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하루아침에 전부 탕진, 내가 벌어 내가 사치. 걱정만 하기엔 우린 꽤 젊어 오늘만은 고민보단 Go해버려. 탕진잼 탕진잼 탕진잼 YOLO YOLO YOLO” (BTS ‘고민보다 Go’ 가사 중) “인생은 한번 뿐, 욜로!”를 외치던 2030세대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급격한 실업률 증가와 경제 위축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 소비를 주도하던 ‘욜로족’들을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나는 소중해" 호캉스·오마카세 즐기던 MZ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대신,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모토로 하는 이들을 ‘욜로족’이라 칭한다. 온전한 ‘나’를 위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는 국내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2030세대의 소비성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호텔에서 호화로운 바캉스를 즐기는 ‘호캉스’, 나에게 심리적 만족을 주는 비용이면 가격을 따지지 않는다는 ‘나심비’, 자기 과시를 위해 돈자랑하는 ‘플렉스’ 등 이들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하는 신조어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 끼에 적게는 12만원, 많게는 20만원을 훌쩍 넘는 ‘오마카세’ 열풍도 불었다. 오마카세는 MZ세대 허세심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자 각종 기업은 욜로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마케팅을 앞다퉈 내놨다. 욜로는 개인의 삶의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 "딱 살 것만 삽니다"..이자 갚기도 벅찬 2030 이랬던 욜로족이, 2020년대 들어서면서 삶의 가치관을 바꿔 ‘요노족’으로 전향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지친 청년들이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로 슬슬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소비 파티도 막을 내리고 있다. 직장인 1인 가구 조서희(37·여)씨는 "치솟는 물가를 몸소 느낀다"며 "예전과 달리 지금은 살 것만 사게 된다. 자주 시켜 먹던 배달음식도 1, 2회로 줄였다. 기존에 하던 운동 등 취미생활도 하지 않고,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39세 이하인 2030세대의 지난해 평균 소득은 65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와 50대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각각 6%, 3.2% 늘며 2030세대보다 개선됐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가중됐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작년 평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1671만원으로 전년보다 17.6% 늘었다. 20대 가구주의 원리금 상환액은 47.1%나 뛰었다. 40대와 50대의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각각 7.5%, 0.7%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욜로하다 골로 간다" 현실 자각이 만든 '거지소비' 이 같은 영향은 지난해 청년층 사이에서 극단적 소비절약 형태인 ‘거지방’ ‘현금챌린지’ ‘무지출챌린지’ 등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경제적 목표를 세우는데 제일 큰 부분이 주거마련이다. 결혼하면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욜로로 살다간 목표 달성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엔 뒷감당이 안되는 거다. 현실 지속가능성이 어렵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면서 자연스럽게 요노 생활로 변화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07 10:28:54[파이낸셜뉴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플렉스 대신 유행하는 '무지출챌린지' 열풍에도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에는 지갑이 열리고 있다. 무지출챌린지에 가장 적극적인 1020세대, 이른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역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서는 과감하게 지갑을 연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대규모 할인행사가 열린 이달 1020세대가 주로 구매하는 품목의 구매신장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 온라인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한 지난 2주간(6~19일)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20세대의 주요 품목 구매신장률이 3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40세대(11%)와 5060세대(6%)의 증가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대표 카테고리 20개를 기준으로 분석했는데, 1020세대의 구매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모두 증가했다. 특히 노트북/PC(120%), 모니터(220%), PC주변기기(57%) 등의 디지털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이지만 그만큼 할인폭이 컸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패션 카테고리나 뷰티 제품도 인기였다. 스포츠의류/운동화(38%), 가방/잡화(42%), 화장품/향수(20%)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미용가전(97%)은 2배 가까이 판매가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잘파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이들의 구매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며 "트렌드에 민감하고, 다양한 형태의 소비 경험을 즐기는 1020세대를 위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종류의 빵을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인 홈플러스의 몽블랑제도 '가성비'를 내세워 잘파세대 공략에 성공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홈플러스 몽블랑제의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181%), 20대(80%), 30대(43%) 등 젊은 고객의 활약이 돋보였다. 소셜미디어 인증샷 필수인 트렌디 빵 전체 품목은 597% 신장하며 매출이 무려 7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SNS에서 '반갈샷(빵을 반으로 갈라서 인증하는 사진)' 열풍을 일으킨 생크림폭탄빵을 필두로, 지난 4월 출시한 알프스 소금빵(321%)과 3가지 달콤한 크림이 가득 찬 몽스도넛(280%)은 매출이 약 4배로 뛰었다. 이에 힘입어 홈플러스는 다양한 맛과 크기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9종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다. 오는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주문하면 1~2만원대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입할 수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11-28 14:30:25냉장고를 파먹고 빵과 도시락으로 4일을 버텼다. 점심 약속이 있을땐 어쩔 수 없이 돈을 썼다. 이제 집에서 먹을 식료품까지 바닥 났다. 공짜 식사로 점심값을 아끼기 위한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관계를 파괴하지 않고 남의 돈으로 점심 먹기가 쉬운 일일까.고물가 시대를 맞아 2030 청년들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다. 기자도 지난 7~12일 6일간 극한 절약에 도전해봤다. ■냉장고 파먹고, 도시락 챙기고, 온라인 폐지줍기 첫날은 '냉장고 파먹기'로 버텼다. 일요일이어서 집에서 한 발짝도 안나가고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문제는 둘쨋날인 8일부터였다. 폭우에 취재 현장으로 출근하면서 도전이 버거워졌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취재를 마친 뒤 눅눅한 시장 바닥에 앉아 노트북으로 기사를 썼다. '카페도 가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아껴야 하나, 서럽다'고 생각할 때쯤 한 상인이 기자를 불렀다. 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무료 도서관이 있다고 했다. 그분의 얼굴 뒤로 후광이 비치는 듯했다. 2층에 있는 카페 겸 도서관은 30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했다. 학생 1명과 50대 이상 어르신 두어명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집에서 싸 온 빵을 먹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돈 없이는 앉아 있을 곳이 없다.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음료값이 아니라 자리 임대료인 셈이다. 쓰기만 해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 싶어 쿠폰과 포인트 사냥에 나섰다. 일명 '온라인 폐지 줍기.' 온라인에서 각종 기업의 프로모션 사이트에 접속해 기자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했다. 편의점 이용권 3000원권과 온라인 결제 적립금 2200원을 쌓았다. '앗! 개인정보, 신발보다 싸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쿠폰 모아 밥 먹고 '선배 찬스'까지 4일차까지는 도시락을 이용해 그럭저럭 버틸 만 했다. 양파 6개, 버섯 한 봉지, 애호박 1개를 6940원에 샀다. 사온 채소들을 다듬어 볶음밥 도시락 세 끼를 만들었고 이틀 동안 길가 벤치 등에서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해치웠다. 저녁에는 집에서 라면만 먹거나 회사 인근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에서 200원에 햄버거를 사 먹었다. 해당 프랜차이즈 어플을 통해 할인 쿠폰을 받아 4200원에 햄버거 단품을 주문했고 회사에서 인근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4000원짜리 식권을 낸 뒤 남은 200원만 결제했다. 5일차인 점심 약속이 있어 더치페이로 8500원짜리 돈가스를 사먹었다. 무지출 때문에 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았다. '언제 세트도 아닌 돈가스 단품이 8500원까지 올랐나?' 싶었지만 한 입 먹으니 튀긴 빵가루 하나하나 황홀하게 느껴졌다. 또 간만의 만남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니 살 것 같았다. 지출을 줄이려면 약속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대신 저녁은 집에서 남은 도시락을 먹었다. 마지막 날은 더 아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식료품도, 쿠폰도 바닥났다. '부장 면담' 찬스를 쓰기로 했다. 무지출 챌린지 체험 기사를 제안한 장본인이기에 '챌린지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애로사항을 전했다. 김모 부장(49)은 "'업무에 애로사항이 있나', '팀 내 불화가 생겼나', '이직하겠다고 하는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점심을 잡아줬다. 고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차원에서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했다. 햄버거 2개와 쉐이크, 감자칩까지. 4만원 넘는 금액이 나왔다. 포인트도 기자의 이름으로 적립했다. 갑작스러운 부담감에 햄버거가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다. 6일간 기자가 쓴 돈은 1만5640원이었다. 절약은 개인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절약이 타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두가 소비를 줄인다면 경제 생태계는 잘 돌아갈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왜 청년들은 극한의 절약에 빠졌나 14일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온라인상의 빅데이터 약 12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무지출', '무소비' 언급량은 2021년 하반기 1만1364건에서 2022년 상반기 1만4819건으로 약 30% 증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지출 챌린지를 검색하면 가계부 사진을 올리고 하루에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자가 만난 청년들은 자신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면서 무지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해 6개월째 도전 중인 직장인 김모씨(23)는 "이대로 살면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월급은 평균 200만원 후반대. 특히 작년에 자취를 처음 시작하면서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고 생활비가 200만원을 훌쩍 넘어버렸다고 했다.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한 지 2개월이 다 돼간다는 안모씨(27)는 다른 사람들이 챌린지하는 것을 보면서 도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경제활동을 시작한 뒤부터 단 하루도 무지출이었던 날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집에만 있는 날도 흔한 로켓 배송이 쉬지 않았고 출근하면 굳이 카페로 가서 음료 하나씩 습관처럼 마셨더라"고 했다. 이들은 식비를 가장 많이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최근 몇 달 동안 아예 배달 음식을 시키지 않았다. 근처 대형마트에서 반찬을 사서 소분해서 먹은 것이 김씨만의 절약 방법이다. 김씨는 "SNS를 끊었고 친구와의 만남을 거의 안 한다"며 "정말 가까운 친구만 두세 달에 한 번씩 만나고 잦은 술자리나 친구 관계를 조금 거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히려 자기에게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올해 1월만 해도 카드값으로 300만원이 찍혔다는 김씨는 극한 절약을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월급의 78%에 달하는 200만원 이상의 금액을 저축했다. 안씨는 자신만의 냉장고 체크리스트 만들기를 무지출 전략으로 내세웠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냉장고 재료를 수시로 확인하고 주 단위로 식단표를 짜면서 주 2, 3회 무지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안씨는 "그날그날 메뉴 고민이 없어 시간도 절약되고 장 볼 때도 식단표에 꼭 필요한 재료만 사게 되어 썩혀 버리는 재료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총지출을 평균 70만원으로 줄였다. 고정지출(보험비, 통신비, 관리비 등) 40만원을 빼면 30만원으로만 생활하는 셈이지만 계획적인 소비로 사교 모임, 도서 구입, 관심 있는 수업 듣기 등을 하면서 부족함 없이 살고 있다. 김씨는 송도의 바다가 보이는 30평대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김씨는 "저렴한 방을 찾아서 살다 보니 3층 이상 높이에서 살아본 적 없다"며 "바깥에서 보일까 봐 늘 커튼을 쳐 놓고 살면서 마음껏 풍경을 보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8-14 13:57:31[파이낸셜뉴스] 마이데이터 전문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가 하반기부터 지출통제를 게임처럼 할 수 있는 ‘샐러드게임'을 정식 출시한다. 지난 6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베타 버전을 출시 및 운영 후 2030 MZ세대의 반응이 좋자 내린 결정으로, 향후 '요노(YONO·You Only Need One)' 열풍 지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6월 24일부터 5일 간 1회차, 지난달 19일부터 5일 간 2회차 샐러드 게임을 진행했다. 샐러드게임은 5명의 팀원과 팀 예산을 지켜 지출하면 게임 기간에 지출한 만큼 상금으로 돌려받는 게임으로, 게임 시작 시 25만 원의 팀 예산이 설정된다. 팀 예산은 각종 미션을 통해 최대 54만 원까지 늘릴 수 있다. 앞서 샐러드게임 베타 1차에는 5000명(1000팀)이 참여했으며, 320팀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상금을 받은 총 인원은 1460명이며 가장 높은 상금을 받은 사람은 44만9530원을 받아갔다. 1차 게임에 성공한 사람이 한 주간 평균적으로 아낀 금액은 14만원이었다. 샐러드게임 베타 2차에는 3000명(600팀)이 참여했으며 398팀이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1499명이 상금을 받았으며 35만8840원이 가장 높은 상금 금액이었다. 2차 게임에 성공한 사람은 한 주간 평균 11만1896원을 아꼈다. 샐러드게임 기간 뱅크샐러드 앱 유입률은 108% 증가했다. 샐러드 게임 정규 편성은 단순 반복 식의 '앱테크'가 유저의 실질적인 행동(절약)을 이끌어내는 데까지 발전했고, 2030 세대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에 대한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과감한 지출도 불사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사그라들고 '오마카세' 폐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며 "샐러드 게임 기획 당시 '현금 바인더' 열풍도 눈여겨봤다"고 설명했다. 현금 바인더는 '현금 챌린지' 수단의 일환으로, 돈을 현금으로 바꿔 ‘바인더’에 월·일 예산을 꽂아 놓은 만큼만 쓰도록 해 주는 도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도가 기업-소비자 간 상호작용의 성공 사례라고 짚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갓생'부터 '무지출 챌린지' 등 젊은 층 사이에 유행하는 여러 트렌드가 있는데, (뱅크샐러드가) 이를 포착해 게임을 개발한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출 관리를 체계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어 선풍적으로 호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통제하는 '요노' 소비패턴이 두드러지다 보니 이와 연관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는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기업 등 여러 곳에서 소비자 확보를 위해 관련 서비스 내지 앱 개발을 할 유인이 많다"고 바라봤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9-08 03:32:08[파이낸셜뉴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올해 편의점업계 선물세트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매년 최고가를 경신하는 위스키부터 골프채에 이동식 주택까지 프리미엄 선물세트 선택지가 넓어졌다.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는 종류와 구성이 한층 강화돼 한층 더 실속있어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업계가 추석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 가운데 눈에 띄는 가장 고가 상품은 '윈저다이아몬드쥬빌리'로, 1병당 가격은 '아파트 한 채 값' 뺨치는 5억원이다. 전 세계 12병 한정 생산된 블랜디드 스카치위스키 제품으로,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에서 예약판매하고 있다. 1병 가격이 2억5000만원인 '고든앤멕페일 제너레이션 글렌리빗 80년산'과 2150만원짜리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롱몬1966', 1600만원인 '파이퍼 하이직 레어6L' 등 다양한 고가 주류도 GS25에서 예약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페트뤼스 2017'(750만원), '발베니25년레어메리지'(100만원) 등을 고급주류 라인으로 선보인다. 이색 선물세트도 있다. CU는 명절 최고급 선물로 '혼마 5스타 골프채'를 판매한다. 남성 아이언 6000만원, 여성 아이언 460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 상품이다. 사이판 월드리조트 숙박권도 판매한다. 최대 4박6일간 사이판을 여행할 수 있는 상품으로, 180만원대에 내놨다. 단층과 복층 이동주택은 이색 중의 이색상품이다. 1800만원대부터 2500만원대까지 판매되는 상품으로, 2021년 명절에 총 4채가 실제로 팔린 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로션과 샴푸, 향수 등 선물세트도 내놨다. 이마트24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펫팸족(Pet+Family)'을 위한 강아지 유모차와 컵라면 도자기 용기 등도 선보인다. 편의점 프리미엄 추석 선물로 빠지지 않는 금제품은 올해에도 판매된다. GS25는 해태 골드바, 천년미소 골드바 등 골드바 6종을 내놨다. 세븐일레븐은 용의 해를 기념하는 순금 용 피규어(1g)와 골드바 등을, 이마트24는 골드바 4종을 판매한다. 가성비 선물세트는 종류도, 구성도 더욱 푸짐해졌다. GS25는 1만~1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만 620여종을 마련했다. 과일과 한우세트부터 주류, 통조림을 비롯해 전자기기 등 다양한 상품군을 추석선물세트로 선보인다. CU는 각 지역의 다양한 특산주 23종을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내놨다. 제주 양조장의 감귤 착즙 위스키 신례명주는 껍질을 벗긴 감귤을 그대로 착즙해 발효한 술로 10만원에 판매한다. 쌀과 누룩에 인삼을 분쇄한 후 저온 발효한 금산 인삼주 세트도 6만원대에 내놓는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유난히 값이 비쌌던 사과를 비롯한 청과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물가안정' 시리즈를 마련했다. 국내 유명산지에서 재배한 사과 13~15입이 들어있는 '물가안정 착한사과세트'와 사과 6입, 배 5입 구성의 '물가안정 착한혼합과일세트'는 모두 5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이마트24는 2만~7만원대의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상품 16개를 선정해 이달 말까지 할인판매한다. 안동사과(대과 8입)는 약 3만원에, 설성 이동소갈비선물세트는 7만원에 판매한다. 행사가로 신선식품과 식용유, 통조림세트는 3만~4만원대에, 생활용품세트는 3만원대에 내놓는다. 정은기 세븐일레븐 상품전략팀장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2030세대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등 각종 절약 챌린지가 유행인 만큼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중저가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8-27 10:00:21[파이낸셜뉴스] 신한카드가 생애 첫 신용카드 발급을 고민중인 사회초년생을 위해 고민 없이 적립받고 소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신한카드 처음(이하 처음카드)’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카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 맛집, 개인카페 등을 찾아다니거나 무지출 챌린지처럼 예산 관리를 공유하는 2030 세대의 특성과 이용 빈도 등을 반영해 서비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오늘도 5% 적립 서비스’는 먹고, 마시고, 소비하기 위해 매일 이용하는 음식점, 카페, 편의점(CU,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온라인 쇼핑(쿠팡,컬리)에서 이용금액의 5%를 1회 이용금액 1만원까지, 매일 최대 1000 포인트까지 제공한다. ‘일상 속 5% 적립 서비스’는 올리브영, 다이소, 오늘의집 같은 생활 가맹점부터 지그재그, 무신사, 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 택시, KTX, 해외 일시불 등 여행 영역에서 1회 이용금액 5만원까지 5% 적립을 제공한다. 생활과 여행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 일상과 비일상의 순간에서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기결제 최대 20% 적립 서비스’를 통해서는 다중구독과 구독플레이션속에 점점 늘어나는 고정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멤버십(쿠팡 와우, 네이버플러스) 20%, OTT(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디즈니+, SPOTV NOW) 15%, 통신(SKT, KT, LGU+) 10% 적립을 제공한다. 통신 적립은 월 1회, 이용금액 3만원까지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소비관리 보너스 적립 서비스’는 계획소비와 즉시결제에 대해 혜택을 제공한다. 계획소비 서비스는 고객이 이번 달 목표 소비 금액을 입력하면 500 포인트를 제공하고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5000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준다. 목표 입력과 진행 현황을 확인해 달성을 독려하는 알림도 제공한다. 즉시결제 서비스의 경우, 이번 달 이용한 일시불 금액을 이번 달 안에 미리 납부하면 결제금액의 0.3%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불필요한 지출을 방지하고 건전한 소비 습관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처음카드는 각 서비스별, 그리고 서비스 통합으로 월 최대 적립 한도가 제공된다. 전월 30만원 이상 50만원 미만,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100만원 이상 구간에 따라 오늘도 5% 적립 서비스·일상 속 5% 적립 서비스·정기결제 최대 20% 적립 서비스는 각각 5000 포인트, 1만 포인트, 2만 포인트가 제공되고 소비관리 보너스 적립 서비스는 3000 포인트, 6000 포인트, 1만 포인트가 제공된다. 서비스 통합 한도는 구간별로 1만8000포인트, 3만6000포인트, 7만 포인트이다. 나아가 사회 생활의 첫 시작을 응원하는 ‘스타팅 라인(Starting Line)’과 세상에는 다른 길이 있을 뿐 틀린 길은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뉴 웨이(New Way)’의 두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돼 다양성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취향을 담았다. 신한카드는 카드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도 준비했다. 오는 7월 31일까지 이벤트에 응모하고 처음카드로 2만원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100만 마이신한포인트 1명, 골드바 10명, 젠틀몬스터 30만원 기프트카드 20명, 집밥 패키지 30명, 신한라이프 스포츠레저 보장보험 1년권 100명, 5만 마이신한포인트 100명, 스타벅스 커피쿠폰&신한투자증권 해외주식상품권 등 응모자 전원에게 경품을 지급한다. 이 외에도 오는 7일부터는 신한은행 ‘청년 처음적금’과 연계한 공동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으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협력해 청년 고객을 위한 혜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1만5000원, 해외 겸용(Mastercard) 1만8000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청년 고객들에게 처음카드가 금융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원신한 관점에서 사회초년생 및 청년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6-03 09:58:12[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삶,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일상 뒷편에 숨겨진 문제들을 연속 보도합니다. 이는 사회에 전하는 일종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1 20대 대학생 A 씨는 중·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A씨는 "저 같은 학생을 두고 흙수저 중에서 '흙'도 없는 그냥 '수저'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 크고 작은 알바를 계속하다 보니, 생활력은 강해졌지만, 공부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제 이 생활이 끝날지,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 서울의 명문 사립대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B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끊었던 용돈을 다시 지원받기로 했다. 그는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집에서 도와주고 있다"면서 "취업하면 다시 다 갚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취업이면 취업,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례에서 본 20대 청년들 삶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은,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경제력으로 취업 준비를 더욱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학자금 걱정 없이 오로지 대학 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그저 옛말일 뿐이고 계층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계층 사다리'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사회문제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계층 상승의 주요 통로가 되는 교육 기회조차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결정되면서 균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사회 가치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발선 다른 흙수저는 금수저를 이길 수 있을까 금융자산이 적은 부모를 둔 '흙수저' 청년이 상대적으로 자산 수준이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금수저’보다 대기업·정규직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8%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흙수저는 첫 직장에서 받는 급여도 금수저보다 11%나 적고 근무 연수가 길어질수록 임금 격차는 벌어지는 만큼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지난해 1월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해당 논문은 부모 소득이 아닌 자산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부모 재력에 따라 자녀의 일자리 수준이나 임금이 달라지는 이른바 ‘흙수저 디스카운트’를 실제 데이터로 입증했다. 건강이나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 각종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 부모의 금융자산 보유 정도에 따라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4분위(상위 25%)인 부모를 둔 자녀 대비 1분위(하위 25%)인 부모의 자녀가 대기업·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7.6%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1분위 부모의 자녀는 첫 일자리에서 받는 임금도 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10.7% 적었다. 금융자산 2분위(하위 25~50%) 부모의 자녀도 4분위 부모 자녀보다 대기업·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6.7%포인트 낮고 첫 일자리 임금도 5.3% 적었다. 다만 부모의 부동산 자산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의 금융자산이 자녀의 첫 직장이나 첫 월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구직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동성 제약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려면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청년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 없이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첫 직장이나 첫 임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흙수저(1분위 부모의 자녀)는 금수저(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직장 1년 차 임금이 6.5% 적은데 5년 차에는 12.8% 적은 수준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을 제약하고 사회계층 세습화로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지방'에서 '플렉스방'까지…MZ세대 소비 놀이도 양극화 흙수저 금수저 양극화 현상은 MZ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 볼 수 있는 '소비 인증샷 카톡 대화방'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나 '거지방'은 흙수저들의 팍팍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절약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서로를 위로한다. 반면 오마카세를 즐기는 등 돈 자랑이나 과시를 의미하는'플렉스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20대 대학생은 이 플렉스방에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이라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모 잘 만나, 하는 일이라곤 '돈 쓰는 일'"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생을 살아가는 출발선이 다른 환경이 빚어낸 갈등이다. 일종의 사회 현상인 셈이다. 다만 기회가 불평등하다고 결과가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누구나 비슷한 출발선에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보장받는 평등과 빈곤의 대물림 때문에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게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출발이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의 규칙을 어기고 질서를 해치는 사람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최모씨는 "출발선에서의 불공평은 인정한다. 그렇기에 자수성가 사업가들은 존경받는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과정이 불법이고, 그 명분으로 가난을 삼는다면 누가 박수를 쳐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저도 흙수저지만 매일 어제보다 더 괜찮은 내일을 꿈꾸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위법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력하면 삶의 질 개선" …'계층 사다리' 복원할 수 있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이 줄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작 국내 중산층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낮아졌다. 보조금 같은 정부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진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높아졌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등을 떼고 남은 소득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75~200%)을 적용한 중산층 비중은 61.1%(2021년 기준)로, OECD 평균(61.5%)과 유사했다. 미국(51.2%)과 영국(58.3%), 이탈리아(58.6%)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믿음은 줄었다.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줄었다.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크게 위축(41.7%→30.3%)됐다. 통계청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사회 조사’를 비교한 결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 확대와 대물림되는 교육 격차가 이 같은 기대를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계층 사다리 복원…대기업·정규직 진입 발판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교육 과정에서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1차 노동시장 진입의 유연화 정책 등을 제언했다. 앞에서 살펴본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에서 출발하더라도 이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노동시장 내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정규직 등 1차 노동시장으로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정책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영욱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를 통해 중산층 비중은 유지돼 왔으나, 이 같은 정책이 계층 상향 이동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이전지출은 국가가 가구에 지급하는 각종 수당, 보상금 등 현금성 지원을 말한다. 노동소득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퇴하는 고령층의 고용기간 연장, 여성 배우자의 취업 장애 요인 해소 등을 통해 가구 내 취업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공교육의 내실화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교육이 계층 대물림이 아닌, 계층이동 사다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1 10:59:55[파이낸셜뉴스]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가 5000만 원, 1억 원 등 목표 금액을 설정해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 맞춤형 ‘돈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뱅크샐러드 앱 내 자산탭에서 이용 가능한 돈 모으기 서비스는 개인 자산 현황과 평소 저축 성향 등을 마이데이터로 분석해 목표 금액을 추천하고, 달성 일정을 예측해준다. 지출 예산의 경우 기존 뱅크샐러드 가계부 서비스와 연동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는 몇년새 이어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기를 끄는 종잣돈 모으기, 무지출 챌린지 등에 주목했다. 저축의 시작격인 통장 쪼개기를 자동화하고, 막연한 목표가 아닌 실천 가능한 목표를 추천해 유저가 돈 모으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유한 계좌를 저축과 비상금 등 목적별로 분리하는 통장 쪼개기는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데에 필수적이다. 사용자는 매달 수입∙지출 변동 내역과 비상금 현황을 보드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는 최근 변동 내역을 보여주는 보드 형태 디자인에 대한 특허도 획득한 바 있다. 돈 모으기 속 ‘뱅샐 코치'는 저축과 자산증식에 대한 코칭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지출 예산 △월 저축 목표 △예산 대비 저축 목표 판단 △예산 대비 지출 속도 △만기 예정 예적금 갈아타기 추천 △노는 돈 찾아 저축하기 등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고, 뱅크샐러드의 금융콘텐츠인 머니피드와 유튜브 등 SNS 콘텐츠와 연계해 전문가의 돈 모으기 팁도 전달 받을 수 있다. 코치 항목은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또 비상금 잔액이 목표치로부터 떨어졌거나, 노는 돈 발견 시 은행 앱에 접속하지 않고도 뱅크샐러드 앱 내에서 바로 금액을 이체할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2-20 14:33:47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현금 챌린지'가 유행이다. 신용카드가 일반화되고 핀테크의 발전으로 휴대폰만 있으면 결제가 쉬운 시대에 이 흐름을 역행하는 소비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사용할 돈을 월별로, 주별로, 다시 일별로 나눈 다음 현금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쓰고 남는 돈은 저축하는 방식의 현금 챌린지가 유행하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얇아졌다는 단적인 예다. 지난해 MZ세대 사이에서는 생활비를 아예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와 서로 돈 쓰지 않는 것을 독려하는 '거지방'이 유행했다. 이러한 것들이 놀이에 기반한 다소 극단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방법의 절약이었다면 현금 챌린지는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오랜 시간을 두고 소비 자체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처럼 소비의 주체인 2030세대가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에 따라 실적이 움직이는 유통업계는 대부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줄었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에 기반을 둔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았다. 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괄목할 성장을 보이는 한 회사가 있다면 '아성다이소'다. 균일가 제품 판매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천원짜리 물건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5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2019년 2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엔 2조9457억원을 거뒀다. 2018년부터 매년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점에 비춰 보면 2023년 매출 3조원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 다이소의 매출 고공행진을 이끈 것도 MZ세대인 것으로 분석된다. '10대들의 백화점'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다. 다이소의 호실적은 경기침체의 신호로 읽히기도 해 마냥 반가워할 순 없지만, 미래 고객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다이소는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프라인계의 다이소와 같은 전략을 이커머스 업계도 들고 나섰다. 유통업계도 이제 고물가와 함께 생존하는 방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쿠팡은 매월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식품 특가행사를 올해부터 월 3회로 정례화했다. 매월 9일, 19일, 29일에 식품을 싸게 파는 '99특가' 행사를 열기로 했다. 최소 990원부터 최대 1만9990원에 식료품을 판매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선사하고, 중소상공인의 안정적 매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위메프는 1만원 이하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99샵'을 신설했다. 매일 990원의 상품을 추천하고, 9900원 이하 패션·잡화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불황에 가장 먼저 줄인다는 의류와 식품 카테고리가 먼저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초저가 전략은 한동안 유통업계가 외면하기 힘든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wonder@fnnews.com
2024-01-11 18:08:43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플렉스 대신 유행하는 '무지출챌린지' 열풍에도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에는 지갑이 열리고 있다. 무지출챌린지에 가장 적극적인 1020세대, 이른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역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서는 과감하게 지갑을 연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대규모 할인행사가 열린 이달 1020세대가 주로 구매하는 품목의 구매신장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 온라인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한 지난 2주간(6~19일)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20세대의 주요 품목 구매신장률이 3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40세대(11%)와 5060세대(6%)의 증가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대표 카테고리 20개를 기준으로 분석했는데, 1020세대의 구매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모두 증가했다. 특히 노트북/PC(120%), 모니터(220%), PC주변기기(57%) 등의 디지털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이지만 그만큼 할인폭이 컸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패션 카테고리나 뷰티 제품도 인기였다. 스포츠의류/운동화(38%), 가방/잡화(42%), 화장품/향수(20%)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미용가전(97%)은 2배 가까이 판매가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잘파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이들의 구매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종류의 빵을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인 홈플러스의 몽블랑제도 '가성비'를 내세워 잘파세대 공략에 성공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홈플러스 몽블랑제의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181%), 20대(80%), 30대(43%) 등 젊은 고객의 활약이 돋보였다. 소셜미디어 인증샷 필수인 트렌디 빵 전체 품목은 597% 신장하며 매출이 무려 7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SNS에서 '반갈샷(빵을 반으로 갈라서 인증하는 사진)' 열풍을 일으킨 생크림폭탄빵을 필두로, 지난 4월 출시한 알프스 소금빵(321%)과 3가지 달콤한 크림이 가득 찬 몽스도넛(280%)은 매출이 약 4배로 뛰었다. 이에 힘입어 홈플러스는 다양한 맛과 크기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9종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다. 오는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주문하면 1~2만원대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입할 수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11-28 19: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