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단은 아프리카 대륙 동북부에 위치한 국가로 국토면적은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크며 인구는 약 5000만명이다. 수단은 오랜 기간 이집트, 영국의 통치하에 있었는데 1956년 마침내 수단공화국으로 독립하게 된다. 하지만 독립 후에도 수단의 불안은 지속됐다. 수 차례 내전이 발생했고, 군사 쿠데타도 있었으며, 잠시 민간정부가 들어섰지만 군부가 정권을 다시 장악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2011년에는 남수단이 독립해 193번째 유엔사 회원국이 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수단은 상시 전쟁터와 다름없는 곳이었다. 이런 역사를 보면 현재 수단 내전 상황을 과거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지난 2023년 4월 15일 시작된 수단 내전이 사실상 국제사회로부터 방치된 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수단 내전은 '수단정부군'(SAF: Sudanese Armed Forces)과 '신속지원군'(RSF: Rapid Support Forces)이라는 두 개의 정규군간 군사적 충돌로 시작돼 1년 5개월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내전으로 이미 2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300만명이 이상이 난민으로 전락했다는 수치도 있다. 심지어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올해 말까지 250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수치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심지어 홍수, 콜레라까지 닥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데 내전에 치중하느라 수단 군정은 이를 나몰라하는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수단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인권단체 등에서 반(反)인도적 범죄를 규탄하고 인도주의적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수단 내전은 단지 수단에 그치지 않는 전 세계적 파급효과 있는 사안이다. 수단 내전 장기화는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첫째, 수단 내전 장기화는 과도기 국제질서 도래와 함께 전쟁이 확산되는 근본적 기제와 무관치 않다. 사실 전 세계가 지정학적 위기에 드리워진 암울한 상태다. 중동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2년7개월이나 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약화되기는 커녕 되레 전선이 확장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현상변경시도 등 인도-태평양에서의 지정학적 위기감도 점증하고 있다. 전쟁 기제 강화속에서 수단 내전은 사실상 방치되는 형국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둘째, 수단 내전은 규칙기반질서가 무력화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다. 정부군과 RSF 모두 전쟁범죄를 자행하는 상황이지만 국제사회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규칙기반질서 약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쟁범죄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면 인류가 퇴행할 뿐 아니라 국제질서 붕괴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셋째, 수단 내전은 유엔 기능 무력화가 국제정치의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조사를 통해 내전을 벌이고 정부군과 RSF의 범죄를 지적하고 평화유지군 배치를 권고했지만 수단 군정은 이를 거부했다. 이는 유엔의 기능이 약화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넷째, 강대국 정치의 부활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다. 국제정치가 패권 장악을 위한 강대국 경쟁에 치중하면서 자국 이익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면 방치되는 상황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강대국 경쟁 주도권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면 대리전이라도 치루면서 관심을 갖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도 방치되는 상황으로 치닫는 형국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수단 내전은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국제질서 변화의 후폭풍이자 전조 성격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암울한 징조가 현실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사회가 수단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당장 수단의 인도주의적 위기부터 해결하는 것이 공조의 시작일 것이다. 인도주의적 위기 대응은 유사입장국과 비유사입장국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광폭 공조가 불가능할 일은 아닐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13 12:32:54마약조직 두목의 탈옥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진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탈옥 이틀 만에 최소 10명이 숨지고 납치와 폭동, 방송국 점거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현지 정부는 갱단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고 국가가 '내전' 상태에 빠졌다면서 군대를 통한 토벌작전을 예고했다. ■마약 거물 탈옥에 온 나라가 '들썩'프랑스 AFP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을 인용해 이날 기준 에콰도르에서 갱단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0명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서 8명이 살해당했으며 3명이 다쳤다. 인근 도시 노볼에서는 경찰관 2명이 괴한에게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 과야킬에서는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가 이감 직전에 탈옥했다. 그는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로스 초네로스는 지난해 8월 대선 당시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44세의 마시아스는 감옥에서도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고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콰도르 검찰은 탈옥 이후 2명의 교정직 공무원을 기소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에콰도르 전역에서는 갱단에 의한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8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는 폭발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사상자는 없었다. 수도 키토에서도 적어도 5차례의 폭발 사건이 확인되었으며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에서는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의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고 다른 거물 범죄자도 탈옥했다. 경찰은 검찰총장 테러를 계획한 로스 로보스 갱단의 간부도 도망쳤다고 확인했다. 9일에는 무장괴한들이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의 사옥에 침입해 방송 진행자와 직원들을 총기 및 폭탄으로 위협했다. 해당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약 1시간 만에 사건을 진압한 현지 당국은 13명을 체포했다며 테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고 밝혔다. ■내전 선포하고 군 동원, 주변국 긴장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노보아는 8일 발표에서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노보아는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9일 방송국 테러가 발생하자 이날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라고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으로 군 동원 권한을 쥐게 된 노보아는 에콰도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주변국에서는 에콰도르의 혼란에 긴장하고 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페루 총리는 9일 에콰도르와 접한 북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니콜스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콰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납치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주재 한국 대사관도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테러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범 지역 및 인구 밀집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10일 보도에서 에콰도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날부터 대외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 역시 이번 사태로 중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10 18:19:23[파이낸셜뉴스] 마약조직 두목의 탈옥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진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탈옥 이틀 만에 최소 10명이 숨지고 납치와 폭동, 방송국 점거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현지 정부는 갱단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고 국가가 '내전' 상태에 빠졌다면서 군대를 통한 토벌작전을 예고했다. 마약 거물 탈옥에 온 나라가 “들썩” 프랑스 AFP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을 인용해 이날 기준 에콰도르에서 갱단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0명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서 8명이 살해당했으며 3명이 다쳤다. 인근 도시 노볼에서는 경찰관 2명이 괴한에게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 과야킬에서는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가 이감 직전에 탈옥했다. 그는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로스 초네로스는 지난해 8월 대선 당시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44세의 마시아스는 감옥에서도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고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콰도르 검찰은 탈옥 이후 2명의 교정직 공무원을 기소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에콰도르 전역에서는 갱단에 의한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8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는 폭발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사상자는 없었다. 수도 키토에서도 적어도 5차례의 폭발 사건이 확인되었으며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에서는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의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고 다른 거물 범죄자도 탈옥했다. 경찰은 검찰총장 테러를 계획한 로스 로보스 갱단의 간부도 도망쳤다고 확인했다. 9일에는 무장괴한들이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의 사옥에 침입해 방송 진행자와 직원들을 총기 및 폭탄으로 위협했다. 해당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약 1시간 만에 사건을 진압한 현지 당국은 13명을 체포했다며 테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고 밝혔다. 내전 선포하고 군 동원, 주변국 긴장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노보아는 8일 발표에서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노보아는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9일 방송국 테러가 발생하자 이날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라고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으로 군 동원 권한을 쥐게 된 노보아는 에콰도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주변국에서는 에콰도르의 혼란에 긴장하고 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페루 총리는 9일 에콰도르와 접한 북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니콜스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콰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납치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주재 한국 대사관도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테러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범 지역 및 인구 밀집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10일 보도에서 에콰도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날부터 대외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 역시 이번 사태로 중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10 16:46:32러시아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망명 결정과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대원들에 대한 복귀 명령으로 끝났다. 우려됐던 러시아 내전 위기 고비는 넘겼지만 이번 반란으로 인해 강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상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향하던 바그너그룹 철수24일(이하 현지시간) 외신들은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벨라루스로 망명을 떠났으며 유혈극은 막아야 한다며 모스크바로 이동 중이던 바그너 병력에 복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23일 무혈 점령했던 러시아 로스토프의 군 지휘소에서도 철수했다. 프리고진 수장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화후 벨라루스 망명을 결정했다. 루카셴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할 뿐만 아니라 프리고진과도 20년이 넘는 친분을 맺어온 사이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도 프리고진과 루카셴코의 합의를 승인했으며 러시아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에게 내려졌던 반란 혐의 기소를 취하했다. 러시아 국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용병들은 모스크바로 이동 중 러시아 군통신기 1대와 헬기 여러 대를 격추시켰다. 이번 결정으로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기소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그너그룹이 그동안 전선에서 보여준 용맹을 항상 존경해왔다"며 사태를 진정시킨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강한 남자' 푸틴 이미지 타격바그너그룹의 '반란'이 하루만에 '없던 일'이 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컨설팅 기관 유라시아그룹 산하 그제로미디어의 러시아 전문가 앨릭스 클리먼트는 "차르(러시아 군주)가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 그를 다시 볼 것이라고 밝혔다.클리먼트는 이번 반란 주동자가 푸틴과도 가까운 사이이고 러시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용병들이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이동했으나 푸틴이 군을 동원해 이들을 진압하는 것을 명백히 꺼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초국가주의자인 프리고진이 순교자처럼 되는 것을 푸틴 대통령이 원하지 않았으며 결국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결과에 푸틴 대통령이 더 약하고 무능해 보일 것이며 반란 이전과 비교해 집권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입이 무산된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치욕이며 크렘린궁이 깊은 불안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ISW는 또 루카셴코의 중재는 장기적 해결책이 아니며 이번 바그너그룹 반란으로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방부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글로벌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러시아 전문가인 콜린 클라크는 알자지라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실추됐다며 "그가 어느때 보다 약해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변 인물에 대한 푸틴의 피해망상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방국들, 러-바그너 갈등 ‘중립 입장’러시아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부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어느 편에도 들지않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무부가 해외 공관들에게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주재국에 알릴 것을 지시했으며 한 고위 유럽 정부 관리는 서방국들의 군이 러시아 상황에 맞춰 새로 대응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서방국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밀려나기라도 할 경우 러시아가 핵보유국인 점에 정치적 혼란에 빠지는 것을 우려했으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 핵무기 배치에 변동이 없으며 미-러시아간 핵 관련 통신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당초 오는 27일부터 바그너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실시할 예정이던 미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연기했다. 서방국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의 위상이 약해질 경우 회복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고조시킬지 아니면 빠져나갈 방법을 찾을지 주목할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라이네르 삭스는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푸틴 대통령의 정치 미래가 좌우될 중대한 순간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에 대해 "그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며 "이번에 숨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존경심도 잃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5 18:21:41[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망명 결정과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대원들에 대한 복귀 명령으로 끝났다. 우려됐던 러시아 내전 위기 고비는 넘겼지만 이번 반란으로 인해 강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상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향하던 바그너그룹 철수 24일(이하 현지시간) 외신들은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벨라루스로 망명을 떠났으며 유혈극은 막아야 한다며 모스크바로 이동 중이던 바그너 병력에 복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23일 무혈 점령했던 러시아 로스토프의 군 지휘소에서도 철수했다. 프리고진 수장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화후 벨라루스 망명을 결정했다. 루카셴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할 뿐만 아니라 프리고진과도 20년이 넘는 친분을 맺어온 사이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도 프리고진과 루카셴코의 합의를 승인했으며 러시아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에게 내려졌던 반란 혐의 기소를 취하했다. 러시아 국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용병들은 모스크바로 이동 중 러시아 군통신기 1대와 헬기 여러 대를 격추시켰다. 이번 결정으로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기소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그너그룹이 그동안 전선에서 보여준 용맹을 항상 존경해왔다”며 사태를 진정시킨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강한 남자' 푸틴 이미지 타격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하루만에 '없던 일'이 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컨설팅 기관 유라시아그룹 산하 그제로미디어의 러시아 전문가 앨릭스 클리먼트는 “차르(러시아 군주)가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 그를 다시 볼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먼트는 이번 반란 주동자가 푸틴과도 가까운 사이이고 러시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용병들이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이동했으나 푸틴이 군을 동원해 이들을 진압하는 것을 명백히 꺼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초국가주의자인 프리고진이 순교자처럼 되는 것을 푸틴 대통령이 원하지 않았으며 결국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결과에 푸틴 대통령이 더 약하고 무능해 보일 것이며 반란 이전과 비교해 집권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입이 무산된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치욕이며 크렘린궁이 깊은 불안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ISW는 또 루카셴코의 중재는 장기적 해결책이 아니며 이번 바그너그룹 반란으로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방부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글로벌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러시아 전문가인 콜린 클라크는 알자지라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실추됐다며 “그가 어느때 보다 약해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변 인물에 대한 푸틴의 피해망상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방국들, 러-바그너 갈등에 중립적 입장 러시아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부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어느 편에도 들지않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무부가 해외 공관들에게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주재국에 알릴 것을 지시했으며 한 고위 유럽 정부 관리는 서방국들의 군이 러시아 상황에 맞춰 새로 대응 준비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국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밀려나기라도 할 경우 러시아가 핵보유국인 점에 정치적 혼란에 빠지는 것을 우려했으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 핵무기 배치에 변동이 없으며 미-러시아간 핵 관련 통신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오는 27일부터 바그너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실시할 예정이던 미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연기했다. 서방국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의 위상이 약해질 경우 회복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고조시킬지 아니면 빠져나갈 방법을 찾을지 주목할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라이네르 삭스는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푸틴 대통령의 정치 미래가 좌우될 중대한 순간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에 대해 “그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며 “이번에 숨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존경심도 잃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5 13:23:08[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용병그룹 바그너의 무장반란으로 촉발된 내전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24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수장인 예프게니 프리고진은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야전 기지로 복귀 중"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 프리고진과 모스크바 진격인 '정의의 행진'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직후 기지 복귀 발언이 나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장봉기'는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23일 바그너 기지를 군이 공격했다면서 이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밝혔고, 곧바로 무장봉기가 진행됐다. 바그너 그룹은 이후 러시아 2개 도시 군기지를 장악했다면서 모스크바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그러나 내전 위기로 치닫던 러시아의 급박한 상황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한 고비 꺾였다. 프리고진은 2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새 녹음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병력 이동 대열을 돌렸다"면서 "우리 야전 기지로 돌아가는 다른 길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계획대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재로 물러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모스크바로 갈 생각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의 철수 선언은 루카셴코가 프리고진과 협상을 통해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에 이뤄졌다. 루카셴코 측은 성명에서 "오늘 아침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러시아 남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용병회사 바그너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공동 대응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벨라루스 대통령이 자신의 채널을 통해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를 확보했고,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에 따라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과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프리고진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해 러시아 국내에서 바그너 무장 용병들의 행동을 멈추고, 긴장을 더 낮추기 위한 추가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6-25 03:47:27[파이낸셜뉴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과 러사아 군부와의 갈등으로 러시아에서 내전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상황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대원들은 수도 모스크바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러시아군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면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최고참모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해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프리고진에 대한 군 반란 혐의 수사에 들어갔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서 바그너 용병들이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며 “거의 틀림없이 모스크바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곳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본부가 위치해 있다.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북쪽으로 600km 떨어진 보로네즈의 군 시설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로네즈는 모스크바로부터 남쪽으로 약 482km 떨어져 있다. 프리고진의 지휘하에는 병력 2만5000명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수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투에 참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들어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들을 로스포트와 벨고로드 등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도시들로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BBC방송은 바그너 용병들이 모스크바로부터 먼 곳에 대부분 배치돼 있으며 특수 대테러 조직들이 배치된 지역들을 통과해야 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24일 바그너 차량들이 보로네즈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았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왔다. 현재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는 서로의 병력에게 이탈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어떠한 결과가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내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경찰과 군 병력이 배치돼 검문이 강화되고 있으나 차분함도 유지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4 19:04:50[파이낸셜뉴스] 약 9년 가까이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에서 이슬람 최대 명절을 앞두고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85명이 숨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예멘 수도인 사나를 점령하고 있는 후티 반군 정부의 아니스 알 수바이히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사나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사고로 최소 85명이 숨지고 33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AP는 사나의 구 시가지에서 명절을 앞두고 현금을 나눠주는 민간 자선 행사가 열렸다며 행사에 군중이 몰려 사고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매년 음력에 따라 1개월의 단식성월(라마단) 의식을 진행한다. 이슬람 신자들은 라마단이 끝나면 사흘 동안 ‘에이드 알 피트르’ 축제를 열고 이는 이슬람 최대 명절로 불린다. 올해 라마단은 3월 23일 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달 22일부터 에이드 알 피트르가 열린다. 후티 내무부는 "이번 압사사고는 일부 상인들이 내무부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돈을 마구 나눠주는 등 대비 소홀로 일어난 참사"라고 밝혔다. 이어 행사를 주최한 2명을 체포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장 목격자들은 외신들을 통해 사고 원인이 후티 반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현금을 받으려고 무질서하게 몰려들자 후티 군인들이 공중에 총을 쐈고 고압선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이 과정에서 놀란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약 30년의 독재정부를 거친 예멘에서는 2011년에 알리 압둘러 살레 대통령이 실각하고 과도 정부가 세워졌으며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과도 정부 수반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이슬람 시아파 계열 무장 단체인 후티는 살레 정부의 잔당과 손잡고 반란을 일으켜 2014년 수도를 점령했다. 하디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로 피신했고 사우디는 배후에 이란이 버티고 있는 시아파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이집트 등 중동 8개국과 연합군을 조직해 2015년 3월부터 반군 공습을 시작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멘 내전에 따른 직·간접 사망자가 약 37만7000명이라고 추정했다. 후티와 사우디 동맹군은 올해 대규모 포로 교환에 나서면서 휴전 협상을 진행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4-20 09:35:27[파이낸셜뉴스] 내전 중인 예멘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79명이 숨졌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며 압사 사고는 이날 사나 바브 알 지역의 구호 물품 지급센터에서 일어났다. 구호 물품을 받기 위해 군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눌리고 밟혀 숨지는 사람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79명이며 부상자는 110명이다. 사상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편 예멘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인한 정치적 불안 속에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를 2014년 수도 사나에서 몰아내며 시작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20 09:00:11지난 10일(현지시간) 중동의 두 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의 중재 속에 7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 하기로 합의하면서 새로운 중동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생기고 있다. 그동안 일부 중동 국가들 간 분열과 갈등, 긴장이 이어져왔으나 두 나라가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관계개선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수니파 다수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이슬람 성직자를 사형시키자 이에 분노한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난입했으며 리야드는 단교를 결정하면서 그 후 중동의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들 간 긴장도 고조돼왔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란 최고지도자를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보다도 나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동의 수니파 국가들은 장기 내전으로 거리가 멀어진 시아파국인 시리아에도 우호의 손길을 뻗고 있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후 실종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의 관계는 거의 최악의 상황이었으나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또 지난해 월드컵 축구대회를 개최한 카타르도 5년간 이어진 인근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갈등을 정리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대회 기간에 입장권을 소지한 팔레스타인인도 탑승한 이스라엘을 출발한 항공기의 직항 노선을 허용했다. ■7년 만의 재수교로 지역 안정 기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는 지난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발생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0년 사담 후세인이 이끄는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했을 당시 사우디는 이라크를 지지했으나 종전 후에는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1998년 상호협력, 2001년에는 안보협력에도 합의했다. 이번 국교 정상화 문서에도 두 합의 내용이 언급됐다. 적대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는 지역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으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예산 지출 부담이 커져왔다. 이번 이란과의 재수교로 위협이 줄어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질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왕세자의 목표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늘리고 내수를 증대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석유에 대한 지나친 경제 의존을 줄이고 사우디아라비아를 기업과 문화의 글로벌 허브로 만든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여성들의 히잡 착용 반대 시위 장기화로 고전해온 이란도 사우디와의 재수교로 숨통이 많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파 갈등 뿌리 깊어 신중한 시각도 일부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수교가 바로 종파 간 대립을 포함한 두 나라 간 긴장을 바로 해소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국교 정상화가 곧바로 양국 간 신뢰 구축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이란이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협력을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란은 예멘의 후티반군을 지원해왔다. 후티반군은 자신들을 탄압하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군기지나 석유 저장 시설들 종종 공격해왔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국제문제 대학원 부교수인 토머스 주노는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국교 정상화는 긴장을 일부 완화는 시키겠지만 서둘러 예멘에서의 평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이 지원해온 후티반군과 사우디가 지원하는 동맹군 간 충돌, 그리고 분리 요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후티반군을 지원하면서 아라비아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온 이란이 작은 양보는 하겠지만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대리전' 예멘 내전 종식 희망 기대 하지만 이란 테헤란의 정치 전문가 디아코 호세이니는 알자지라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모두 개입하면서 8년간 이어지고 있는 예멘 내전 종식이 이번 국교 정상화가 낳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칫 핵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걸프만 국가 정부들은 집단 지역방위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란과도 그동안의 분쟁과 이견 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촉발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무력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국제유가를 폭등시켜 세계 경제의 완전한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 이란과의 재수교는 군사적 충돌이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정치적, 평화적인 해결이 현명하다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3-15 17:5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