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남 김해시 한 도로 바닥에서 빨간색 래커로 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욕설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7월31일 김해시 진례면 왕복 2차선 도로와 인근 지역에서 빨간색 래커로 쓴 ‘윤석열 XXX, 김건희 XXX’라는 낙서가 발견됐다. 도로에 적힌 욕설을 본 마을 주민이 인근 주민센터에 신고했고 주민센터가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또 지난달 21일에는 처음 낙서가 발견된 곳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역시 빨간색 래커로 쓴 욕설이 추가로 발견됐다. 주민 신고를 받은 주민센터는 이같은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에는 첫 낙서 지점에서 1km 떨어진 곳에서 비방글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동일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현장에서는 낙서를 쓸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래커 통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당시 현장 주변을 오간 차들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없지만, 해당 시간대 지나가는 차량을 분석해 쫓고 있다”고 말했다. 경범죄처벌법 3조에 따르면 인공구조물 등에 글씨를 쓰거나 새겨, 더럽히거나 훼손한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01 05:32:08최근 산불 피해의 심각성은 지난해 4월 강릉 산불을 포함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만 7차례나 이어진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2000년 동해안 산불, 2005년 양양 산불, 2019년 고성·속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 2022년 강릉·동해 산불, 2023년 충남 홍성 산불, 금산·대전, 강릉 등 10개 지역의 산불이 있다. 특히 2017년 이후에도 산불은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일시적 고온 현상, 강수량 감소, 건조한 날씨의 증가 때문이다. 숲이 울창해 보이지만 과거의 식재 조건을 반영해 성장한 탓에 산불이 발생하면 더욱 크게 확산되는 요인도 있다. 대형 산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9월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은 남한 전체 산림 면적의 3배에 달하는 피해를 줬고, 같은 해 8월 하와이 마우이에선 7000여ha의 숲이 소실돼 100여명이 숨지고 많은 가옥이 파괴됐다. 국내에서도 주택, 농작물, 농업 시설물, 축사, 군사시설, 사찰, 문화재, 요양원 등 다양한 시설이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으며 산림 생태계와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산림 인근엔 원자력발전소, 송전탑, 통신선, 가스시설 같은 주요 기반시설이 위치해 국가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 따라서 산불로부터 우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산불 방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첫째, 시설물 주변부의 산불 위험 요소를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 요소들을 점검하고 가연물 관리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둘째, 산불에 강한 수종을 적극 심고 소나무 같은 침엽수림을 활엽수림으로 교체해 산불 예방 숲을 조성해야 한다. 산불 위험 지역에서의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효율적 산불진화를 위한 인력·고성능산불진화차 투입을 위해선 진입도로 확충이 필수다. 임도는 자체방화선, 산불확산 저지뿐 아니라 산사태, 쓰나미 발생 시 대피로와 산림휴양, 산림탐방 등 일상과 자연을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 최근 송전탑과 송전선로 근처에서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송전탑 주변에서의 임목 벌채, 완충구역과 내화 수림대 조성 등에 대한 구체적 사업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함을 실감하고 있다. 2022년 울진·삼척 산불에서 경험했듯이 원자력발전소와 가스저장시설 등 국가 주요시설 보호를 위한 산불 예방 숲 가꾸기 등 특화된 산불방지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산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산불 진화 계획을 세우고 기반시설과 진화장비를 확충해야 한다. 산불 위험지역과 수원지, 진화대원 예상 진입로를 도면화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출동, 집중진화를 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선 국민이 산불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국가 주도로 제도 개선과 감시·예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도 산불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이다. 우리 모두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하자.이시영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명예교수
2024-11-10 18:49:29[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해안가에서 구조된 점박이물범 암수 한 쌍이 치료를 끝내고 충남 서산 가로림만 벌말선착장 인근에 방류됐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강원도 앞바다에서 잇따라 구조한 점박이물범 암수 한 쌍을 이날 가로림만 벌말선착장 인근에 방류했다. ‘봄’으로 이름 붙인 점박이물범 수컷은 지난해 3월 31일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해안가 구조물 위에서 심한 탈수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시 새끼였던 봄이는 경포아쿠아리움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 현재는 139㎝의 크기에 몸무게는 46.2㎏에 달하고 있다. 암컷 '양양'이는 지난 3월 22일 강원도 양양군 물치항 인근 해안가에서 기력 저하로 표류하던 것을 구조했다. 역시 새끼였던 양양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80㎝에 34.6㎏으로 성장했다. 봄이와 양양이는 지난 4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연이어 옮겨졌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봄이와 양양이는 활어 사냥 등 자연 적응 훈련을 받으며 합사됐으며, 두 개체 모두 자연 방류 적합 판정을 받아 최적 서식지로 평가받은 가로림만 품으로 들어가게 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봄이와 양양이 몸에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점박이물범은 가로림만 해양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물"이라며 "봄이와 양양이가 가로림만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유관 기관·단체들과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점박이물범은 식육목 물범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해양보호생물 등으로 지정돼 있다. 회유성 동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서식 해역은 가로림만과 백령도로, 3∼11월 국내에 머물다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을 한 뒤 돌아온다. 가로림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점박이물범을 육지에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가로림만 점박이물범은 2021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조사에서 최대 12개체까지 확인된 바 있다. 충남도는 세계5대 갯벌인 서남해안 갯벌에 속하며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을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명품 생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10-16 11:37:32[파이낸셜뉴스] 제주의 한 산간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침범 사고를 내고 도주한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중앙선 침범 사고내고 도주하다 또 사고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10일 오후 6시39분께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516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지인 소유 쏘나타 승용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모닝과 SM6 차량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 충격으로 뒤로 밀린 SM6 차량을 뒤따르던 아이오닉 차량이 추돌하는 2차 사고도 발생했다. 사고 직후 잠시 정차했던 A씨는 이내 앞 범퍼가 파손된 채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간선버스를 들이받았다. 당시 버스에는 12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이 사고로 버스 운전기사와 승객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번째 사고를 내고 나서야 차에서 내린 A씨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인근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 한라생태숲 숨어있다 사고 목격자가 신고 이튿날 출근하던 사고 목격자가 한라생태숲 인근 갓길을 걷고 있는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오전 8시20분께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8년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A씨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사고 당일 점심때 식당에서 반주로 소주 4∼5잔을 마셨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해당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가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영상을 확보했으나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이 사건 발생 약 13시간40분 만에 A씨를 긴급체포해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곧장 채혈도 진행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으나 음주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음주 수치 검출 안돼 혐의 적용 못해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도 있지만, 역추산할 최초 수치가 필요해 음주 수치가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결국 검찰은 음주 운전 혐의는 배제하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음주 무면허 사고는 엄벌이 불가피하며,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잇따라 낸 뒤 도주해 음주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한라산에 있다가 나타나 붙잡혔다"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음주운전 관련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13 06:27:17【전국 종합】 8일 전국 곳곳에서 발효된 호우특보로 인해 경북 북부, 대전·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호우주의보와 함께 물 폭탄이 쏟아졌다. 경북 북부지역에 16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집중호우로 고립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안동시와 영양군 등지에는 집중호우로 도로가 통제됐으며 도내 곳곳에서 토사 유출과 낙석,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상주, 영양에서는 전날부터 200㎜가 넘는 비가 내려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충북 지역에서는 옥천군 옥천읍 한 산비탈면에 매몰됐던 A씨(57)가 수색 11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또한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8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8곳, 홍성 둔치주차장 등 7곳을 통제했다. 세종시는 침수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했다. 유성구 금고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전깃줄에 걸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맨홀뚜껑이 열리고 주택과 도로에 물이 넘치는 등 호우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7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서는 맨홀뚜껑이 열려 물이 넘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도 맨홀에 물이 넘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응급조치했다. 산림청은 이날 '서울·대구·인천·대전·경기·강원·전북' 지역에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8개 공원, 235개 탐방로(북한97, 태백26, 속리26, 월악24, 계룡22 등)를 통제하고 5개 항로 6척(군산 어청도, 거제 저구 소매물도 등)의 여객기 운항도 통제했다. 중대본은 또한 산사태, 하천 범람, 지하공간 침수 등에 대비해 취약지역·시설에 대해 선제적 통제와 주민대피에 철저를 기할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태경 김장욱 기자
2024-07-08 21:22:20【파이낸셜뉴스 전국종합】 8일 전국 곳곳에서 발효된 호우특보로 인해 경북 북부, 대전·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호우주의보와 함께 물 폭탄이 쏟아졌다. 경북 북부지역에 16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집중호우로 고립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안동시와 영양군 등지에는 집중호우로 도로가 통제됐으며 도내 곳곳에서 토사 유출과 낙석,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상주, 영양에서는 전날부터 200㎜가 넘는 비가 내려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충북지역에서는 옥천군 옥천읍 한 산 비탈면에 매몰됐던 A(57)씨가 수색 11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또한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8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8곳, 홍성 둔치주차장 등 7곳을 통제했다. 세종시는 침수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했다. 유성구 금고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전깃줄에 걸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맨홀 뚜껑이 열리고 주택과 도로에 물이 넘치는 등 호우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7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서는 맨홀뚜껑이 열려 물이 넘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도 맨홀에 물이 넘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응급조치했다. 산림청은 이날 '서울·대구·인천·대전·경기·강원·전북' 지역에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8개 공원, 235개 탐방로(북한97, 태백26, 속리26, 월악24, 계룡22 등)를 통제하고 5개 항로 6척(군산 어청도, 거제 저구 소매물도 등)의 여객기 운항도 통제했다. 중대본은 또한 산사태, 하천 범람, 지하공간 침수 등에 대비해 취약지역·시설에 대해 선제적 통제와 주민대피에 철저를 기할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태경 김장욱 기자
2024-07-08 20:44:59【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7500만원이나 되는 돈뭉치가 발견된 현장은 누군가 급히 돈을 숨긴 정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실수로 돈을 떨어트렸거나 놓아두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사건 발생 4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돈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울산 돈뭉치 사건의 의문점을 정리해 봤다. ■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단 지난 4일 울산 남구 옥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5000만원 현금 다발이 발견된 지 4일째를 맞고 있다. 그 사이 현금 2500만원이 같은 장소에서 추가로 발견돼 의문의 현금 다발은 7500만원으로 늘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7일. 현금 다발이 발견된 아파트는 연륜이 묻어나는 아파트였다. 아파트로 들어 올 수 있는 입구는 경비실 앞 한 곳뿐이고 아파트 건물을 돌아서 뒤쪽으로 가면 출구가 있지만 철문으로 닫혀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현금 다발이 발견된 곳은 경비실에서 대각선 뒤쪽에 있는 화단이다. 이 아파트 A호~B호 현관 입구 옆 1층 베란다 아래였다.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경비실 뒤쪽에도 연결 통로가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했다. 화단에는 어른 허리 가까이 키가 자란 오는 철쭉나무와 사철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경찰의 수색을 위해 잡초를 베어낸 것 외에는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현금 다발 중 먼저 5000만원은 이들 나뭇가지 아래에서 발견됐다. 취재를 종합해 본 결과 당초 검은색 비닐봉지에 들어있었다는 당초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돈뭉치 그대로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검은색 비닐봉지에 든 채로 발견된 것은 이틀 뒤 바로 옆에서 발견된 2500만원이다. ■ 경비실 출입문과 2~3m 거리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문은 발견된 돈이 누군가 화단에 떨어트리고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숨긴 것인지다. 발견된 장소는 아파트 1층 현관 옆 화단이다. CCTV 사각지대이긴 하지만 경비실 출입문과의 거리는 2~3m에 불과하다. 인기척이나 이상한 행동 시 1층 주거 주민에게 목격됐거나 경비원에게 발각됐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주민들이 모두 잠든 심야에 경비 순찰이 없는 시간대면 가능하다. 하지만 “사방이 개방돼 목격될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 굳이 돈을 숨겼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두 번째 의문은 아파트 고층 거주자가 화단으로 떨어트렸을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현장 상황을 봐서는 꼼꼼하게 숨겼다기보다는 급한 나머지 화단 나무 사이에 현금 다발을 감추려 돈뭉치가 든 비닐봉지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5000만원 돈뭉치는 이때 봉지에서 빠져나와 따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위치에서 떨어트렸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세 번째는 외부에서 누군가 아파트 화단으로 비닐봉지를 던졌을 가능성이다. 화단은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바깥 보도와 인접해 있다. 울타리에서 화단까지는 4m 남짓이다. 화단보다 보도의 지대가 높아 아래쪽에 있는 화단으로 던지기가 쉽다. 다만 “왜?”라는 의문에는 답하기는 쉽지 않다. 아파트 반대편은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야산이다. 급하게 비닐봉지를 던져서 숨기려면 반대편 야산이 더 나은 편이다. ■ 숨긴 시점은 발견되기 최소 이틀 전 풀리지 않은 점은 또 하나 있다. 돈뭉치가 잇따라 발견 장소가 같음에도 발견 시점이 다른 점이다. 지난 4일 오후에 경비원이 발견해 입주민 회장에게 전달했고 다음 날인 5일 오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때는 보이지 않았던 검은색 비닐봉지가 다음 날인 6일 오전에 발견됐다. 2500만원이 뭉치 채 들어있었다. 이틀 전 5000만원이 있던 자리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잡초에 가려져 겨우 보였다고 전해졌다. 그렇다고 전날 누군가 또다시 돈뭉치를 가져다 놓았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같은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5000만원 돈뭉치가 빠져나와 먼저 발견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돈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은 아직까지 없다. 지금까지 경찰의 수사는 돈을 묶었던 은행용 띠지를 이용해 몇 달 전 한 시중 은행을 통해 인출된 돈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현재 인출자를 찾고 있다. 또 5000만원 돈뭉치에는 비에 젖었다가 마른 흔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돈을 숨긴 시점은 최근 이 지역에 비가 내렸던 지난 2일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은행용 띠지와 비닐봉지에 남아 있을 지문의 감식, 목격자 탐문 등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08 15:35:05【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완성차 업체 5곳이 인증 부정 혐의에 적발돼 일본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도요타 등 5개사가 자동차 양산에 필요한 인증인 '형식 지정'과 관련해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국교성은 "부정행위는 이용자의 신뢰를 해치고 자동차 인증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교성은 4일 도로운송차량법에 근거해 도요타에 현장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머지 4개사도 순차적으로 검사를 받게 된다. 부정 행위가 발견된 것은 도요타 외에 마쯔다, 야마하 발동기, 혼다, 스즈키 등이다. 국교성은 안전성 등이 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부정 행위와 관된 생산 차종의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는 일본을 대표하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에서도 부정 행위가 잇따라 발각된 사태를 무겁게 보고 각사의 현장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야리스 크로스, 크라운 등 총 7개 차종의 인증시험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발견됐다. 현재도 생산 중인 코롤라 필더 등 3개 차종은 출고 및 판매를 중단했다. 마쯔다는 생산차 2개 차종과 과거 생산차 3개 차종 등 총 5개 차종에서 부정이 발견됐다. 야마하 발동기는 생산차 1개 차종과 과거 생산차 2개 차종에서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 혼다는 과거 생산차 22개 차종, 스즈키는 과거 생산차 1개 차종에서 각각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도요타의 자회사인 다이하쓰 공업에서 신차 안전성 시험이 부정을 반복하고 있던 문제가 드러난 바 있다. 다이하쓰는 당시 64개 차종 모두에서 174건의 부정 행위가 발각돼 전 차종의 출하를 일시 정지했다. 도요타 자동직기에서도 지난 1월 자동차용 엔진의 인증 수속에서 부정이 발견돼 도요타가 해당 엔진을 탑재하는 10개 차종의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다이하쓰와 도요타의 부정 스캔들에 대응해 완성차 제조사와 장비 제조사 등 총 85개 업체에 지난 10년간 유사한 비리가 있었는지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5월 말 시점에서 68개사가 조사를 마쳤고, 도요타를 포함한 나머지 17개사는 조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6-03 15:18:44[파이낸셜뉴스] 경남 진주에서 교통사고로 반대편 차선에 튕겨져 나간 40대 여성이 지나가던 차량에 치이면서 숨졌다. 당시 경찰은 여성의 휴대전화 충격 감지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15분께 40대 여성 A씨의 휴대전화 충격 감지 기능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신형 스마트폰의 경우 강한 충격을 감지하면 119·112 등에 자동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내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소방은 진주 이현동 한 자동차전용도로로 출동해 앞범퍼가 부서지는 등 사고가 난 K5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차량 내부에는 운전자가 없었고, 주변을 수색하다 반대편 차선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A씨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자신이 몰던 차로 도로 방호벽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그 충격으로 반대편 차선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도로에 쓰러진 상태에서 마주 오던 승용차 3대에 잇따라 치였다. A씨를 가장 먼저 친 50대 운전자는 그대로 현장을 떠났으며 나머지 2명은 충돌 직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에 "사고가 났을 때 동물을 친 줄 알았으며 사람인 줄 몰랐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2차 충격을 가한 운전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14 06:22:20도쿄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에서 고양이의 '집사', 개 반려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집들이 한국보다 작은 데다 입양부터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입양부터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애완동물 숍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입양하는 데만 200만~300만원은 싼 편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은 1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답니다. 여기다 예방접종을 비롯한 각종 의료비와 사료값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도쿄 중심가에서 개를 키우면 부자'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약 1600만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있다고 추계되는데요. 이는 일본의 15세 미만 인구(1435만명)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볼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캣 맘'입니다. 한국에서는 캣 맘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국민성 영향인지 캣 맘을 볼 수 없습니다. 또 철저한 등록제 덕분에 도심의 길거리에서는 유기견, 유기묘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반려견은 '충견 하치코(ハチ公)'이라고 불리는 개입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오타테시에서는 하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동상에 헌화한 한 초등학생은 "하치는 소중한 사람을 계속 기다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한 쪽 무대에서는 하치와 같은 아키타 한마리가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를 열어 행사장의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유난을 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하치코를 캐릭터화하고,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본이 사랑하는 '하치', 100살 되다 지난해 100살을 맞은 하치는 자타공인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개'일 겁니다. 한국에 돌아온 백구(1993년에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7개월 만에 약 300㎞의 거리를 되돌아 진도로 돌아온 진돗개)가 있다면 일본엔 하치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 아키타 품종인 하치는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인 1923년 11월 10일에 아키타현 오타테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망한 주인을 시부야역 앞에서 끝까지 기다리다 죽은 '하치(ハチ)'에게, 충성심이 높다는 의미에서 '공(公)'을 붙여 '하치코(ハチ公)'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입니다. 하치는 생후 50일 정도에 도쿄 시부야에 살고 있던 우에다 에이자부로 도쿄대 교수의 집에 입양됐습니다. 당시 우에다 교수는 시부야역에서 전철을 타고 도쿄대학으로 출퇴근했습니다. 하치는 항상 역앞까지 교수를 배웅하고, 다시 주인이 올 때까지 시부야역에서 기다리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1925년 우에다 교수가 도쿄대에서 급사한 이후에도 하치는 10년 가까이 교수가 살아있을 때처럼 시부야역에 교수를 마중 나왔습니다. 이 스토리가 아사히신문에 실리면서 하치는 충견으로 일약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1934년 기부금이 모여 청동상이 세워졌고, 화려하게 제막식도 열렸습니다. 청동상은 사실 하치가 살아 있을 때에 세워진 것이죠. 하치의 '충성'이라는 이미지가 당시 일본 제국주의 선전에 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치는 11살이 되던 그 이듬해에 죽었습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던 일본의 전세가 급격하게 꺾이던 때입니다. 전쟁 중 자원 조달에 시달린 일본군은 급기야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던 하치의 청동상마저 군수물자로 공출했습니다. 종전 하루 전인 1945년 8월 14일의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하치코 동상은 1948년 종전기념일(8월 15일)에 연합군 총사령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워진 두번째 동상입니다. 하치의 두번째 동상은 패전국으로 전락한 일본의 부흥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하치의 사후 도쿄대학 농학부에서는 병리해부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부검도 흔하지 않던 시절, 단순한 개 한 마리가 아니라 '국민 개'로서 당시 하치가 얼마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는지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부검 결과 심장과 간에서 사상충이 대량으로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복수가 고여 고통 받았고, 결국 사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위에서는 닭꼬치의 꼬챙이가 3, 4개 발견됐는데, 이 꼬챙이에 의해 소화기관이 손상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부검 후 하치의 시신은 박제돼 국립과학박물관에 지금도 보존돼 있습니다. 하치 동상은 하치가 태어난 오타테시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시부야역 동상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지만 이 동상 역시 태평양전쟁 당시 쇳물로 녹여졌다가 1987년에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2012년에는 우에다 교수의 고향인 미에현 쓰시의 긴테츠히사이역 앞에 우에다 교수와 하치가 마주 보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논밭에서 日트렌드의 성지로 하치가 다녀간 100년의 시간 동안 시부야 일대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동상이 된 하치는 같은 자리에서 일본의 변화를 목도했습니다. 지금 시부야는 일본의 유행을 선도하는 화려한 문화 일번지인데요. 1885년에 일본 철도 시나가와 선(현재의 JR 야마노테 선)역이 개업했을 무렵의 시부야는 전원 지대였습니다. 당시 시부야역의 하루 이용객이 당시에는 겨우 십여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현재 하루 26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유명한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면서 시부야역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곳이 얼마나 변모했는지 실감이 납니다. 특히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각인시킨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은 시부야에도 전기가 됐습니다. 그 때 도로 교통망, 인프라가 정비되면서 현재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1971년 11월에는 시부야 폭동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미군 주둔을 인정한 오키나와 반환협정 조인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대가 폭도화해 기동대 등을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습격한 사건입니다. 1973년 시부야는 대표 쇼핑몰인 '파르코', 1979년 '시부야 109'가 잇따라 문을 열자 유행에 민감한 10~20대가 모이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발전했습니다. 1980년대 시부야 캐쥬얼 스타일을 뜻하는 '시부카지', 'DC브랜드' 등 이른바 일본의 버블패션이 각광을 받았고, 진하고 검은 얼굴 화장을 드러냈던 '갸루패션'에 이르기까지 시부야는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과 음악이 탄생하는 무대로 탈바꿈했습니다. 요즘 시부야-하라주쿠가 젊은이들의 패션 성지가 된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1987년에는 영화 '하치 이야기'가 개봉하면서 잠시 기억에서 밀려났던 하치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에서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등 하치의 스토리는 해외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하치코 동상은 만남의 장소 뿐만 아니라 방일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거긴 꼭 가야돼", 더 '힙'해진 시부야, 외국인·기업 '핫플'로 이제 시부야는 방일 외국인 10명 중 6명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 도시가 됐습니다. '2022년도 국가·지역별 외국인 여행자 행동 특성' 조사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이 방문한 도내의 장소(복수 회답)는 시부야가 58.4%로 가장 많았습니다. 방문 장소 중 가장 만족한 장소로 응답률이 높았던 곳도 시부야였습니다. 특히 시부야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긴자를 누르고 1위가 돼 명실상부 도쿄 최대의 번화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시부야에서는 최근 100년를 내다보는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8~2020년에 걸쳐 '시부야 스트림' '시부야 솔라스타' '시부야 후쿠라스' '미야시타 공원' 등의 상업 시설과 사무실이 연달아 개장했습니다. 향후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 등도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 스타트업들도 시부야로 모이고 있습니다. 시부야구는 지난해 8월까지 미국, 한국, 스웨덴 등에서 11개사를 유치했습니다. GMO 인터넷그룹, 사이버 에이전트, 구글 일본법인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특유의 문화가 발산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시부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시 얼굴을 바꾸는 시부야를 향해 언론들은 '잘한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시부야는 옛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충견 하치만은 한 자리에서 변함 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1-13 13:2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