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이른바 '물뽕(GHB)'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온라인 상에서는 마약을 판매한다는 광고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온라인 판매광고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유통 사범을 단속할 계획이다.경찰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848건의 물뽕, 수면·마취제 등의 온라인 마약류 광고의 수사를 의뢰받았다고 21일 밝혔다.경찰은 식약처와 함께 오는 5월 24일까지 온라인 마약류 판매광고 및 유통사범을 집중 단속 중이다.온라인 광고는 주로 관리가 부실한 사이트 게시판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SNS·개인블로그·유튜브 등에 광고나 제조방법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경찰은 본청 사이버테러수사팀과 지방청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상 마약류 판매광고에 대한 인터넷 추적수사를 실시한다.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한 현장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수사 시에는 지방청 마약수사대와 경찰서 마약수사전담팀이 합동수사를 실시하는 등 엄정 단속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단속 감독권한과 전문성을 지닌 식약처 마약류감시원도 합동해 단속한다.이 기간 동안 경찰청에서 긴급 의뢰한 마약류 성분검사는 식약처(첨단분석팀)에서 신속하게 성분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청과 식약처는 온라인 상 마약류 판매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신속히 차단할 방침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9-03-21 16:49:49유명 아이돌의 멤버가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을 했다는 전직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버닝썬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다는 A씨는 “고액을 지불하는 메인 테이블석 손님들이 마약을 하는 듯 한 모습을 한 달에 2~3번은 봤다”고 국민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이어 A씨는 “(테이블 손님들이) 생수에 하얀색 가루를 타서 마시고 코를 풀었다. 영화에서처럼 가루를 손가락 위에 올리고 코로 들이키는 모습도 봤다”고 했다. 또 “샴페인 한 잔만 마셨는데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힘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클럽에서 마약 투약이나 일명 ‘물뽕(GHB)’을 사용하는 광경을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밖에 A씨는 “호텔 화장실 변기 칸에 지인 일행 3명이 한 번에 들어갔다가 10분 후 나왔다”며 “들어갈 때는 멀쩡했던 사람들이 나올 때는 콧물을 흘리며 머리를 흔들고 갔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0일 여성들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약물범죄를 공론화하는 이른바'‘남성약물카르텔‘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클럽 및 유흥업소와 강남구 소재 경찰서 간의 유착애 대해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버닝썬 #물뽕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19-01-31 21:38:03[파이낸셜뉴스] 구독자 27만명을 보유한 패션 유튜버 김무비(김영화)가 ‘퐁당 마약’에 피해를 본 사연을 공개했다. 김무비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제야 말하는 클럽에서 물X 당했던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물뽕’으로 불리는 ‘퐁당 마약’은 다른 사람 몰래 술·음료에 물뽕(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등 마약을 몰래 타서 먹이는 범죄를 뜻한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이 영상에서 김씨는 지난 2018년 7월 서울 홍대거리에 있는 한 클럽에서 약을 탄 테킬라를 얻어 마신 후 귀가길에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는 일행이 아닌 손님에게 테킬라 두 잔을 얻어 마시고 클럽을 나왔다. 이미 해가 뜬 상황에서 서울 지하철 6호선 합정역으로 내려갔던 김씨는 다시 버스를 탈 생각으로 올라와 인근 버스정류장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드문드문 기억이 끊겨 있던 김씨는 한참을 비몽사몽 헤맨 끝에 겨우 정신을 차렸으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행인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친구에게 합정역 7번 출구에서 보자고 했으나, 자신이 합정역이 아닌 6호선 종점인 봉화산역에 있다는 걸 뒤늦게 알고 당황했다. 김씨가 클럽에서 나와 합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봉화산역까지 이동한 44분 동안 기억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김씨는 이후 친한 언니, 오빠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퐁당 마약'에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당시 버닝썬 사태로 물뽕 피해자분들의 이야기가 방송에 많이 나왔는데, 제 사례와 거의 흡사했다"라며 "술에 취하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기억이 없다. 술에 취했다면 몸을 가누지 못했을 텐데 무의식인 상태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돌아다녔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앞서 자신의 주량이 소주 2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김씨는 "물뽕은 몸에 흔적도 안 남기 때문에 완벽하게 증명할 수는 없다. 피해 직후 바로 검사를 받지 않으면 이미 증거는 소변으로 배출돼 날아간다"라며 "클럽에서 술 마시거나 할 때 진짜 조심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0 10:00:49#.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평소 안면이 있던 20대 남성으로부터 전자담배를 건네받았다. A씨는 이 전자담배를 두 모금 피운 뒤 바로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뒤 혼란스러운 상태로 정신을 차린 A씨는 자신의 치마가 들춰 올라가 있고 몸 곳곳에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흡입한 전자담배에는 속칭 '허브'라 불리는 합성대마가 들어 있었다. #.유명 골프유튜버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여성 골퍼에게 "숙취해소제"라며 엑스터시 한알을 먹였다. 이 여성은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한 후 몸에 이상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골프 수강생 3명과 B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에게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B씨는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모르는 사이 술잔에 슬쩍 타서 투약시키는 이른바 '퐁당 마약'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피의자들이 건네는 마약은 1회 소량이어서 대부분 일시적 효과는 크고 체내 성분은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 마약상도 클럽마약 권해6일 신현영 전 의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성범죄 피해자가 5년간(2017~2021년) 국과수에 의뢰했던 8795건의 약물 검사 가운데 물뽕 검출은 2021년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마약 범죄자들이 물뽕을 찾고 또 관련 범죄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기자가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는 마약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접속한 텔레그램·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했다. 이 마약상은 "젊은 층이 클럽에서 쓰기에는 '물뽕'이 좋다"고 권했다. 물뽕은 무색·무취·무미가 물뽕의 특징이라 범죄를 저지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물뽕 뿐만 아니라 마약을 약속 장소에 숨겨놓는 사람을 의미하는 '드로퍼'를 아르바이트로 구한다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예컨대 필로폰의 경우 이를 투여하는 주사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마약 투여 실행에 앞서 일종의 결심이 필요하지만 물뽕의 경우 술이나 음료에 섞어 마시면 그 자체로 마약을 할 수 있어, 자신이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 또 '퐁당'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 입장에서도 피해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뽕 같은 경우는 잘 모르고 그냥 마신다든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피해 사실에 대한 인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로폰 등 마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진 상태에서 범죄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분 이내 마비되고 환각현상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필로폰은 예를 들어 투약자들이 마약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사기도 있어야 되지만 물뽕은 음료에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 결국 클럽이 물뽕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있어, 적합한 환경이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뚜렷한 외적 특징이 없는 물뽕은 몸 안에 들어가면 15분 이내에 신체가 이완되고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또 단기기억 상실을 유발하고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간다. 여기에 피해자가 '물뽕'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고 의식을 되찾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시료 채취와 검출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죄 수법도 다양하다. 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A씨는 남성 손님이 준 초코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이는 필로폰을 탄 초코우유였다. 이 남성은 "넌 마약을 했고 신고해도 처벌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렇게 입막음 뒤 성착취가 시작됐고, 강제로 마약을 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중독에 빠진 A씨는 마약 운반책이 됐고 경찰에 붙잡히는 처지가 됐다. 법무법인 진실 박진실 마약범죄 전문 변호사는 "클럽을 자주 찾는 청년층은 자의가 아니라도 타인에 의한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다"면서 "클럽 운영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마약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아 마약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6 18:02:17사람을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시키거나 심신미약 사태에 빠지게 하는 마약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젤리나 쿠키 등에 대마 성분을 섞어 만드는 '대마 젤리' '대마 쿠키' 등 변종 마약을 모르고 먹는 사고까지 잇따랐다. 이 같은 마약은 물뽕(GHB) 등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빠져나가 증거 확보도 어려워진다. 파이낸셜뉴스는 6회에 걸쳐 일상 속에서 마약범죄에 노출되는 사례와 대안을 모색한다.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5월 2일.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하루가 악몽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에서 20년지기 친구와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깜빡 잠들었다 깼지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부산역 일대였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후 3시. 약 15시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폰이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휴대폰엔 강남의 A주점으로 여러 차례 김씨 명의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쌓여 있었다. 카드론을 합한 김씨의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원이었다. ■"손님이 모두 결제하셨잖아요" 김씨가 금융앱 토스를 이용해 열어본 본인 계좌에는 기억이 지워진 시간대인 5월 2~3일 이틀간 10여차례 계좌이체가 실행됐다. 특히 5월 3일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Y씨 앞으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새벽 4시 59분과 5시 정각엔 각각 80만원과 210만원이 빠져나갔다. 그 뒤엔 거액의 카드론 대출이 실행됐다. 오전 8시28분에는 카드론 신청금액 1000만원이 들어왔고, 1분 후 그 돈이 고스란히 Y씨 계좌로 흘러갔다. 8시30분엔 다시 1800만원의 카드론이 실행됐고, 5분 지난 8시35분에 각각 1000만원과 800만원으로 나뉘어 Y씨 계좌로 직행했다. 1회 이체금액이 제한이 걸려 있어 이체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A유흥주점과 연락이 닿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당시 A유흥주점 측 종업원은 "형님(손님)이 즐겁게 잘 드시고 결제하셨다"고 답했다. 김씨가 "나 혼자 술을 마시고 3500만원을 결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A주점 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김씨가 "카드론으로 결제한 금액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자 A유흥주점은 "형님이 하신 증거가 있다"며 영상파일을 김씨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영상 속 김씨는 주점에서 계속 결제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남자 종업원이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이라며 각서 형태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하자 영상 속 김씨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형님, 결제금액 다 확인하신 거죠"라고 직원이 묻자 김씨는 "예"라고 서류에 지장까지 찍었다. ■"최면 걸린 것 같아…" 김씨는 영상을 볼 수록 의구심이 커졌다고 한다. A주점 측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다. 다만 영상 속 김씨는 거의 말이 없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김씨는 파이낸셜뉴스 측에 "최면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A유흥업소 측이 '물뽕(GHB)'을 술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지난달 4일 자택 인근 병원을 방문해 마약검사를 받았다. 그는 "그날 내가 결제하는 영상이 찍힌 상황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몸에서 무언가라도 나와야 범죄 피해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몸에서 마약 투약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4일 오후 2시.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강남경찰서를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경찰서에 이 사건은 '준사기' 혐의로 접수된 상태다. ■"검출은 안 되고, 타인 조종 가능" 다만 업소 측이 물뽕(GHB)을 이용했는지 여부는 입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GHB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필로폰은 사람 몸에 오래 남지만 물뽕(GHB)은 몸에서 쉽게 빠져나가므로 즉시 진단을 해보지 않는 이상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물뽕을 섭취해도 호흡곤란 등이 오지만 신체에 이상증상조차 발현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있고, 투약 시 피투약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물뽕을 당했다면 자신도 모른 채 어떠한 계약 문서에 서명하는 등 타인에 의해 조종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출신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물뽕은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도 가지 않아 정밀검사로도 검증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5 18:43:25[파이낸셜뉴스] #.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평소 안면이 있던 20대 남성으로부터 전자담배를 건네받았다. A씨는 이 전자담배를 두 모금 피운 뒤 바로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뒤 혼란스러운 상태로 정신을 차린 A씨는 자신의 치마가 들춰 올라가 있고 몸 곳곳에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흡입한 전자담배에는 속칭 ‘허브’라 불리는 합성대마가 들어 있었다. #. 유명 골프유튜버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여성 골퍼에게 "숙취해소제"라며 엑스터시(MDMA) 한알을 먹였다. 이 여성은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한 후 몸에 이상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골프 수강생 3명과 B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에게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B씨는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모르는 사이 술잔에 슬쩍 타서 투약시키는 이른바 '퐁당 마약'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피의자들이 건네는 마약은 1회 소량이어서 대부분 일시적 효과는 크고 체내 성분은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 마약상도 클럽마약 권해6일 신현영 전 의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성범죄 피해자가 5년간(2017~2021년) 국과수에 의뢰했던 8795건의 약물 검사 가운데 물뽕 검출은 2021년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마약 범죄자들이 물뽕을 찾고 또 관련 범죄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기자가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는 마약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접속한 텔레그램·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했다. 이 마약상은 "젊은 층이 클럽에서 쓰기에는 '물뽕'이 좋다"고 권했다. 물뽕은 무색·무취·무미가 물뽕의 특징이라 범죄를 저지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물뽕 뿐만 아니라 마약을 약속 장소에 숨겨놓는 사람을 의미하는 '드로퍼(Dropper)'를 아르바이트로 구한다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예컨대 필로폰의 경우 이를 투여하는 주사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마약 투여 실행에 앞서 일종의 결심이 필요하지만 물뽕의 경우 술이나 음료에 섞어 마시면 그 자체로 마약을 할 수 있어, 자신이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 또 '퐁당'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 입장에서도 피해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뽕 같은 경우는 잘 모르고 그냥 마신다든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피해 사실에 대한 인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로폰 등 마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진 상태에서 범죄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분 이내 마비되고 환각현상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필로폰은 예를 들어 투약자들이 마약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사기도 있어야 되지만 물뽕은 음료에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 결국 클럽이 물뽕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있어, 적합한 환경이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뚜렷한 외적 특징이 없는 물뽕은 몸 안에 들어가면 15분 이내에 신체가 이완되고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또 단기기억 상실을 유발하고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간다. 여기에 피해자가 '물뽕'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고 의식을 되찾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시료 채취와 검출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죄 수법도 다양하다. 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A씨는 남성 손님이 준 초코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이는 필로폰을 탄 초코우유였다. 이 남성은 "넌 마약을 했고 신고해도 처벌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렇게 입막음 뒤 성착취가 시작됐고, 강제로 마약을 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중독에 빠진 A씨는 마약 운반책이 됐고 경찰에 붙잡히는 처지가 됐다. 법무법인 진실 박진실 마약범죄 전문 변호사는 "클럽을 자주 찾는 청년층은 자의가 아니라도 타인에 의한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다"면서 "클럽 운영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마약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아 마약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4 06:53:45[파이낸셜뉴스]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5월 2일.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하루가 악몽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에서 20년지기 친구와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깜빡 잠들었다 깼지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부산역 일대였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후 3시. 약 15시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폰이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휴대폰엔 강남의 A 주점으로 여러 차례 김씨 명의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쌓여 있었다. 카드론을 합한 김씨의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원이었다. "손님이 모두 결제하셨잖아요" 김씨가 금융앱 토스를 이용해 열어본 본인 계좌에는 기억이 지워진 시간대인 5월 2~3일 이틀간 10여차례 계좌이체가 실행됐다. 특히 5월 3일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Y모씨 앞으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새벽 4시 59분과 5시 정각엔 각각 80만원과 210만원이 빠져나갔다. 그 뒤엔 거액의 카드론 대출이 실행됐다. 8시 28분에는 카드론 신청 금액 1000만원이 들어왔고, 1분 후 그 돈이 고스란히 Y씨 계좌로 흘러갔다. 8시 30분엔 다시 1800만원의 카드론이 실행됐고, 5분 지난 8시 35분에 각각 1000만원과 800만원으로 나뉘어 Y씨 계좌로 직행했다. 1회 이체 금액이 제한이 걸려 있어 이체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A 유흥주점과 연락이 닿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당시 A 유흥주점 측 종업원은 "형님(손님)이 즐겁게 잘 드시고 결제 하셨다"고 답했다. 김씨가 "나 혼자 술을 마시고 3500만원을 결제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A 주점 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김씨가 "카드론으로 결제한 금액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자 A 유흥주점은 "형님이 하신 증거가 있다"며 영상 파일을 김씨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영상 속 김씨는 주점에서 계속 결제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남자 종업원이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이라며 각서 형태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하자 영상 속 김씨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형님, 결제 금액 다 확인하신거죠"라고 직원이 묻자 김씨는 "예"라고 서류에 지장까지 찍었다. "최면 걸린 것 같아..."강남서에 고소장 접수 김씨는 영상을 볼 수록 의구심이 커졌다고 한다. A주점 측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다. 다만 영상 속 김씨는 거의 말이 없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김씨는 파이낸셜뉴스측에 "최면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A 유흥업소측이 '물뽕(GHB)'을 술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지난달 4일 자택 인근 병원에 방문해 마약 검사를 받았다. 그는 "그날 내가 결제하는 영상이 찍힌 상황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몸에서 무언가라도 나와야 범죄 피해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몸에서 마약 투약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4일 오후 2시.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강남경찰서에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 경찰서에 이 사건은 '준사기' 혐의로 접수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이미 유사 처벌 판례가 많아 적절한 증거가 확보되면 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유흥주점 업주 김모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지난 2014년 7월에 웨이터 등과 공모해 취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 후 이른바 '삥술(가짜 양주)'로 정신을 잃게 만든 뒤 손님이 마시지도 않은 술을 테이블에 올린 후 바가지 술값을 받아냈으나 기소돼 지난 2019년 11월 서울 동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술집 전무로 일한 최모씨와 지배인 김모씨는 각각 징역 4년에 처해진 바 있다. "검출은 안되고, 타인 조종 가능"다만 업소측이 물뽕(GHB)을 이용했는지 여부는 입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GHB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필로폰은 사람 몸에 오래 남지만 물뽕(GHB)은 몸에서 쉽게 빠져나가므로 즉시 진단을 해보지 않는 이상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물뽕을 섭취해도 호흡곤란 등이 오지만 신체에 이상증상 조차 발현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있고, 투약시 피투약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물뽕을 당했다면 자신도 모른 채 어떠한 계약 문서에 서명하는 등 타인에 의해 조정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출신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물뽕은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도 가지 않아 정밀 검사로도 검증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 손님을 바가지 씌우는 범행은 대부분 1인 취객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다"면서 "상습 범행을 저지르는 업소도 2인 이상의 손님에게는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정상영업을 한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김동규 기자
2024-06-04 06:51:40[파이낸셜뉴스]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과학기술 기반 국민안전 강화'를 주제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두 기관은 2015년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치안 분야 연구개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현장 경찰관과 연구진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불법 마약류와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경찰의 노력을 소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을 지낸 정희선 성균관대 교수는 '약물이용범죄 휴대용 신속탐지 기술'의 연구개발 진행 상황을 설명한 뒤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약물이용범죄 휴대용 신속탐지는 불법마약류 신고 또는 의심 현장에서 필로폰·케타민·코카인·헤로인·엑스터시·GHB(일명 물뽕) 등 16종의 마약을 1개의 꾸러미(휴대용 탐지기)로 손쉽게 탐지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꾸러미별로 1종의 마약만 탐지할 수 있었고 탐지 가능한 마약류도 5종에 그쳤다. 경찰은 내년 3월까지 고도화를 거쳐 해당 장비를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2-01 14:59:15#1.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을 '집중력 강화 음료'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학생들을 유인한 후 '마약 음료'를 건넸다. 평범한 우유처럼 보였던 이 음료에는 필로폰 3회 투약 분량이 들어있었다. 투약 경험이 없던 미성년자들은 구토와 어지럼 증상을 보였다. 정신착란과 호흡곤란,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2. 여대생 A씨는 최근 자신의 지갑 속에 마약 진단키트를 가지고 다닌다. 친구들과 클럽에 가거나 편하지 않은 사람과 음료나 술을 마실 때 나쁜 일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다. A씨는 "최근엔 프랑스의 한 여성 의원이 다른 사람 집에 갔다가 상대가 몰래 탄 마약 음료를 마시고 도망쳐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면서 "이런 키트라도 가지고 있으니 다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마약사범이 증가하면서 마약류 진단키트 판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 등 시중에서 파는 마약류 간이키트는 주요 마약류에 대해 양성반응이 나오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자신의 음료에 남이 몰래 타는 이른바 '퐁당 마약'을 확인하는 진단키트 역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뽕' 진단키트 6배 넘게 팔려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선 자신의 소변으로 검사하는 간이 진단키트, 음료에 약이 들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른바 '휴대용 물뽕 진단 키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휴대용 물뽕 진단 키트는 캐드에 음료를 떨어뜨린 후 간단한 마약 반응을 검사하는 것으로 가격이 한 패키지에 1만원대다. 자신의 소변을 묻힌 후 마약 반응이 나오는지를 살피는 마약검사키트는 10만~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 P사의 경우 휴대용 물뽕(GHB) 진단키트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올해(추정치)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P사의 휴대용 GHB 진단키트는 술이나 음료 등에 일명 데이트 마약으로 불리는 GHB가 들어있는지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이다. P사 부대표는 "세계적으로 성범죄 등에 많이 사용되는 마약은 GHB와 케타민, 로이트놀 총 3가지가 있는데, 한국에선 GHB가 범죄에 많이 악용된다"며 "마약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지난해 2·4분기부터 휴대용 GHB 진단키트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포털에 관련 제품 1500여개포털사이트에서 '마약검사키트'를 검색하면 판매 리스트가 1500개가 넘는다. 고가 제품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5만원 이하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을 1회분으로 나눠서 보면 1만원이 넘지 않는 저렴한 수준이다. 이들 마약류 진단키트를 구매한 이들이 남긴 상품평에 "내 가족은 내가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준비했다", "불안한 세상이라 가지고 있어야 겠다" 등과 같은 글이 남겨져 있었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휴대용 진단키트에 대한 정확도는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되려 정확도가 있다 보니 보호 관찰 등으로 마약검사를 해야 하는 사범들이 사전에 휴대용 진단키트를 이용하는 등의 역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만8187명이다. 이는 지난해 검거인원(1만8395명)의 98.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9월을 기점으로 마약사범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12-11 18:11:12[파이낸셜뉴스] #.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을 '집중력 강화 음료'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학생들을 유인한 후 '마약 음료'를 건넸다. 평범한 우유처럼 보였던 이 음료에는 필로폰 3회 투약 분량이 들어있었다. 투약 경험이 없던 미성년자들은 구토와 어지럼 증상을 보였다. 정신착란과 호흡곤란,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피해자도 있었다. #. 여대생 A씨는 최근 자신의 지갑 속에 마약 진단키트를 가지고 다닌다. 친구들과 클럽에 가거나 편하지 않은 사람과 음료나 술을 마실 때 나쁜 일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다. A씨는 "최근엔 프랑스의 한 여성 의원이 다른 사람 집에 갔다가 상대가 몰래 탄 마약 음료를 마시고 도망쳐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면서 "이런 키트라도 가지고 있으니 다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마약사범이 증가하면서 마약류 진단키트 판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 등 시중에서 파는 마약류 간이키트는 주요 마약류에 대해 양성반응이 나오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자신의 음료에 남이 몰래 타는 이른바 '퐁당 마약'을 확인하는 진단키트 역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뽕' 진단키트 6배 넘게 팔려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선 자신의 소변으로 검사하는 간이 진단키트, 음료에 약이 들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른바 '휴대용 물뽕 진단 키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휴대용 물뽕 진단 키트는 캐드에 음료를 떨어뜨린 후 간단한 마약 반응을 검사하는 것으로 가격이 한 패키지에 1만원대다. 자신의 소변을 묻힌 후 마약 반응이 나오는지를 살피는 마약검사키트는 10만~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 P사의 경우 휴대용 물뽕(GHB) 진단키트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올해(추정치)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P사의 휴대용 GHB 진단키트는 술이나 음료 등에 일명 데이트 마약으로 불리는 GHB가 들어있는지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이다. P사 부대표는 "세계적으로 성범죄 등에 많이 사용되는 마약은 GHB와 케타민, 로이트놀 총 3가지가 있는데, 한국에선 GHB가 범죄에 많이 악용된다"며 "마약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지난해 2·4분기부터 휴대용 GHB 진단키트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포털에 관련 제품 1500여개포털사이트에서 '마약검사키트'를 검색하면 판매 리스트가 1500개가 넘는다. 고가 제품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5만원 이하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을 1회분으로 나눠서 보면 1만원이 넘지 않는 저렴한 수준이다. 이들 마약류 진단키트를 구매한 이들이 남긴 상품평에 "내 가족은 내가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준비했다", "불안한 세상이라 가지고 있어야 겠다" 등과 같은 글이 남겨져 있었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휴대용 진단키트에 대한 정확도는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되려 정확도가 있다 보니 보호 관찰 등으로 마약검사를 해야 하는 사범들이 사전에 휴대용 진단키트를 이용하는 등의 역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만8187명이다. 이는 지난해 검거인원(1만8395명)의 98.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9월을 기점으로 마약사범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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