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폭스가 월트디즈니컴퍼니로 인수되면서 처음 만들어진 ‘데드풀’ 시리즈이자 3편에 해당되는 ‘데드풀과 울버린’은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라이언 레이놀즈의 말대로 기존 시리즈의 "날 것 그대로의 데드풀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 영화는 제4의 벽(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뚫고 관객을 향해 능청스럽게 수다 폭탄을 던지는 데드풀 특유의 유머와 질퍽한 19금 농담 그리고 피칠갑 액션의 향연을 펼치며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로건'에서 사망한 울버린이 진짜 죽었는지 확인한다며 무덤을 파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나도 데드풀을 다시 할지 몰랐다"라든지 "나 디즈니랜드로 간다" 등 제작 비하인드를 알면 더 웃긴 농담을 쉬지 않고 날린다. 뿐만 아니라 레이놀즈의 아내인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대표작 ‘가십걸’과 울버린 역 휴 잭맨의 이혼 그리고 최근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는 마블 시리즈의 멀티버스 설정까지 예외없이 데드풀의 혓바닥에서 요리조리 잘근잘근 씹힌다. 고뇌하는 영웅 울버린은 이렇게 대놓고 시끄럽고 경박스런 데드풀을 향해 "관심병 환자"라고 질색하면서 말로 티키타카하다가 서로의 무기로 사정없이 퍽퍽 찌르면서 온몸이 뒤엉키는 개싸움을 펼친다. 둘 다 회복 능력을 갖고 있기에 어깨나 배에 칼이 꽂힌 채 멀쩡히 서서 대사를 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황폐한 공간 어딘가에선 대놓고 "퓨리오샤"를 외치며 이 시리즈를 패러디하고, 데드풀의 꽃미남 버전이 등장하고, '엑스맨' 시리즈의 잊혀진 영웅들도 죽음의 땅에서 부활을 외친다. 더불어 데드풀은 망나니지만, 여전히 한 여자만 사랑하는 순정남의 면모를 드러낸다. 영화는 히어로를 은퇴하고 중고차 딜러가 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 분)이 시간과 우주를 관할하는 기관인 '시간 변동 관리국'(TVA)에 끌려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이 소멸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게 되면서 시작된다. 개인에게 닥친 시련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멀티버스 세계관에서 울버린을 찾아낸 데드풀은 자기비하에 빠진 울버린을 구워 삶아 모험의 길로 들어선다. 그 여정에서 '엑스맨' 시리즈의 캐릭터 찰스 자비에 교수의 여동생인 강력한 빌런 카산드라 노바(엠마 코린)와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MCU와 '엑스맨' 시리즈의 세계관이 자연스레 통합되며 두 시리즈 속 캐릭터들을 조·단역으로 등장시키며 깨알 웃음과 반가움을 선사한다. 물론 핵심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데드풀과 울버린의 조합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낸 것이다. 이 때문에 빌런의 역할이 크지 않고, 너무 정신이 없다는 약점도 드러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마블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할만하다. 숀 레비 감독은 앞서 "서로 적대적이었던 ‘데드풀’과 ‘울버린’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중점을 두고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웃기고 잔인하고 신나고 유혈이 낭자할 때도 있고, 대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다. 이런 조합들이 관객들에게 흥미진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마지막에는 장장 24년간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의 젊은 시절 모습과 그 시절 '엑스맨' 시리즈 속 다양한 히어로들의 모습을 비추며 역사로 사라진 20세기폭스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는다. 24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24 08:35:53롯데렌탈은 올해 하반기 베트남 개인 장기 렌터카 시장에 진출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해온 노하우와 베트남 법인이 구축한 현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모델을 확대하는 것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2007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한국 및 글로벌 기업 대상 통근 버스와 업무용 장·단기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해 1300대가량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이번 장기 렌터카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1만대 수준 차량 운영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취등록세 50% 감면 등 다양한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은 낮은 초기 비용과 편리한 차량 이용을 원하는 장기 렌터카 개인 고객 수요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 베트남 법인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주력 자동차 판매 딜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미쯔비시 등 17개 쇼룸을 운영 중인 킴 리엔 그룹을 시작으로 △현대 탄꽁 △도요타 △기아 타코 △마쯔다 등 베트남 내 주요 자동차 기업의 지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렌탈 베트남 법인은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장기 렌터카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를 활용해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장기 렌터카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권준호 기자
2024-07-22 18:27:42[파이낸셜뉴스] 롯데렌탈은 올해 하반기 베트남 개인 장기 렌터카 시장에 진출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해온 노하우와 베트남 법인이 구축한 현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모델을 확대하는 것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2007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한국 및 글로벌 기업 대상 통근 버스와 업무용 장∙단기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해 1300대가량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이번 장기 렌터카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1만대 수준 차량 운영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취등록세 50% 감면 등 다양한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은 낮은 초기 비용과 편리한 차량 이용을 원하는 장기 렌터카 개인 고객 수요와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18.2%) △도요타(15.5%) △기아(11%)가 상위를 차지한다. 롯데렌탈 베트남 법인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주력 자동차 판매 딜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미쯔비시 등 17개 쇼룸을 운영 중인 킴 리엔 그룹을 시작으로 △현대 탄꽁 △도요타 △기아 타코 △마쯔다 등 베트남 내 주요 자동차 기업의 지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렌탈 베트남 법인은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장기 렌터카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를 활용해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장기 렌터카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이번 주요 자동차 판매 업체와의 업무협약을 기점으로 베트남 1위 종합 렌탈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업계 리딩 브랜드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22 10:23:04[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매섭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지난해 4·4분기 전기차 판매대수에서 미국 테슬라를 추월하더니, 이달 중으로 중국 자동차 업계가 연간 수출실적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대국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환기, 중국 자동차 업계가 '추월 차선'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中, 연간 3천만대 판매 돌파...日 제치고 수출 1위 전망 12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신차 판매 대수(수출 포함)가 전년비 12%증가한 3009만4000대를 기록, 처음으로 3000만대 판매 고지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일명 '신에너지차'로 불리는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비중은 31.6%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는 949만5000대로 전년비 37.9% 급성장했다.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자동차 제조 강국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중국차가 내수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거세게 진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57.9%증가한 491만대다. 불과 2018~2020년 100만대 안팎에 머물렀던 자동차 수출이 2021년 200만대로 증가하더니 2022년 300만대, 2023년엔 500만대에 육박한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조만간 일본의 연간 자동차 수출 통계가 발표되는대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수출대국 1위에 오를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현재 11월 통계까지 나온 일본(약 400만대 수출)과는 약 90만 대차이다. 일본이 12월 마지막 한 달 분을 더한다고 해도, 중국을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수출 비중 약 8%) 등 외국계 합작 기업의 수출실적도 포함되는 수치라고 하나, 이들 기업이 중국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을 더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기차 굴기 전략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십수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 1위를 달린 폭스바겐 마저도, 중국 전기차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요타 역시 중국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BYD와 협력해 전기차 bZ3를 출시했다. 내연차 기술을 전수받았던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이제는 역으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전수해주는 위치로 탈바꿈한 것이다. 중국 전기차들의 이같은 급성장에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배치 사건 이후 절치부심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건 현대차·기아는 1%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여기서 한 술 더 떠, 올해 신차 판매 전망을 2023년 대비 3% 증가한 3100만대로 제시했다. 이중 수출 전망치는 약 12% 확대된 550만대다. 되레, 일본, 독일 등 자동차 대국들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BS는 중국이 2년 연속으로, 올해도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中 자동차 급성장 배경 '셋' 완성차 업계에서는 △20년에 걸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육성정책 △중국 전기차 기업의 공격적 해외 진출 전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시장이라는 수출 전략지역을 확보했다는 점 등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약 20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중국산 자동차 수입 견제,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각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녹색산업법 등의 무역장벽을 들어올렸지만, 중국차의 공략도 만만치 않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는 일본차들의 텃밭인 동남아시장을 겨냥해 태국에 첫 해외 공장(2024년 가동) 및 연구센터를 구축했으며, 유럽의 보호무역 장벽을 뚫기 위해 헝가리에 유럽지역 1호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마케팅 공세도 거세다. 거액을 들여 미국 디트로이트 모토쇼, 독일 IAA, 일본 재팬모빌리티쇼 등 국제 모터쇼에 출전, 중국차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의 무덤'이라는 일본에서는 2년 내 수입차 2위인 BMW(연간 3만대 판매)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며 일본 전역에 딜러망을 구축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중국 자동차가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 미국의 턱밑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트럭·버스 등을 중심으로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 버스의 절반(47%)이 중국업체 제품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러시아 시장을 치고들어간 것도 수출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2022년 중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16만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5배가 넘는 80만대 이상으로 폭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가 1, 2위를 달리던 곳이었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 닛산 등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완성차 업계가 긴장하는 것은, 중국이 전기차·배터리 제조에 있어 이미 기술적으로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BYD는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반도체까지 일관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들의 기술 수준이 예상외로 높다"고 반응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전역의 자동차 기업만 100여개 이상"이라며 "내수시장 자체가 광활하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지방정부의 투자, 정부 차원의 충전인프라 확대 등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업체들의 텃밭 지키기와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중국 업체들의 밀고 밀리는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유럽의 중국 자동차 기업들을 향한 보호무역 장벽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1-12 04:28:14충남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앞에 조성된 조각공원에는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의 조각 작품이 즐비하다. 지방의 한 버스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산 후 출발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은 세계적인 현대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오래되고 녹슨 원형의 철물로 만들어진 100단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이 눈에 띄는데, 가까이서 보면 그 쌓아올린 철물이 폐차된 자동차와 함께 버려진 '차축'임을 발견하게 된다. 자동차 바퀴를 지지해주는 차축이라는 자동차 부품이 규칙적으로 쌓아올려짐으로써 '수백만 마일'(1989)이라는 거대한 조각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산업폐기물을 쌓아올려 관람자의 눈앞에 예술작품으로 재등장시키는 세계적인 프랑스 조각가 페르난데스 아르망(1928~2005·사진)의 작품이다. 1928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아르망은 니스의 국립장식미술학교와 파리 에꼴 드 루브르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아르망의 예술세계는 아마추어 예술가이자, 사진가, 첼로 연주가, 그리고 골동품 딜러였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산업폐기물인 시계, 자동차 부품, 버려진 옷가지나 가방, 오래된 숟가락 등의 실제 사물들을 자신의 예술재료로 주목한 것 역시 이러한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이 아닌가 싶다. 또한 독일 다다이즘 예술가로 유명한 쿠르트 슈비터스의 아상블라주(Assamblage·일상의 생활용품이나 폐품을 모아 2차원의 캔버스에 겹겹이 붙여 입체적으로 표현한 기법) 작품의 전시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바로 여기에 아르망이 평생을 두고 추구하던 '쌓아올림(accumulation)'의 조형 어법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르망은 처음에는 추상회화 작업을 했다. 고무도장으로 평면캔버스에 연속적으로 겹쳐서 찍어내며 '쌓아올림'이라는 자신만의 조형 어법을 개발하고 '까쉐트'(Cachets·낙인) 시리즈라는 추상화로 1958년에 첫 전시를 열었다. 이후 아르망은 점차 철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산업폐기물을 직접 모아 입체적으로 '쌓아올려' 소비사회가 남긴 실제의 물건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제시하고자 했다. 이것이 바로 1960년대부터 아르망이 가담했던 프랑스의 누보레알리즘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리얼리즘'이라는 뜻의 누보레알리즘은 1960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예술운동이다. 우연히 발견된 사물이나 이미지를 미술에 그대로 가져와 보여줌으로써 사물은 일상에서 사용됐던 기능을 상실하고 전혀 다른 리얼리티의 조형 언어로 탄생해 관람자 앞에 새롭게 제시되는 것이다. 손으로 예술작품을 아름답게 제작하던 것을 예술의 가치를 두던 전통적인 예술의 개념은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선택해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가의 정신적 행위로 옮겨졌고, 이것은 현대미술의 아버지인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 개념과 문맥을 함께하는 것이다. 아르망의 조각 작품은 현대미술의 복합체와 같다. 다다이즘, 아상블라주, 누보레알리즘, 그리고 레디메이드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정을 모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조각예술은 크게 '쌓아올림'과 '폐기물'이라는 두 가지 비평적 가치로 말해지곤 한다. 초기 추상회화 작품에서부터 시작된 아르망만의 독특한 조형 어법인 '쌓아올림'의 작업은 다량의 사물을 쌓아올리면서 일상적 사물의 기능적 의미를 점점 비워내는 작용을 한다. 그리하여 쌓아올려진 닮은 꼴의 사물들은 멀리서 보면 동적인 패턴으로 구성된 하나의 조형물 덩어리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다양하게 녹여 자신이 선택한 산업폐기물들을 여러 방법으로 쌓아 올렸다. 오래된 폐기물을 쌓아올릴 때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자르고 태우고 찌그러뜨려 변형한 후 쌓아올리기도 했다. 산업폐기물들을 상자나 투명하고 거대한 유리통 안에 채워 넣으며 쌓기도 하고, 야외의 공공장소에 시멘트와 뒤섞어 거대한 높이로 쌓아올리기도 했다. 투명한 유리통 안에 쌓여 채워진 산업폐기물들은 서로 뒤엉켜 유리통 외부에서 알록달록하게 보여, 마치 3D로 만들어진 '아상블라주'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또는 비슷한 형태의 한 종류의 폐기물을 채색한 후 비스듬하게 조금씩 겹쳐가며 쌓아올리기도 했는데, 이것은 그 물체가 움직여지는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아르망이 선택해 쌓아 올린 대량생산된 소비제품의 폐기물들은 군중들의 소비생활을 가장 잘 반영해 주는 물건으로 현대 산업사회의 지표기호와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쌓아올림'이라는 조형적 몸짓은 폐기품들을 리드미컬하고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시각적 아름다움을 가진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따라서 그의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그의 조각 작품이 주는 형태미에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되기 때문에 아무도 그가 선택한 산업폐기물이 의미하는 현대미술의 반미학적 정치성을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아르망의 조각 작품은 현대미술이 가진 반미학의 전략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의 이데아에 순간적으로 몰입시키는 시각적 예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서희정 성신여대 연구교수
2023-11-30 18:53:53충남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앞에 조성된 조각공원에는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의 조각 작품이 즐비하다. 지방의 한 버스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산 후 출발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은 세계적인 현대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오래되고 녹슨 원형의 철물로 만들어진 100단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이 눈에 띄는데, 가까이서 보면 그 쌓아올린 철물이 폐차된 자동차와 함께 버려진 ‘차축’임을 발견하게 된다. 자동차 바퀴를 지지해주는 차축이라는 자동차 부품이 규칙적으로 쌓아올려짐으로써 '수백만 마일'(1989)이라는 거대한 조각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산업폐기물을 쌓아올려 관람자의 눈앞에 예술작품으로 재등장시키는 세계적인 프랑스 조각가 페르난데스 아르망(1928~2005)의 작품이다. 1928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아르망은 니스의 국립장식미술학교와 파리 에꼴 드 루브르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아르망의 예술세계는 아마추어 예술가이자, 사진가, 첼로 연주가, 그리고 골동품 딜러였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산업폐기물인 시계, 자동차 부품, 버려진 옷가지나 가방, 오래된 숟가락 등의 실제 사물들을 자신의 예술재료로 주목한 것 역시 이러한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이 아닌가 싶다. 또한 독일 다다이즘 예술가로 유명한 쿠르트 슈비터스의 아상블라주(Assamblage·일상의 생활용품이나 폐품을 모아 2차원의 캔버스에 겹겹이 붙여 입체적으로 표현한 기법) 작품의 전시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바로 여기에 아르망이 평생을 두고 추구하던 ‘쌓아올림(accumulation)’의 조형 어법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르망은 처음에는 추상회화 작업을 했다. 고무도장으로 평면캔버스에 연속적으로 겹쳐서 찍어내며 ‘쌓아올림’이라는 자신만의 조형 어법을 개발하고 '까쉐트'(Cachets·낙인) 시리즈라는 추상화로 1958년에 첫 전시를 열었다. 이후 아르망은 점차 철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산업폐기물을 직접 모아 입체적으로 ‘쌓아올려’ 소비사회가 남긴 실제의 물건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제시하고자 했다. 이것이 바로 1960년대부터 아르망이 가담했던 프랑스의 누보레알리즘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리얼리즘’이라는 뜻의 누보레알리즘은 1960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예술운동이다. 우연히 발견된 사물이나 이미지를 미술에 그대로 가져와 보여줌으로써 사물은 일상에서 사용됐던 기능을 상실하고 전혀 다른 리얼리티의 조형 언어로 탄생해 관람자 앞에 새롭게 제시되는 것이다. 손으로 예술작품을 아름답게 제작하던 것을 예술의 가치를 두던 전통적인 예술의 개념은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선택해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가의 정신적 행위로 옮겨졌고, 이것은 현대미술의 아버지인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 개념과 문맥을 함께하는 것이다. 아르망의 조각 작품은 현대미술의 복합체와 같다. 다다이즘, 아상블라주, 누보레알리즘, 그리고 레디메이드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정을 모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조각예술은 크게 ‘쌓아올림’과 ‘폐기물’이라는 두 가지 비평적 가치로 말해지곤 한다. 초기 추상회화 작품에서부터 시작된 아르망만의 독특한 조형 어법인 ‘쌓아올림’의 작업은 다량의 사물을 쌓아올리면서 일상적 사물의 기능적 의미를 점점 비워내는 작용을 한다. 그리하여 쌓아올려진 닮은 꼴의 사물들은 멀리서 보면 동적인 패턴으로 구성된 하나의 조형물 덩어리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다양하게 녹여 자신이 선택한 산업폐기물들을 여러 방법으로 쌓아 올렸다. 오래된 폐기물을 쌓아올릴 때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자르고 태우고 찌그러뜨려 변형한 후 쌓아올리기도 했다. 산업폐기물들을 상자나 투명하고 거대한 유리통 안에 채워 넣으며 쌓기도 하고, 야외의 공공장소에 시멘트와 뒤섞어 거대한 높이로 쌓아올리기도 했다. 투명한 유리통 안에 쌓여 채워진 산업폐기물들은 서로 뒤엉켜 유리통 외부에서 알록달록하게 보여, 마치 3D로 만들어진 ‘아상블라주’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또는 비슷한 형태의 한 종류의 폐기물을 채색한 후 비스듬하게 조금씩 겹쳐가며 쌓아올리기도 했는데, 이것은 그 물체가 움직여지는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아르망이 선택해 쌓아 올린 대량생산된 소비제품의 폐기물들은 군중들의 소비생활을 가장 잘 반영해 주는 물건으로 현대 산업사회의 지표기호와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쌓아올림’이라는 조형적 몸짓은 폐기품들을 리드미컬하고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시각적 아름다움을 가진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따라서 그의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그의 조각 작품이 주는 형태미에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되기 때문에 아무도 그가 선택한 산업폐기물이 의미하는 현대미술의 반미학적 정치성을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아르망의 조각 작품은 현대미술이 가진 반미학의 전략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의 이데아에 순간적으로 몰입시키는 시각적 예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서희정 성신여대 연구교수
2023-11-30 10:08:23[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한국조폐공사는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공식 기념메달 2차’를 국내외 동시 출시했다. 국내는 이달 1~15일 해외는 10월 2일까지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이번에 출시하는 기념메달에는 방탄소년단 초상이 담겼다.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와 신기술도 적용했다. 제작 수량도 금메달 2000장, 은메달 4만9000장 글로벌 한정판으로 희소하게 제작된다. 금메달은 전 멤버의 전신을 표현하기 위해 A5사이즈 포스터 형태를 최초로 적용했다. 앞면은 멤버의 전신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10 마이크로미터(μm, 1/100㎜)의 미세한 선으로 조각했다. 방탄소년단 로고와 ‘10th Anniversary’, 민트마크를 새겼으며 배경에는 화폐에 적용하는 보안패턴과 미세문자를 넣었다. 미세문자로는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10곡(No More Dream·상남자 (Boy In Luv), I NEED U, 피 땀 눈물, 봄날, FAKE LOVE, ON, Dynamite, Butter, Yet To Come (The Most Beautiful Moment)를 각인했다. 뒷면에는 보안패턴과 방탄소년단 로고, 한국조폐공사 기업이미지(CI)와 카피 라이트(Copy right)를 배치했다. 은메달은 세계적 아티스트가 된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에 헌정하기 위해 CD사이즈의 음반형태를 최초로 적용했다. 메달 앞면에는 개별 멤버의 얼굴을 화폐보안기술인 선화기법을 적용해 새겼고, 얼굴형, 표정, 눈매와 머리카락까지 모든 디테일을 사실적이면서 아름답게 조각했다. 테두리에는 '10th Anniversary'와 일곱 멤버의 활동명을 새겼다. 은메달 배경에는 금메달에 적용한 대표곡 10곡에 더해 초상의 옷 깃 부분에 'BTS', 각 멤버 활동명('RM', 'Jin', 'SUGA', 'j-hope', 'jimin', 'V', 'Jung Kook')을 추가로 각인해 숨겨진 미세문자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제공했다. 뒷면에는 보안패턴과 방탄소년단 로고, 한국조폐공사 CI와 카피 라이트를 배치했다.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은 금메달(Au999, 33g, 210×148㎜) 490만원, 은메달(Ag999, 12.6g, 120㎜) 22만원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1일 오전 11시부터 15일 오후 5시까지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위버스샵, 더현대닷컴, 현대H몰, 풍산화동양행, 신한은행에서 판매된다. 해외에서는 위버스샵(일본), G마켓 글로벌 사이트(42개국) 및 주요 국가별 딜러(미국 Panda America, 싱가폴 Singapore Mint, 일본 Taisei, 유럽 Power Coins)를 통해서 10월 2일 오후 5시까지 판매된다. 특히 이번 판매기간 동안에는 지난해 12월 출시, 역대 기념메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한 1차 기념메달도 한정수량 범위 내에서 한국조폐공사 쇼핑몰과 위버스 샵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별한 디자인과 신기술이 적용된 이번 기념메달 메이킹 영상은 한국조폐공사 SNS 및 HYBE Merch SNS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기념메달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GATE2)과 한국조폐공사 오롯디윰관에서는 예약판매 기간 동안 기념메달을 전시할 예정이다. 조폐공사는 2차례에 걸쳐 판매하는 기념메달 수익금 일부를 유니세프에 후원할 계획이다. 반장식 조폐공사 사장은 “이번 기념메달은 데뷔 10주년을 맞는 방탄소년단의 초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디자인했다”며 “아티스트의 위상에 걸맞는 신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10주년의 의미와 가치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9-01 14:21:00[파이낸셜뉴스] 타이어 업체들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오는 28∼30일 영국 중남부 워릭셔주 '스톤리 국립 농업 전시 센터'에서 열리는 상용차 박람회 '로드 트랜스포트 엑스포 2023'에서 프리미엄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기술력을 선보인다. 로드 트랜스포트 엑스포는 세계 트럭·트레일러 제조업체와 관련 부품업체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용차 박람회로,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올해는 작년의 배가 넘는 20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중장거리 트럭·버스용 제품 '스마트플렉스 AL51'과 '스마트플렉스 DL51'을 전시한다. 두 제품 모두 최첨단 기술인 '스마텍'을 적용해 안전성, 마일리지, 타이어 재생력을 높였다. 금호타이어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금호 TCR 월드 투어 이벤트'를 개최하고 유럽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금호타이어는 유럽 딜러사를 대상으로 이탈리아 로마 발레룽가 서킷에서 개최한 '금호 TCR 월드 투어' 5~6라운드 관람을 비롯해 그리드 워크 등 레이스 체험 활동을 실시했다. 또 금호타이어의 주요 제품 및 영업전략 등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제품 경쟁력 향상과 OE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영향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영업 인력과 물류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하겠다"며 "창립 이래 최대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3-06-15 18:30:32[파이낸셜뉴스] 타이어 업체들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오는 28∼30일 영국 중남부 워릭셔주 '스톤리 국립 농업 전시 센터'에서 열리는 상용차 박람회 '로드 트랜스포트 엑스포 2023'에서 프리미엄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기술력을 선보인다. 로드 트랜스포트 엑스포는 세계 트럭·트레일러 제조업체와 관련 부품업체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용차 박람회로,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올해는 작년의 배가 넘는 20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중장거리 트럭·버스용 제품 '스마트플렉스 AL51'과 '스마트플렉스 DL51'을 전시한다. 두 제품 모두 최첨단 기술인 '스마텍'을 적용해 안전성, 마일리지, 타이어 재생력을 높였다. 또 타이어 표면이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떨어져 나가는 '칩앤컷' 현상을 방지하는 등 성능 전반을 향상했다는 것이 한국타이어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박람회에서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인 한국타이어의 재생타이어 서비스 '한국 스마트라이프 솔루션'의 '알파트레드' 제품도 전시한다. 금호타이어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금호 TCR 월드 투어 이벤트'를 개최하고 유럽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금호타이어는 유럽 딜러사를 대상으로 이탈리아 로마 발레룽가 서킷에서 개최한 '금호 TCR 월드 투어' 5~6라운드 관람을 비롯해 그리드 워크 등 레이스 체험 활동을 실시했다. 또 금호타이어의 주요 제품 및 영업·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금호타이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공급망 위기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이뤘고, 수익성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턴어라운드를 실현했다"며 "제품 경쟁력 향상,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올해 창립 이래 최대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서 공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3-06-15 15:48:45[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서울 역삼동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워너비그룹의 사업설명회.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40여명이 업체 한 임원의 설명을 들었다. 이날 사업설명회와 워너비그룹의 사업 소개 영상 등을 종합하면 워너비그룹은 워너비ETR(기술 연구기업), 워너비체인소프트(블록체인 메인넷 개발기업), 워너비데이터(메타버스 및 블록체인 임대서비스사업), 워너비굿즈(다국적 쇼핑 플랫폼), 워너비LX(글로벌 명품 유통 플랫폼), 워너비M(홍보)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수익배분 참여하려면 NFT 구입해야 주요 수익원은 워너비데이터가 운영하는 이벤토플랫폼이다. 가맹점으로 참가한 소상공인들이 광고를 하고 할인쿠폰을 올리는 이벤트 위주의 플랫폼으로, 해당 플랫폼에 가입한 회원이 광고를 보면 광고수익이 회원에게 배분되는 시스템이다. 워너비그룹의 수익배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벤토플랫폼에 가입하고 광고이용권 대체불가토큰(NFT·1개당 55만원)을 구입해야 한다. 업체에 따르면 구입한 NFT는 가맹점 결제에도 쓸 수 있다. NFT 소유가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셈인데 광고이용권을 구매할수록 딜러, 마스터, 본부장, 이사, 사장 등으로 직급이 올라가고 배분 받는 수익 비중이 커지고 회원이 많을수록 수익 규모도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업체 임원은 이날 사업설명회에서 “광고이용권 NFT는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워너비그룹 측은 “NFT는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정정했다. ■회원 3만4000여명, 자본시장법 논란도 금감원과 ETRI가 수사 의뢰 및 고발한 것은 이같은 사업 구조가 다단계와 유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2조에 따르면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광고이용권 명목으로 회원 가입비 55만원을 받고, 광고이용권 여러 개를 사거나 자신 아래 딜러를 여러 명 유치할 경우 직급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 다단계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도 제기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50인 이상, 10억원 이상 투자금을 모으려면 증권신고서를 작성, 공시와 승인절차를 밟고 진행해야 한다. 워너비그룹의 자문을 맡고 있는 강명구 변호사(법무법인 재유)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이벤토플랫폼 회원은 3만4300여명으로, 1명당 광고이용권 1개씩만 구매했다면 투자금은 187억원이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55만원짜리 광고이용권 구매시 회사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며 자금을 모아 사업에 돈을 투자하고 이에 따른 이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 워너비그룹 “수사에 적극 응해 소명” 이에 대해 워너비그룹 측은 위법적인 부분은 없고, 수사 과정에서 운영 내용이 모두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워너비그룹 측 강명구 변호사는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자문받았고, 현재 법무법인 재유에서 자문중”이라며“수사기관의 조사 등에 적극 응해 운영 및 투자 상황 등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해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워너비그룹은 불우한 아동청소년과 결손가정 등을 돕자는 데서 출발했다”며 “임원진들이 투자자금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한 적이 없고, 사업 수익은 모두 복지재단인 캥거루재단을 통해 구제사업을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1-20 10:2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