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 금융권의 디지털 발전 속도를 고령층은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핀테크·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은 고령층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교육사업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력을 넘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韓 디지털금융 문해력 OECD 평균보다 '10점' 낮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디지털금융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전국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금융문해력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 디지털 금융문해력은 OECD 평균(53점)보다 크게 낮은 43점에 그쳤다. 4대 정보취약계층 중 하나인 고령층의 영향으로 평균 금융문해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인데, 실제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70.7%에 불과해 다른 취약계층인 장애인(82.8%), 저소득층(96.1%), 농어민(79.5%)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령층의 금융범죄 피해도 극심하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60대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673억 원으로 전체 세대 중 46.7%를 차지해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에 2금융권은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교육 지원을 위해 30억원의 기금을 조성, 첫 번째 사업으로 카카오임팩트·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금융 교육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 클래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개 지역에서 시범교육을 성료한 후 2년차인 올해부터는 정규교육과정과 함께 강사양성과정을 추가 개발, 교육 지원 지역을 수도권 13개 지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4월 강사양성과정을 통해 52명의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의 디지털 금융교육 강사인 '페이티처'를 선발하고 6월부터 두 달 간 25개 이상의 지역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강사 양성 과정과 강사 기회 또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제공함으로써 시니어 디지털 금융 접근성 향상 뿐만 아니라 시니어의 사회참여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업계 최초로 ‘큰글씨 모드’, ‘대화형 메시지’ 등을 탑재한 '시니어 친화형 모바일 서비스'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큰글씨 모드'는 한 화면에 한 가지 기능만 적용해 큰 글씨와 충분한 여백을 제공하며, 메뉴 버튼 또한 크게 만들어 실수로 잘못 누를 가능성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생활경제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아름인 금융 프렌드’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범죄예방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금융체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앱 설치 없이도 스마트폰(모바일 웹)이나 PC에서 쉽게 실생활과 밀접한 △간편 결제 △키오스크 △피싱 범죄 예방 등의 체험을 반복해 고령층 안전한 금융거래와 금융 편익을 제고하고자 했다. 현대캐피탈은 ‘시니어 디지털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그램을 수료한 시니어 디지털 인턴들로 하여금 현대캐피탈이 지방자치단체와 진행하는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의 보조강사로 활동하도록 돕고 있다.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65세 이상의 고객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 사전에 동의한 가족이나 친지 등 해당 고객이 지정한 관계자에게도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출 신청 사실을 알려주는 '고령자 지정인 알림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실수도 만회 가능한 시스템·고령층과 '동행' 하려는 인식 必 전문가들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서비스 제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발 더 나아간 디지털금융 문해력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고령층이 클릭 또는 터치 실수를 했을 경우 처음 단계로 되돌아가서 설정할 때도 실수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금융문화가 디지털 국면으로 완전히 전환된 시점인데, 고령층은 '숫자를 잘못 눌러서 금액이 많이 나가지 않을까',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근본적인 두려움이 많은 계층"이라며 "시나 구별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모의 훈련하는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 숙달되도록 돕고, 금융사들 또한 고객이 변화한 금융거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6-19 15:03:19[파이낸셜뉴스]하나은행이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의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을 위한 금융교육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길라잡이'를 시중은행 최초로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하나원큐 길라잡이는 거래내역조회,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 금융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기능들을 실제 ‘하나원큐’ 앱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용 앱을 학습하면 큰 어려움이 없이 실제 하나원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디지털 금융 학습이 이뤄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가문해교육센터 및 전문 문해교육 강사진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습자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로 구성해 배우기, 연습하기, 평가하기 등 단계별 학습 기능을 반영하는 등 개인의 수준을 고려한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하나원큐 길라잡이는 앱 이용 시 별도의 접근권한을 요구하지 않고 회원가입, 로그인의 번거로운 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서버 연결 없이 단독 앱으로 운영돼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없다. 하나은행 소비자보호그룹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소외되고 있는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을 보호하고자 이번 하나원큐 길라잡이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2-06 11:46:22[파이낸셜뉴스] ‘챗GPT 신드롬’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학계 전문가들은 인간의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부터 키워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제언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인간이 갖고 있는 지능을 AI라는 도구를 통해서 확장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한국 기업 역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 데이터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술 발전과 법제도 개선의 균형점을 맞추는 한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파이낸셜뉴스는 챗GPT를 둘러싼 논쟁 중 △AI 생태계 변화 △한국기업의 대응 △AI 윤리 등 주요 의제에 대한 지상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공득조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혁신센터 실장,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장(교수),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나다순)가 함께했다. -글로벌 MAU 1억을 돌파한 챗GPT 파급력에 대해. ▲공득조=기존 AI 서비스에 비해 아는 것도 많고 기대이상의 결과물이 나오니 열광하는 것 같다. 물론 틀린 정보도 있지만 논리적으로 말하는 척을 잘한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만족도를 채울 수 있는 또 다른 서비스들이 대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명주=구글 검색 엔진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 파급력은 대단히 크다. 특히 일반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이전 AI 기술에 비해 사용자층이 굉장히 넓고, 개인의 역량을 높여주는 도구로서 긍정적이다. ▲김상균=‘지능 외재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검색 엔진을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해당 정보를 가공하거나 판단하는 건 사람의 영역이었는데, 이제 가공과 판단까지 챗GPT라는 AI 도구에 의존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인간이 사고하는 능력 자체가 자칫 퇴화할 수 있다. ▲장병탁=최근 챗GPT가 유료화되면서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 기존에는 추천 알고리즘처럼 조력자 역할을 했던 AI 기술이 이제는 직접 경험을 할 수 있고 수익 모델로서 부가가치를 내고 있다. -챗GPT 등으로 인해 AI 생태계에 예상되는 변화는. ▲김상균=챗GPT가 생산성을 높이는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용자 사용 목적에 따라 쓸 수 있는 등 다양성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장병탁=MS 파워포인트에 챗GPT가 적용되는 등 향후 모든 업무에 연결될 것 같다. 또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그림과 음악 등 창작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그 기반에는 초거대 AI가 있다. 아직 한계도 있지만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므로 다양한 투자가 이뤄질 것 같다. -개인, 기업, 공공은 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 ▲공득조=과학기술은 사람을 돕기 위해 등장한다. AI도 마찬가지다. 개인들은 AI를 보조수단으로 쓰면서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기업은 글로벌 전략 일환으로 구글, MS 등 빅테크와 손잡고 이들이 부족한 한국어 모델 등에 대해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 ▲김명주=챗GPT는 사람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한편 시간도 단축해줄 것이다. 인간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높여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때 챗GPT를 얼마나 빠르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능률도 달라질 것이다. ▲김상균=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들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기업과 공공에서는 인간다운 작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즉 인간이 갖고 있는 지능을 AI라는 도구를 통해서 확장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장병탁=아직 신뢰도 측면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향후 초거대 AI는 학습량이 많은 똑똑한 AI비서로서 유용해질 것이다. 기업들도 이미 챗봇을 적용하고 있는데 초거대AI 언어 모델이 뒷받침되면 상당 부분 고도화될 것이다. 학생들도 ‘AI 튜터’처럼 활용할 수 있다. -빅테크와 AI 기술 격차가 크다. 국내 ICT 대응은. ▲공득조=구글, MS,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는 ICT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100분의1 수준이다. 이 안에서 우리 기업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김명주=구글 등 빅테크를 상대하기 위해 가장 갖춰야 할 것은 데이터 차별화다. 초거대 AI 언어 모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게 데이터 싸움인데, 한국적 정보나 대화는 오히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데이터를 갖고 있어 더 잘할 수 있다. ▲김상균=국내 스타트업이 GPT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문제가 장기적 과제로 남는다. 원천기술이 없으면 개인정보보호나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또 GPT의 경우 특정 인종 및 성별을 지닌 개발자 위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향후 문화 및 철학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원천기술 부분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연내 공개될 GPT-4는 인공일반지능(AGI)에 이를까. ▲공득조=AI는 지혜로울 수 없다. 그래서 AGI 자체가 기준점이 모호하다. 자율주행차만 놓고 봐도 사람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김명주=GPT-4가 나와도 범용 AI로 분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금 더 말을 잘하고 이해 수준이 높을 뿐이다. 즉 AI 안에 자아의식이 생기거나 사람처럼 단어에 대한 개념을 가지거나 하는 건 학습 모델을 바꾸기 전에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 사람들이 많이 거론하고 인용한 데이터를 GPT가 인용할 확률이 높다. 이는 정확성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적으로 보면 전통적인 편견, 차별, 부정확하거나 왜곡된 데이터가 GPT에 반영될 수 있다. ▲장병탁=AGI는 AI연구자들의 꿈이다. 그 시초를 GPT-4가 보여주지 않을까 싶긴 하다. 기계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싱귤래리티(특이점)인 AGI가 되면 사람보다 잘하게 되는 건 순간적인 문제다. 인간은 평생 지식을 쌓아도 물려줄 수 없지만, 기계는 정확하게 카피할 수 있고 계산속도도 빠르다. -‘AI 윤리’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에 대해. ▲공득조=굉장히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법과 제도가 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규범일 뿐이고 근본적으로 차단해서도 안 된다. 즉 악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제도를 개선할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AI를 활용하는 개인에 대한 인성 교육이 잘 돼야한다. ▲김명주=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따라서 AI를 개발한 회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챗GPT의 경우, 문맥은 이해하지만 질문자 의도는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악용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 뿐 아니라 이용자의 윤리관도 매우 중요하다. 또 기술의 부작용과 역기능만 중요시하면 관련 정책과 법에 의해 해당 기술이 억눌린다. 사회적 가치에 따라 기술발전이 우선인지, 아니면 사회적인 악영향을 축소하는 게 우선인지 논의해야 한다. ▲장병탁=법제도라는 것은 항상 양면성이 있다. 기술발전은 객관적인 것인데 사람이 오용할 수 있다고 규정을 만들면 기술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국가차원에서 균형이 맞는 법과 제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임수빈 기자
2023-02-16 16:14:00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면 금세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올바른 정보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디지털 기술은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오히려 문해력은 낮아지고 있다. '심심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해석하거나, '사흘 연휴'라는 보도에 "왜 3일 연휴인데 사(4)흘이라고 보도하느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이에 문해력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그 대안으로 한자어휘력 교육이니 사전찾기 등이 제안되지만 이는 부분적 접근일 뿐이다. 문해력에 대한 우려도 이슈가 생기면 잠시 반짝하다 해결책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디지털 문해력은 단순한 읽기만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찾아 평가하고 조합하는 능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1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2018)를 바탕으로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계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읽기영역에서 514점으로 평균 487점보다 높아 OECD 37개 회원국 중 5위였다. 반면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문항의 정답률이 25.6%로 평균 47.4%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읽기능력이 높으면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역량도 높게 나타난 경향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2021년 3월 교육방송(EBS)이 방영한 '당신의 문해력'을 보면 특정 세대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세대가 긴 글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간단한 읽고 쓰기인 기초문해력이 높은데도 정보의 진위 여부와 올바른 해석에 의한 판단인 비판문해력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교육환경이 빠르게 정보를 탐색하는 데 집중돼 있고, 정보의 질을 평가해 선택하고 조합하는 데는 소홀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보를 빠르게 탐색하다 보면 글을 집중해서 읽고 깊이 생각하기보다 분절된 정보들을 대충 훑어보는 비선형적 읽기가 습관화된다. 이렇게 얻은 정보들은 논리적으로 조직화되지 않아서 비판적으로 문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교육경험 부족을 들 수 있다. '학교에서 온라인 정보의 편향성을 식별하는 교육경험'을 묻는 설문에서 한국 학생들의 경험은 49.1%로 OECD 평균 54%에 비해 비교적 낮았다. 반면 기초문해력과 비판문해력이 모두 높은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의 학생들은 해당 교육경험 비율이 70%가 넘었다. 이처럼 디지털 문해력, 특히 비판문해력의 함양은 관련 교육경험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온라인 이용 시간은 가파르게 늘어나 그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디지털 문해력은 미래의 경쟁력이다. 따라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 속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소양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나 평생교육기관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능력에 대한 교육은 많이 제공되고 있지만 디지털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디지털 문해력 교육은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디지털 문해력 함양을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약력 △64세 △한양대 대학원 교육학박사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회장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독서위원장 △문화로드 대표 △고려대학교 강사이소영 동화작가
2022-09-20 18:15:39AI디지털교과서(AIDT)가 내년 도입을 앞둔 시점에도 '구독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처럼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교과서를 활용하는 데 따른 사용료가 발생하지만, 요금 규모와 부담 주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정이 늦춰지며 개발이 길어져 내년 교육부 예산에 관련 내역을 편성하지 못했다. 예산안 외 지출은 '교육교부금' 처리가 원칙이지만, 연이은 세수 결손으로 일선 현장에서는 중앙 재정의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 공통 요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립학교 33곳의 교과서 예산을 올해(23억1200만원)보다 70.7% 늘어난 39억4700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책과 AIDT를 병행하는 만큼 교과서 예산을 늘려 편성한 것이다. 반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월 구독료를 5000원으로 가정했을 때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를 4년간 4조725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구체적 가격은 최종적으로 AIDT 발행사, 출판사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최종 액수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예상하는 액수는 지금 이야기되는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입 시기가 코앞인데 비해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도 구독료 논의는 아직 '진행 중'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검정을 완료한 뒤 정식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액수 역시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이뤄진 검정에서는 참여 업체의 52%가량이 통과했다. 보완·이의 신청을 받아 재검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달 29일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교육부는 11월 말~12월 초에 구독료 규모를 밝히겠다고 했지만, 업계의 개발 기간이 길어진 만큼 논의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12월경 구독료 산정을 완료하더라도 여전히 부담 주체 문제가 남아 있다. 이주호 부총리는 지난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예산이) 정부예산안에는 포함이 안 됐다"며 "국고로 할지 지방교부세로 할지 국회가 더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교육 사업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을 경우 각 교육청의 교부금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국세에 비례해 편성하는 교부금은 최근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며 감소하는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30조원가량의 '펑크'가 발생하며 올해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도 6조원가량 줄어드는 게 기정사실화됐다. 그간 쌓아둔 기금 역시 '세수펑크'로 빠르게 고갈되는 중이다. 재추계로 감액되는 예산의 공백을 '안정화기금'에서 메꿔왔다. 상대적으로 재정규모가 큰 서울시조차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올해 예산 중) 결손액이 최소 3600억원에서 최대 5600억원까지 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내년 수학·영어·정보 3과목 도입도 난항을 겪으며 2026년 예정된 AIDT 확대도 축소·유예 논의가 나오고 있다. 2026년 도입 예정인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실과) 과목 중 일부를 당분간 기존 서책형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최근 교육부에 보낸 요구서에서 "개인정보 유출·문해력 저하가 우려되거나 AI 기술 적용에 제한이 따르는 교과가 있다"며 국어 등 일부 과목의 도입 연기를 요구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1-10 18:49:33[파이낸셜뉴스] AI디지털교과서(AIDT)가 내년 도입을 앞둔 시점에도 '구독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처럼 학생들이 태블릿으로 교과서를 활용하는 데 따른 사용료가 발생하지만, 요금 규모와 부담 주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정이 늦춰지며 개발이 길어져 내년 교육부 예산에 관련 내역을 편성하지 못했다. 예산안 외 지출은 '교육교부금' 처리가 원칙이지만, 연이은 세수 결손으로 일선 현장에서는 중앙 재정의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 공통 요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립학교 33곳의 교과서 예산을 올해(23억1200만원)보다 70.7% 늘어난 39억4700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책과 AIDT를 병행하는 만큼 교과서 예산을 늘려 편성한 것이다. 반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월 구독료를 5000원으로 가정했을 때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를 4년간 4조725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구체적 가격은 최종적으로 AIDT 발행사, 출판사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최종 액수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예상하는 액수는 지금 이야기되는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입 시기가 코앞인데 비해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도 구독료 논의는 아직 '진행 중'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검정을 완료한 뒤 정식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액수 역시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이뤄진 검정에서는 참여 업체의 52%가량이 통과했다. 보완·이의 신청을 받아 재검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달 29일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교육부는 11월 말~12월 초에 구독료 규모를 밝히겠다고 했지만, 업계의 개발 기간이 길어진 만큼 논의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12월경 구독료 산정을 완료하더라도 여전히 부담 주체 문제가 남아있다. 이주호 부총리는 지난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예산이) 정부예산안에는 포함이 안 됐다"며 "국고로 할지 지방교부세로 할지 국회가 더 논의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교육 사업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을 경우 각 교육청의 교부금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국세에 비례해 편성하는 교부금은 최근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며 감소하는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30조원가량의 '펑크'가 발생하며 올해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도 6조원가량 줄어드는 게 기정사실화됐다. 그간 쌓아둔 기금 역시 '세수펑크'로 빠르게 고갈되는 중이다. 재추계로 감액되는 예산의 공백을 '안정화기금'에서 메꿔왔다. 상대적으로 재정규모가 큰 서울시조차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올해 예산 중) 결손액이 최소 3600억원에서 최대 5600억원까지 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내년 수학·영어·정보 3과목 도입도 난항을 겪으며 2026년 예정된 AIDT 확대도 축소·유예 논의가 나오고 있다. 2026년 도입 예정인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실과) 과목 중 일부를 당분간 기존 서책형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최근 교육부에 보낸 요구서에서 "개인정보 유출·문해력 저하가 우려되거나 AI 기술 적용에 제한이 따르는 교과가 있다"며 국어 등 일부 과목의 도입 연기를 요구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1-08 16:04:02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들이 투자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투기적 자산을 넘어 결제나 탈중앙화금융(DeFi) 등 실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기능은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에 사무엘 로젠 미국 템플대학교 폭스경영대학 재무조교수와 대담을 통해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과 활용 가능성, 일상생활과 기업 운영에서의 구체적 응용사례에 대해 알아본다. 로젠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융안정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금융시장 내 역할과 잠재적 변화를 분석해왔다.―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투기적 투자자산을 넘어서는 실질적 활용사례나 응용분야가 있나. 특히 일상생활이나 기업 운영에서의 구체적 사용사례가 있나. ▲가상자산의 주요이자 가장 분명한 활용 사례는 결제다. 특히 가상자산을 활용한 송금(즉, 국경 간 결제)은 전통적 은행 시스템을 통한 송금과 관련된 수수료와 지연시간을 고려할 때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기술적 한계와 많은 가상자산 보유자들이 결제를 위해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해 이 특정 활용사례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의문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지지자들은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가 발전하고 가상자산 채택이 더욱 확산됨에 따라 결제에서의 사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기본 토큰인 이더(Ether 또는 ETH)가 실제로는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그 주목적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촉진하고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 구분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단순한 탈중앙화 원장(decentralized ledger)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더리움 시스템은 스마트 계약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s)을 생성할 수 있는 글로벌 탈중앙화 컴퓨팅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활용으로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탈중앙화금융이 최근 금융산업에서 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기관들이 DeFi의 발전에 주목하고 이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DeFi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통적 금융기관들은 DeFi가 금융 산업에서 잠재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대표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DeFi는 은행, 중개인, 거래소와 같은 중개기관을 우회하는 탈중앙화 기술에 의해 주도된다.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DeFi 생태계는 사용자가 전통적 금융기관 없이도 디지털 자산에 대해 대출, 대여, 거래 및 이자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DeFi는 여전히 전체 금융 시스템에 비해 비교적 작지만, 그 성장 궤적은 상당하여 현재 수십억달러가 탈중앙화 프로토콜에 사용되고 있다. DeFi가 주목받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 때문이다. 스마트 계약을 통해 DeFi 플랫폼은 전통적 금융 시스템을 특징 짓는 관료주의와 중앙통제를 배제하고 운영된다. 이는 낮은 수수료, 빠른 거래, 국경 없는 금융 서비스를 가능케 해 특히 은행 서비스가 미흡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다. 기존 금융기관들은 DeFi가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혁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DeFi는 가상자산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어필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과 같은 기본 기술과 프레임워크는 기존 금융 플레이어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일부 금융기관은 이미 DeFi 개념을 활용하면서 규제 준수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JP모건은 결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탈중앙화 원장기술을 테스트했다. 비자(Visa)는 국경 간 결제를 간소화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을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러한 협력은 기존 금융기관들이 혁신하고 효율성을 개선하며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경제에서의 관련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DeFi가 더 넓은 위협을 제기하거나 더 큰 협력 가능성을 제공하려면 중요한 기술적 및 규제적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확장성, 보안 취약성, 규제 명확성 부족과 같은 문제들은 DeFi의 채택을 기술에 정통한 사용자와 가상자산 애호가의 소수 집단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DeFi는 급격히 확장될 수 있으며 기존 금융기관들은 대출, 자산관리, 결제 처리와 같은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DeFi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DeFi의 급속한 성장과 혁신은 금융기관들이 협력을 통해 또는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기술을 기존 인프라에 통합하는 경쟁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적응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거래는 모든 거래정보의 투명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가상자산 지갑과 연계된 신원확인 및 세금 보고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들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아닌가. 이러한 규제와 금융 프라이버시의 필요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나.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투명성, 즉 거래 데이터가 네트워크의 모든 참여자에게 공개되는 것은 금융 프라이버시에 독특한 도전을 제기한다. 이러한 투명성은 상호 신뢰할 수 없어서 탈중앙화를 선택한 블록체인 기술의 초석으로 사용자가 중개자를 통하지 않고 거래를 검증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주류로 편입됨에 따라 정부는 가상자산 지갑과 연계된 고객신원확인(KYC) 및 세금 보고를 점점 더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자금세탁 및 탈세와 같은 불법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초기 연관되었던 익명성을 사실상 제거함으로써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이러한 규제가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용자 익명성과 법률 준수의 필요성을 모두 보호하는 새로운 기술과 규제 프레임 워크를 활용함으로써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제로지식증명(ZKPs)과 모네로(Monero), 지캐시(Zcash)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은 잠재적 해결책을 제공한다. 제로지식증명은 특정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게 하여 투명성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 또 선택적 공개와 결합된 프라이버시 중심 프로토콜 사용은 사용자가 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필요한 경우에만 세무당국이나 관련 규제기관과 거래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공개적으로 모든 거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궁극적으로 이런 균형을 달성하려면 정부, 규제기관, 블록체인 혁신자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규제 프레임 워크는 대규모 거래가 발생하거나 의심스러운 활동이 감지될 때만 신원확인이 트리거되는 '프라이버시 보존 준수'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둘 수 있다.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사기, 불법거래 등에 이용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규제기관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사기, 불법거래 등에 사용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규제기관은 강력한 규제와 첨단 기술도구의 조합을 도입해야 한다. 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프로토콜은 가상자산거래소와 지갑 제공자가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조치의 엄격한 집행과 블록체인 분석과 같은 거래 모니터링 도구의 활용은 불법 금융활동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규제를 유사하게 적용해 기업들이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법률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이는 해당 부문의 감독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제협력도 필수적이다. 가상자산은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관할구역을 넘어 자금을 이전하기 용이하다. 국가 간 조화된 규제는 범죄자들이 규제가 약한 환경의 틈을 이용하는 규제 차익을 줄일 수 있다. 금융활동태스크포스(FATF)와 같은 조직들은 이미 가상자산 규제를 위한 글로벌 기준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확대함으로써 국가들이 협력, 국경을 넘어 불법활동을 추적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보공유와 집행 협력은 허점을 메우고 가상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되도록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역량도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대학 및 연구기관들은 가상자산 관련 또는 블록체인 관련 교육을 어떻게 강화해야 하나.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잠재력을 고려할 때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가상자산 산업과 관련된 기초지식과 자원을 제공하는 입문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은 디지털 자산과 DeFi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분야에서의 경력기회를 탐색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기술과 시장 역학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들이 디지털 자산에만 집중한 전문 전공이나 학위를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덜 확신하고 있다. 그 대신 유연한 커리큘럼을 통해 적응 가능한 역량을 강조하는 것이 가상자산 산업의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더 잘 대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가상자산 산업 내에서의 관심을 촉진하고 연결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 주도 조직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은 학생들이 산업 전문가와 교류하고 해커톤에 참여하며, 블록체인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젝트에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학생 그룹은 졸업 후 가상자산 공간에서의 성공에 필수적인 코딩, 데이터 분석, 금융 문해력과 같은 보조기술을 습득하도록 학생들을 유도할 수 있다. 협업과 네트워킹을 장려함으로써 대학들은 학생들이 이 혁신적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리=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7 18:31:41[파이낸셜뉴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생각한다고 하네요.",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욕하냐?'고 말했대요.",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었다고 하네요.", "두발 자유화 토론을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네요."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5848명의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를 발표한 결과 교원의 91.8%는 학생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답했다. 학생의 문해력이 부족해 당황했거나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문항에 5000여명 이상의 교원은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했다', '중3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 등 예를 들어 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업 중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총 학생의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48.2%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3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19.5%로 집계됐다. 교원 46.6%는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30.4%는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했다. 또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기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거 답변한 교원은 21.4%에 달했다. 교원들은 학생의 문해력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 활동을 강화하는 것(32.4%)이라고 답했다.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 순이 그 뒤를 이었다. 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을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 문제를 해소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독서, 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는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08 06:25:55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목표로 AI디지털교과서가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된다. 학생들에게 사실상 일대일 교육을 제공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교육 현장에선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교육이 과연 기대만큼 효과가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AI디지털교과서가 오히려 교육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가하는 사교육비 줄어들까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생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1조2000억원) 늘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줄었는데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4000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사교육 경감을 위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새 대입제도를 예고하는 등 다양한 교육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공교육 강화를 표방하며 '교실 혁명'을 추진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AI디지털교과서는 이같은 혁명의 중심축 중 하나다. AI기술로 축적·분석한 학습데이터를 학습에 적용해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국 학교에 일괄적으로 디지털 교육을 도입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싱가포르, 폴란드 등이 초등학생에게 교육용 노트북을 지원하거나, 호주가 교육용 플랫폼을 통해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정도다. 내년에 국내에서 AI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학생들에게 일대일 수업을 제공함과 동시에 디지털 교육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은 "AI가 사회 전반에 활용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학생들에게도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며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과 AI활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업 성취 낮은 학생, 집중 어려워" 다만 AI디지털교과서의 효용성을 두고 아직 현장의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이 AI디지털교과서 교원 역량 강화 연수를 1회 이상 참여한 교사 17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수 참여 교사 94%가 디지털 교과서 전면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수업이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76%는 '아니다(전혀 아니다 53%, 아니다 23%)'라고 답했다. 현장에선 AI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따라 활용도 차이가 커 오히려 학습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 소재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최모 교사(36)는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일수록 직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확고한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 AI디지털기기로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학부모들만 해도 이미 사교육으로 태블릿PC로 학습을 해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AI디지털교과서의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사교육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미 사교육계에선 20년 전부터 태블릿을 나눠주고 문제제공 방식으로 맞춤형 수업을 해왔다. AI디지털교과서가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은 "교과서를 디지털로 바꾼다고 해도 옆 친구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현 교육 시스템은 그대로 아닌가"라며 "AI교과서를 도입해도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I디지털교과서가 개념을 가르치기보다는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공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기존 사교육이 해왔던 문제은행 방식을 되풀이한다면 공교육이 사교육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창훈 기자
2024-10-02 19:01:50[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목표로 AI디지털교과서가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된다. 학생들에게 사실상 일대일 교육을 제공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교육 현장에선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교육이 과연 기대만큼 효과가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AI디지털교과서가 오히려 교육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가하는 사교육비…'맞춤형 교육'으로 줄일까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생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1조2000억원) 늘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줄었는데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4000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사교육 경감을 위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새 대입제도를 예고하는 등 다양한 교육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공교육 강화를 표방하며 '교실 혁명'을 추진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AI디지털교과서는 이같은 혁명의 중심축 중 하나다. AI기술로 축적·분석한 학습데이터를 학습에 적용해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국 학교에 일괄적으로 디지털 교육을 도입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싱가포르, 폴란드 등이 초등학생에게 교육용 노트북을 지원하거나, 호주가 교육용 플랫폼을 통해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정도다. 내년에 국내에서 AI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학생들에게 일대일 수업을 제공함과 동시에 디지털 교육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은 "AI가 사회 전반에 활용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학생들에게도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며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과 AI활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업 성취 낮은 학생, AI교과서 집중 어려워" 다만 AI디지털교과서의 효용성을 두고 아직 현장의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이 AI디지털교과서 교원 역량 강화 연수를 1회 이상 참여한 교사 17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수 참여 교사 94%가 디지털 교과서 전면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수업이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76%는 '아니다(전혀 아니다 53%, 아니다 23%)'라고 답했다. 현장에선 AI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따라 활용도 차이가 커 오히려 학습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 소재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최모 교사(36)는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일수록 직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확고한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 AI디지털기기로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학부모들만 해도 이미 사교육으로 태블릿PC로 학습을 해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AI디지털교과서의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사교육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습 효과는 가르치는 사람과 학생이 일대일로 대응했을 때 가장 잘 나온다"며 "이미 사교육계에선 20년 전부터 태블릿을 나눠주고 문제제공 방식으로 맞춤형 수업을 해왔다. AI디지털교과서가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은 "교과서를 디지털로 바꾼다고 해도 옆 친구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현 교육 시스템은 그대로 아닌가"라며 "AI교과서를 도입해도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I디지털교과서가 개념을 가르치기보다는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공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기존 사교육이 해왔던 문제은행 방식을 되풀이한다면 공교육이 사교육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창훈 기자
2024-10-02 13:4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