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리튬플러스가 코리아에스이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코리아에스이는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변경하고 리튬 정제 사업을 본격화한다. 29일 코리아에스이는 공시를 통해 리튬플러스가 최대주주로 등극한다고 밝혔다. 리튬플러스는 지피클럽이 양수 예정이었던 구주 281만3637주를 인수한다. 회사 측은 "높은 기술력과 우호적인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인수 대금과 유상증자 자금 등을 모두 마련했다”라며 "인수 의지 및 자금력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수 대금 조기 지급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제3자배정 유상증자 70억원 납입자도 리튬플러스로 변경된다. 지피클럽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총 500억원은 기존대로 진행한다. 양 사의 사업적 시너지는 변함 없다는 입장이다. 리튬플러스 관계자는 "리튬 정제 사업 확장과 신속한 의사결정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회사를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양산준비가 마무리 단계인 충남 금산군 제1공장은 향후 코리아에스이와의 합병 등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에스이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수산화리튬 생산공장 투자도 검토 중"이라며 “글로벌 리딩 리튬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리아에스이는 다음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 리튬 사업에 대한 포부를 담은 '하이드로리튬'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배터리용 99.99% 고순도 수산화리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한편 리튬플러스 금산 제1공장은 대지면적 2만6842㎡, 건물 9개동 면적 9420㎡ 규모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합작법인(JV) 설립도 논의 중이다. 글로벌 원산지 규정 강화 흐름에 대응이 가능해지고, 해외 현지 법인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09-29 08:35:13테슬라가 리튬 정제시설을 미국 텍사스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리튬 정제사업에 대해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면허”라고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제 해당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에 북미 최초의 리튬 정제시설을 비롯해 다른 유형의 배터리 소재 가공·정제·생산 등과 관련된 설비를 직접 건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테슬라가 텍사스 당국에 제출한 세제 혜택 등과 관련된 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테슬라는 부지를 선정하는 대로 빠르면 올해 4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4분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기존 리튬 정제 과정 대비 혁신적이면서 덜 유해한 시약을 쓰는 정제 과정을 도입해 사용 가능한 부산물을 더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머스크는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가들에게 리튬 정제 사업에 뛰어들 것을 권하고 싶다. 채굴은 상대적으로 쉬운데 정제는 훨씬 어렵다”면서 “돈을 잃을 수 없다. 리튬 정제 사업은 ‘돈 찍어내는 면허’”라고 표현한 바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리튬 가격은 9월 6일 기준 kg당 482.5위안에 이르며 전년 평균 대비 324.44% 급등했다. 이에 테슬라는 리튬 생산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원자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직접 리튬 채굴·정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2-09-09 15:59:55[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이 2026년까지 2차전지소재 분야에서 매출 1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인도·미국 지역 철강 부문 투자와 구조개편, 2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방향성도 함께 공개했다. 매출, 투자, 주주환원정책 등 중장기 계획 발표포스코그룹은 12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제3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 김준형 이차전지소재총괄 부사장, 홍영준 이차전지소재연구소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그룹이 이날 발표한 계획은 매출 목표, 투자 추진, 주주환원정책 등 크게 3가지다. 김 부사장은 "풀 밸류 체인 완성, 사업경쟁력 강화, 차세대전지 소재시장 선점을 통해 2026년 2차전지소재 부문에서 매출 11조원의 그룹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2차전지소재부문 매출은 3조4000억원으로 약 3분의 1 수준이다. 포스코는 철강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1위의 노하우를 그룹 2차전지소재사업에도 공유해 운영 및 조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염호·광산 등 리튬 우량자원을 확보하고 글로벌 무역규제에 대비해 국내에서 제련·정제를 마친 니켈을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차세대전지 소재시장 선점을 위해 전고체전지 3대 핵심구성요소인 양극재, 고체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도 모두 공급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리튬 9.6만t, 니켈 4.8만t, 양극재 39.5만t, 음극재 11.4만t까지 확대한다. "철강 투자 추진...자사주 1조9000억 소각"철강 사업 부문 관련해서는 인도와 미국지역에 상공정 투자를 추진하고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 운용 효율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개편 계획도 확정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구조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 진행하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유입 현금을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 및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보유한 자사주 10% 중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의무 예탁분 4%(345만주)를 제외한 6%(525만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6%는 약 1조9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추가로 1000억원 수준의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포스코는 향후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신규 취득 자사주는 임직원 활용 외 즉시 전량 소각하겠다는 기본 정책도 발표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성장 투자, 저수익 자산 조정 등 자본 효율성 개선과 함께 향후 3년간 교환사채 예탁분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12 14:10:01[파이낸셜뉴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삼성SDI와 총 약 15만4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오는 2033년까지 삼성SDI 국내 사업장과 헝가리 사업장 등에 총 약 15만4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양극소재에 공급되는 수산화리튬 전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 10월 국내 최초로 리튬을 정제, 전환, 분쇄해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양산에 성공한 뒤 생산 물량을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에 납품해 왔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점차 외판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자동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및 이차전지 업체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IRA 법안의 발효로 탈중국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합품 생산이 가능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리튬 추출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호주의 리튬 업체 ‘아이오니어’는 2021년 6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생산 예정인 공업용 탄산리튬에 대해 연간 7000t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네바다주 리튬 광산 개발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리튬 클레이에서 리튬을 추출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연구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아이오니어는 북미에 수산화리튬 전환 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환 공장 건설 시 아이오니어는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광산에 매장된 리튬 클레이를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무상 제공하고 수산화리튬 생산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사업을 협력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1년 10월부터 연산 1만3000톤의 수산화리튬 상용화 제조공장을 운영 중이며 공업용 탄산리튬 및 리사이클된 리튬을 원료로 배터리급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또 포항 캠퍼스 내 2공장을 지난 3월 완공한데 이어 삼성SDI와의 추가 계약 물량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신규 3공장을 포항 블루밸리 단지 내 건설하는 방안을 수립 중에 있다. 추가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국내뿐만이 아닌, 해외에서도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서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국내외 공장 건설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수산화리튬 생산 캐파 2028년까지 7만9000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6-11 09:30:17[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이 전구체 점유율 세계 1위인 중국 CNGR과 손잡고 포항에 2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 기반을 다진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과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에 각각 니켈 정제공장과 전구체 생산공장을 착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CNGR이 각각 6대 4 지분으로 설립한 니켈 정제법인이며,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포스코퓨처엠과 CNGR이 2대 8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전구체 생산 법인이다. 이번에 착공한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의 니켈 정제공장은 CNGR의 니켈 제련법인으로부터 순도 70% 수준의 중간재인 니켈매트를 들여와 순도 99.9%의 2차전지용 고순도 니켈을 생산할 예정이다. 니켈 정제공장의 고순도 니켈 생산 규모는 순니켈 기준 연산 5만t으로 이는 전기차 약 12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날 함께 착공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의 전구체 공장은 연산 11만t 규모 로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의 고순도 니켈을 이용해 전구체를 생산한다. 또한 포스코퓨처엠은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가 생산한 전구체를 활용해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으로 중간 소재인 전구체의 내재화율을 높여 밸류체인을 강화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과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총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니켈, 전구체 공장을 준공하고 2026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니켈은 전기차용 2차전지의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로 그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전구체는 2차전지의 용량과 수명을 결정하며 양극재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수요량 중 국내 생산량의 비중이 26%에 불과할 정도로 수입의존도가 높다. 포스코그룹은 업계 최고 수준의 니켈 정제기술과 전구체 생산기술을 보유한 CNGR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 니켈, 전구체를 생산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소재로 활용하는 등 2차전지소재사업의 밸류체인 강화에 나선다. 특히 포항시는 지난해 7월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사업 특화단지에 지정된 바 있어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소재사업 투자 확대가 지역내 첨단산업 활성화 및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형 2차전지소재총괄은 "포스코그룹과 CNGR은 비즈니스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2차전지소재 공급망을 갖추고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시장 수요침체 시기에도 2차전지소재사업에 투자를 지속해 니켈, 리튬 등 그룹 내 안정적인 원료 자급력을 갖추고 양·음극재, 리사이클, 차세대 소재 등 그룹 2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차질없이 갖춰나갈 방침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5-31 09:43:42[파이낸셜뉴스] 경남 김해시 한림에 본사와 공장을 둔 (주)이알(ER·Environment Recycling·대표이사 임현열)이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게 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전처리 기술을 갖춘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이알과 지분 투자에 관련한 투자계약서(SSA)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이알의 전처리 기술과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면서 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의 중요한 단추를 끼우게 됐다는 것이다. 폐전지 리사이클링 자원화를 시작으로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알은 거의 모든 종류의 폐전지를 수거해 처리할 수 있는 허가권을 보유한 국내 대표적인 환경친화 종합재활용업체다. <본지 2022년 2월 23일자 2면 톱기사 참조> 이알 임 대표는 25일 "이번 현대글로비스 지분 참여로 김해 일원에 최첨단 전기차 폐 배터리 재활용 처리시스템를 대대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그동안 끝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리사이클링 자원화분야 주요 인증과 특허권을 취득하는데 전력을 다해왔다. 그 결과 발화·폭발방지 폐리튬전지 방전장치, 폐전지 처리 간소화 공정 기술개발, 염수로부터 유가금속(리튬)을 회수하는 시스템 개발, 리튬 계열 폐전지 전처리 기술·유가 자원 재활용방법, 복합형 탈염장치, 유체이동영 리튬이온 흡탈착방지, 흡착제를 이용한 리튬이온 고농도화 방법, 전기 흡탈착식 연수기 등에 대한 인증과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가정이나 회사에서 나오는 폐전지를 원스톱 최첨단시스템을 통한 리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다시 자원화하는 환경친화적 종합재활용업체로 사업별 독과점 위치를 구축해왔다. 현재 폐1차전지 파분쇄기, 폐2차전지 방전·파분쇄기, 폐유 정제 처리기, 폐촉매 건조소성·파분쇄기 등 관련 설비를 한곳에 모두 갖춰 원스톱처리하고 있다.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한 이 회사는 폐전지 재활용 라인 증설을 끝낸 데 이어 혼합·여과 정제시설까지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이알은 무엇보다 전기차 폐배터리 전처리 영역에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 분야 전문기업으로 통한다.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전처리와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전처리는 물리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에 남아 있는 전력을 방전시키고 해체한 뒤 불순물을 제거한 이후 양극재 분리물인 블랙파우더까지 만드는 공정이다. 이알은 폐리튬 이온배터리를 저온 진공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해당 설비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전처리 과정에서 폐수와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지 않고 전해질을 회수하는 친환경 공정기술도 갖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이알과의 투자계약 성사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알의 전처리 기술과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면서 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의 중요한 단추를 끼우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사용 후 배터리 물량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재활용시장에서 우위 선점을 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알 지분투자를 기점으로 전처리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동남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해외시장과 국내에 거점을 두고 배출되는 사용 후 배터리를 회수하고 이알의 기술과 설비를 활용해 전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하기로 했다. 일명 '도시광산'이라 불리는 사용 후 배터리에서 희귀 광물을 다시 채굴해 활용하는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향후 사용후 배터리가 지정학적 요인에 크게 상관없이 니켈과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기존 물류·해운·유통의 사업영역을 견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확장에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경우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사업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1-25 16:12:21[파이낸셜뉴스] 철강업계의 올해 경영 화두는 '불확실성, 성장, 미래사업'으로 압축된다. 저성장 기조 지속, 세계 경제 변동성 심화로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는 시장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철강 업황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부진, 제품가격 하락 등 여러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 대표들은 신년 메시지에서 불확실성의 위기 속에 수익성 중심의 성장과 미래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친환경 성장 비전을 중심으로 역량을 연마하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는 3월 5년여 간의 임기(2연임)를 마치고 퇴임한다. 최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에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는 포스코그룹이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가는 기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응해 △세계 최고 기술 역량 확보 △친환경 미래소재 공급망 경쟁력 강화 △에너지 등 그룹사업 시너지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 등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인 철강사업에서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저탄소제품 공급 체제 구축 및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기술 하이렉스(HyREX) 시험 플랜트를 구축한다. 전기로(상저취전로, 철 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전로)도 신설한다. 친환경 제철공정에 사용하는 HBI(산소를 제거한 조개탄 모양의 환원철) 등 원료 공급망을 안정화한다.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선 △2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사업 △수소 공급망 구축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리튬·니켈 및 양·음극재 사업을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 리튬 사업은 올해 염수·광석 1, 2단계의 성공적 완수 및 3단계 투자에 나선다. 니켈 사업은 원료 제련부터 정제에 이르는 일관 체제를 구축한다. 양·음극재 사업은 주요 거점의 생산능력 을 확대한다. 이같은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저탄소 철강제품, 기가스틸, 전기강판, 구동모터코아 등 그룹사의 친환경 사업을 고도화해 신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미래 시장인 친환경·경량화 자동차 및 에너지산업용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친환경·경량화 자동차 소재는 물론, 에너지산업용 소재의 개발·생산·판매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방향성을 견지하고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면서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 기반 확충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세가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자동차 및 에너지산업용 소재 등 미래 사업을 확장한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 거점을 적극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서 사장은 "심화돼 가는 경제블록화 및 공급망 체계의 변화는 모든 산업군에서 원료 공급부터 제품 생산, 수요 시장, 물류까지 사업 지형을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며 "최적의 사업 거점을 확보해 변화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로 대표되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서 사장은 "탄소중립 청사진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저탄소 원료 및 에너지원 확보는 물론,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12월 지주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했다. 지주사 동국홀딩스 아래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을 두는 구조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2일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장 부회장은 이날 새벽 인천공장을 방문해 교대 근무 현장을 지켜보고 작업자들과 구내 식당에서 아침 식사도 함께 했다. 장 부회장은 "새해 임직원 모두 즐겁고 건강한 직장생활을 기원한다"며 "직영으로 전환한 직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지난해 11월 철강업계 최초로 사내하도급 직영 전환에 노사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 사는 지난 1일부로 970여명을 직접 고용했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갖춘 전기로 제강 사업을 바탕으로 친환경 철강 제품에 특화한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 전략을 본격화한다. 최삼영 동국제강 부사장은 "올해는 성장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변화 주도성, 협업과 합심, 경영 내실화를 3대 경영지침으로 삼아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동국씨엠은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 냉연강판 사업을 고도화한다. 동국씨엠은 '컬러 비전 2030' 비전에 따라 2030년까지 매출 2조원, 글로벌 1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4-01-03 16:27:11[파이낸셜뉴스] 디에이테크놀로지가 1조원 규모의 베트남산 천연흑연 수입 독점권을 확보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베트남 그라파이트 그룹 (Vietnam Graphite Group, 이하 VGG)과 천연흑연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디에이테크놀로지는 VGG가 생산하는 순도 99.97% 천연흑연에 대한 수입 및 국내 판매 독점권을 획득하게 됐다. 양사는 지난 12월 천연흑연 유통 및 수출입 관련 업무협약(MOU) 이후 세부 조건 논의 및 합작투자 등 준비를 마치고 이번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베트남에서 채굴·가공·정제 완료한 흑연(배터리용, -100mesh, 99.97%)의 수출입 관련 합작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VGG는 기존 보유한 흑연광산 및 가공공장을 기반으로 연간 최소 2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디에이테크놀로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VGG에서 채굴 및 분쇄, 정제 등을 마친 흑연중 순도 99.97%에 달하는 천연흑연에 대한 독점 수입권과 국내 판매 독점권을 부여받아 국내 유통을 진행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 천연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96.4%로 최근 5년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중국이 지난 12월 흑연의 해외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디에이테크가 베트남산 천연흑연 수입 독점권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국내 흑연 공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디에이테크놀로지는 흑연 생산능력(CAPA) 확대 및 고순도 흑연 정제를 위한 흑연 가공(정제·제련)공장 등 생산설비 공동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흑연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은 중국이 제련, 가공 과정에서 큰 강점을 보이고 있어 마땅한 대체품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흑연 등 광물을 중국해서 수입해 사용하는 비용이 국내에서 가공, 제련해 쓰는 비용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베트남 흑연의 정제공장 증설 및 제련 기술력을 높여 대항마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통상적인 채굴 및 선광 공정을 거친 흑연의 순도(최적 조건일 경우 70~80%)는 비교적 낮기 때문에 고순도 흑연을 얻기 위해선 이를 정제해 탄소 함량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고순도 흑연을 위한 선광 및 정제과정을 거치면 탄소 함량 95% 내지 97% 수준의 흑연을 얻을수 있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수요 때문에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음극 재료로 널리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탄소 함량 99.0 % 이상의 정제된 흑연까지도 요구되는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VGG는 20년 이상 업력의 광물자원 전문기업으로 베트남 정부의 정식 사업권 및 허가를 받아 광산 채굴 및 광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만큼 풍부한 노하우 및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VGG와 함께 흑연가공 공장 증설 등 사업협력을 확대해 국내 천연흑연 유통 및 원재료 수급 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VGG는 옌바이성 옌타이(Yen Thai) 지역에 총 34.3ha(헥타르, 약10 만3800평) 규모의 흑연광산과 옌바이성 트란옌(Tran Yen) 지구에 자체 흑연 가공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흑연광산의 원광석 매장량은 총 400만톤으로 추정되며, 가공공장의 흑연 부유 선광 플랜트는 연간 40만톤의 정광을 가공할 수 있는 규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1-03 09:58:49[파이낸셜뉴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2일 "친환경 성장 비전을 중심으로 역량을 연마하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포스코그룹은 지난 반세기 넘게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굳건히 성장해왔다. 어려움을 극복해낼 저력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올해는 포스코그룹이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가는 기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장문의 신년사에서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사실상 3연임 도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국내 저성장 기조 지속, 세계 경제 변동성 심화를 들면서 "올해는 유례 없이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응해 △세계 최고 기술 역량 확보 △친환경 미래소재 공급망 경쟁력 강화 △에너지 등 그룹사업 시너지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 등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사업은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저탄소제품 공급 체제 구축 및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기술 하이렉스(HyREX) 시험 플랜트를 구축한다. 전기로(상저취전로, 철 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전로)도 신설한다. 친환경 제철공정에 사용하는 HBI(산소를 제거한 조개탄 모양의 환원철) 등 원료 공급망을 안정화한다. 최 회장은 "수소환원제철은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정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조를 이끌어내 미래 친환경 제철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철강, 엔지니어링, 원료공급, 에너지 업체 등이 참여하는 하이렉스 연구개발(R&D)파트너십을 확대, 기술 리더십을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선 △2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사업 △수소 공급망 구축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리튬·니켈 및 양·음극재 사업을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 리튬 사업은 올해 염수·광석 1, 2단계의 성공적 완수 및 3단계 투자에 나선다. 니켈 사업은 원료 제련부터 정제에 이르는 일관 체제를 구축한다. 양·음극재 사업은 주요 거점의 생산능력 을 확대한다. 아울러 광양 리사이클링 공장 가동을 기반으로 글로벌 폐배터리 공급망과 연계한 리사이클링 사업을 확장한다. 이같은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저탄소 철강제품, 기가스틸, 전기강판, 구동모터코아 등 그룹사의 친환경 사업을 고도화해 신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2차전지소재,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을 포함한 패키지에 기반한 '친환경 미래소재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활동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 사업은 하이렉스 전환에 필요한 수소 공급을 본격 추진한다. 암모니아 수소 추출, 고온수 전해와 같은 핵심 기술을 적극 개발한다. 친환경 인프라도 그룹의 에너지 밸류체인을 활용해 역량을 강화한다. 에너지 사업은 탐사개발(E&P), 인프라, 발전 간 시너지를 높인다. 액화천연가스(LNG) 자산 확대 및 LNG 터미널을 활용한 연계사업으로 상·하류 시너지를 높인다.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핵심 기술역량 확보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각 분야의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며 가치 있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인 조직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 안전, 사회공헌 등의 ESG 경영에서도 포스코그룹이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안전시스템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고 재해 방지를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스마트솔루션을 적극 활용해 현장의 안전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4-01-02 11:40:14【 싱가포르=윤경현 기자】 '(IT기기들의) 심장재생센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E-Waste 리사이클링 전문업체 테스(TES)에 딱 어울릴 법한 단어다. 휴대폰을 비롯한 IT기기들의 '심장(배터리)'을 되살리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건설업체(SK건설)에서 환경기업으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테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테스의 사업영역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IT자산처분서비스(ITAD)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등이다. 지식재산권 보호, 정보보안, 물류규제 등으로 모두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IT기기 '심장재생센터' 배터리 재활용 싱가포르 외곽 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테스의 배터리 재활용공장(테스 B plant)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자루가 제일 먼저 보인다. 그 안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휴대폰 배터리가 가득하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의 출발점이다. 우선 △화재를 막기 위해 방전시키고 △전기를 통하게 만드는 전해액을 빼내고 △케이스와 양극 극판 등을 분리해 분말(블랙매스)로 만드는 전처리를 거쳐 △특수용액에 녹여 금속이온 상태로 만든 뒤 원하는 흑연, 니켈, 코발트, 리튬 같은 금속을 분류해 정제(후처리)한다. 테스의 오종훈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방전이 완전히 되지 않으면 처리 과정에서 화재 위험성이 크다"며 "지금은 사람이 작업을 수행하지만 향후 협동로봇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대폰과 태블릿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무게는 대략 50g이다. 지난 2년간 테스의 리사이클링 물량은 휴대폰과 랩톱 1억2000만대에 달한다. 블랙매스 기준으로 6000t에 해당하는 양이다. 선반 한쪽에 놓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EV) 배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사고차량에서 나온 것으로, 무게가 500㎏을 훌쩍 넘는다. 휴대폰과는 '게임이 안 되는' 수준이다. 오 CSO가 "전기차" "전기차"를 외치는 이유를 알 만한 대목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부터 중국 상하이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화학적 처리를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에서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 CSO는 "수명이 끝난 전기차에서 나오는 배터리는 2026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리사이클링에 들어갈 것"이라며 "지금은 스크랩에서 나오는 것들을 처리한다. 배터리 20GWh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장 운영 초기에는 연 1만t의 공정 스크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해 내는 비용이 새 광물을 채굴하는 비용보다 비싸면 경제성이 없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의 손익을 나누는 경계로 핵심광물 회수율 90%, 회수금속의 순도 99%를 제시한다. 오 CSO는 "테스의 경우 니켈과 코발트가 함유된 블랙매스 회수율은 92%, 리튬은 96% 이상을 달성했다"면서 "회수금속의 순도는 97%를 웃돈다. 실제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인 99.9%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테스가 '도시광산(Urban Mining)'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테스에 '회수율 높이기' '불순물 줄이기'는 여전히 큰 과제다. 최근의 전기차 판매량과 배터리 수명 등을 감안하면 폐배터리 시장은 오는 2030년부터 급속하게 성장, 2050년에는 6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보통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5년이 지나면 초기 용량 대비 70% 아래로 성능이 감소하고, 10년 안에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 CSO는 "수명을 다한 배터리가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되면 폐배터리 물량(feedstock) 확보역량이 곧 경쟁력"이라며 위치(Location), 물류(Logistics), 인허가(Licence)를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테스는 23개국에 걸친 글로벌 거점 네트워크, 30여개 바젤 퍼밋(Basel Permit) 기반의 인허가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확실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는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전략으로, 자전거 바퀴의 중심축(허브)과 바큇살(스포크)이 펼쳐진 것처럼 각 지점의 물량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 23개국에 46개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대표 항구 중 하나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호주 시드니 등 추가 거점 확보에 한창이다. "이 공장은 폐수를 일절 배출하지 않는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 공정의 끝단에 있는 '기계식 증기 재압축기(MVR)'라는 장치 덕분이라고 했다. 공장에서 사용한 물을 처리하면서 리튬과 부산물(황산나트륨)을 얻고, 물은 계속 순환시킨다는 설명이다. 물이 귀한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효자' 공장인 셈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공장 마당에는 정체 모를 컨테이너가 자리 잡고 있다. 시내버스였던 BYD의 전기차 6대에서 나온 배터리를 리사이클링해 만든 1㎿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란다. 오 CSO는 "공장 천장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기를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며 "공장에서 쓰는 전기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IT기기의 '뇌혈관센터' ITAD 심장재생센터 옆에는 '(IT기기를 위한) 뇌혈관센터'가 있다. IT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메모리 등을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도록 해준다. 오 CSO는 "ITAD(IT Asset Disposition) 사업은 노트북과 휴대폰, 데이터센터 장비의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에서 각종 정보를 완벽하게 파기한 후 재사용·재활용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라고 공식적인(?) 설명을 내놨다. 사업 특성상 개인정보 및 브랜드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역이다. 그래서 공장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오 CSO는 "국가별로 달리 적용되는 법규나 규제 환경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테스는 이미 다수의 인허가를 확보해둔 상태"라며 "완벽한 정보보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사들과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스는 2005년 설립 이후 2016년 유럽의 Datasserv를 시작으로 여러 ITAD 전문기업을 인수, 관련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 덕분에 IT 시장분석기업 가트너는 테스를 아이언마운틴(미국), 심스라이프사이클(호주)과 함께 전 세계에 포괄적인 ITA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톱3'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 CSO는 "ITAD 사업은 단순한 자산처분(disposal)이 아니라 자원 재배치(Disposition)의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며 "ITAD야말로 Reduce(감소),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IT자산 폐기량을 최소화하고,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blue73@fnnews.com
2023-12-26 18: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