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수요 자체가 있어야 우주항공 산업화와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연 3회 정도의 발사가 가능해지면 ㎏당 비용이 4만5000달러에서 2만5000~3만달러 수준으로 확 낮아질 것이다." '한국판 나사(NASA·항공우주국)'로 일컬어지는 우주항공청(KASA) 개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우주항공업계는 '국내외 발사수요를 늘리는 것'을 우주항공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우주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초기에 나서서 기업들이 실패를 거듭해도 계속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이를 통해 먼저 비용을 줄이고, 기술신뢰성을 보장해야 상업적 수요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산업은 자연스럽게 수요가 증가하는 일반적인 민간사업과 결이 다르다. 실제로 글로벌 우주항공 민간시장에서는 업체가 4~5회 정도 발사에 성공한 후에야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이후 발사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공위성 서비스 수주도 그제서야 할 수 있다. 일종의 '도움닫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우주항공기업들이 '뉴 스페이스 시대'에 실력을 제대로 뽐내려면 우주항공청이 초기부터 반복적인 발사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현재 국내 발사체 발사 횟수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회가 예정됐다. 연평균 0.75대에 그치는 아쉬운 상황이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주 1회꼴로 발사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내 우주사업 및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 개청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을 의미한다. 그간 정책이 부처별로 나뉘고 민·군 수요도 분리돼 중복투자, 역량분산 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제는 단편적이지 않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민간기업의 필요에 맞춘 정교한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45년까지 대한민국의 우주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다. 아직 우리나라의 글로벌 점유율은 1%가량에 불과하다. 도움닫기 거리가 충분치 않다면 멀리뛰기 혹은 높이뛰기 시합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사 역시 스페이스X를 세계 선도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처럼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우주항공청도 국내 기업들의 도약력을 증대시키는 데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그 도약력은 바로 발사 기회를 최대한 늘리는 데 달려 있다. 우주항공청의 성패 조건이기도 하다. yon@fnnews.com
2024-04-16 18:31:52[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반강제적 언택트시대에 접어들면서 집안에서 혼자하는 운동을 돕는 새로운 피트니스 시스템이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동작인식기술과 실감형 콘텐츠를 접목해 만든 융합제품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운동자세를 배우고 따라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와 연동하면 다른 사용자들과 게임하듯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안전시스템연구그룹 이수웅 그룹장 연구팀이 ㈜점핑하이, ㈜지오아이티와 함께 비대면 점핑 피트니스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단체운동 할 때와 같은 몰입감과 운동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점핑 피트니스'란 20~30여명의 사람들이 1인용 트램펄린 위에서 음악에 맞춰 강사의 피트니스 동작과 안무를 따라 하는 단체운동이다. 트램폴린 사용자의 동작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의 애저 키넥트 센서를 활용해 인식, 전문강사 동작과의 일치 여부를 실시간 비교·평가해 점수화할 수 있다. 또 별도의 카메라가 트램폴린 아래 투영된 발 그림자를 추적해 발이 닿은 위치와 깊이를 파악, 도약력과 소모 칼로리도 산출해준다. 이와함께 네트워크와 연동하면 원격지도 및 회원 간 공개 강습이 가능하며, DDR과 같은 게임 콘텐츠도 지원된다. 비대면 점핑 피트니스 시스템의 동작 인식 기술에는 이수웅 그룹장이 개발한 '영상 기반 소프트 촉각 센서 기술'이 녹아 있다. 이 기술은 접촉 정보를 카메라 기반의 '영상' 신호를 통해 간접적으로 획득하는 방식으로, 소재 고유의 탄성과 소재에 힘을 가할 때의 변형 정도를 계산해 발의 위치나 도약력, 운동량 등을 약 95%의 정확도로 추정해낼 수 있다. 특히 고무, 가죽, 합성섬유 등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소재와 카메라만 확보되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센서를 제작할 수 있으며 직접 접촉도 필요 없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수웅 그룹장은 "현재 시제품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제품을 더 보완해 2년내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점핑 피트니스의 장점을 살려 향후 고령자 및 하지장애인을 위한 재활 운동기구용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점핑하이는 국내 최초의 점핑 피트니스 전문기업으로 국내 가맹점이 400여 곳에 이르는 체코 점핑의 한국지사이고, ㈜지오아이티는 스크린 골프, 승마, 자전거 시뮬레이터를 출시한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이번 성과는 지난 9월 수요기업인 ㈜점핑하이에 기술이전 됐다. 개발된 시제품은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리는 온라인 전시회 'ICT CyberWorld 2020'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1-12 09:58:39"실수를 하더라도 '양학선2'를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양학선2'를 했으면 1등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1인자의 자리에서 잠시 내려온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이 큰 아쉬움을 안고 장도에 나선다. 양학선은 27일 오전 7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카오행 NX 825편을 타고 한국 남녀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마카오를 거쳐 중국으로 향한다. 다음 달 3일부터 중국 난닝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아시안게임을 마치자마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숨 가쁜 일정이다. 이런 이유에서 중국과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A팀(대표팀 1진) 대신 B팀(대표팀 2진)을 파견했지만,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사실상 이번 아시안게임에 '올인'했다. 양학선이 훈련 도중 주저앉을 정도로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 통증이 극심했음에도 진통제 주사를 맞아가면서까지 출전을 강행한 것은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병원에서는 정밀 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했으나 양학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밀 검진에 2시간 정도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양학선은 그렇게 한가롭게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왔다. 아시안게임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열렸다면 양학선이 출전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만난 양학선은 부상 상태에 대해 "어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근육이 찢어진 데가 물이 차고 염증이 심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도 중국에 가서 훈련하는 기간이 긴 편이니까 잘 준비하면 시합에는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지난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도마 결선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학선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북한의 체조영웅 리세광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면서 평범한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었지만 이를 거부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압박붕대를 두껍게 감고 나선 그는 허벅지 상태가 최악이었음에도 세계 최고의 도약력이 필요한 자신의 독보적인 기술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과 제2의 신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를 연거푸 시도했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 탓에 실제로는 '양학선'과 '양학선2'를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하고 이보다 난도가 0.4 낮은 '여2'와 '로페즈' 기술로 내려앉았다. 양학선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도마에 손을 짚을 때 그 기술이 될지 안될지를 느낄 수 있다"면서 "짚는 순간 안 되겠다고 마음속으로 느꼈기 때문에 다른 기술로 바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양학선은 1, 2차 시기 합계에서 1위에 0.016점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니어 데뷔 이후 금메달 이외에는 다른 색깔의 메달은 걸어본 적이 없는 양학선은 믿을 수 없는 결과에 펑펑 울었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의 기억은 굳이 지우려고 생각 안 한다"면서 "그런 경험을 해야지 앞으로 좀 더 좋은 성적이 다시 다가올 수 있으니까"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그는 부상에도 도마 결선 하루 전 링과 마루운동 결선에 출전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제까지 국제대회에서 다른 종목 결선에 들어가 본 적이 처음이었다"면서 "물론 그것 때문에 도마에서 성적이 안 좋게 나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도마 선수가 아니라 다른 종목도 함께 하는 체조 선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겠다는 것을 철저하게 느꼈다"면서 "다른 종목을 신경 쓰면서 도마에도 신경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양학선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단체전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체전에서 24위 안에 들어야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어 12장의 올림픽 티켓에 도전할 수 있다. 주영삼 남자 대표팀 감독은 "24위 안에 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학선이는 현재 상태로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를 말하기 어렵다"면서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겠지만, 무리시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4-09-27 09:25:25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이 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은 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2014년 시무식'에서 "강점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해 달라"고 강조했다. 남 사장은 시무식에서 "사람으로 60세는 환갑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동국제강도 찬란한 60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재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오는 7월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남 사장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태도로 집중해야 할 일과 버려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 머물지 말고 일상적인 노력을 넘어서 회사의 정제된 강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 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은 강점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할 때 새로운 힘이 생기고 경쟁력과 도약력이 생긴다"며 "등산을 하듯이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발을 내딛다보면 어느새 큰 성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도 "물은 99도가 되도 끓지 않는다. 마지막 1도를 더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동국제강의 도전 문화를되새겨 올해 각오를 새롭게 하자"며, "파도가 오면 두려워 말고 파도 타기를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2014-01-02 13:4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