 부부 모두 일을 한다면 일년에 한두 번 해외로 휴가여행을 다닐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굳이 4년제 대학을 가지 않고 2~3년제 전문대학에 진학한다. 캐나다 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2016년에 캐나다 고등학생의 24.7%가 4년제 대학에 진학했고, 31.6%가 전문대학에 진학했다(우리나라는 2016년 현재 69.8%가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우리나라의 청년실업 문제는 여러 각도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전문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것도 해결책 중 하나다. 이 해결방안이 유효하려면 정부와 사회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은 전문대학 졸업생과 4년제 대학 졸업생 사이의 임금격차가 줄어야 한다. 물론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니 정부가 쉽게 관여할 수는 없다. 중소기업이 전문대학 졸업생의 주고용주라고 한다면 정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임금격차 외에도 해결돼야 할 문제가 있다. 기능직과 전문대학 졸업자를 향한 사회의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사무직이나 기술직이 기능직보다 우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전문대학 졸업자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있다면 이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캐나다에서 내가 처음에 살던 동네는 전형적인 중류 동네인데 교사, 의사, 건축업자, 약사, 도장공, 교수 등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다. 직업도 다르고, 경제적 여유의 차이도 있지만 실제 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거나 학력이 높다고 해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일이 없다. 경제적 여유가 없고,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주눅 드는 모습도 없다. 소위 '갑질'하는 모습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누군가가 '갑질'을 한다면 동네에서 비난을 받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신고를 해 경찰에 끌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재벌이 '갑질'을 해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부당한 처신을 했다면 부당한 처신을 한 기업주가 조사를 받고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권의식을 갖고, '갑질'을 하는 계층의 사람이 있다면 정부는 이들을 처벌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돌담을 보면 큰 돌, 작은 돌, 둥근 돌, 모난 돌 등 온갖 모습과 크기의 돌이 다 나름대로 쓰임이 있어 하나의 담을 이룬다. 사회도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 형태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 능력대로 사회에 공헌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능력이 남보다 많아도 굳이 내세워 보이려 하지 않고, 능력이 남보다 떨어진다 해도 주눅 들지 않는 것이 수평적인 사회 관계의 모습이다. 한국의 봄이 이런 분위기로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김영수 캐나다 리자이나대 경영대학 교수
2018-07-17 17:15:227살 손자 상민이(가명)가 한글을 물어볼 때마다 박연정씨(가명.여.58)는 돋보기가 없다고 답한다. 박씨는 글자를 모른다. 고아원을 나온 뒤 남의 집 식모살이를 전전했다. 박씨는 부모가 누구인지, 오늘이 며칠인지, 자신이 몇 살인지도 모른다. 곁에 앉은 사회복지사가 나이를 일러줬다."저는 상민이 밖에 몰라요" 박씨는 손자만 안다. 미혼의 딸이 22살에 19살 남자와 만나 낳은 아이다. 상민이 돌이 지났을 때 딸은 집을 나갔다. 6년째 전화 한통 없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박씨는 매일 밤 검은 천장에 딸 얼굴을 그린다. 2년 전 남편마저 여의었다. "사글세는 절대 얻지 말라. 애기만 데리고 열심히 살라" 박씨 남편이 남긴 유언이다. 설 명절이 끝난 19일 오후 6시 인천 부평의 박씨 전셋방 바닥은 차가웠다. 방 2칸의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한 달 55만원이 이들의 소득이다. 65세 이하인 박씨는 근로능력이 인정돼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아니다. 손자에게 들어오는 수급비가 약 50만원. 박씨가 한 달간 파지를 주워 버는 5만원이 밥줄이다. 손자는 가끔 "엄마 언제 와요? 아빠가 먼저 와요?"라고 묻는다. 박씨는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버느라 못 오고 있어. 돈 벌어 로봇 사주려한다"고 답한다. 박씨는 딸이 돈 때문에 가출했다고 생각한다. "그놈의 돈 때문에...저는 남의 집 청소할 때 돈 보이면 그 근처는 걸레질도 안 해요" 박씨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손자를 위해 한글을 배우려 한다. "담임 선생님 만나야할 텐데 걱정이 너무 커요" 그가 눈가를 훔쳤다. ■빈곤율, 일반가정에 비해 조손가정 9배↑조손(祖孫)가정은 부모 없이 조부모 1명 또는 2명과 미성년 손자녀로만 이뤄진 가족형태다. 고령화, 가정해체로 대두되는 취약가정이다. 주로 이혼, 질병 등으로 부모가 떠난 후 남겨진 손자녀와 조부모가 함께 산다. 문제는 조손가정의 생계가 열악하고 가족 내 보호기능이 취약해 아이들이 심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손가정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찾기 힘들다. 여성가족부 '2010 조손가정실태조사' 이후 정기 조사되는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통계청 장래가구추계를 인용해 2015년 15만3000가구인 조손가정이 2035년 32만1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손가정은 가정해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은 "조부모의 노화로 정신.신체적 건강악화, 경제적 부담, 세대 차이에서 오는 정서적 소통 등 다양한 문제를 안게 된다"며 "아동건강과 생활전반에 대한 지도가 어려워 아동 양육환경으로서 다문화, 한부모가족보다 더 취약한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빈곤위험은 심각하다. 지난해 김예성 한국체육대 교수가 252개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5%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여가부 2010년 조사에서는 월평균 약 59만원이었다. 일반가정에 비해 빈곤비율이 9배나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아동 빈곤의 특성과 청년기의 영향'에서 가구주가 남성일 때 아동이 5년 이상 장기빈곤을 겪는 비율은 4.7%에 그쳤다. 반면 가구주가 65세 이상 노인인 조손가정은 약 45%다. 모자 가정 장기빈곤율(41.6%) 보다 더 취약한 셈이다. ■조손가정 정책관심도 낮아 전문가들은 조손가정 빈곤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관심도가 낮다고 비판했다. 조손가정 정책은 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주관한다. 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가정위탁보호제도가 있다. 2016년 12월 기준 전체 수급자 112만6510가구(163만 614명) 중 조손가구는 7621가구(1만3836명)다. 문제는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비록 왕래가 없고 양육비를 제공하지 않는 자녀라 해도 부양의무자에 해당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조부모 세대가 생계비를 지원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복지부는 조손가정에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빈곤' 해결에 초점을 둔다면 조손가정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여가부는 한부모 아동양육비지원를 시행한다. 저소득 조손가정에 해당하면 양육비(월 13만원, 추가 5만원), 학용품비(연 5만 4100원)를 받는다. 그러나 올해 여가부 업무계획을 보면 조손가정 지원을 다문화가족이나 한부모가족과 같이 대표 사업으로는 진행하지 않는다. 김은정 소장은 "정부가 (조손가정을) 별도의 가족형태 및 중요한 지원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은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실태파악도 제자리걸음"이라고 진단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8-02-21 17:12:417살 손자 상민이(가명)가 한글을 물어볼 때마다 박연정씨(가명·여·58)는 돋보기가 없다고 답한다. 박씨는 글자를 모른다. 고아원을 나온 뒤 남의 집 식모살이를 전전했다. 박씨는 부모가 누구인지, 오늘이 며칠인지, 자신이 몇 살인지도 모른다. 곁에 앉은 사회복지사가 나이를 일러줬다. “저는 상민이 밖에 몰라요” 박씨는 손자만 안다. 미혼의 딸이 22살에 19살 남자와 만나 낳은 아이다. 상민이 돌이 지났을 때 딸은 집을 나갔다. 6년째 전화 한통 없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박씨는 매일 밤 검은 천장에 딸 얼굴을 그린다. 2년 전 남편마저 여의었다. “사글세는 절대 얻지 말라. 애기만 데리고 열심히 살라” 박씨 남편이 남긴 유언이다. 설 명절이 끝난 19일 오후 6시 인천 부평의 박씨 전셋방 바닥은 차가웠다. 방 2칸의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한 달 55만원이 이들의 소득이다. 65세 이하인 박씨는 근로능력이 인정돼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아니다. 손자에게 들어오는 수급비가 약 50만원. 박씨가 한 달간 파지를 주워 버는 5만원이 밥줄이다. 손자는 가끔 “엄마 언제 와요? 아빠가 먼저 와요?”라고 묻는다. 박씨는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버느라 못 오고 있어. 돈 벌어 로봇 사주려한다”고 답한다. 박씨는 딸이 돈 때문에 가출했다고 생각한다. “그놈의 돈 때문에...저는 남의 집 청소할 때 돈 보이면 그 근처는 걸레질도 안 해요” 박씨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손자를 위해 한글을 배우려 한다. “담임 선생님 만나야할 텐데 걱정이 너무 커요” 그가 눈가를 훔쳤다. ■빈곤율, 일반가정에 비해 조손가정 9배↑ 조손(祖孫)가정은 부모 없이 조부모 1명 또는 2명과 미성년 손자녀로만 이뤄진 가족형태다. 고령화, 가정해체로 대두되는 취약가정이다. 주로 이혼, 질병 등으로 부모가 떠난 후 남겨진 손자녀와 조부모가 함께 산다. 문제는 조손가정의 생계가 열악하고 가족 내 보호기능이 취약해 아이들이 심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손가정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찾기 힘들다. 여성가족부 ‘2010 조손가정실태조사’ 이후 정기 조사되는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통계청 장래가구추계를 인용해 2015년 15만3000가구인 조손가정이 2035년 32만1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손가정은 가정해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은 “조부모의 노화로 정신·신체적 건강악화, 경제적 부담, 세대 차이에서 오는 정서적 소통 등 다양한 문제를 안게 된다”며 “아동건강과 생활전반에 대한 지도가 어려워 아동 양육환경으로서 다문화, 한부모가족보다 더 취약한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빈곤위험은 심각하다. 지난해 김예성 한국체육대 교수가 252개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5%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여가부 2010년 조사에서는 월평균 약 59만원이었다. 일반가정에 비해 빈곤비율이 9배나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아동 빈곤의 특성과 청년기의 영향’에서 가구주가 남성일 때 아동이 5년 이상 장기빈곤을 겪는 비율은 4.7%에 그쳤다. 반면 가구주가 65세 이상 노인인 조손가정은 약 45%다. 모자 가정 장기빈곤율(41.6%) 보다 더 취약한 셈이다. ■정부, 조손가정 정책관심도 낮아 전문가들은 조손가정 빈곤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관심도가 낮다고 비판했다. 조손가정 정책은 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주관한다. 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가정위탁보호제도가 있다. 2016년 12월 기준 전체 수급자 112만6510가구(163만 614명) 중 조손가구는 7621가구(1만3836명)다. 문제는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비록 왕래가 없고 양육비를 제공하지 않는 자녀라 해도 부양의무자에 해당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조부모 세대가 생계비를 지원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복지부는 조손가정에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빈곤’ 해결에 초점을 둔다면 조손가정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여가부는 한부모 아동양육비지원를 시행한다. 저소득 조손가정에 해당하면 양육비(월 13만원, 추가 5만원), 학용품비(연 5만 4100원)를 받는다. 그러나 올해 여가부 업무계획을 보면 조손가정 지원을 다문화가족이나 한부모가족과 같이 대표 사업으로는 진행하지 않는다. 김은정 소장은 “정부가 (조손가정을) 별도의 가족형태 및 중요한 지원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은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실태파악도 제자리걸음"이라고 진단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8-02-21 13:39:38▲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캡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주인공 김제혁이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인공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지난 4화는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5%, 최고 7.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2주 연속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tvN 타깃 2049 시청률 역시 평균 3.8%, 최고 4.7%로 자체 최고 기록을 내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자주인공 김제혁의 색다른 캐릭터가 아닐까. 보면 볼수록 응원해주고 싶어지는 김제혁의 매력포인트를 드라마 속 대사들로 짚어보자. ▲ 준돌 "우리 제혁이 형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첫 방송에서 준돌(김경남 분)은 제혁을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고 소개한다. 준호(정경호 분)의 동생이자 사회부 기자인 준돌은 제혁의 일거수일투족 모르는 게 없는 열정적인 제혁의 팬이다. 준돌이 제혁에게 감동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과거 제혁은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어 다들 그의 투수생명이 끝났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엎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과 재활치료를 반복한 제혁은 무려 4년 만에 마지막 보루인 트라이아웃에서 유일하게 선발됐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앞둔 슈퍼스타 야구선수로 성장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준돌은 "인생에 예상치 못한 파도가 와도 항상 담담하게 웃으며 그 파도를 헤쳐 나온 게 바로 우리 김제혁"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단 한 번 실망하거나 좌절한 적이 없는 그의 모습은 교도소에서도 여전했다. 가장 절망적인 곳에서도 재기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화에서 심각한 어깨 부상을 당한 제혁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절친 준호에게 "나 이제 노력 그만 할래. 노력하는 거 지겹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지겨워. 노력과 끈기의 상징, 힘들어서 이제 못하겠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노력의 아이콘이었기에 뜻밖이었던 그의 고백은 한편으론 막막한 현실 앞에 솔직하고 인간적인 감정으로 깊은 울림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 2화에서는 무던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억눌러왔던 제혁이 그 동안 쌓인 감정들을 한꺼번에 폭발하며 절규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그 동안 반전의 역사를 써왔던 제혁이 극한 상황 속에서 다시 한 번 일어서길 기대하며 시청자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 준호 "우리 제혁이, 제발 그 성질 좀 죽여라. 이 돌아이야" 교도관인 준호는 제혁의 반전 모습을 알고 있는 유일무이한 절친이다. 제혁이 수감되어 있는 서부교도소에서 근무하는 준호는 주변에는 절친 사이라는 것을 숨기고 남 모르게 제혁을 챙겨준다. 준혁의 제혁의 남다른 성격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다. "김제혁 평소엔 느릿느릿 거북이 같고 만만한데 한번 왕~ 하면 얼마나 무서운데"라는 준호의 말대로 반응속도가 느린 제혁이지만 언제나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부당한 일 앞에는 절대 참지 않는다. 서부구치소 시절 제혁은 악질 중의 악질 건달(이호철 분)에게 지지 않고 주먹을 날리고 수용자들과 불법적인 거래를 하던 교도관 조주임(성동일 분)의 악행을 세상에 알리며 통쾌함을 선사했다. 서부교도소 목공소의 야근수당을 가로채고 성추행까지 서슴지 않는 작업반장(주석태 분)에게도 절대 굽히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 제희 "지호, 너만 좋아해서 오빠가 너 감기약 준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을까?" 야구 밖에 모를 것 같은 제혁은 지난 방송에서 지호(정수정 분)를 향한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헤어진 이유를 묻는 제희(임화영 분)에게 지호는 "저만 제혁오빠 좋아해서요"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제혁은 지호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이 된 현재까지 키다리 아저씨처럼 늘 한결 같이 지호 곁을 지켜왔다. 누구보다 제혁을 잘 아는 여동생 제희는 그런 지호에게 "너만 좋아해서 오빠가 사직 경기 끝나고 너 감기약 준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을까?"라며 제혁의 마음을 전해줬다. 부산으로 원정경기를 갔던 제혁은 지호가 감기로 힘들어하자 밤사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가 감기약을 놓고 오고, 야구모자에도 지호의 이니셜을 새겨 둘 정도로 순애보를 자랑했다. 지금은 헤어진 사이라고 말하지만 제혁은 지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지호도 시종일관 교도소에 있는 제혁을 걱정하며 면회를 오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로맨티스트 제혁의 순애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nyoo_star@fnnews.com fn스타 김은유 기자
2017-12-05 09:5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