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넥슨은 국내 첫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Respite care) 시설 건립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넥슨재단은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오는 2023년 개원을 목표로 서울 종로 원남동에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는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 서울대병원 김연수 원장,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 엔엑스씨 이재교 대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보건복지부 중증소아 단기입원병동 설치사업인 이번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건립은 정부지원금 25억 원과 엔엑스씨, 넥슨코리아, 네오플이 조성해 기부 약정한 100억 원의 기금 후원으로 건립이 진행된다. 이 기부금은 센터 운영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연말 넥슨 임직원들이 기부 이벤트로 모아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8500만 원도 운영 기금으로 사용된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중증 질환으로 인해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소아 환자와 가족들에게 종합적인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현재 국내에는 어린이 전문 단기 의료 돌봄 제공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번 센터 건립을 통해 의료 돌봄 시설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아와 가족에게 휴식과 재충전 시간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인근 원남동에 위치한 센터는 연면적 997㎡(302평)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6개 병상을 갖출 예정이다. 연간 1050명 중증 소아환자 단기입원 및 돌봄 치료가 가능한 규모다. 1회 입원 시 최대 6박 7일, 연간 14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24시간 의사가 상주하는 돌봄 의료시설 외에도 놀이 프로그램 시설과 가족상담 시설 등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치료와 휴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은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 건립이 환아 의료 돌봄 제공시설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 사회 미래인 어린이들과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어린이 재활 및 의료 시설 확충에 앞장서며 사회기여를 위한 기부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원장은 “서울대병원은 센터 운영을 통해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전인적 치료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며 공공의료의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센터 건립이 환자와 가족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어린이의 건강한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200억 원을 기부하고, 병원 개원 이후에도 환아들 재활치료 지원 및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 총 37억 원을 기부했다. 또 2019년과 2021년에는 국내 첫 공공분야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서며 충남권, 경남권에 장애 아동 재활치료 전문 의료시설 확충을 위해 대전시와 창원시에 각각 100억 원의 기부를 약정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2-03-11 16:18:14【파이낸셜뉴스 시흥=노진균 기자】 경기 시흥시가 '장애공감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며 장애인 권리 증진을 위한 복지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장애공감도시 인증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재홍 복지국장은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을 통해 '시흥시 장애공감도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장애인의 사회참여 촉진, 자립 기반 마련, 이동권 보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시는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방송,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 등 장애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권리 중심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 권리 이행 및 모니터링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와 긍정적 행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지원센터를 통해 맞춤형 평생교육, 장애인 부모 교육, 가족 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의 자립과 정착을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시는 새롭게 장애인 자립 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단기 거주시설 장애인과 재가 장애인에게 주거, 일자리, 의료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것으로, 현재 4채의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이동권 확보를 위한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시흥시는 지난 6월 '시흥시 장애인 등 이동 보조기기 유지관리 조례'를 제정해 장애인 이동 보조기기의 유지비용 보전과 수리센터 운영·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중증 보행 장애인을 위한 특별 이동 편의 지원을 확대하고, 보도 개선 및 버스정류장 이용 환경 개선 사업을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의 혁신적인 시도 중 하나는 '장애인 개인예산제도 시범사업'이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은 장애인 당사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고 계획·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34명의 대상자가 이 제도를 통해 재활 치료, 보조기기 구입, 주거환경 개선 등에 예산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시는 또한 권역별 거점 장애인 복지시설과의 협력을 통해 장애인 복지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남부권은 시흥장애인종합복지관을, 북부권은 대야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장애인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재홍 복지국장은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함께 갈 수 있는 장애인 복지 정책으로 장애공감도시 시흥시 조성에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흥시의 노력이 실질적인 장애인 권리 증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19 16:33:23시몬스의 신선하고 진정성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행보가 산업계 눈길을 끌고 있다. 시몬스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업활동'이라는 경영철학 아래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창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시몬스의 착한 행보가 침대 업계 1위에 오른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3138억원을 기록했다. 1992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이다. 최대 매출 속에 국내 침대 업계 1위로 등극했다. 순위 변동은 침대라는 용어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도 이천의 랜드마크이자 ESG 산실 '시몬스 테라스' 시몬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 모가면 시몬스 테라스는 지역사회와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ESG 산실이다. 이 곳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ESG 활동으로는 이천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파머스 마켓'과 매년 겨울마다 열리는 문화 나눔 행사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이 꼽힌다. 이천 농가 판로 개척을 위해 지난 2018년 시작한 파머스 마켓은 행사에 사용되는 집기 제작, 부스 설치, 디스플레이, 홍보 등 판매에 필요한 제반 사항 일체를 제공해 지역농가를 적극 지원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은 시몬스 침대가 당초 지역민과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 기획한 문화 나눔 행사였으나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겨울철 전국적인 볼거리로 발돋움했다. 실제 지난 2022년 크리스마스 휴일 양일 간 약 3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줘 테라스 인근 식당 매출이 이 기간 30% 이상 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한껏 멋을 낸 테라스 지하 주차장에서 진행됐으며,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부터 이천 지역 농산물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행사 기간 총 2만명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시몬스 침대는 이천 지역사회 일원으로 지역사회와 적극 호흡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명절마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생활용품을 이천 지역사회에 지원해왔다. 이번 설을 포함, 총 12번의 기부를 통해 시몬스 침대는 이천 지역사회에 5억원에 가까운 생활용품을 기부했다. 이천 시몬스 테라스 주변 마을 주민들과 플로깅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여름에는 시몬스 임직원들이 직접 수확하고 포장한 복숭아 1800 상자를 직원들과 협력사들에 선물하기도 했다. 이 복숭아는 이천 지역 복숭아 농장에서 직접 구매했다. ■공익이라면 '특허'도 공개 결단 시몬스는 지난 1월 초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 10-2151274)를 전격 공개했다. 타사가 시몬스 난연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이윤 추구 이전에 기업의 목적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단적인 예로 시몬스는 단순한 가구 제조사를 넘어, 공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하게 됐다. 시몬스는 ESG 경영 일환으로 지난 2018년부터 국내 최초·유일하게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에는 독자 개발한 신소재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을 적용했으며, 여기에 봉합실과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밑부분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매트리스 전면에 난연 기능 갖춰 불에 잘 타지 않고 불이 붙더라도 천천히 자연 소멸된다. 매트리스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실내 가구로 화재 발생 시 불쏘시개로 돌변해 실내 전체가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는 플래시 오버를 방지해 대피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 거주자는 물론 이웃과 매일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 안전에도 기여한다. ■소아청소년 환아에 '꿈과 희망'을 시몬스 침대는 지난 2020년부터 소아암 및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투병 환아들을 위해 매년 삼성서울병원에 15억원이 넘는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부금으로 현재까지 130여명 소아·청소년 환아들이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완화 의료'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질병 치료를 넘어 환아의 삶 전반을 케어하는 데 뜻을 모았다. 중증 질환을 겪는 환아 본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통증 조절을 통한 환아의 삶의 질 개선 △환아와 가족의 심리·사회적 지원 △환아의 신체적·정서적 발달 지원 △임종·사별 가족 돌봄 등의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투병생활 중 발생하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소아청소년 통합케어센터 출범을 돕는다. 시몬스의 도움으로 올 하반기 첫발을 내딛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통합케어센터는 재택의료 파트, 단기입원 파트, 병원학교, 재활치료 등을 아우르게 된다. 병원 내에서는 완화의료팀이, 집에서는 재택의료팀이 진료와 치료를 진행하며 환아 및 가족들을 세심하게 돌보게 된다. ■침대 사면 5% 기부도 '일석이조' 지난해 2월에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업계 최초 ESG 침대 '뷰티레스트 1925'를 선보였다. 해당 매트리스가 판매될 때마다 소비자가격의 5%가 기부금으로 차곡차곡 적립된다. 이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착한 침대'로 입소문이 나며 지난 한해 2000개 이상 판매고를 올려 누적 기부금은 4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오는 2025년 완공할 예정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금으로 쓰인다. 특히 뷰티레스트 1925 프로젝트는 인력 부족과 기반 시설 미비 등 국내 소아청소년과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 기업, 병원이 삼자 협력하는 지속 가능한 기부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뷰티레스트 1925를 구매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 마음에 두던 침대도 구매하고, 소아청소년 환아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7-29 17:57:07【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주택도시공사가 함께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위치한 경기도인재개발원 일원에 '경기 북수원테크노밸리'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도는 과천·인덕원테크노밸리~북수원테크노밸리~광교테크노밸리~용인테크노밸리~판교테크노밸리를 연결해 국내 최고의 AI지식산업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수원 테크노밸리 개발 구상'을 발표하고,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북수원테크노밸리에는 AI에 기반을 둔 IT기업과 반도체, 모빌리티, 바이오·헬스케어 연구소 등 미래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북수원테크노밸리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북수원테크노밸리 예정 부지는 15만4000㎡, 축구장 21개 규모의 면적으로 현재 경기도 인재개발원, 경기연구원, 기록관 등이 입주해 있다. 북수원테크노밸리는 '경기 AI지식산업벨트'로 구축되며,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 신분당선 등의 지하철을 통해 과천·인덕원테크노밸리~북수원테크노밸리~광교테크노밸리~용인테크노밸리~판교테크노밸리가 연결되는 경기도 AI지식산업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김 지사는 반도체벨트와 바이오벨트, 모빌리티벨트와 더불어 파주~고양~양주~의정부~남양주 등 경기북부를 연결하는 'AI문화산업벨트'와 이날 발표한 'AI지식산업벨트'를 더해 5개의 산업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시개발 정책브랜드인 '경기 기회타운'을 경기북수원테크노밸리에 적용, 직장과 일자리, 여가 서비스가 함께하는 주거정책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도는 연면적 26만㎡ 규모인 경기북수원테크노밸리 업무공간에 AI 및 IT기업,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헬스케어 등 첨단산업 연구소 등을 유치해 청년 등에게 7000여개의 일자리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여기에 기숙사 1000가구, 임대주택 3000가구를 공급해 직·주 일체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돌봄의료통합센터'를 설치해 전국 최초로 '돌봄의료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방문의료, 재활치료, 단기입원, 주야간보호 등의 시설을 통합적으로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경기북수원테크노밸리는 경기 RE100 비전 구현을 위해 모든 건물은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비전을 반영해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조성되며, 전철-버스 환승센터를 설치해 전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북수원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시행하며, 2025년 말 착공해 인덕원~동탄선 준공에 맞춰 2028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이재준 수원 시장은 "수원시는 '첨단과학도시'로 미래를 설정하고 있다"며"저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북수원테크노밸리 개발사업이 잘 추진되도록 수원시와 경기도, 경기도시공사의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3-26 13:34:37【 의령(경남)=이창훈 김규성 기자】 경남 의령군은 2만5000명 남짓이 사는 인구소멸지역이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어 부자의 기운이 넘치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지는 오래다. 합계출산율 0.7명이 예견되며 인구소멸 우려가 현실화됐던 지난해 2·4분기 의령에 오히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출산장려 전도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던 박성용·이계정 부부의 9남매 가정에 10번째 막내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 25일 의령에서 파이낸셜뉴스를 만난 다둥이 아버지 박성용씨(50)와 어머니 이계정씨(48)는 아직 요람에 누워 있는 막내 예빛이(1)를 '10번'으로 소개했다. 슬하에 10남매를 키우며 이름과 함께 번호를 붙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홈 구장인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경남도민의 날' 행사에선 '경남을 빛낸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맏이부터 10번째 막내까지 순서대로 등번호를 붙인 유니폼을 받았다. 번호를 매기는 게 일상이 된 계기다. 벌써 막내 티를 벗은 형 예율이(3)는 거실에서 낯선 기자와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에도 동생 옆을 떠날 줄 몰랐다. 아버지 박씨는 "아이가 아직 숫자를 잘 몰라서 정확히 몇 번째 동생인지는 알지 못한다"며 웃었지만 벌써부터 동생을 챙기는 마음이 가득했다. ■어려움 있었지만, 무사히 세상 만난 막내예빛이가 막내로 집안에 들어오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5월에 세상에 나왔지만 집에 오기까지 3개월을 병원에 있어야 했다. 선천적으로 심장에 이상이 있었던 탓에 태어난 지 2주 만에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아버지 박씨 역시 서울로 다니던 대학원 공부를 멈추고 막내 돌봄에 나섰다. 박씨는 "임신 때부터 아이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올해는 아이가 행복하게 잘 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꾸준히 어려움을 토로해 온 지방의 의료현실은 다둥이가정에 더 큰 현실적 어려움이다. 이전에도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가 없는 의령군을 벗어나 1시간 거리의 진주나 창원까지 나가야 했다. 정밀진료가 필요한 막내를 위해서는 부산대학병원이 있는 양산까지 가야 한다. 일정 부분 생업을 멈추면서까지 육아에 전념하는 부부이지만 "아기의 아픔은 특히 더 힘든 부분"이라고 밝혔다. 부부가 자리를 잡은 의령군은 전국 59곳의 인구소멸 위기지역 가운데 4번째로 위험도가 높은 곳이다. 전남 신안군, 인천 옹진군, 경북 울릉군에 이어 최선두권이다. 2만5000명 남짓한 의령 인구 중 청년(19~39세) 인구비율은 9.3%다. 부부는 의령을 "좋은 물과 좋은 공기,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서도 "10명을 키우는 데 당연히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에서 10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음에도 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지 않은 셈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둘째 예아(18) 역시 미술을 배우러 주말마다 진주까지 왕복 중이다.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한 다섯째 예권이(13)는 단 5명의 학우와 6년을 보냈다. 어머니 이씨는 "같은 학년 전교생 5명 중에 유일한 남자아이로 학교를 마쳤다"며 "다행히 집에 형제자매가 많은 만큼 외로움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라에서도 지역소멸과 저출산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셋째 예훈이(17)를 가질 당시만 해도 지원은 전무에 가까웠지만 넷째 예한이(15)가 태어난 때부터 출산장려금 제도가 시작됐다. 여덟째 예후(5)부터는 의령군에서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도 1000만~1300만원까지 늘어났다. 영·유아기로 한정했던 지원기간 역시 올해부터 취학 후 18세까지로 늘어난다. 다만 의료인력 배출이나 교육여건 개선 등 중장기계획에 포함된 내용들은 체감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 박씨는 "정주여건은 100%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의료나 예·체능 계열 교육시설까지 교통 등 지원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남매 가족밴드, 의령에선 스타그럼에도 10남매 가족은 서로를 의지하며 화목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활동을 했던 아버지 박씨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19년부터는 가족 모두 악기 한 가지씩을 맡아 밴드를 결성했다. 지금은 의령군에서 1년에 4번 고정으로 무대를 서는 어엿한 '음악가 가족'이다. 아버지 박씨의 저출산 관련 강의에서 깜짝 공연을 맡았을 때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부부는 "나를 닮은 생명이 나와 함께 산다는 것,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아이를 낳지 않으면 결코 알 수도, 표현할 방법도 없는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큰 사춘기 없이 성장한 것 역시 언제든 10명의 친구를 찾을 수 있어서라고 믿고 있다. 자신의 정체가 외계인이라고 말하던 둘째의 사소한 반항을 빼면 대학생부터 갓난아이까지 10명의 아이 모두 구김 없이 자라는 중이다. 어머니 이씨의 고민은 아이들의 성격보다 식성이다. 라면을 한 번 먹으려 할 때조차 최소 4차례는 냄비를 갈아야 한다. 아버지 박씨는 "뭐든 한번 먹으려면 분식집 사장이 돼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박씨는 인구소멸 지역에서 다둥이를 키우는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적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경남 인재개발원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사례:답은 현장에 있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그는 경남 인구정책 실무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chlee1@fnnews.com
2024-01-28 18:04:02[파이낸셜뉴스] 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별칭 도토리하우스)’의 문을 열었다. 서울대병원은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단기입원 및 돌봄 치료가 가능한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개소식을 개최하고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전인적 치료와 중증 질환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1일 밝혔다.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며칠만이라도 맡아 안전하게 돌봄으로써 환자 가족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나아가 환자에 대한 돌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병원과 보건복지부, 넥슨재단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설립한 센터이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넥슨재단 기부금 100억원, 보건복지부 국고지원금 25억원 총 125억원의 지원을 받아 약 5년 만에 종로구 원남동에 개소하게 됐다. 센터는 연면적 997㎡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센터 내에는 총 16병상의 중증소아 단기입원병상 뿐 아니라 놀이치료실, 상담실 등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치료와 휴식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됐다. 센터에 입원하려면 24세 이하 소아청소년이면서 △자발적 이동 어려움 △의료적 요구(인공호흡기, 산소흡입, 기도흡인, 경장영양, 자가도뇨, 가정정맥영양) 필요 △급성기 질환 없는 안정 상태, 이상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환자 중 사전외래를 통해 입원 지시를 받은 환자에 한해 서울대어린이병원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입원은 1회 7박 8일 이내, 연간 총 20박 21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 센터에는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중증 소아총소년 환자에 대한 전문지식과 술기를 충분히 갖춘 간호인력을 배치해 안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개소를 통해 의료 돌봄 시설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운영을 통해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전인적 치료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공공의료의 지평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01 15:28:43보험사의 효자상품인 '단기납 종신보험'과 '어린이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이뤄지면서 보험사들이 분주하게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단기납 종신보험에 열을 올렸던 생명보험사들은 신상품 개발은 물론 신사업으로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하거나 대면 판매 시장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주력 상품인 어린이보험의 경우 상품 판매 연령을 15세로 낮추거나 상품명 조정 등 대안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생보사 요양사업·GA시장 진출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지난달 KB손해보험의 요양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승인을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거주형 노인의료복지시설(위례·서초빌리지)과 출퇴근식 돌봄서비스인 재가형 노인복지시설(강동·위례케어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인 KB생명라이프가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노년층을 겨냥한 생애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KB손보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경영 전략으로 풀이된다. KB손보는 KB헬스케어 사업에 더 집중하면서 KB금융지주의 두 보험계열사의 핵심 신사업을 나눠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KB손보는 지난 8일 KB헬스케어에 300억 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자회사 소유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계약이 최종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와 농협생명도 요양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사업 진출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1년 TF를 꾸려 요양사업 진출에 착수했고 지난 3월에는 사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 내 라이프케어(LC) 부문을 신설해 수도권 인근의 요양시설 부지를 선정하는 단계에 있다. 농협생명 요양사업TF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운영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익 다각화 전략 차원에서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노년층을 위한 종신보험이나 간병보험을 신상품으로 출시하는 등 수명이 길어지는 장수 시대에 맞춰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양상이다. 생보사 내에서는 한화생명이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제판분리에 성공하면서 업계 1위 삼성생명도 GA 인수합병(M&A)을 타진하는 등 자회사형 GA시장이 더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매자회사인 삼성생명 금융서비스를 통해 다른 G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속채널은 조직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고 GA 인수를 통해 판매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 보장공백 20·30세대 공략 손보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어린이보험 최대 가입연령을 15세로 제한하면서 상품명에 어린이나 자녀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에 나서자 보장 공백이 생긴 20·30 세대를 위한 신상품 개발이나 상품 변경에 일제히 나섰다. 삼성화재는 지난 1일부터 30대 전용 건강보험 '내돈내삼' 가입연령을 기존 20~40세에서 16~40세로 확대하고 상품명을 '내돈내삼1640'으로 변경했다. 가입연령을 넓히는 대신 보장 혜택은 어린이보험 수준으로 강화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금쪽같은 자녀보험'의 가입연령을 태아부터 최고 15세까지로 조정했다. 대신 최고 35세까지의 기존 자녀보험 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KB금쪽같은 희망플러스 건강보험'을 이달 초 내놨다. DB손해보험도 이달부터 7세부터 3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20·30세대 타깃 '청춘어람 종합보험'을 선보이면서 기존 어린이보험인 '아이러브 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 연령을 15세로 낮췄다. 메리츠화재도 이달 16~40세가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 '내맘(MOM)대로'를 출시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예지 기자
2023-09-12 18:15:092050년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지방의 문제는 더 이상 '노화'가 아닌 '소멸'의 단계를 마주하고 있다. 2047년에 들어서면 2017년 대비 서울에서만 145만명, 부산 74만명, 대구 46만명의 인구가 사라진다. 이미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지방 소도시는 사라질 인구조차 없는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쇼크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이전이지만 우리나라 비도시 인구 비율은 1970년대 60%에서 2018년 기준 19%로 3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월 발간한 '한국의 지역 정책 발전 방향'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 인구의 76%는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OECD 평균인 55%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도시접근성에 기반한 OECD 지역 기준으로도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인구의 비율(11.3%)은 OECD 평균(29%)보다 낮다. 정부는 외국인력 수급을 통한 지역 내 생산성 제고를 단기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조개혁과 생활여건 개선 등 중장기 대책에 앞서 인구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서다. OECD는 2042년이면 전 지역에서 인구의 자연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교육, 의료 등 인프라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도시 지역은 경제 생산성을 넘어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외국인력 관리를 통합할 방안을 강구하라"며 외국인력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 숙련 기능인력 선발요건을 완화하고 인원을 늘리겠다는 법무부의 방침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방에서 수요가 높은 단순노무에 투입 가능한 숙련노동자에게는 장기취업비자 발급을 대폭 확대하고 선발 조건과 인원도 완화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약 11만명에 이른다. 비자를 통해 단기체류 노동자들이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입법과 정부조직 개편을 통한 이민청 설립까지 단계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손이 급한 지방에서도 외국인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만명 가운데 3만8000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배정받은 농업 현장에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형평성을 위해 농가당 20명으로 외국인력이 제한돼 있지만 대규모 재배시설은 여전히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외국인주민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정주인구'화에 착수했다. 충북 제천시도 '재외동포'인 중앙아시아 고려인을 대상으로 이주정책 도입을 준비하며 인구소멸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 공업도시였던 울산은 비전문취업비자(E-9)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를 2018년 3597명에서 올해 5월 4127명으로 대폭 늘렸다. 울산은 올해 말까지 외국인력을 70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울산 출생아수는 전년 대비 11.8% 줄어들며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률도 -0.9%로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상남도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유치하고 12개 과제를 선정, 외국인력의 조기귀국 등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도 외국인 노동자에게 3개월 치의 정착금을 지원하는 등 정주인력 확보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외국인력 도입에 내수 노동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은석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농업, 제조업, 돌봄서비스 등 국내인력의 기피직종에 외국인력을 도입하며 최저임금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자칫 국내 노동여건까지 교란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 교수는 "인구가 줄어도 취업경쟁이 사라지지 않듯이 여건이 좋다면 내수인력 유입을 유도하는 편이 사회비용이 낮을 수 있다"며 "중장기대책으로 여겨지는 구조개혁 등 개선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2023-06-27 18:38:05[파이낸셜뉴스] 2050년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지방의 문제는 더 이상 '노화'가 아닌 '소멸'의 단계를 마주하고 있다. 2047년에 들어서면 2017년 대비 서울에서만 145만명, 부산 74만명, 대구 46만명의 인구가 사라진다. 이미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지방 소도시는 사라질 인구조차 없는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쇼크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이전이지만 우리나라 비도시 인구 비율은 1970년대 60%에서 2018년 기준 19%로 3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월 발간한 ‘한국의 지역 정책 발전 방향'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 인구의 76%는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OECD 평균인 55%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도시접근성에 기반한 OECD 지역 기준으로도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인구의 비율(11.3%)은 OECD 평균(29%)보다 낮다. 정부는 외국 인력 수급을 통한 지역 내 생산성 제고를 단기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조개혁과 생활여건 개선 등 중장기 대책에 앞서 인구 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서다. OECD는 2042년이면 전 지역에서 인구의 자연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교육, 의료 등 인프라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도시 지역의 경우 경제 생산성을 넘어 삶을 영위해나가는데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외국인력 관리를 통합할 방안을 강구하라"며 외국 인력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 숙련기능인력의 선발 요건을 완화하고 인원을 늘리겠다는 법무부의 방침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방에서 수요가 높은 단순 노무에 투입 가능한 숙련 노동자에게는 장기취업 비자 발급을 대폭 확대하고 선발 조건과 인원도 완화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약 11만명에 이른다. 비자를 통해 단기 체류 노동자들이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입법과 정부조직 개편을 통한 이민청 설립까지 단계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손이 급한 지방에서도 외국 인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만명 가운데 3만8000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배정 받은 농업 현장에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형평성을 위해 한 농가당 20명으로 외국인력이 제한돼있지만 대규모 재배 시설은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외국인주민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정주인구’화에 착수했다. 충북 제천시도 ‘재외동포’인 중앙아시아 고려인을 대상으로 이주 정책 도입을 준비하며 인구 소멸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공업 도시였던 울산은 비전문취업비자(E-9)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를 2018년 3597명에서 올해 5월 4127명으로 대폭 늘렸다. 울산은 올해 말까지 외국 인력을 70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울산 출생아수는 전년대비 11.8% 줄어들며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률도 -0.9%로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상남도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유치하고 12개 과제를 선정해 외국인력의 조기귀국 등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도 외국인 노동자에 3개월 치의 정착금을 지원하는 등 정주인력 확보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외국인력 도입에 내수 노동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은석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농업, 제조업, 돌봄서비스 등 국내 인력의 기피직종에 외국인력을 도입하며 최저임금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자칫 국내 노동 여건까지 교란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 교수는 "인구가 줄어도 취업 경쟁이 사라지지 않듯이 여건이 좋다면 내수 인력 유입을 유도하는 편이 사회비용이 낮을 수 있다"며 "중장기대책으로 여겨지는 구조개혁 등 개선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6-21 21:51:23[파이낸셜뉴스] 넥슨이 오는 15일까지 3일 간 경기 성남시 넥슨 사옥에서 '제4회 더블유 위크(WEEK)'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더블유 위크는 넥슨코리아 직원들이 참여하는 사원증 태깅 방식의 모금형 사내 기부 이벤트이다. 해당 이벤트는 직원과 회사가 함께하는 사내 나눔 문화를 조성하고자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됐으며, 직원들은 넥슨 사옥에 마련된 기부부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부금을 직접 선택한 뒤 사원증을 태깅해 손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회사는 직원들의 총 모금액만큼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두 배로 기부한다. 앞서 넥슨은 총 세 차례 더블유 위크를 진행해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 시설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건립과 장애 어린이 의료지원, 소아암 환아 의료지원을 위해 각각 기부금을 서울대학교병원, 푸르메재단,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했다. 3회까지 누적 기부금은 총 2억2100만원이다. 이번 제4회 더블유 위크 이벤트로 모금된 기부금은 가족 돌봄 아동 후원 캠페인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영 케어러 가족을 돌보는 아이들' 캠페인 기금으로 전달된다. 영 케어러(가족 돌봄 아동)란 정신·신체적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가족을 돌보는 아동을 일컫는다. 넥슨은 사내 기부 이벤트를 통해 가족 돌봄 아동·청소년들의 의료비와 주거비, 보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 팀장은 "따뜻한 기부문화가 정착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올해도 임직원들의 소중한 온기를 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넥슨은 직원들과 함께 어린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후원을 적극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3-06-13 16: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