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공동연구진이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미국 등 중위도권의 대형 산불이 북극에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산불의 부산물들이 눈이나 얼음 위에 쌓였을 때, 표면의 반사도를 낮추고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극지방이 녹는 것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극지연구소는 북아메리카 산불의 흔적을 그린란드에서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강정호 박사팀은 울산과학기술원,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등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그린란드 북서부의 눈 시료에서 레보글루코산을 확인하고 주요 출처로 북아메리카를 지목했다. 레보글루코산은 산림이 300℃ 이상에서 탈때 생기는 화학물질로 산불발생을 알려주는 대표적 물질이다. 이 물질은 바람을 타고 수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눈에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도별로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를 분석했다. 그결과 북아메리카에서 산불 피해가 컸던 2004년의 눈에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다른 해보다 최대 8배 이상 높았다. 북아메리카의 산불이 그린란드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인공위성에서도 확인됐다. 산불로 배출된 일산화탄소가 동쪽으로 이동해 그린란드에 도달하는 과정이 포착된 것이다. 반면, 시베리아 산불의 영향은 미미했다. 2003~2009년 중 시베리아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 불에 탔던 2003년에 그린란드 북서부에는 같은 기간 평균보다 적은 양의 레보글루코산이 쌓인 것으로 분석됐다. 식생 차이로 북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산불보다 대류권 상부까지 내보내는 물질이 적었고, 이를 운반하는 대기의 흐름 방향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눈 시료는 우리나라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동 심부빙하시추 프로젝트 NEEM에서 확보했고, mL당 수십~수천pg (1pg = 1조분의 1 g)에 불과한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최신 질량분석기술도 활용됐다. 극지연구소 강정호 책임연구원은 "초극미량으로 기록된 이상기후현상의 흔적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가 가까운 미래에 어떤 형태와 규모로 극지방에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7-26 10:36:26[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서울시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서울시 초미세먼지 성분 분석 보고서'를 15일 발간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시 광진구 대기질종합측정소에서 초미세먼지를 채취해 질산염이온, 황산염이온 등 이온 8종, 원소·유기탄소 등 탄소 2종, 중금속 20종, 레보글루코산 등 31종을 분석했다. 서울시 초미세먼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분은 가스상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2차 반응을 일으켜 입자로 변환된 질산암모늄과 같은 이온류였다. 전체의 53%에 해당했다. 이온류 중에서는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질소(NO2)의 반응에 의해 생성된 질산염이온의 비중이 45%로 가장 높았다. 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대기 정체 등에 의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때, 질산염이온의 농도가 특징적으로 증가했다"며 "서울시 대기 중에 질산염암모늄 입자로 변환 가능한 이산화질소의 양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시 초미세먼지 성분 중 유기물 또는 원소상태로 존재하는 탄소류는 32%를 차지했다. 유기탄소는 1000여종이 넘는 개별 유기성분들이 포함돼 있다. 금속류는 전체 초미세먼지의 2%를 차지했다. 토양에서 발생한 철, 칼슘 등의 미네랄 성분이 금속류의 7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산업 활동이나 자동차 브레이크·타이어 마모 등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금속으로는 아연, 납, 구리 등의 농도가 높았다. 연구원은 겨울철 중국 요동반도 오른쪽(랴오닝성·지린성)과 북한을 거쳐 기류가 유입될 때 유연탄 연소의 산물인 비소와 납의 농도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지역에서 겨울 난방에 석탄을 이용하고 있으며 기류가 일치할 때 부산물이 서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자동차와 난방 등으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유기탄소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0-12-15 08:23:22[파이낸셜뉴스] 한파가 누그러지자 고농도 미세먼지 공습이 전국에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올 겨울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이후 11일에는 전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수도권과 충북을 비롯해 부산·대구 등 9개 시·도로 확대 발령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156㎍(마이크로그램), 초미세먼지농도는 104㎍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기준치인 25㎍에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차량 2부제, 민간 확대해야" 이와 관련,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높히기 위해서는 차량 2부제를 민간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는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주최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 원인 분석-물질과 경로 중심으로' 세미나가 열렸다.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미나에서 "고농도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시행되는 '차량 2부제'의 민간 차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현행 공무원, 공공기관 대상 2부제는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비상저감 조치에 대한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배출량 실시간 파악 및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시간 질소산화물 배출량 정보제공은 국민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고, 산업체를 규제하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동쪽 평야와 서쪽 고산지대와 같은 지형적 특성과 고기압의 흐름에 따라 중국 동부에서 한반도 전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가 발생한다"면서 "중국 춘절기간 폭죽에서 배출된 지시물질인 칼륨농도가 7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연소지시물질인 레보글루코산은 증가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이는 중국발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장거리 이동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 장거리 이동문제는 민간주도형 과학적 원인 규명 후 국가간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암모니아 줄이기 정책도 필요" 세미나에서는 2차 미세먼지가 질소산화물, 황사화물, 암모니아, 휘방성유기화합물 등 상호 간 화학반응을 통해 형성되는 만큼 암모니아 발생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토론에 참여한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도 "유럽의 경우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으로 암모니아를 지목하고, 암모니아의 주요 발생원인 농·축산 부문에서 암모니아 발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전개했다"면서 "지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암모니아 배출량을 27% 감소시키고, 오는 2020년까지 2000년 대비 암모니아 발생량을 68% 감축한다는 목표로 농업 정책과 연계된 정책을 수립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농업 부문에서의 관련 정책이 수립·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9-12-11 14:3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