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림태주 시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조'를 비판한 원본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림 씨는 지난 28일 진인 조은산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린 '시무 7조' 글을 적시하며 '하교-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국사가 다망해 상소에 일일이 답하지 않는다만, 너의 '시무 7조'가 내 눈을 찌르고 들어와 일신이 편치 않았다"는 글을 시작으로 "문장은 화려하나 부실하고, 충의를 흉내내나 삿되었다. 언뜻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하에 갇혀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시무 7조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올렸었다. 그러나 30일 조은산 씨가 림 씨의 글에 재반박을 하는 글을 올리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자 자신의 글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림 씨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글을 읽는 분들께'라는 덧붙임 글에서 "하교 글(진인 조은산 씨의 시무 7조를 비판한 글)은 내린게 아니라 친구보기로 돌려 놓았습니다. 이유는 아시겠지요. 낯선 계정에서 몰려와 하도 막말과 쌍욕으로 도배를 해서 방치하기 어려웠습니다"라고 자신의 반박글을 내린데 대해 설명했다. 림 씨는 '진인 선생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된 장문의 글에서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고자 했으나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상처내는 글이 되었을때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수 없다"며 자신의 반박글과 조은산 씨의 반박글에 대한 논란을 부담스러워했다. 림 씨는 "선생(조은산 씨) 글의 형식에 맞추느라 임금의 말투를 흉내내었고 교시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며 자신의 문장 형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대해 일부 네티즌은 "너그러히 이해해달라고? 벌써 꼬리내리는 거냐"라며 조 씨의 시무 7조를 반박한 림 씨에 대해 비난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onnews@fnnews.com 이슈픽팀
2020-08-31 11:30:50[파이낸셜뉴스]청와대 청원 글 ‘시무(時務) 7조’를 쓴 ‘진인(塵人) 조은산’과 ‘시집 없는 시인’ 림태주씨가 반박글과 화해의 글을 주고받자,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재미있네. 싸움을 이렇게 하면 풍류가 있잖아”라며 두 사람을 치켜세웠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세금, 인사 등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글이 올라와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청원은 현재 40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받은 상태다. 이에 림태주 시인은 지난 28일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며 '시무 7조' 청원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시무 7조’가 신하가 임금에 올리는 상소문이라면 하교(下敎)는 신하가 올린 상소문에 임금이 답하는 형식의 글이다. 림태주는 “너의 문장은 화려하였으나 부실하였고, 충의를 흉내 내었으나 삿되었다. 너는 헌법을 들먹였고 탕평을 들먹였고 임금의 수신을 논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뜻 그럴듯했으나 호도하고 있었고,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서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며 “나의 진실과 너의 진실은 너무 멀어서 애달팠다”고 썼다. 림태주는 또 “너의 그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 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며 “나의 정치는 핍박받고 절망하고 노여워하는 이들을 향해 있고, 나는 밤마다 그들의 한숨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그러자 조은산은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도처에 도사린 너의 말들이 애틋한데 그럼에도 너의 글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안에 것은 흉하다"고 재반박했다. 조은산은 "너의 백성은 어느 쪽 백성을 말하는 것이냐"며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해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나는 5000만의 백성은 곧 5000만의 세상이라 했다"며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3000만의 백성뿐이며, 3000만의 세상이 2000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지적했다. 조은산은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부탁한다며, "시인 림태주의 글과 나 같은 못 배운 자의 글은 비교할 것이 안 된다.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글을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림태주에게는 "건네는 말을 이어받으면서 경어를 쓰지 못했다. 내가 한참 연배가 낮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도 했다. 이후 림태림은 조은산을 향한 두번째 글을 올리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림태림은 "내 이름을 적시한 선생의 글을 읽고 몹시 기뻤다. 선생의 상소문이 그저 허름하고 잡스러운 글이었다면, 나는 '하교' 따위의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고자 했으나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상처내는 글이 되었을 때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도 민심도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치닫는 모습에 암담함을 느낍니다. 선생도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상소문의 형식을 빌려 그런 글을 썼으리라 짐작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소문 형식 자체가 해학과 풍자가 담긴 새로움을 지녔고, 내용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생각된다"며 "선생 글의 형식에 대구를 맞추느라 임금의 말투를 흉내 내었고, 교시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조은산의 글을 치켜 세웠다. 첫번째 반박글은 '전체공개'에서 '친구보기'로 바꾸었다며 "낯선 계정에서 몰려와 하도 막말과 쌍욕으로 도배를 해서 방치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이같은 설전에 진중권 전 교수는 "이것이 풍류"라며 감탄했다. "두 분, 수고하셨다"는 말도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0-08-31 10:56:01[파이낸셜뉴스]정부의 가혹하고 편파적인 편가르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무 7조'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진인' 조은산씨가 자신의 글을 반박한 림태주 시인에 대해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해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라며 재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림태주 시인은 지난 28일 조은산씨가 올린 '시무7조' 청원 글에 대해 "너의 문장은 화려하였으나 부실했고 충의를 흉내내었으나 삿되었다. 너는 헌법을 들먹였고 탕평을 들먹었고 임금의 수신을 논하였다"로 시작하는 '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반박글을 올렸다. 조은산씨는 지난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백성 1조에 답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림태주 시인의 말을 반박했다. 그는 "(림태주 시인이 말하는) 너의 백성은 어느 쪽 백성을 말하는 것이냐"며 되물었다. 조 씨는 또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삼천만의 백성뿐이며, 삼천만의 세상이 이천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비판했다. 조 씨는 "나는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뿜는 심정으로 상소를 썼다"며 "정당성을 떠나 (정부가 탄압하는 국민 2000만명은) 누군가의 자식이오, 누군가의 부모인 그들을 개와 돼지와 붕어에 빗대어 지탄했고 나는 스스로 업보를 쌓아 주저앉았다"고 적었다. 그는 또 "너는 내가 무엇을 걸고 상소를 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며 "감히 아홉의 양과 길잃은 양, 목동 따위의 시답잖은 감성으로 나를 굴복시키려 들지 말라"고 꼬집었다. 조 씨는 이어 "(림태주 시인의 글에 대해) 도처에 도사린 너의 말들이 애틋한데 그럼에도 너의 글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안에 것은 흉하다"고 적었다. 림 씨는 시무 7조를 반박하는 글에서 "(조은산 씨의 글에 대해) 언뜻 그럴듯 했으나 호도하고 있었고,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서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며 "나의 진실과 너의 진실은 너무 멀어서 애달팠다"고 적었다. 림 씨는 또 "아직도 흑과 백만 있는 세상을 원하느냐. 일사분란하지 않고 편전에서 분분하고 국회에서 분분하고, 저잣거리에서 분분한, 그 활짝 핀 의견들이 지금의 헌법이 원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금의 나라 현실에 대해 찬양했다. 그는 "너는 백성의 욕망을 인정하라고 하였다. 너의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 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치는 것이냐"며 "세상에는 온갖 조작된 풍문이 떠돈다"면서 "정작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학문을 깨우치고 식견을 가진 너희같은 지식인들이 그 가짜에 너무 쉽게 휩쓸리고 놀아나는 꼴"이라며 비난했다. 림 씨는 또 "섣부른 부화뇌동은 사악하기 이를데없어 모두를 병들게 한다. 내가 나를 경계하듯이 너도 너를 삼가고 경계하며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백성의 한숨을 천명으로 받는다"고 마무리했었다. 림태주 시인은 지난 1994년 계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으로 시보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시집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또 2014년 그가 펴낸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림태주 시인의 글에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 내음이 난다"며 추천사를 써줘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림태주 시인의 시무7조에 대한 반박문> 내 너의 상소문을 읽었다. 충정이 엿보이더구나. 네가 생업에 일념하도록 평안한 정사를 펼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하고 슬펐다. 국사가 다망해 상소에 일일이 답하지 않는다만, 너의 ‘시무 7조’가 내 눈을 찌르고 들어와 일신이 편치 않았다. 한 사람이 만백성이고 온 우주라 내 너의 가상한 고언에 답하여 짧은 글을 내린다. 나는 바로 말하겠다. 너의 문장은 화려하였으나 부실하였고, 충의를 흉내 내었으나 삿되었다. 너는 헌법을 들먹였고 탕평을 들먹였고 임금의 수신을 논하였다. 그것들을 논함에 내세운 너의 전거는 백성의 욕망이었고, 명분보다 실리였고, 감성보다 이성이었고, 4대강 치수의 가시성에 빗댄 재난지원금의 실효성이었다. 언뜻 그럴 듯했으나 호도하고 있었고,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서 졸렬하고 억지스러웠고, 작위와 당위를 구분하지 못했고, 사실과 의견을 혼동했다. 나의 진실과 너의 진실은 너무 멀어서 애달팠고, 가닿을 수 없이 처연해서 아렸다. 너는 정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선왕들의 어전을 기억한다. 선왕의 출신이 거칠고 칼을 내세워 말하는 시기에는 신하들이 머리를 조아려 따르고 아첨하기 일쑤였다. 의견이 있을 리 없었다. 문벌귀족과 권문세가들이 왕권을 쥐락펴락 위세를 떨칠 때에는 일치된 하나의 의견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어떠하냐? 아직도 흑과 백만 있는 세상을 원하느냐? 일사불란하지 않고 편전에서 분분하고, 국회에서 분분하고, 저잣거리에서 분분한, 그 활짝 핀 의견들이 지금의 헌법이 원하는 것 아니겠느냐? 너는 명분에 치우쳐 실리를 얻지 못하는 외교를 무능하다고 비난하였다. 너는 이 나라가 지금도 사대의 예를 바치고 그들이 던져주는 떡과 고기를 취하는 게 실리라고 믿는 것이냐? 대저 명분이란 게 무엇이냐? 그것은 백성에 대한 의리를 말하는 것이고, 이 나라의 자존과 주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더냐. 가령, 너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힌 친구가 있다고 하자. 반성할 줄도 용서를 구할 줄도 모르는 그 친구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바라는 일이 화해를 해치는 일이더냐. 돈 몇 푼 받고 합의하고 아무 일 없던 듯이 친하게 지내는 것이 네가 생각하는 정의이고 실리더냐. 나에게 명분은 의의 살아있음이다. 고깃덩이가 아니라 치욕에 분노하고 맞서는 게 나의 실질이고, 백성에게 위임받은 통치의 근간이다. 너희의 평상어를 빌리면, 무릇 백성의 실리는 돈이 아니라 가오에 있지 않더냐. 나도 지지 않으려 버티고 있으니 너도 심지를 꿋꿋하게 가다듬어라. 너는 백성의 욕망을 인정하라고 하였다. 너의 그 백성은 어느 백성을 말하는 것이더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 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 나에게 백성은 집 없는 자들이고, 언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 집주인의 눈치를 보는 세입자들이고, 집이 투기 물건이 아니라 가족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다. 땅값이 풍선처럼 부풀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수십 채씩 집을 사들여 장사를 해대는 투기꾼들 때문에 제 자식들이 출가해도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까봐 불안하고 위화감에 분노하고 상심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나의 정치는 핍박받고 절망하고 노여워하는 그들을 향해 있고, 나는 밤마다 그들의 한숨소리를 듣는다. 너는 지금 이 정부가 이성적이지 않고 감성에 치우쳐 나랏일을 망치고 있다고 힐난하였다. 네가 말하는 이성과 감성의 의미를 나는 알지 못하겠다. 열 마리의 양을 모는 목동이 한 마리의 양을 잃었다. 아홉 마리의 양을 돌보지 않고 한 마리의 양을 찾아 헤매는 목동을 두고 너는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가여워하는 그 긍휼한 상심이 너에겐 감성이고 감상으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그것이 지극한 이성이고 마땅한 도리라 여겨지는구나. 그 한 마리를 찾지 않는다면 아홉 마리가 곧 여덟이 될 것이고, 머지않아 남은 양이 없게 될 것이다. 그 한 마리가 너일 수도 있고, 너의 가족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다. 너는 나를 내팽겨 칠 것이냐. 나는 너를 끝까지 찾을 것이다. 이것이 나의 대의이고, 나의 실리이고, 나의 이성이다. 세상에는 온갖 조작된 풍문이 떠돈다. 그릇된 찌라시가 진실로 둔갑하기도 한다. 나의 자리는 매일 욕을 먹는 자리다. 불철주야 정사에 여념이 없는 나의 일꾼들도 시시비비를 불문하고 싸잡아 비난받는다. 나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작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학문을 깨우치고 식견을 가진 너희 같은 지식인들이 그 가짜에 너무 쉽게 휩쓸리고 놀아나는 꼴이다. 무지는 스스로를 망치는데 쓰이지만, 섣부른 부화뇌동은 사악하기 이를 데 없어 모두를 병들게 한다. 내가 나를 경계하듯이 너도 너를 삼가고 경계하며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백성의 한숨을 천명으로 받든다. onnews@fnnews.com 이슈픽팀
2020-08-31 07:13:59관계의 물리학/림태주/웅진지식하우스‘이 미친 그리움’과 ‘그토록 붉은 사랑’을 통해 깊은 공감과 잔잔한 울림을 불러일으킨 림태주 시인의 세번째 산문집이다. 그만의 시적인 감수성과 아름다운 은유로 나와 당신, 우주의 사이에 대해 사유한 그의 첫 관계학 개론이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관계라는 우주의 법칙이다. 저자는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라고 했다. 그의 통찰과 재치 넘치는 문체는 세상과의 관계에 지친 우리의 가슴에 작은 깨달음으로 와 닿는다. 나답게 살기를 원하지만 관계의 균형잡기에 서툰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8-05-23 10:4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