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이른바 '물뽕(GHB)'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온라인 상에서는 마약을 판매한다는 광고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온라인 판매광고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유통 사범을 단속할 계획이다.경찰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848건의 물뽕, 수면·마취제 등의 온라인 마약류 광고의 수사를 의뢰받았다고 21일 밝혔다.경찰은 식약처와 함께 오는 5월 24일까지 온라인 마약류 판매광고 및 유통사범을 집중 단속 중이다.온라인 광고는 주로 관리가 부실한 사이트 게시판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SNS·개인블로그·유튜브 등에 광고나 제조방법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경찰은 본청 사이버테러수사팀과 지방청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상 마약류 판매광고에 대한 인터넷 추적수사를 실시한다.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한 현장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수사 시에는 지방청 마약수사대와 경찰서 마약수사전담팀이 합동수사를 실시하는 등 엄정 단속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단속 감독권한과 전문성을 지닌 식약처 마약류감시원도 합동해 단속한다.이 기간 동안 경찰청에서 긴급 의뢰한 마약류 성분검사는 식약처(첨단분석팀)에서 신속하게 성분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청과 식약처는 온라인 상 마약류 판매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신속히 차단할 방침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9-03-21 16:49:49유명 아이돌의 멤버가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을 했다는 전직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버닝썬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다는 A씨는 “고액을 지불하는 메인 테이블석 손님들이 마약을 하는 듯 한 모습을 한 달에 2~3번은 봤다”고 국민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이어 A씨는 “(테이블 손님들이) 생수에 하얀색 가루를 타서 마시고 코를 풀었다. 영화에서처럼 가루를 손가락 위에 올리고 코로 들이키는 모습도 봤다”고 했다. 또 “샴페인 한 잔만 마셨는데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힘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클럽에서 마약 투약이나 일명 ‘물뽕(GHB)’을 사용하는 광경을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밖에 A씨는 “호텔 화장실 변기 칸에 지인 일행 3명이 한 번에 들어갔다가 10분 후 나왔다”며 “들어갈 때는 멀쩡했던 사람들이 나올 때는 콧물을 흘리며 머리를 흔들고 갔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0일 여성들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약물범죄를 공론화하는 이른바'‘남성약물카르텔‘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클럽 및 유흥업소와 강남구 소재 경찰서 간의 유착애 대해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버닝썬 #물뽕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19-01-31 21:38:03[파이낸셜뉴스] 법과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약학박사)가 약 40년 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 등을 바탕으로 '마약 교양서'를 저술했다. 도서출판 나녹은 정 교수가 지난달 20일 '위험한 마약'을 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책은 아편, 코카인, 펜타닐, 필로폰, 물뽕(GHB), 대마 등 한국에 주로 유통되는 마약류 20여종을 대상으로 그것의 기원과 작용, 부작용 등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향정신성의약품, 기침약, 수면제, 다이어트약 등 사회에서 '약'으로 불리는 약물이 지닌 중독 위험성을 통계와 형사 사건 등 경제사회적 맥락에 근거해 설명한다. 이 책은 또 마약류 검출 기술의 발전 과정을 소개하며 과학수사의 작동 원리를 비전공자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합성대마와 케타민, 트립타민 등 2000년대부터 유통이 급증한 신종 마약류를 대상으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공식 분류와 한국의 임시마약류 지정제도 간의 차이 등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했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정 교수는 "마약류 수사와 국제 규제, 약물 정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하나의 구조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이 책을 저술했기에 정책적 참고서이자 실무 지침서로서의 가치가 있다"며 "독자들이 마약류가 지닌 위험성을 단순히 인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응'의 시야까지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편, 국과수의 초대 원장을 지낸 법과학계 권위자다. 1980년대 한국에 소변검사법을 도입했으며 2000년대 국과수가 '국제표준화기구(ISO)17025'를 획득하는 것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대 초중반 국제법과학회(IAFS)와 국제법독성학회(TIAFT) 등 국제 학술단체의 회장직을 맡았고, 2014년 영국의 지휘관 훈장(CBE)과 2012년 한국의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5-07-03 15:36:59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은 마약 수사를 소재로 야당, 형사, 검사가 각기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야당’은 마약 세계의 정보를 경찰이나 검찰 등의 수사기관에 비밀리에 제공하는 부류를 일컫는 은어입니다. 마약 수사를 소재한 작품답게 마약 소지, 투약, 판매 등 마약 관련 범죄행위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뉴스로도 흔히 접하는 마약은 무엇이고, 마약과 관련된 어떤 행위가 처벌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약류를 1. 약물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2.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3. 사용을 중지하면 온몸에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며(금단증상), 4.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마약류를 규제하는 법률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마약류 불법거래에 방지에 관한 특례법,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형법 등이 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일반적으로 마약원료인 생약으로부터 추출되는 천연마약과 화학적으로 합성되는 합성마약으로 분류됩니다. 천연마약은 양귀비, 양귀비 열매를 상처내서 추출하는 아편, 아편으로부터 불순물을 제거한 모르핀, 코데인, 헤로인, 코카나무 잎에서 추출하는 코카인 등입니다. 합성마약은 페치딘(pethidine)계, 메사돈(methadone)계, 모르피난(morphinane)계, 아미노부텐(aminobuten)계, 벤조모르판(benzomorphan)계 등 5종으로 분류되며 그 중 페치딘계와 메사돈계가 가장 널리 남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메스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LSD, ‘쿤사’가 개발한 야바(Yaba),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물뽕(GHB), 날부민, 마취제인 케타민, 프로포폴 등입니다. 대마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 세기 전부터 섬유 원료 및 천식, 두통의 치료 약물로 재배되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이라는 이름으로 고대부터 섬유용으로 널리 재배되었습니다. 대마에는 대마초와 그 수지, 대마초와 그 수지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모든 제품 등을 말합니다. 마약류 투약 방법은 입을 통하는 경구, 주사, 코 흡입 등입니다. 마약류는 주로 경구와 주사기로 투약하고, 코카인이나 필로폰은 코 흡입으로도 투약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주사기기 뿐만 아니라 입과 코로도 마약을 투약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허가받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니면 마약류를 소지, 소유, 사용, 운반, 관리, 수입, 수출, 제조, 조제, 투약, 수수,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제공하는 등의 모든 행위가 처벌됩니다. 마약 범죄에 제공된 마약류, 임시 마약류 및 시설, 장비, 자금 또는 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하거나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마약류 성분이 4년간 매년 검출되었다는 2024년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도 마약류의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마약을 처음에는 호기심 또는 경험 삼아 시작하지만 헤어나오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마약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야당’ 포스터, 스틸컷
2025-06-02 16:50:52[파이낸셜뉴스] 서울 구로구는 마약으로부터 구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마약류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마약류가 알약, 젤리, 전자담배 등 누구나 접하기 쉬운 형태로 등장하고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약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이로 인한 마약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시와 함께 관내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마약 예방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마약류 사용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고 있다. 마약류 예방 의식을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유흥업소 내 잘 보이는 곳에 마약류 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스티커와 마약류 예방 게시물을 부착했다. 소위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 GHB와 케타민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마약 검사 키트를 배부했다. 특히 클럽형 업소와 같이 마약 오·남용 우려가 있는 시설에 간이 검사 키트를 배부함으로써 긴급 상황 발생 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3년부터 구로경찰서와 주 1회 심야시간대 커피·호프,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지역 내 유흥업소 224개소를 대상으로 합동점검에 나서고 있다. 매주 점검을 통해 위반 사항이 적발된 업소는 영업정지 처분 등을 받게 된다. 구는 오는 2월 말까지 마약 예방 홍보 캠페인을 이어가면서 추가 예방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마약류 예방 홍보에 있어서 업소 운영자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약류에 대해 더욱 명확한 인식과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약류 예방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5-02-17 09:31:00GHB란 약물에 '물뽕'이란 명칭을 붙였고,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한 주인공. 드라마 '수리남'의 모티브가 된 사건을 담당한 검사. 김희준 법무법인 앨케이비앤파트너스(LKB) 대표 변호사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김 변호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약통'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LKB 라운지에서 만난 김 변호사는 마약류 문제가 하루아침에 떠오른 것이 아니라 10여년 전부터 서서히 부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흔히 한국의 '마약청정국' 지위가 흔들린 것이 최근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2016년에 인구 10만명당 마약류 사범 수를 의미하는 '마약류 범죄 계수'가 22.5명을 넘어섰다"며 "마약류 범죄 계수가 20명 아래를 유지해야 통상 '마약청정국'으로 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소화 막기 위해선 세심한 대책 필요 김 변호사는 현재 한국 사회의 마약류 범죄가 지닌 구조적 문제를 연소화(年少化), 즉 마약류 사범이 점점 어려지는 것으로 지목했다. 그는 "옛날에는 마약류 사범의 주 연령층이 40대였으나, 최근에는 20대 밑으로 내려왔다"며 "실제 마약류 사범 중 1020세대 비중이 점점 늘어나다가 2021년부터는 전체의 3할 이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마약류 범죄의 연소화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마약류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찾았다. 그는 "예전에는 일반인이 마약류를 손에 얻기 위해선 마약류 유통조직의 조직원과 친분을 쌓는 등 대면 거래를 해야만 했다면, 지금은 SNS를 통해 메시지 한 통만 넣으면 되는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됐다"며 "이런 변화는 SNS에 대한 접근성이 기성세대보다 뛰어난 1020세대에게 더 많은 악영향을 끼쳐 이들의 마약류 사범 비중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공동체가 이를 방치할 경우 마약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칠 수 있다고 김 변호사는 경고한다. "마약류 범죄의 연소화는 곧 '골든타임의 끝나락'에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소년이 마약류란 중독성이 강한 물질을 손대고 있다는 것은 마약류 사범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약류 문제에 대한 우리 공동체의 대응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방교육과 치료재활이 범죄수사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마약류는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마약류가 중독성이 너무 강하므로 단약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치료재활을 위해선 약물법정(Drug Court) 제도 도입 등을 언급했다. 마약류 범죄의 높은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선 마약류 사범의 치료재활을 국가 권력이 책임질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는 "마약류 사범을 교도소에 수감한다고 해서 이들이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것 아니다"라며 "출소하는 날 바로 마약류 투약을 의미하는 '출소뽕'이란 단어도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치료재활 차원에선 투약사범과 공급사범을 구분한 투 트랙 수사가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지적이다. 그는 "아직은 투약범죄와 공급범죄를 모두 뭉뚱그려서 마약류 범죄로 취급하지만, 사실 이 둘을 구분하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공급사범은 엄단이 응징하되, 투약사범은 교도소로 보내기 전에 먼저 치료재활을 받을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로 봉직하던 때 그 역시 마약류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호사로 나와 세상과 더 긴밀히 소통하면서 엄정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 변호사는 "마약류 사범들이 형벌을 받고도 마약류에 다시 손을 대는 현상이 이해되지 않아 '왜 그러는 것일까'를 탐구했다"며 "전문가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이 소개해 준 자료들을 읽어보니 마약류 범죄는 단순 범죄가 아닌 정신적 질환임을 깨닫게 됐다"고 회상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 마약통 될 수 있던 배경 김 변호사는 자신이 '마약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자신의 탐구적인 성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인터뷰 내내 '마약통'이란 무시무시한 명성과 달리 일상적인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며 궁금증을 풀어가는 집요함을 보였다. 예컨대 본지 기자의 업무패턴과 '마약전담기자'라는 직책 등이 그것이다.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GHB를 발견했을 때 그의 이러한 능력은 빛을 발휘했다. 1998년 광주지검에 근무할 당시 미군 오산기지에서 드럼통에 든 생수 형태로 마약류를 밀반입한 이들을 검거했다. 이 유통사범들은 자신들의 마약류가 필로폰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선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당시는 GHB가 알려지지 않는 '신종 마약류'였고, 시약도 국과수 등에 없었다. 국과수 정밀검사에서 실패를 맛본 그는 압수한 마약류가 제작된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압수한 마약류 검사를 미군에 의뢰했다. 유통사범들이 마약류라고 주장하는 드럼통 속 물이 무슨 마약류인지를 밝혀내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두 달을 기다린 끝에 미국에서 감정서가 나왔고, 해당 마약류가 GHB인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물속에 든 '뽕(마약류)'이란 뜻으로 이 마약류를 '물뽕'이라고 명명했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는 "어떤 현상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을 끝까지 찾는 거를 평소에도 즐겨 한다"며 "궁금한 거를 그냥 놔둘 수 없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67년생인 김 변호사는 1990년인 만 23세의 나이로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마약류 사건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1998년 광주지청 강력부 검사로 부임하면서다. 이후 2010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를 맡았고 2017년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마지막으로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5-02-04 18:13:26[파이낸셜뉴스] 구독자 27만명을 보유한 패션 유튜버 김무비(김영화)가 ‘퐁당 마약’에 피해를 본 사연을 공개했다. 김무비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제야 말하는 클럽에서 물X 당했던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물뽕’으로 불리는 ‘퐁당 마약’은 다른 사람 몰래 술·음료에 물뽕(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등 마약을 몰래 타서 먹이는 범죄를 뜻한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이 영상에서 김씨는 지난 2018년 7월 서울 홍대거리에 있는 한 클럽에서 약을 탄 테킬라를 얻어 마신 후 귀가길에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는 일행이 아닌 손님에게 테킬라 두 잔을 얻어 마시고 클럽을 나왔다. 이미 해가 뜬 상황에서 서울 지하철 6호선 합정역으로 내려갔던 김씨는 다시 버스를 탈 생각으로 올라와 인근 버스정류장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드문드문 기억이 끊겨 있던 김씨는 한참을 비몽사몽 헤맨 끝에 겨우 정신을 차렸으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행인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친구에게 합정역 7번 출구에서 보자고 했으나, 자신이 합정역이 아닌 6호선 종점인 봉화산역에 있다는 걸 뒤늦게 알고 당황했다. 김씨가 클럽에서 나와 합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봉화산역까지 이동한 44분 동안 기억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김씨는 이후 친한 언니, 오빠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퐁당 마약'에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당시 버닝썬 사태로 물뽕 피해자분들의 이야기가 방송에 많이 나왔는데, 제 사례와 거의 흡사했다"라며 "술에 취하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기억이 없다. 술에 취했다면 몸을 가누지 못했을 텐데 무의식인 상태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돌아다녔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앞서 자신의 주량이 소주 2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김씨는 "물뽕은 몸에 흔적도 안 남기 때문에 완벽하게 증명할 수는 없다. 피해 직후 바로 검사를 받지 않으면 이미 증거는 소변으로 배출돼 날아간다"라며 "클럽에서 술 마시거나 할 때 진짜 조심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0 10:00:49#.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평소 안면이 있던 20대 남성으로부터 전자담배를 건네받았다. A씨는 이 전자담배를 두 모금 피운 뒤 바로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뒤 혼란스러운 상태로 정신을 차린 A씨는 자신의 치마가 들춰 올라가 있고 몸 곳곳에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흡입한 전자담배에는 속칭 '허브'라 불리는 합성대마가 들어 있었다. #.유명 골프유튜버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여성 골퍼에게 "숙취해소제"라며 엑스터시 한알을 먹였다. 이 여성은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한 후 몸에 이상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골프 수강생 3명과 B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에게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B씨는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모르는 사이 술잔에 슬쩍 타서 투약시키는 이른바 '퐁당 마약'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피의자들이 건네는 마약은 1회 소량이어서 대부분 일시적 효과는 크고 체내 성분은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 마약상도 클럽마약 권해6일 신현영 전 의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성범죄 피해자가 5년간(2017~2021년) 국과수에 의뢰했던 8795건의 약물 검사 가운데 물뽕 검출은 2021년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마약 범죄자들이 물뽕을 찾고 또 관련 범죄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기자가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는 마약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접속한 텔레그램·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했다. 이 마약상은 "젊은 층이 클럽에서 쓰기에는 '물뽕'이 좋다"고 권했다. 물뽕은 무색·무취·무미가 물뽕의 특징이라 범죄를 저지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물뽕 뿐만 아니라 마약을 약속 장소에 숨겨놓는 사람을 의미하는 '드로퍼'를 아르바이트로 구한다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예컨대 필로폰의 경우 이를 투여하는 주사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마약 투여 실행에 앞서 일종의 결심이 필요하지만 물뽕의 경우 술이나 음료에 섞어 마시면 그 자체로 마약을 할 수 있어, 자신이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 또 '퐁당'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 입장에서도 피해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뽕 같은 경우는 잘 모르고 그냥 마신다든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피해 사실에 대한 인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로폰 등 마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진 상태에서 범죄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분 이내 마비되고 환각현상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필로폰은 예를 들어 투약자들이 마약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사기도 있어야 되지만 물뽕은 음료에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 결국 클럽이 물뽕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있어, 적합한 환경이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뚜렷한 외적 특징이 없는 물뽕은 몸 안에 들어가면 15분 이내에 신체가 이완되고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또 단기기억 상실을 유발하고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간다. 여기에 피해자가 '물뽕'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고 의식을 되찾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시료 채취와 검출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죄 수법도 다양하다. 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A씨는 남성 손님이 준 초코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이는 필로폰을 탄 초코우유였다. 이 남성은 "넌 마약을 했고 신고해도 처벌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렇게 입막음 뒤 성착취가 시작됐고, 강제로 마약을 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중독에 빠진 A씨는 마약 운반책이 됐고 경찰에 붙잡히는 처지가 됐다. 법무법인 진실 박진실 마약범죄 전문 변호사는 "클럽을 자주 찾는 청년층은 자의가 아니라도 타인에 의한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다"면서 "클럽 운영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마약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아 마약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6 18:02:17사람을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시키거나 심신미약 사태에 빠지게 하는 마약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젤리나 쿠키 등에 대마 성분을 섞어 만드는 '대마 젤리' '대마 쿠키' 등 변종 마약을 모르고 먹는 사고까지 잇따랐다. 이 같은 마약은 물뽕(GHB) 등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빠져나가 증거 확보도 어려워진다. 파이낸셜뉴스는 6회에 걸쳐 일상 속에서 마약범죄에 노출되는 사례와 대안을 모색한다.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5월 2일.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하루가 악몽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에서 20년지기 친구와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깜빡 잠들었다 깼지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부산역 일대였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후 3시. 약 15시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폰이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휴대폰엔 강남의 A주점으로 여러 차례 김씨 명의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쌓여 있었다. 카드론을 합한 김씨의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원이었다. ■"손님이 모두 결제하셨잖아요" 김씨가 금융앱 토스를 이용해 열어본 본인 계좌에는 기억이 지워진 시간대인 5월 2~3일 이틀간 10여차례 계좌이체가 실행됐다. 특히 5월 3일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Y씨 앞으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새벽 4시 59분과 5시 정각엔 각각 80만원과 210만원이 빠져나갔다. 그 뒤엔 거액의 카드론 대출이 실행됐다. 오전 8시28분에는 카드론 신청금액 1000만원이 들어왔고, 1분 후 그 돈이 고스란히 Y씨 계좌로 흘러갔다. 8시30분엔 다시 1800만원의 카드론이 실행됐고, 5분 지난 8시35분에 각각 1000만원과 800만원으로 나뉘어 Y씨 계좌로 직행했다. 1회 이체금액이 제한이 걸려 있어 이체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A유흥주점과 연락이 닿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당시 A유흥주점 측 종업원은 "형님(손님)이 즐겁게 잘 드시고 결제하셨다"고 답했다. 김씨가 "나 혼자 술을 마시고 3500만원을 결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A주점 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김씨가 "카드론으로 결제한 금액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자 A유흥주점은 "형님이 하신 증거가 있다"며 영상파일을 김씨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영상 속 김씨는 주점에서 계속 결제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남자 종업원이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이라며 각서 형태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하자 영상 속 김씨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형님, 결제금액 다 확인하신 거죠"라고 직원이 묻자 김씨는 "예"라고 서류에 지장까지 찍었다. ■"최면 걸린 것 같아…" 김씨는 영상을 볼 수록 의구심이 커졌다고 한다. A주점 측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다. 다만 영상 속 김씨는 거의 말이 없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김씨는 파이낸셜뉴스 측에 "최면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A유흥업소 측이 '물뽕(GHB)'을 술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지난달 4일 자택 인근 병원을 방문해 마약검사를 받았다. 그는 "그날 내가 결제하는 영상이 찍힌 상황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몸에서 무언가라도 나와야 범죄 피해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몸에서 마약 투약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4일 오후 2시.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강남경찰서를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경찰서에 이 사건은 '준사기' 혐의로 접수된 상태다. ■"검출은 안 되고, 타인 조종 가능" 다만 업소 측이 물뽕(GHB)을 이용했는지 여부는 입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GHB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필로폰은 사람 몸에 오래 남지만 물뽕(GHB)은 몸에서 쉽게 빠져나가므로 즉시 진단을 해보지 않는 이상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물뽕을 섭취해도 호흡곤란 등이 오지만 신체에 이상증상조차 발현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있고, 투약 시 피투약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물뽕을 당했다면 자신도 모른 채 어떠한 계약 문서에 서명하는 등 타인에 의해 조종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출신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물뽕은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도 가지 않아 정밀검사로도 검증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5 18:43:25[파이낸셜뉴스] #.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평소 안면이 있던 20대 남성으로부터 전자담배를 건네받았다. A씨는 이 전자담배를 두 모금 피운 뒤 바로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뒤 혼란스러운 상태로 정신을 차린 A씨는 자신의 치마가 들춰 올라가 있고 몸 곳곳에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흡입한 전자담배에는 속칭 ‘허브’라 불리는 합성대마가 들어 있었다. #. 유명 골프유튜버 B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여성 골퍼에게 "숙취해소제"라며 엑스터시(MDMA) 한알을 먹였다. 이 여성은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한 후 몸에 이상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골프 수강생 3명과 B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에게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B씨는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모르는 사이 술잔에 슬쩍 타서 투약시키는 이른바 '퐁당 마약'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음료나 음식에 몰래 섞는 경우도 있지만 '액상 대마'를 넣은 전자담배를 건네거나 '숙취해소제'라며 합성 마약인 '엑스터시(MDMA)'를 건네는 경우, '물뽕'이라 불리는 GHB를 섞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피의자들이 건네는 마약은 1회 소량이어서 대부분 일시적 효과는 크고 체내 성분은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 마약상도 클럽마약 권해6일 신현영 전 의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성범죄 피해자가 5년간(2017~2021년) 국과수에 의뢰했던 8795건의 약물 검사 가운데 물뽕 검출은 2021년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마약 범죄자들이 물뽕을 찾고 또 관련 범죄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기자가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유통되는 마약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접속한 텔레그램·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했다. 이 마약상은 "젊은 층이 클럽에서 쓰기에는 '물뽕'이 좋다"고 권했다. 물뽕은 무색·무취·무미가 물뽕의 특징이라 범죄를 저지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물뽕 뿐만 아니라 마약을 약속 장소에 숨겨놓는 사람을 의미하는 '드로퍼(Dropper)'를 아르바이트로 구한다는 글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예컨대 필로폰의 경우 이를 투여하는 주사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마약 투여 실행에 앞서 일종의 결심이 필요하지만 물뽕의 경우 술이나 음료에 섞어 마시면 그 자체로 마약을 할 수 있어, 자신이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 또 '퐁당'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 입장에서도 피해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뽕 같은 경우는 잘 모르고 그냥 마신다든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피해 사실에 대한 인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로폰 등 마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진 상태에서 범죄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분 이내 마비되고 환각현상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필로폰은 예를 들어 투약자들이 마약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사기도 있어야 되지만 물뽕은 음료에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 결국 클럽이 물뽕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있어, 적합한 환경이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뚜렷한 외적 특징이 없는 물뽕은 몸 안에 들어가면 15분 이내에 신체가 이완되고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또 단기기억 상실을 유발하고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간다. 여기에 피해자가 '물뽕'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고 의식을 되찾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시료 채취와 검출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죄 수법도 다양하다. 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A씨는 남성 손님이 준 초코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이는 필로폰을 탄 초코우유였다. 이 남성은 "넌 마약을 했고 신고해도 처벌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렇게 입막음 뒤 성착취가 시작됐고, 강제로 마약을 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중독에 빠진 A씨는 마약 운반책이 됐고 경찰에 붙잡히는 처지가 됐다. 법무법인 진실 박진실 마약범죄 전문 변호사는 "클럽을 자주 찾는 청년층은 자의가 아니라도 타인에 의한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다"면서 "클럽 운영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마약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아 마약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04 06:53:45