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과 생체 신장 로봇이식을 모두 시행한 국내 최초의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해 하반기 2차례의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을 시행한데 이어, 최근 40대 딸이 기증한 생체 신장을 로봇수술을 통해 60대 엄마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으로 지난 2020년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던 환자는 2023년 초 혈액투석을 시작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기증에 적극적으로 나선 딸의 신장을 로봇수술로 이식받아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수술에서 이식팀은 약 6cm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신장을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cm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정교하게 혈관을 문합했다. 이식 후 의료진의 적극적인 관리로 빠르게 회복한 환자는 수술 2주 만에 퇴원했으며, 현재 정기적인 외래 추적관찰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에 앞서 지난 2023년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의료진은 당시 만성사구체신염으로 9년간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에게 로봇수술로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뇌사자 기증 장기의 로봇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뇌사자 공여 이식에서 최소침습수술을 활발히 적용해 2023년 11월 두 번째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했으며,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 시행을 통해 뇌사자 장기 및 생체 장기를 아우르는 로봇이식 인프라를 확립했다. 2019년 4월 진료를 시작한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직후부터 장기이식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개원 100일 만에 5대 주요 장기이식(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병원 내 병원인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개원하고 초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소장이식을 비롯해 신체 모든 장기에 대한 이식을 시행하며 성과를 쌓아가는 한편, 국내외 의료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로봇이식 시행에 필요한 기반을 다져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8 09:00:04[파이낸셜뉴스]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뇌사자가 한 달 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돼지 신장을 사용한 실험 중 최장 기록으로 신장 이식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대 의대 랭건병원 소속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 이식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호흡 보조 장치가 부착된 57세의 남성 뇌사자에게 이식된 돼지 신장이 이날까지 32일째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식 수술 이후 인체 면역 기능으로 인한 거부 반응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앨라배마대 의료진은 돼지 신장을 뇌사자에게 이식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으나 돼지 신장의 정상 기능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했다. 앨라배마대와 뉴욕대 연구팀은 모두 유나이티드세라퓨틱스의 자회사인 리비비코어에서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사용했다. 다만 10종류의 돼지 유전자를 변형한 앨라배마대와 달리 뉴욕대는 면역체계의 학습과 관련된 유전자 1종류만 변형해 사용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뉴욕대 연구팀은 향후 뇌사자가 아닌 일반 환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실험도 준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메릴랜드대 의료진은 지난해 시한부 삶을 살던 일반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했으나 2개월 만에 사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17 08:14:20【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전국에서 뇌사자 장기기증이 가장 많은 병원은 전남대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남대병원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후 장기기증을 한 환자는 모두 13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뇌사 판정 및 뇌사 장기기증을 진행할 수 있는 99개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것이다. 올해도 3월 말 현재 7건으로 가장 많다. 인체조직기증 역시 지난해 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장기기증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곳으로 전남대병원이 손꼽히고 있다. 장기이식은 말기 장기 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첨단 의료 분야다.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매년 4만명에 달하지만 기증자는 매우 적어 하루 평균 6.8명의 대기자가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을 통해 기증 활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우선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박창환 진료부원장을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병원에서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을 진행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함께 전남대병원의 차세대통합병원정보시스템(e-SMART)을 업데이트해 의료진들이 뇌사추정자를 한눈에 확인하고 통보할 수 있게 했으며 의료진과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충청호남지부는 전남대병원 뇌사추정자 가족과 적극적인 면담으로 뇌사자 장기기증이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장기기증자 가족과 수혜자 간 온라인 서신교환 프로그램인 '생명나눔 희망우체통' 운영으로 생명의 온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남대병원 최수진나 장기이식센터장은 "우리 병원 신경외과와 응급의학과 등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지원이 있어 뇌사자 장기기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아직 전국적으로 장기기증이 현저히 적어 대기자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인식개선 활동은 물론 의료진과 적극적인 협조로 뇌사자 장기기증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4-12 14:58:01[파이낸셜뉴스] 동물의 장기를 사람 몸에 이식하는 이른바 이종기관이식(xenotransplantation) 여정이 한 발 당겨졌다. 12일(이하 현지시간) AP에 따르면 미국 뉴욕 연구진들이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뇌사자 2명에게 이식한 결과 사흘간 몸 속에서 기능을 했다. 연구진은 생전에 자신의 신체를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증한 뇌사자들을 대상으로 혹독한 시험을 진행했고, 사흘 뒤 인공호흡을 중단해 연구를 마쳤다. 연구를 주도한 뉴욕대(NYU) 랭곤의료센터(Langone Health)의 네이더 모자마이 박사는 죽은 이들을 대상으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거듭된 시술을 통한 훈련으로 이종기관이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낙관했다. 연구진은 이번 시험에서 일반적인 심장이식 과정을 그대로 흉내냈다. 지난달, 그리고 지난주 각각 진행된 시험에서 연구진은 항공기를 타고 유전자조작 돼지 설비로 이동해 돼지에게서 심장을 적출한 뒤 이를 얼음에 담아 다시 항공기를 타고 수백마일 떨어진 뉴욕으로 되돌아왔다. 연구진은 동물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새로운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검사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뒤 이를 뇌사자 몸 속에 이식했다. 연구에 자신의 신체를 기증한 뇌사자는 2명으로 1명은 오랜 심장병 이력이 있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이고, 다른 한 명은 생전에 심장이식의 혜택을 봤던 뉴욕주의 여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몸에 돼지 심장을 이식한 뒤 살아있는 환자라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준의 반복적인 조직검사 등을 시행했다. 시험 사흘 뒤 인공호흡기 등을 껐다. 보도에 따르면 NYU랭곤의료센터는 돼지 심장이나 신장을 이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의료기관 3곳 가운데 한 곳이다. 랭곤센터는 다음달 미 식품의약청(FDA)과 임상시험에 필요한 요건들을 협의할 계획이다. 뇌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물 장기 이식수술 시험은 궁극적으로 살아있는 환자들의 동물장기 이식수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 장기이식시스템을 관장하는 장기이식합동네트워크(UNOS)의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뇌사자 시험을 통해 살아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임상시험 절차도 미세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클라센 박사는 놔사자 시험은 동물장기이식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7-13 06:02:40[파이낸셜뉴스] 티웨이항공은 지난 2일 김포공항 화물청사 티웨이항공 훈련센터에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과 뇌사자 적출 장기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이송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으로 장기이식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장기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뇌사 장기 이송 관계자의 비행기 탑승 안내 등 협조 △장기 이송용 아이스박스 기내 반입 및 안전한 이송의 협조 △좌석 매진 시 대기자 우선 순위 협조 △빠른 이송이 가능하도록 좌석 배치 협조 등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향후 긴박하게 이송이 필요한 심장, 폐, 혈액 등 장기를 의료진이 아이스박스에 보관 이송 시 기내 수하물로 좌석에 고정 후 운반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골든타임이 필요한 장기 이송을 위해 전 공항지점과 운항 및 객실승무원 등 유관부서를 대상으로 교육진행과 업무지침을 배포해 협조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소중한 새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속한 장기 이송 협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국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1-02-03 09:30:25생존자의 폐와 뇌사자의 손·팔 또는 발·다리도 장기이식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후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장기이식을 할 수 있는 '장기 등'의 범위에 뇌사자한테서 기증받은 손과 팔, 발과 다리가 추가됐다. 또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범위에 간장과 골수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기 뿐만 아니라 폐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수는 기존 6종(신장·간장·골수·췌장·췌도·소장)에서 폐가 추가돼 7종으로 늘어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장기 기증 및 이식 사례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관련법을 정비한 것이다. 지금도 생존자의 폐와 뇌사자의 손·팔은 이식할 수 있다. 복지부가 행정부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하위법령을 고쳐서 의료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8월과 10월에 장기이식법의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개정해 뇌사자한테서 기증받은 손·팔을 이식하는 수술을 할 수 있게 하고, 중증 폐 질환자에게 생명유지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 가능한 장기의 범위에 '폐'를 추가한 바 있다. 이번에는 모법인 장기이식법 자체를 개정해 법적 근거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그간 살아있는 사람의 폐를 적출하지 못해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한테서 적출한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지만 뇌사자는 폐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아 폐 이식하는 건수는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에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이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딸에게 부모의 폐 일부분을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에 처음으로 성공한 바 있다. 정명진 기자
2019-01-04 16:40:59생존자의 폐와 뇌사자의 손·팔 또는 발·다리도 장기이식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후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장기이식을 할 수 있는 '장기 등'의 범위에 뇌사자한테서 기증받은 손과 팔, 발과 다리가 추가됐다. 또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범위에 간장과 골수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기 뿐만 아니라 폐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수는 기존 6종(신장·간장·골수·췌장·췌도·소장)에서 폐가 추가돼 7종으로 늘어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장기 기증 및 이식 사례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관련법을 정비한 것이다. 지금도 생존자의 폐와 뇌사자의 손·팔은 이식할 수 있다. 복지부가 행정부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하위법령을 고쳐서 의료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8월과 10월에 장기이식법의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개정해 뇌사자한테서 기증받은 손·팔을 이식하는 수술을 할 수 있게 하고, 중증 폐 질환자에게 생명유지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 가능한 장기의 범위에 '폐'를 추가한 바 있다. 이번에는 모법인 장기이식법 자체를 개정해 법적 근거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그간 살아있는 사람의 폐를 적출하지 못해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한테서 적출한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지만 뇌사자는 폐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아 폐 이식하는 건수는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에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이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딸에게 부모의 폐 일부분을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에 처음으로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학회와 정부기관, 국회 등에 폐 이식 수술의 의료윤리적 검토를 호소해 수술이 가능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9-01-04 13:37:06보건복지부는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들이 부담하던 뇌사자·사망자 장기 적출 비용을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은 장기 적출에 들어가는 요양급여 비용의 100분의 20 또는 100분의 14를 내고 나머지는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민건강보험이 비용 일체를 부담한다. 복지부는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7-06-05 10:14:07장기기증을 하는 뇌사 기증자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이식학회는 26일 '뇌사자 장기이식을 위한 국가 및 병원 지원금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행법률상 장기기증자에게 지급되는 위로금, 병원비 항목을 삭제하고, 장제비 명목으로 통합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제비는 국민건강보험법에서 피보험자나, 피부양자가 사망했을 때 장례를 치르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뜻한다. 이식학회에 따르면 2008년 세계이식학회와 세계신장학회는 "장기매매 및 해외원정 이식을 금하고, 국가 내에서 적절한 수혜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증자에게 장례비, 의료비, 본인 부담 의료비 등을 실제 돈으로 지원함으로써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이 자칫 '금전적 보상'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이식학회의 주장이다. 안규리 대한이식학회 이사장은 "장기기증은 '누군가의 끝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생명 나눔으로 기증자와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장제비 지원은 유지하되, 이 행위가 금전적 대가성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장기이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식학회는 다른 직접적인 지원금을 장제비 명목으로 통합하고, 국가 장례 대행 서비스 및 추모공원 설립과 같은 비금전적인 지원 방안을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정 이식정책지원협의회 위원장은 "옛날에는 피를 파는 '매혈' 행위가 성행했으나, 지금은 헌혈 문화로 완전히 정착됐다"며 "장기이식도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생명을 살린다는 개념에서 비금전적인 보상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규리 이사장은 "앞으로 장기기증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초중고 학생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금전적 대가를 바라고, 장기기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숭고한 정신'이란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6-05-26 14:50:40O형 간이식 대기자는 다른 혈액형에 비해 뇌사자 간 배분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외과 서경석·이광웅·이남준 교수팀은 2008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국내 뇌사자 간이식 1301건을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에 따라 비교 분석했다고 13일 밝혔다. 혈액형 별 뇌사 기증자와 수혜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A형 1.04(수혜자 479명·기증자 457명), B형 1.13(수혜자 376명·기증자 333명), AB형 1.63(수혜자 217명·기증자 133명), O형 0.61(수혜자 229명·기증자 378명) 로 나타났다. 같은 혈액형인 뇌사 기증자 100명이 발생하면 AB형은 163명, O형은 61명이 간 이식을 받은 셈이다. 이러한 혈액형 간 불평등의 원인은 국내 뇌사자 간 배분 시스템에 있다. 국내에서는 말기 간질환자의 질병 중증도 표지(CTP)점수로 이식 대기자의 응급도를 결정해 1, 2A, 2B, 3, 7등급으로 구분한다. 1, 2A 등급은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위급한 상태이며, 2B, 3, 7등급은 그 보다는 덜 위급하다. 1, 2A등급 중에서 뇌사자와 같은 혈액형 대기자에게 가점 10점, 이식 가능한 다른 혈액형 대기자에게 가점 5점이 부여되고, 기타 중중도 점수와 합산한 총점이 높은 순서대로 뇌사자 간은 배분 된다. 그 후 2B 등급 대기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A형 뇌사자 간은 1, 2A 등급의 A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순으로 배분된 후, 2B 등급의 A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 순으로 배분된다. B형 뇌사자 간은 B형, AB형에게, AB형 뇌사자 간은 AB형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에 반해 O형 뇌사자 간은 1, 2A 등급의 O형, A형, B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 순으로 배분된다. 그 후 2B 등급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그 결과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배분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비율이 1, 2A 등급에서는 44.4%, 2B 등급에서는 30.7%로 나타났다. 이는 2B 등급에서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A형 뇌사자 간 3.9%, B형 뇌사자 간 6.2%, AB형 뇌사자 간 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연구팀은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O형 뇌사자 간을 1, 2A 등급 대기자에게는 기존의 방식대로 배분을 하되, 2B 등급에서는 O형 대기자에게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O형 뇌사자 간이식 비율이 기존 0.61(수혜자: 229명/ 기증자: 378명)에서 0.70(수혜자: 267명/ 기증자: 378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광웅 교수는 "뇌사 기증자의 간은 한정되어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혈액형에 따른 뇌사자 간 배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뇌사 기증자 간 배분 시스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이식 학술지(Transplantation Proceeding)지 10월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3-11-13 1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