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으로 인해 분명한 차이를 보였던 출생성비가 지난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것으로, 1990년대 출생성비는 110명이 넘었지만 최근 정상 범위(103~107명)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성비는 104.7명이다. 이는 직전해보다 0.4명 감소한 것이며, 국가통계포털에서 진행한 통계 집계 시작 시점인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1990년만 해도 출생성비는 116.5명에 달했다. 당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향후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1990년대 110명대였던 출생성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며 110명 아래로 내려왔고, 2000년대 초중반에는 108명 안팎, 2007년 106.2명으로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 또 지난해에는 총 출생성비뿐 아니라 첫째아, 둘째아, 셋째아 이상으로 나눠 본 출생순위 별 출생성비에서도 모두 정상 범위 안을 기록했다. 첫째아의 출생성비는 104.8명으로 총 출생성비와 비슷했다. 직전해보다는 0.5명 줄었다. 둘째아의 출생성비는 104.6명으로 직전해와 동일했다. 셋째아 이상의 출생성비는 직전해보다 1.1명 감소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인 105.4명을 기록했다. 특히 셋째아 이상 출생성비의 경우 2005년 128.3명으로 집계됐지만 2010년 110.9명, 2013년 108.0명으로 점차 내려왔고 2014년 106.7명으로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 이후 지난해 105명대까지 떨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3-01 09:32:50남아선호 현상이 점차 줄어들면서 지난해 출생 성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9일 통계청의 '201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여아 100명당 출생 남아의 수인 출생성비는 지난해 105.3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출생 성비는 1980년대 초반 107 안팎을 유지하다 1986년 111.7로 올라섰다. 이후 1990년에 116.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2000년대 들어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2007년 106.2로 '정상 범위'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7년 연속으로 정상 성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출산순위별로 보면 셋째아이 이상에서는 성비 불균형이 여전히 남아있어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셋째아 출생 성비는 107.8, 넷째아 이상 출생 성비는 109.8로 정상 범위보다 높았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4-09-09 11:32:04'아빠!어디가?', '붕어빵' 등 자녀와 함께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요즘 예비부모는 언제쯤 자녀를 출산하고 싶을까? 웨딩컨설팅 듀오웨드에서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예비부부의 가족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은 33세, 여성은 30세에 자녀를 출산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신혼 부부 377명(남164명, 여2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에서 '자녀를 출산하고 싶은 나이'를 묻자 남성 31.1%가 33세, 여성 29.6%가 30세라는 항목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뒤이어 남성은 32세(20.7%), 34세(15.2%)순으로 답했으며, 여성은 29세(23.9%), 32세(19.7%)순으로 답해 남성이 여성에 비해 부모가 되고 싶은 나이가 2~3세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녀 없는 신혼기간은 '1년 이상 2년 미만'(44.6%)을 가장 선호했다. 신혼기간과 출산계획을 분석하면, 남자는 32세, 여자는 29세 결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듀오 회원의 평균 결혼 연령(남성 32세, 여성 29세)과 일치한다. 그러나 결혼 전 예비 배우자와 가족계획을 세웠냐는 질문에 '예'라는 응답은 40.6%로 과반수를 밑돌았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녀의 수는 2명(71.1%)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명(18%), 3명(10.9%)이라고 응답했다. 출산계획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남성은 가정 경제(51.8%), 여성은 양육 환경(50.2%)이라고 가장많이 답했다. 다음 순으로 남성은 양육 환경(26.2%), 가풍 및 부모님의 의견(19.5%)이라고 밝혔으며, 여성은 가정 경제(38.5%), 부부의 사회활동(6.6%)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자녀만 계획해야 한다면 어떤 성(性)을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남녀 모두 남아(45.9%)라고 응답해 여아(38.5%)에 비해 남아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훈 듀오웨드 본부장은 "결혼준비는 단순히 결혼식을 위한 준비기간이 아니라 내외적으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며, "모든 걸 계획에 따라 진행할 순 없을지라도 예비부부가 함께 만들어갈 가정의 모습을 계획하고 대화하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다"고 전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2013-09-11 10:56:54“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아들을 선호하는 차별적 성관념이 담긴 ‘남아선호사상’이란 말을 무색케 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 리서치 기업 두잇서베이는 최근 507명을 대상으로 아들과 딸 중 어느 성별을 더 선호하는지 설문조사 한 결과 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40.6%)가 아들을 선호하는 응답자(19.7%)보다 훨씬 많았다고 27일 밝혔다. ‘아들 딸 모두 상관 없다’에 응답한 응답자(39.4%)도 있었으나, 딸을 선호한다는 응답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에서 50대에 걸친 전 연령에서 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50대 이상의 경우 아들과 딸의 선호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있던 한국인의 정서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여성 비율이 50.3%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nnews@fnnews.com | 온라인편집부
2011-12-27 16:57:58국내에 만연하던 남아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 2008년 전국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2078명의 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신생아의 아버지가 임신 중 원했던 자녀의 성별은 딸이 37.4%로 아들(28.6%) 보다 높았다고 12일 밝혔다. 나머지 34%는 바라는 성별이 없다고 답했다. 딸을 선호하는 경우는 신생아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임신한 자녀가 딸이길 바란 어머니들이 37.9%로 아들(31.3%)을 원한 이들보다 많았다. 딸 선호 현상은 나이대나 주거 지역에 관계없이 비슷했다. 20대 아버지의 딸 선호도(38.9%)는 30대 아버지(37.8%), 40대 아버지(27.9%)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첫째 자녀를 출산한 한국 여성들의 평균 나이는 30세였다. 29세가 15.9%로 가장 많았고, 30세(11.7%), 28세(11.4%), 31세(9.4%) 등이 뒤를 이었다. 분만 방식을 보면 정상분만이 55.4%로 가장 높았지만 계획된 제왕절개(26.7%), 응급 제왕절개(17.9%) 등 제왕절개의 비중도 여전히 높았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2010-01-12 15:58:20울산과 경남, 경북, 대구 등 영남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남아선호 사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16개 시도 중 제주 지역 여성들이 일생 동안 가장 많은 아기를 낳을 것으로 기대됐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지역 여성들은 다른 지역보다 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부부들 사이에 딸·아들을 구분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확산되면서 지난 2000∼2005년(2000년∼2004년 실적치) 전국의 평균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109.2로 정상성비인 103∼107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지만 지난 1995∼2000년(110.0)보다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상성비란 아무런 인위적 요인을 가하지 않았을 때 의학적으로 예상되는 출생성비를 뜻한다 지난 2000∼2005년 출생성비를 전국 16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울산이 11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남(112.9), 경북(112.8), 대구(112.4), 제주(111.6) 등의 순이었다. 제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남 지역 시도가 출생성비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이 지역에 여전히 남아있는 남아선호 사상을 반영했다. 반면 충북(110.0)과 광주(109.8), 부산(109.5), 전남(109.5), 강원(109.4) 등도 전국평균보다 남자아이의 출생비율이 더 높았다. 아울러 활발한 사회활동 등으로 늦게 결혼하고 늦게 아이를 낮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여성들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2000∼2005년 연평균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부산이 1.0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서울(1.07명), 대구(1.16명), 인천(1.26명), 대전(1.28명) 등도 전국 평균(1.26명)에 비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제주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1.4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남(1.47명)과 충남(1.44명), 경기(1.38명), 강원(1.36명) 등도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 지역의 출산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은 30대 후반(35∼39세)과 40대초반(40∼44세) 여성들의 출산이 활발하기 때문인데, 제주 지역의 30대 후반과 40대초반 여성 1천명당 연령별 출산율은 각각 28.2명과 4.6명으로 전국 평균인 17.5명과 2.5명에 비해 훨씬 높았다. 한편 연평균 합계출산율은 1980∼85년 2.14명에서 1990∼95년 1.72명, 2000∼2005년 1.26명 등으로 떨어졌다가 2005∼2010년 1.13명을 기점으로 2010∼2015년 1.16명, 2020∼2025년 1.22명 등으로 상승한 뒤 2025∼2030년에는 1.26명으로 다시 2000년대 초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2007-05-24 14:04:26미국의 빅컷(0.5%p 금리인하)에도 국내 증시가 미지근한 반응이다. 경기침체 불안감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지수 상승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번 금리인하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美 경기침체 우려 걸림돌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2580.8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기대감 등으로 상승 출발한 뒤 하락 전환했다가 재차 상승, 보합권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4년6개월 만의 금리인하 결정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호재로 작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빅컷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되고, 달러화 약세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에 우호적일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벤트 등으로 인해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인하는 증시에 친화적일 것"이라며 "특히 달러화 약세는 지난 10년 넘게 소외됐던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소외현상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경기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인하 사이클 전개는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동력이 되지만, 경기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10~11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증시와 위험자산의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약세에 따른 원화강세로 당분간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과감한 빅컷 단행에 하방 압력이 커졌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면서 경제 연착륙을 도모하려는 연준의 노력도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을 부추길 수 있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수혜 '바이오' 주목 금리인하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혜주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수혜업종은 제약·바이오다. 제약·바이오는 대규모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저금리 환경에 유리하고, 부채가 많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자부담이 줄어 이익이 늘어난다. 이날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장 대비 5.96% 오른 104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년 만에 황제주의 탄생을 알렸다. 이 외에도 에스티팜(7.56%), 휴젤(3.93%), 셀트리온(3.23%), SK바이오팜(1.44%)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우리금융지주(2.46%), 신한지주(1.79%), BNK금융지주(1.74%), 하나금융지주(1.48%) 등이 강세를 보였다. 통상 금융주는 금리가 하락할 경우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줄어들어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기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에 더 크게 반응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김찬미 기자
2024-09-19 18:34:53반짝반짝하게 닦은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기 드물다. 헐렁한 옷과 편한 신발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딱딱하고 불편한 이미지의 구두는 점점 밀려나고 있다. 정장 차림에도 운동화를 신는 게 어색하지 않으니 굳이 구두를 신을 이유가 없게 됐다. 어려워진 것은 구두를 만들어 파는 제화업계다. 제화업계의 경영난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에 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지고 상품권을 남발하면서 서서히 그런 조짐이 보였다. 이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이 구두를 외면하면서 업체들의 사정이 더 나빠졌다. 국내 3대 구두 브랜드는 금강제화와 에스콰이아, 엘칸토였다. 이 가운데 에스콰이아는 경영난 끝에 2015년 패션그룹 형지에 인수됐다. 에스콰이아는 서울 명동에서 작은 구둣방을 운영하던 고 이인표 회장이 1961년 창업한 기업이다. '영에이지'라는 캐주얼화 상표의 기억이 남아 있다. 엘칸토는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를 맞았다가 최대주주가 세 번이나 바뀌는 고난을 겪었다. 현재 최대주주는 사모펀드다. 1957년 '미진양화'로 출발한 엘칸토는 '브랑누아' 브랜드도 유명했다. 엘칸토는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신제품으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제화업계 1위 금강제화는 창업주 가계가 경영권을 잃지 않고 아직 건재하다.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은 갤럭시 양복과 에쿠스 자가용에 이어 금강제화 구두로 완성된다고 했을 정도로 금강의 브랜드 가치는 높았다. 김대중·문재인 대통령만 제외하고 역대 대통령들의 구두를 만든 곳도 금강제화다. 금강제화는 김동신 회장(1921~1997)이 1954년 서울 서대문 적십자병원 맞은편에 낸 작은 구둣방 '금강제화산업사'가 모태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북한 흥남기술전문학교를 졸업한 김 회장은 함흥에서 구두를 만들다가 월남해 구둣방을 열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최고가 아니라면 판매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으로 제화기술연구소를 만들었다. 국내 처음이었다. 금강제화는 1960년대 초 서울 광화문에 기계로 구두를 만드는 최초의 기성화 매장을 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기다릴 필요도 없이 신어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성화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중에서도 절개선이 특징인 신사화 '리갈'의 인기는 최고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측정 품목에 들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 1973년에 나온 '랜드로바'는 캐주얼화의 대명사가 됐다. 입학이나 입사 시즌이 되면 금강제화 시내 지점은 고객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어 번호표를 나눠줘야 했고, 명동매장에서는 세일 때 손님들이 밀어붙여 유리문이 부서진 일도 있었다. 1990년대에는 명절을 앞두고 명동점에서만 구두가 3000켤레나 팔렸다고 한다. 구두상품권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도 금강이다. 그러나 구두 문화의 퇴조에 잘나가던 업계 1위 금강제화도 맞서기 어려웠다. 1호점 광화문 매장은 재개발로 40여년 만인 2006년 문을 닫았다. 그때는 이미 구두업계에 서서히 불황이 닥친 시기였다. 2012년 3715억원까지 이르렀던 매출은 2017년 3000억원이 무너지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금강은 김동신 회장의 손자로 오너 3세인 김정훈씨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의 대표이사는 신기은·이화진씨로 돼 있다. 제화 기술자들이 40여년 동안 구두를 제작하던 인천 부평 공장도 세종시로 옮겼다. 다른 기업들이 동남아로 공장을 옮길 때도 국내 생산을 고집하며 지켜냈던 공장이다(조선일보 1971년 9월 25일자·사진). 그래도 전국에서 지점을 운영하며 매입해 둔 부동산이 금강제화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 부전동에 있는 금강제화 자리는 부산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9-19 18:09:3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빅컷(0.5%p 금리 인하)에도 국내 증시가 미지근한 반응이다. 경기 침체 불안감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지수 상승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번 금리 인하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美 경기 침체 우려 걸림돌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2580.80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 등으로 상승 출발한 뒤 하락 전환했다가 재차 상승해 보합권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4년 6개월 만의 금리 인하 결정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호재로 작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15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를 이유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52주 신저가를 경신, SK하이닉스는 7%대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빅컷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되고, 달러화 약세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에 우호적일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벤트 등으로 인해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는 증시에 친화적일 것"이라며 "특히 달러화 약세는 지난 10년 넘게 소외됐던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소외 현상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전개는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동력이 되지만, 경기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10~11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증시와 위험자산의 상승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약세에 따른 원화강세로 당분간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의 과감한 빅컷 단행에 하방 압력이 커졌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면서 경제 연착륙을 도모하려는 연준의 노력도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을 부추길 수 있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 인하 수혜 '바이오·금' 주목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혜주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수혜 업종은 제약·바이오다. 제약·바이오는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저금리 환경에 유리하고, 부채가 많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자 부담이 줄어 이익이 늘어난다. 이날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장 대비 5.96% 오른 104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년 만에 황제주의 탄생을 알렸다. 이외에도 에스티팜(7.56%), 휴젤(3.93%), 셀트리온(3.23%), SK바이오팜(1.44%)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우리금융지주(2.46%), 신한지주(1.79%), BNK금융지주(1.74%), 하나금융지주(1.48%) 등이 강세를 보였다. 통상 금융주는 금리가 하락할 경우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줄어들어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기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에 더 크게 반응했다. 또 실적 성장, 주주환원, 배당투자매력 증대 등 타 업종보다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간에는 금리인하 수혜와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와 배당매력이 높고, 주주환원의 매력이 돋보이는 금융 업종이 타 업종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바이오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주도주로서의 충족 조건인 스토리와 이익성장의 조합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최고점까지 오른 금값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금값은 금리 인하 시기 달러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 받으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 현물의 1g당 가격은 11만420원으로 연초(8만6940원) 이후 25% 가까이 상승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김찬미 기자
2024-09-19 15:58:05정부가 4일 연금개혁안의 기본 틀을 마련했지만 실제로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일단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요지부동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정부의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및 자동조정장치 도입 방안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감지되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여야가 합의에 이르긴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연금개혁안을 놓고 여야의 평가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연금개혁안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모수개혁안에 더해 구조개혁안의 방향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야당을 향해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국회 연금개혁특위와 여야정협의체 참여를 촉구했다. 당정이 연금특위를 고집하는 이유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국민·퇴직연금 개혁안이 모두 포함돼 있어 여러 정부 부처와 상임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정부안을 두고 심사하면 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복지위 위원장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는 데다 야당 의원의 수가 더 많아 민주당에 유리한 반면 연금특위는 여야 의원 동수로 운영돼 소수여당인 국민의힘이 선호한다. 국민의힘은 연금특위를 통해 올해까지 여야가 모수개혁에 합의를 이루고 구조개혁은 내년까지 완수하자는 타임라인을 제시했지만 당장 모수개혁안을 두고도 이견이 크다. '보험료율 9%→13%·소득대체율 40%→42%' 상향안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보험료율은 급격히 올랐는데 소득대체율은 소폭 오르는 안"이라며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안을 내놓고 자신이 없으니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득대체율이 줄어들 수 있는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관련해선 "시기상조"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연금 가입기간이 짧고 보험료율 인상 여력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도입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연금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청년·미래세대를 위한 빅스텝"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국민 갈라치기"라고 평가절하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9-04 18:4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