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영업팀에서 근무하는 서모 씨(33)는 얼마 전부터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증상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자주 나타났고, 최근 소개팅 자리에서는 손이 심하게 떨려 물을 쏟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점차 손과 함께 목소리가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까지 동반되자 인근 한방병원을 찾은 결과 수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수전증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손떨림 증상을 말한다"며 "증상이 경미하면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지만 심한 경우 심리적 압박감이 동반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결혼이나 취업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발병할 경우 '알코올중독'으로 오인받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노인들은 식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림이 심하면 영양결핍으로 인해 각종 질병의 위험이 높아진다. 가벼운 수전증은 완치 가능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 경우 손떨림을 50~90% 개선할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손떨림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수전증을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심'은 장기인 심장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의 정신활동 전반을 의미한다. 즉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한 심리, 과로가 지속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 떨리게 된다. 손떨림은 발병 원인에 따라 생리성, 본태성, 심인성으로 구분된다. 생리적 손떨림은 정상인이 흥분, 불안, 피곤한 상태이거나 커피를 마신 뒤에 나타난다. 주로 양쪽 손이 떨리며, 정신적 흥분 상태나 피로가 해소되면 자연 소실되기 때문에 따로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 수전증 종류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본태성 손떨림은 신경계 등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손이 떨리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인구의 약 0.7%, 65세 이상 인구의 약 4.6%가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현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40세 이후에 나타날 때가 많다. 부모 중 수전증이 있는 경우 30~50% 확률로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문 원장은 "본태성 수전증은 글씨를 쓸 때 손이 떨리는 운동성 떨림과 양팔을 가슴 앞으로 쭉 뻗은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굽혔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자세성 떨림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며 "파킨슨병으로 인해 주로 발현되는 증상인 안정 시 떨림, 즉 양손을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놨을 때 손이 떨리는 것과 구별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전증은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해 혼자 있을 땐 괜찮다가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손을 안정된 상태로 가만히 두면 괜찮다가도 물컵을 들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등 팔을 움직여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떨림이 발생하는 것도 본태성 수전증의 특징이다. 대개 양손 모두 나타나지만 질환 초기엔 주로 사용하는 손에서만 나타난다. 손이나 팔 외에 머리, 목, 턱, 혀, 목소리 등에서도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다량의 카페인이나 알코올, 기관지확장제, 진통제, 신경안정제, 우울증치료제 등으로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될 때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문 확률로 파킨슨병, 중추신경계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질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광동한방병원에서는 수전증의 발병원인을 찾기 위해 뇌혈류검사(TCD),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동맥경화도검사 등을 실시, 소뇌·대뇌 등 중추신경계의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이 중 뇌혈류검사는 초음파를 발사해 적혈구에서 반사돼 오는 파장으로 뇌혈관의 혈류속도를 측정한다. 전정기능검사는 어두운 암실에서 작은 불빛의 움직임을 따라 보게 하는 것으로 대뇌, 소뇌, 중추신경계의 기능이상을 진단한다. 수전증은 한약, 침, 약침, 테이핑요법, 추나요법 등으로 증상을 개선시킨다. 수전증은 뇌기능 및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한약을 처방한다. 심이 허할 땐 침을 팔·다리와 머리에 놓아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허한 장기를 보하는 약침치료를 병행한다. 침 치료는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문 원장은 "수전증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지만, 증상이 오래될수록 회복이 쉽지 않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며 "손떨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커피,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전증은 무엇보다 환자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며 "손떨림 증상이 부끄러워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과도하게 신경 쓰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스스로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5-12-24 09:11:59[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임신 중 초기 신경발달 시기의 환경호르몬 노출은 성인기 뇌에서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학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임신기 및 수유기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뇌 발달을 방해하며 성인기까지 영구적인 손상을 낳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체내 호르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수 있는 외래 화학물질이다. 화장품,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의약품 등에 포함된 화학물질로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인간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항시 노출돼 있으며, 그 결과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유독성 및 유해성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 정의만 교수팀은 알킬페놀류 내분비계 교란물질 일종인 옥틸페놀이 마우스(실험쥐)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논문에 실었다. 연구팀은 신경발달 시기의 옥틸페놀 노출이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성체 자손 마우스의 미세아교세포의 형태 및 기능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교세포는 신경세포의 기능을 도와줄 뿐 아니라, 뇌 발달 과정 동안 신경세포의 이동 및 생성, 사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세아교세포는 뇌 내 손상된 세포를 제거해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세포다. 연구팀은 마우스의 뇌에서 분리된 미세아교세포에 옥틸페놀을 노출시켰을 때 미세아교세포의 세포 면적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미세아교세포와 관련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옥틸페놀이 에스트로겐 유사체처럼 작용해, 미세아교세포의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미세아교세포의 형태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다. 연구팀은 또, 뇌 발달 시기 옥틸페놀 노출이 실험동물 성체 마우스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활발하게 뇌 발달이 일어나는 임신기부터 수유기까지 옥틸페놀을 임신 마우스에 노출시켜 자손 마우스에 간접적으로 옥틸페놀을 노출했으며, 이 자손 마우스를 성체까지 키웠다. 앞선 뇌에서 분리된 미세아교세포 실험과 유사하게, 연구팀은 옥틸페놀이 성체 자손 마우스의 대뇌 피질에서 미세아교세포의 형태를 변화시켰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은 성체 마우스 뇌에서 Iba-1 유전자의 발현량을 증가시키며, 세포 골격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마이크로어레이 분석을 통해 옥틸페놀 노출에 의한 성체 마우스 뇌의 유전자 발현 변화 양상을 확인한 결과, 옥틸페놀 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면역 반응과 관련한 유전자 및 사이토카인 유전자의 발현량이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이 성체 자손 마우스 뇌에서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잠재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뇌 발달 시기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교세포에 미치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확인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항시 노출될 수 있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뇌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을 맡은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관련 요인의 위험성을 제고하고, 관련 정책 및 규제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 10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G-LAMP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부산대 생명시스템학과 이승현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연구책임자인 정의만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13 08:46:14[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먹는 치매 치료약물을 개발, 출연연구기관이 기술이전한 것 중 최대 금액인 약 5037억원(3억7000만 달러)에 해외 기술수출을 계약했다. 이는 출연연의 공공 연구성과가 산업 분야로 확산될 수 있는 잠재력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가 지난 16일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개발단계별 마일스톤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술이전 대상 기술은 지난 9월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로, 신약 상용화 성공 여부에 따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의 성과다. 이번 계약 이전까지의 역대 최고 수출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술창업기업인 진코어가 지난해 미국 보스턴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초소형 유전자가위 기술 수출 계약액인 3억5000만 달러(약 4500억원)였다. ■먹는 치매약 임상 돌입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CV-01은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과 뇌신경계 질환에 획기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치매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박기덕 박사팀이 개발한 치료약물 'CV-01'이 신약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해당 기전의 치매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파킨슨병, 뇌전증 등 뇌 신경 손상이 원인인 다양한 뇌신경계 질환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IST 박기덕 박사팀은 지난 2014년부터 차세대 치매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특정 단백질(Keap1/Nrf2) 신호 경로를 통해 신경염증 반응을 억제해 뇌 신경회로 손상을 방지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연구 결과, 해당 반응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약물 'CV-01'을 개발했다. 이 약물은 통상 주사제가 대부분이지만 치매 치료제로는 흔치 않게 먹는 약으로 개발했다. 때문에 환자가 집에서 손쉽게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질병의 원인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성질이 커 기존 뇌혈관 부종 등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분자 화합물 약물이어서 뇌혈관장벽도 쉽게 통과해 뇌 등으로의 약물 침투가 빠르다. 뿐만아니라 치매의 발병 전 예방 용법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고령화의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획기적 약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사업화 지원 성공 KIST 오상록 원장은 "KIST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이 첨단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제약시장에 진출한 훌륭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이전 성과는 다양한 정부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KIST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지난 2016년부터 7년간 43억원을 투입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에 선정돼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이후 KIST 기술출자회사 큐어버스가 '바이오스타 사업'의 지원으로 2021년 창업하고, 이듬해 KIST와 'CV-01'에 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큐어버스는 이후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입주해 과기정통부로부터 연구소기업 등록, 세제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통해 비임상을 2년만에 완료, 81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는 과기정통부·보건복지부 공동 주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통해 임상 1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 황판식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출연연과 대학의 우수 연구성과를 바이오 기업의 임상과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중심에 두고,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한 기술사업화 정책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21 11:15:42[파이낸셜뉴스] 식사를 한 후에도 계속해서 배가 고프다면 "살이 찌려고 그러나"하고 넘겨버리는 것 보다는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7일 미국 남성 건강 잡지 맨즈헬스에 따르면 먹어도 금방 배가 고프다면 '식사의 질이 어떤지, 어떤 분위기에서 식사를 했는지, 최근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는지' 등 몇 가지 요인을 따져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식욕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음식을 먹으면 렙틴이 상승해 뇌에 식욕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라고 지시한다. 반면, 배고픔 호르몬으로 알려진 그렐린은 위장에서 생성되어 배고픔을 자극한다. 그렐린은 식사 전에 증가하고 식사 후에 감소한다. 간단히 말해, 렙틴은 식욕을 감소시키고 그렐린은 식욕을 증가시킨다. 이런 렙틴에 뇌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렙틴 저항성이 생기고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 혈액 내의 영양분, 특히 혈당이 떨어지면 글루카곤,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등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들은 간에서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배고픔을 유발하여 음식을 통해 혈당을 보충하게 된다. 우리 뇌는 혈당 수치가 떨어질 때 신체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 때 배고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생리적인 반응으로,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도록 작용한다. 식단의 균형이 맞지 않아도 배고픔을 느낄 수 있다. 식사의 영양 구성이 이후 포만감과 만족감을 결정한다. 빵과 가공식품 및 패스트푸드는 영양소가 부족하고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아 금방 배고픔을 느낄 수 있다. 포만감을 느끼려면 탄수화물, 단백질, 건강한 지방으로 구성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통곡물, 콩, 견과류, 씨앗,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포만감을 오래 가도록 한다.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도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는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식욕이 증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태에서 고지방 또는 고당분 음식을 찾는 이유다. 신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을 때, 우리 몸의 배고픔을 조절하는 호르몬은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은 신체의 여러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깨뜨려 식욕과 배고픔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면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는 식욕을 증가 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증가한다. 그렐린은 식욕을 자극하고, 더 많이 먹도록 유도한다. 때로는 건강 문제로 인해 자주 배고픔을 느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 혈당 변화, 식후 배고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 신진대사와 에너지 필요량이 높아져 에너지원을 빨리 소모하기 때문에 배고픔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항우울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도 일반적으로 식욕을 높일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07 10:52:20[파이낸셜뉴스] 중등증 알츠하이머병 마우스에 젬백스의 GV1001을 투여한 결과 질병이 걸리지 않은 정상 수준으로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되는 결과가 나타났다.GV1001은 뇌 속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의 이동이 촉진하면서 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확실하게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9월 30일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유성운 교수팀은 현지 시각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열린 'ReThink 신경면역학 심포지엄' 2024’에서 GV1001의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 연구 결과를 담은 포스터를 발표했다. GV1001은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주위로 미세아교세포의 이동을 촉진하여 식균작용(phagocytosis)을 유도함으로써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를 촉진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점은 이러한 미세아교세포의 작용이 세포 생존이나 세포 주기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활성을 조절하는 신호 경로(mTORC2)를 활성화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을 통해 GV1001이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이고, 기억력 저하와 신경세포 손상을 지연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유 교수는 "GV1001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만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며, 치매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GV1001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구체적인 기전을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젬백스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GV1001이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약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라며, “GV1001은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진행성핵상마비 등 신경퇴행성질환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기전 연구부터 다양한 임상시험까지 여러 연구에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30 10:03:38[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시각장애인의 시력 회복을 돕는 실험용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뉴럴링크가 개발 중인 '블라인드사이트'(Blindsight)라는 장치를 '혁신적 기기'(Breakthrough Device)로 지정했다. FDA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치료를 돕는 기기를 혁신적 기기로 지정해 신속한 개발을 돕고 있다. 블라인드사이트는 두뇌에 연결한 칩과 전기 신호를 이용해 시각 장애인들의 시력 회복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블라인드사이트를 활용하면 두 눈과 시신경을 잃은 사람도 앞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각 피질이 온전하다면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도 앞을 볼 수 있다"며 개발 초기에는 해상도가 낮은 그래픽처럼 보이겠지만 점차 자연적인 시각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괴짜 억만장자'로 불리는 머스크는 테슬라로 친환경 혁신 도구인 전기차를 일반화하고 스페이스X로 민간 우주시대를 열어젖히는 등 역사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신경 훼손으로 신체가 마비된 장애인들이 일상적 활동을 하는 데 불편을 덜 느끼도록 하는 혁신적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20 09:34:12뇌 표면에 전자패치를 붙여 간질 등 뇌질환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손동희·신미경 연구위원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함께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는 얇은 비닐 랩 같은 형태로 복잡한 뇌 곡면에 균일하게 밀착해 뇌파를 측정한다. 이렇게 뇌 표면에 부착된 전자패치는 음압 진동에도 안정적으로 고정돼, 잡음 발생을 억제하고 대뇌피질전도를 고품질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간질, 즉 뇌전증이 있는 쥐에 전자패치를 붙여 실험했다. 그결과, 전자패치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에 이식된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뇌파를 측정했다. 이 패치는 발작 하기 직전에 나오는 고주파 신호를 정밀 포착해 간질 증상을 막는 초음파 자극을 가동했다. 뿐만아니라, 초음파 자극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발작성 뇌파를 왜곡 없이 감지해냈다. 이때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자극 조건을 즉각 조정해 발작 증상을 성공적으로 억제했다. 손동희 연구위원은 "이 전자패치 개발로 개별 환자의 뇌 신경 활동을 최초로 실시간 계측할 수 있게 돼 맞춤형 뇌질환 치료기술에 한 발짝 다가섰다"며 "향후 난치성 신경질환의 정밀 진단 및 개인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전자약 핵심기술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을 전자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11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9-19 18:44:22[파이낸셜뉴스] 뇌 표면에 전자패치를 붙여 간질 등 뇌질환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손동희·신미경 연구위원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함께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는 얇은 비닐 랩 같은 형태로 복잡한 뇌 곡면에 균일하게 밀착해 뇌파를 측정한다. 이렇게 뇌 표면에 부착된 전자패치는 음압 진동에도 안정적으로 고정돼, 잡음 발생을 억제하고 대뇌피질전도를 고품질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간질, 즉 뇌전증이 있는 쥐에 전자패치를 붙여 실험했다. 그결과, 전자패치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에 이식된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뇌파를 측정했다. 이 패치는 발작 하기 직전에 나오는 고주파 신호를 정밀 포착해 간질 증상을 막는 초음파 자극을 가동했다. 뿐만아니라, 초음파 자극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발작성 뇌파를 왜곡 없이 감지해냈다. 이때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자극 조건을 즉각 조정해 발작 증상을 성공적으로 억제했다. 손동희 연구위원은 "이 전자패치 개발로 개별 환자의 뇌 신경 활동을 최초로 실시간 계측할 수 있게 돼 맞춤형 뇌질환 치료기술에 한 발짝 다가섰다"며 "향후 난치성 신경질환의 정밀 진단 및 개인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전자약 핵심기술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을 전자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11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9-19 11:09:04[파이낸셜뉴스] 아일랜드에 사는 한 여성이 23년 함께 산 남편의 얼굴도 못알아볼 정도의 심각한 '안면인식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살고 있는 작가 엘리너 플레그(56)는 치료법이 없는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 사진 속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해 안면실인증은 얼굴을 인식하거나 표정과 신호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뇌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일부는 가족력이 있어 태어날 때부터 이 증상을 갖고 있다. 엘리너는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모두가 교복을 입었기 때문에 옷만으로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어 종종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을 알아보기가 힘들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지 모르는 경우도 흔했고, 아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던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심지어 15살 때는 사진 속 자신의 얼굴조차도 알아보지 못했다. 첫 결혼 당시 태어난 두 아들이 어렸을 때는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는데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커지면서 알아보는게 힘들어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엘리너는 "어느 날 개 그레이하운드를 산책시키는 동네 청년을 보고 '와, 저 개가 우리 개와 똑같다'고 생각하고, 그날 오후에 당시 17살이었던 아들에게 말을 했더니 '엄마, 그게 저였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의 증상이 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이혼 후 2000년 지금의 남편과 사귀면서 자폐증 환자가 등장하는 소설을 쓰기 위해 연구하던 중 자신의 특성과 많이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후 병원을 찾은 엘리너는 53살이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안면실인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어머니도 평생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시력이나 시각 장애가 없는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 안면실인증은 흔히 '안면인식장애'라고도 불린다. 시력이나 시각 장애가 없는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전 세계 인구 100명 중 2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증상으로는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나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 동료를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안면 인식에 국한된 증상이기 때문에 얼굴 대신 머리 스타일, 걸음걸이, 옷, 핸드백, 목도리 등으로 특정인을 구별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안면실인증과 안면인식장애는 다르다. 안면실인증은 특정한 신경학적 상태를 지칭하는 반면, 안면인식장애는 그보다 더 넓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안면실인증 원인은 유전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겪는 선천적인 경우와 뇌경색, 뇌종양, 치매,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이나 자동차 사고 같은 외상으로 안면 인식을 담당하는 하부 후부 측두엽이 손상돼 발생한다. 안면인식장애는 안면실인증뿐만 아니라,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이 평균 이하인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얼굴을 인식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지만, 안면실인증처럼 극단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특정 상황에서만 인식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 배우 김수미, 오정세, 박소현 등도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배우 김수미는 한 방송에서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해 며느리 서효림의 얼굴도 잘 못 알아본다”며 “작년에서야 며느리를 보고 ‘아’하고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도 같은 고통을 여러 차례 호소했다. 그는 2022년 미국 남성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애인 안면실인증과 같은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9 21:31:24[파이낸셜뉴스] 사람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을 잔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며 불면이 지속되면 정서가 불안해진다. 사람은 잠을 잘 때 두 가지 수면단계를 반복하게 되는데, 만약 자면서 고함을 지르고 발길질을 한다면 렘수면 단계에서 행동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란병원 신경과 김진희 과장은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 중에 꾸는 꿈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로 실행하는 병으로 때로는 뇌의 다른 질환이나 정신과적 장애가 겹쳐져서 나타날 수 있다”며 “이 병은 본인은 물론 같이 잠을 자는 배우자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27일 밝혔다. 렘수면은 수면의 단계 중 안구가 급속히 움직이는 것이 관찰되는 단계의 수면이다.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보통 5~7차례의 렘수면을 경험하는데, 렘수면 중인 사람을 깨우면 보통 꿈을 꾸고 있었다고 말한다. 렘수면은 낮 동안의 정신활동을 정리하는 수면으로 뇌가 완전히 잠드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뇌파활동이 나타난다. 수면의 20~25%를 차지하며 꿈을 꾸며 비교적 복잡한 정보를 뇌에 저장하는 단계다. 렘수면 시간이 적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불안감, 우울감을 겪을 수 있다. 렘수면 때에는 근육이 무력해지고 호흡과 맥박이 불규칙하며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렘수면행동장애란 렘수면 기간 동안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한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누군가와 대결을 하거나 공격을 받고 쫓기는 등 폭력적인 내용의 꿈을 꾸면서 이를 행동화한다. 이로 인해 침대에서 떨어져 다치거나,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를 공격해 다치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면 관련 외상은 멍, 찰과상에서부터 드물게 골절, 뇌출혈까지 보고됐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렘수면 중 몸의 움직임을 중단시키는 뇌간의 운동마비 조절 문제다.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해 ‘노인성 잠꼬대’라고도 불린다. 말하거나 움직이는 잠꼬대가 치매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꿈꿀 때 말을 하거나 팔다리까지 움직인다면 몸을 잡아주는 뇌의 기능이 약해진 것이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에 따르면 12년간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관찰한 결과 약 50%가 파킨슨병, 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중 과격한 행동이 있을 경우 수면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수면검사는 수면 중 뇌파, 안전도, 턱 근전도, 코골이 등 수면시 신체에서 나타나는 여러 신호를 동시에 기록하는 검사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근전도에서 렘수면 시 근긴장도의 증가가 관찰되고, 비정상적인 렘수면 이상행동이 확인되면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김 과장은 “렘수면행동장애는 뇌가 퇴행성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이며, 환자를 추적 관찰해보면 파킨슨병이나 치매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또다른 치매, 파킨슨병 초기 증상으로 후각 기능 감퇴가 있으므로 렘수면행동장애와 후각 기능 감퇴가 같이 나타난다면 수면검사를 포함해 진료를 조속히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27 10:4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