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은행직원들은 전통시장에 출장을 자주 나왔다. 동전을 지폐로 바꿔주는 기계인 일명 '동전 수레'를 전통시장 곳곳에서 끌고 다녔다. 동전교환 기계(동전카트)는 손수레에 실어서 은행원들이 시장을 순회했다. 상점 곳곳을 방문하면서 상인들에게 동전을 바꿔줬다. 은행의 현장 출장은 일종의 고객관리를 위한 은행의 출장서비스였던 셈이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근래에는 전통시장 출장과 동전카트가 사라졌지만 은행과 상인들은 여전히 깊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정부들이 소상공인 상인들 살리기 정책을 이어가는 것에 은행들도 적극 동참해왔다. 대형 은행들은 최근까지도 '풀뿌리 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생금융을 챙기고 있다. 전통시장과 은행의 깊은 인연은 그 기원이 수백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중공업 발달 이전까지 상공업의 중심지였던 시장 인근에서 화폐경제의 시초를 이루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 유례는 우리나라 대표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과 조선의 국영상점이 들어선 육의전 터 인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남대문시장은 지난 1414년 '정부임대전'을 개시한 것이 시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난 1911년 '조선농업주식회사' 설립을 계기로 지금의 시장이 개장됐다. 숭례문 옆 남대문시장 입구에 가보면 선혜청이 있던 자리라는 표시판이 있다. 선혜청은 대동법을 시행하면서 신설한 관청이다. 대동법은 민초들의 삶을 찌들게 했던 공납제도를 개편해 쌀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특산품을 세금으로 내게 한 조선 초기 공납제는 폐단이 많았다. 관리와 상인들이 백성들이 납부할 공납을 대신 바치고, 백성들에게 원금의 몇 배로 받아냈다.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작농들이 소작농으로 몰락하는 일이 많았다. 선혜청의 설립은 민초들에게 희망이 됐다. 선혜청은 점차 커져서 북쪽 창고인 '북창'과 남쪽 창고인 '남창'을 뒀다. 이는 현재 북창동과 남창동의 기원이 됐다. 선혜청은 법정화폐인 상평통보를 발행했던 상평청과도 인연이 깊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선혜청의 소속 기관으로 상평청을 뒀다. 조선시대 상평청의 기원은 고려시대 성종 때 설립된 이름이 비슷한 상평창이다. 상평창은 일종은 물가조절기관으로 현대의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을 했다. 상평창은 흉년이 들면 곡식을 풀고 풍년이 들면 곡물을 사들였다. ■남대문로는 '경성의 월스트리트' 남대문시장에서 몇 분 거리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과 투자사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본점이 남대문시장을 중심으로 둘러 싸고 있다. 또한 종각으로 이어지는 남대문로 1가 일대는 이미 1900년대에 금융의 1번지로 불렸다. 대한천일은행, 한성은행, 조선식산은행, 조선저축은행, 조선은행 등이 주변에 들어섰다. 소위 '경성의 월스트리트'였던 셈이다. 종각 인근은 조선시대부터 시전행랑, 육의전 등 한양을 대표하던 전통적인 시장들이 들어서 전국상인들이 몰려는 대표적인 상거래 중심지였다. 수십분 거리에 우리나라 근대 은행의 시초가 되는 우리은행과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의 첫 지점도 위치하고 있다. 구한말에 활동하던 상인들은 외세 자본에 대응하기 위해 민족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서울과 개성의 유력한 상인들과 관료들은 고종황제의 황실 자금 지원을 받아 1899년 '하늘 아래 첫째가는 은행'이라는 뜻을 가진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을 창립했다. 대한천일은행은 일반은행의 역할과 함께 국가의 자금을 관리하는 중앙은행의 역할도 담당했다. 일본의 경제적 침략으로부터 우리 자본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지난 1909년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은행 본점인 광통관은 종로에 신축됐다. 광통관은 광복 이후에는 한국상업은행 종로지점, 한빛은행 종로지점을 거쳐 현재는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광통관은 지난 1899년에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의 점포로 사용된 건물이다. 인근 청계천에 광통교라는 다리가 있어 광통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여전히 115년 이상 고풍적인 옛 건물에서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우리은행이 전국에 둔 100년 이상 된 지점들은 유명 전통시장과 상가 옆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100년이 넘은 우리은행 인천지점은 신포국제시장을 맞대고 있다. 우리은행 인천지점은 대한천일은행 시절인 1899년 5월 10일에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동 부근에서 영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남대문로는 서울 무교동, 소공동, 청계천, 명동까지 연결된다. 이 지역은 소위 돈이 몰리는 구역이었다. 남대문시장 인근의 명동은 소위 '큰손'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남대문시장에서 도로로 몇 분 거리인 명동은 조선 말기부터 본격적인 현대식 금융거리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922년 주식거래소 격인 경성현물취인소가 명동에 처음 들어선 이래 1970, 1980년대 은행, 증권들이 대거 몰렸다. 명동사채시장은 지난 1970년대까지 기업들의 제2 자금조달처로 활용될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증권사와 어음할인업자, 사채업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한국의 월스트리트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1979년 여의도에 증권거래소가 들어서면서 증권사들이 점차 여의도로 이동하면서 쇠락기에 돌입했다. 또한 지난 1980년대 일명 '명동 사채왕'들이 빠져나가고 지난 1990년대 금융실명제가 도입되면서 크게 위축했다. 지난 2000년대 이후 증권사들이 '탈여의도'를 시행하며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이 남대문 인근 을지로 일대에 본사를 두면서 옛 명성을 일부 회복했다. ■옛 중간상인들의 금융업무 활발 은행들이 활성화되기 전까지만해도 전통적 금융거래는 주로 계모임, 객주, 보부상, 전당포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금융거래 수단은 환, 어음, 외획 등이 있었으며, 거래상황을 기록하는 문서와 장부 체계를 갖고 있었다. 객주와 여각은 상인들이 모여드는 도시와 항구, 포구 등에서 상인간의 물품거래를 하도록 해주거나 물건을 대신 팔아주고 수수료를 받는 중간상인이었다. 조선 후기 상업 발달과 함께 성장했다. 객주는 위탁판매를 하면서 숙박, 운송, 창고업 등과 같은 업무를 함께 했다. 돈을 맡기거나 빌려주는 일, 환이나 어음의 발행과 인수와 같은 금융 업무를 맡아 현대의 일반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보부상도 이 같은 상거래와 금융거래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한 시장 주변에서 성행했던 전당포는 고려시대 중엽부터 전당국 또는 전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시작됐다. 조선시대부터 전당포로 불리며 성업했다. 조선후기에는 큰 규모의 돈거래나 장거리 거래가 이뤄지는 일이 많아졌으나 주요 지불수단이었던 동전은 부피와 무게의 제약으로 사용이 적합하지 않았다. 따라서 동전을 대체할 지불수단인 환이나 어음과 같은 신용화폐가 더욱 활성화됐다. 환은 발행과 지불장소가 달랐던 반면, 어음은 동일인에 의한 발행과 지불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일정한 금액의 지불을 약속하는 유가증권이라는 기본 성격은 거의 유사했다. 신용에 기초해 화폐와 비슷하게 유통된 환과 어음은 근대적 형태의 금융기관이 등장하기 이전 신용화폐로 큰 기능을 했다. ■소상공인 '상생의 길' 찾는 은행들 현대의 대형 은행들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수천억원의 금융 지원 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직접 챙기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를 어렵게 극복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서민금융상품의 금리 인하,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출연 및 신상품 출시를 비롯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경영컨설팅 확대 등 다양한 비금융적 지원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주요 은행장들은 지난 2023년에 전통시장을 찾아 소상공인들의 요청 사항을 직접 들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서울 남대문시장상인회와 광장시장 인근 우리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소상공인들의 요청을 경청하고 은행 지원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은행은 이후 남대문시장 상인회와 '상생경영 및 동반성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 결제기기 지원을 통해 남대문시장 스마트 결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본점 주차장뿐만 아니라 동대문시장, 통인시장 등 전통시장 인근 21개 우리은행 소유 지점 주차장도 주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소재 광장시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상생금융 선언에만 그치지 말고 진행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라고 은행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영업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은 소상공인 지원에 기여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에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피해기업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해 금융애로 해소에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4-01-28 18:40:14옛 한일은행과 함께 상업은행(상은)은 기업금융의 본산이었다. 광고는 서울 중구 소공동 입구를 오랫동안 지켰던 옛 상업은행 본점의 조감도를 보여준다(조선일보 1963년 6월 30일자·사진). 소공동과 명동은 '한국의 월가'로 불렸던 금융중심지였다. 그중에서도 상은 본점 건물은 한국 금융의 상징과도 같았다. 1965년 준공된 이 건물은 상은이 1999년 한일은행과 합병돼 한빛은행으로 새 출발할 때까지 존속했다. 그해는 상은 탄생 100주년이 되던 해였다. 상업은행의 뿌리는 대한천일은행으로 구한말인 1899년 발족했다. 한국 최초의 민간 상업은행은 1897년 출범한 한성은행(신한은행에 합병된 조흥은행의 전신)이다. 나중에 공립화되었기에 실질적으로는 대한천일은행이 최초의 민족계 민간은행이라고 한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2대 은행장이었는데, 취임할 때 겨우 다섯살이었다. 이런 연유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후신인 우리은행 수뇌부는 매년 새해 첫날 고종과 영친왕이 묻힌 경기 남양주 홍유릉을 참배한다. <본지 2023년 9월 15일자 30면 참조>대한천일은행은 1911년 조선상업은행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광복 후에는 북한 지점들을 모두 잃은 채 한국상업은행으로 거듭났다. 1956년 증권거래소 제1호 기업공개, 1972년 시중은행 최초의 민영화는 상은이 남겨 놓은 기록들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대기업들과 운명을 같이했다. 한빛은행으로 바뀐 뒤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돼 오늘에 이른다. 소공로와 남대문로 사이에 낀 자투리땅이었지만 상은 본점 터는 한국은행과 신세계백화점, 서울중앙우체국에 둘러싸인 명당 자리였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서울 중심부 사진은 신세계 앞 분수대와 상은 본점 건물을 담는 게 보통이었다. 터 모양 때문이지만, 다른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곡선 부위가 시선을 끌어당겼다.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소공로는 일제강점기에 이 일대를 점령했던 차이나타운을 갈라 놓으려는 목적으로 뚫었다고 전해진다. 상은이 없어진 뒤 본점 건물은 한국은행이 인수해 별관으로 사용하다 매각해 현재는 'K 파이낸스타워'가 되어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으로 쓰이는 옛 조선은행 본점 건물은 일제가 1912년 준공한 것이다. 도쿄역, 일본은행, 옛 부산역을 설계한 건축가 다쓰노 긴고 작(作)이다. 3년 후 경성우편국(현 서울중앙우체국)이 완공되고 한참 뒤인 1929년 미쓰코시백화점(현 신세계)이 들어서 '센긴마에(鮮銀前·조선은행 앞)' 광장과 명동, 충무로 일대는 서울의 신흥 중심가가 됐다. 그 전에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던 번화가는 화신백화점이 있던 북촌의 종로통이었다. 구한말부터 일본인들은 남산 기슭 아래의 남촌에 모여 살았고 그곳에서 가까운 충무로와 명동 일대가 자연스럽게 다운타운으로 개발됐다. 진고개로 불리던 충무로(혼마치)는 카페와 술집이 즐비한 유흥가로 변모했고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었다. 1920년대의 신세대였던 '모던 뽀이'와 '모던 걸'이 휘젓고 다니는 핫플레이스였다. 혼마치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혼부라'라고 했는데 도쿄 긴자 거리를 헤매는 '긴부라'를 모방해 붙인 것이다. 진고개라는 이름은 지금은 생경하지만 1964년 '진고개 신사'라는 노래와 영화가 나올 정도로 수십년 전까지는 흔히 부르던 지명이었다. 상업은행 말고도 서울, 한일, 국민 등 은행 본점들이 몰려 있던 명동과 소공동도 이제는 금융허브의 면모를 잃었다. 명동 맞은편 미도파와 롯데백화점 사이에 있던 옛 한일은행 본점은 1981년 재건축했는데, 외환위기 후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이 됐다. 백화점으로 리모델링했지만, 원건물의 모습은 남아 있다. 은행 본점들은 여의도와 을지로, 퇴계로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1-25 18:31:25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고종황제 홍유릉을 찾아 참배하고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은행 모든 경영진이 새해마다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올해에는 특히 상생금융·사회공헌을 강조했다. 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조병규 행장은 이날 경영진 24명과 갑진년 첫 날 경기 남양주시 홍유릉을 방문해 고종황제를 참배했다. 조 행장은 "고종황제 참배는 우리은행 설립 이념을 되새기고 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되짚어 보는 경건한 자리"라며 "갑진년 한 해 우리은행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금융으로 상생금융·사회공헌·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전신 대한천일은행은 1899년 고종황제가 탄생을 이끌었다. 구한말 개항과 함께 상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자 고종황제는 황실 운영자금을 자본금으로 편성해 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대한천일은행은 당시 중앙은행 역할을 겸했다. 상업을 이롭게 하고 화폐를 융통시켜 민족자본을 육성하겠다는 고종황제의 의지를 담아 상업자본 육성, 금융주권 회복 등에 역할을 해왔다. 김나경 기자
2024-01-01 18:30:57[파이낸셜뉴스]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고종황제 홍유릉을 찾아 참배하고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은행 모든 경영진이 새해마다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올해에는 특히 상생금융·사회공헌을 강조했다. 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조병규 행장은 이날 경영진 24명과 갑진년 첫 날 경기 남양주시 홍유릉을 방문해 고종황제를 참배했다. 조 행장은 "고종황제 참배는 우리은행 설립 이념을 되새기고 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되짚어 보는 경건한 자리"라며 "갑진년 한 해 우리은행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금융으로 상생금융·사회공헌·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전신 대한천일은행은 1899년 고종황제가 탄생을 이끌었다. 구한말 개항과 함께 상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자 고종황제는 황실 운영자금을 자본금으로 편성해 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대한천일은행은 당시 중앙은행 역할을 겸했다. 상업을 이롭게 하고 화폐를 융통시켜 민족자본을 육성하겠다는 고종황제의 의지를 담아 상업자본 육성, 금융주권 회복 등에 역할을 해왔다. 우리은행은 대한천일은행에 대해 "서구식 은행 경영방식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조선 후기까지 개성상인이 사용하던 복식부기법(현금 입출·외상거래를 기록하던 방법)인 송도사개부치법을 사용하는 등 일본계 은행에 맞서 우리나라 금융의 자존심을 지켜냈다"라고 평가했다. 대한천일은행을 계승한 우리은행은 125년 된 우리나라 첫 은행이다. 우리은행 경영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1월 1일 경기 남양주 홍유릉을 찾아 고종황제를 참배해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1-01 14:20:31모든 정부부처 차관이 물가안정 책임관을 맡아 적극적인 물가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다.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도 본격 가동했다. 정부는 9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 등 앞서 발표한 물가·민생안정대책 추진 상황도 함께 점검했다. 물가관계차관회의는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서 논의한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후속 조치다. 최근 확대된 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해 모든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되어 부처별 소관 품목의 가격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물가 대응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는 체감도 높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현장 대응반도 설치했다. 기재부는 물가 안정 현장대응팀을 가동해 계란·대파·배추 등 주요 농축산물 산지를 점검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물가 안정대응반을 가동하고 물가 체감도가 높은 빵, 우유, 스낵과자, 커피, 라면, 아이스크림,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9개 가공식품 품목을 밀착 관리할 서기관이나 사무관급 담당자도 지정했다. 해양수산부도 물가 안정 대응반을 운영, 산지와 유통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산업부 중심으로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가동해 매주 주유소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유통단계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물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추 대파 등의 가격이 관련 대책 발표 이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평균 김장비용은 21만8000원으로 전년 11월 상순과 비교해 9.4%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3.8% 하락했고 무 가격은 45.1% 낮아졌다. 깐마늘과 양파 가격도 각각 32.0%, 25.7% 낮아졌다. aT 관계자는 "배추는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금은 여전히 14.6% 비싸고, 대파와 생강도 각각 13.9%, 9.9%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비축했던 천일염 1만t을 시장에 공급해 김장시즌에는 전년도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운영해나갈 것"이라며 "부처별 현장 대응을 바탕으로 체감도 높은 물가·민생 안정대책을 강구해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11-09 18:19:49[파이낸셜뉴스] 모든 정부부처 차관이 물가안정 책임관을 맡아 적극적인 물가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다.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도 본격 가동했다. 정부는 9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 등 앞서 발표한 물가·민생안정대책 추진 상황도 함께 점검했다. 물가관계차관회의는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서 논의한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후속 조치다. 최근 확대된 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해 모든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되어 부처별 소관 품목의 가격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물가 대응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는 체감도 높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현장 대응반도 설치했다. 기재부는 물가 안정 현장대응팀을 가동해 계란·대파·배추 등 주요 농축산물 산지를 점검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물가 안정대응반을 가동하고 물가 체감도가 높은 빵, 우유, 스낵과자, 커피, 라면, 아이스크림,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9개 가공식품 품목을 밀착 관리할 서기관이나 사무관급 담당자도 지정했다. 해양수산부도 물가 안정 대응반을 운영, 산지와 유통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산업부 중심으로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가동해 매주 주유소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유통단계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물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추 대파 등의 가격이 관련 대책 발표 이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평균 김장비용은 21만8000원으로 전년 11월 상순과 비교해 9.4%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3.8% 하락했고 무 가격은 45.1% 낮아졌다. 깐마늘과 양파 가격도 각각 32.0%, 25.7% 낮아졌다. aT 관계자는 "배추는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금은 여전히 14.6% 비싸고, 대파와 생강도 각각 13.9%, 9.9%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비축했던 천일염 1만t을 시장에 공급해 김장시즌에는 전년도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가 지난 7월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 불안에도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운영해나갈 것"이라며 "부처별 현장 대응을 바탕으로 체감도 높은 물가·민생 안정대책을 강구해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11-09 15:21:33잡힐 것 같던 물가가 석 달째 3%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지난해 7월 6%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7월 2%대로 내려와 안정세를 찾는 것 아닌가 했으나 다시 반대 흐름을 타고 있다.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복합적이다. 장기간의 저금리 시기를 거치면서 시중에 대거 풀린 돈이 자산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여기에 급박한 대외정세로 야기된 공급불안이 물가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끝이 안 보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지난달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석유와 원자재 시장은 불안의 연속이다. 농산물 작황이 순조롭지 않아 채소류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지난달에도 13.5%나 급등했다. 상승폭은 29개월 만에 가장 컸다. 농산물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반대로 더 악화됐다.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지난달 3.6%나 올랐다. 몇 년 동안 지속된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가가 뛰면 서민들의 삶은 직격탄을 맞는다. 정부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장철을 앞둔 시기인 만큼 배추, 무 등 농산물과 천일염 대량공급 계획도 내놓았다. 가공식료품의 부가가치세 면세는 2025년까지 연장하고, 에너지바우처 제도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가 생계가 어려운 이들에게 어느 정도 보탬이 될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끈질긴 인플레에 대한 처방은 보다 장기적이어야 하고, 사회 전체의 고통분담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고물가·고유가가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물가를 자극할 정책과 관행, 소비행태를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횡행할 조짐을 보이는 포퓰리즘병을 막아내는 게 시급하다. 퍼주기식 선심정치는 정치권이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확장재정 요구는 무책임하다. 이 대표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린다"며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가만이 문제가 아니다. 현재 나랏빚은 1100조원에 이르렀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 한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다. 그칠 줄 모르고 불어나는 가계부채는 이대로 가다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외국 기관들의 경고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을 확장하는 것은 물가를 더 끌어올려 감당 못할 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정부의 건전재정 정책은 맞고도 불가피한 방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금리가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됐고, 인플레 둔화세를 자신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걱정에 미국과 다른 행보를 걸었던 한국은행은 계속 이 기조를 유지하는 게 맞는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와 잡히지 않는 물가를 해결하기 위해선 금리를 올리는 정공법을 쓰는 게 바른 길일 수 있다.
2023-11-02 18:29:46국내 최고(最古) 은행은 1897년 한성은행으로 출발한 조흥은행(신한은행에 합병)이다. 우리은행의 기원은 1899년 고종의 명으로 세워진 대한천일은행(상업은행의 전신)이다. 고종의 아들로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2대 은행장을 역임했다. 이런 연유에서 우리은행 수뇌부들은 매년 새해 첫날 고종의 묘소인 남양주 홍유릉을 참배한다. KB국민은행의 모태인 국민은행은 1963년 서민금융 전담 국책은행으로 설립됐다. 그보다 전에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서울은행(하나은행에 합병)이 창립됐다(조선일보 1959년 11월 28일자·사진). 이름에 보이듯이 서울은행은 창업 당시 영업구역이 서울로 제한된 지방은행이었다. 1962년 전국 은행으로 발전했다. 광고를 보면 서울은행 본점의 최초 위치는 서울 소공로 한국은행 옆이다. 그 일대는 여러 은행 본점이 들어선 한국 금융의 중심지였다. 약도의 오른쪽에 '치과대학'이라고 적혀 있는데 서울대 치대를 말한다. 전신인 경성치과의학교는 1922년 개교해 소공동 저경궁터에 부지를 마련했다. 저경궁은 조선 선조의 후궁이자 인조의 할머니인 인빈 김씨의 궁묘다. 서울대 치대는 1969년 12월 연건동으로 옮겼다. 서울은행 초대 은행장은 윤호병씨로 일제강점기에 은행원으로 시작해 상업·한일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4·19혁명 직후 재무부 장관을 겸임하기도 했다. 서울은행 본점은 1975년 명동으로 옮겼고 이듬해 신탁은행과 합병, 서울신탁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5년 서울은행으로 이름이 환원됐다. 몇 년 후 터진 외환위기로 시중은행들은 급전직하의 운명을 맞게 된다.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도 돈을 떼이게 됐고 줄줄이 같은 길로 들어섰다. 은행들의 주가는 1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감자로 거의 휴지 조각이 됐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은행마다 수백, 수천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났다. 한일은행은 상업은행과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바뀌었다가 완전감자를 거쳐 정부가 전체 주식을 소유한 우리은행이 됐다.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됐다가 하나은행으로 넘어갔다. 제일은행은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으로 거듭났다. 서울은행은 1999년 HSBC에 매각이 추진되다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됐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해외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0년 도이체방크에 경영을 위탁하고 강정원 도이체방크 서울지점 대표를 은행장으로 선임해 회생을 모색했다. 서울은행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 하나은행에 합병돼 창립 43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한국투자금융이 모태인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까지 인수, KEB하나은행으로 거대 은행 반열에 올랐다. KEB는 외환은행의 영어 표기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9-14 18:19:05[파이낸셜뉴스]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의 전시소장품을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박물관 홈페이지를 개편했다고 31일 밝혔다. 은행사박물관은 2004년 개관했다. 우리은행의 전신이자 국내 최초 민족은행인 대한천일은행의 창립문서를 비롯하여 근현대 은행 산업의 역사적 발자취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개편된 디지털 은행사박물관 홈페이지에는 PC, 태블릿, 모바일 등 기기에 따라 최적화된 화면구성으로 보여주는‘반응형 웹’기술을 적용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VR 전시’로 전시소장품을 직접 보는 것과 같은 관람 효과도 더했다. ‘주요 소장품’ 코너에서는 대한천일은행의 장부, 통장 및 회계기 등 주요 전시품을 3D, e북, 고해상도 디지털 콘텐츠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은행사박물관 개편으로 코로나 19로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앞으로도 은행사박물관의 비대면 관람 및 금융역사 교육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은 2019년부터 지역아동센터 아동 대상으로 경제·금융 교실 사업을 시행하는 등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해 오고 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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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4 08:3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